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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폴 콜먼
폴 콜먼 지음, 마용운 옮김 / 그물코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1.
1954년 11월 23일에 요하슨 신부가 카유베노 강을 따라 내려왔다.
처음에는 며칠만 있을 작정이었지만 결국 신부는 25년이나 우리와 함께 지냈다.
우리는 두 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살고 있었으며, 주술사가 둘 있었지만 요하슨 신부와 선교사들이 우리의 절반을 기독교로 개종시켰고 우리는 주술사를 쫒아버렸다. 처음에는 선교사들이 약을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 약재가 필요하지 않았다. 선교사들이 시키는 대로 작은 활주로도 만들었고,심하게 아픈 사람이 생기면 비행기에 태워 도시로 데려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1979년 에콰도르 정부가 전통 문화를 해친다며 정글에서 모든 선교사를 추방했을 때, 우리는 기뻐하며 그들의 오두막을 불태워버렸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의사도 없고 주술사도 없다. 전통 약재도 없고 서양 약품도 없게 되었다.
- 아마존강가에 사는 산파블로 마을의 원주민들의 이야기 -
온라인 서평을 올려주는 아프락삭스님에게 책소개를 받아
폴 콜먼이라는 작가가 쓴 <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을 읽고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표백되지 않은 재생지의 책갈피가 마음에 들었다.
옆에서 흘낏 책제목을 보던 누군가는
- 그래서, 그 사람은 도대체 나무를 몇 그루나 심었대? 하는 우문을 한다.
며칠동안 100페이지도 못 넘겼다.
뒤적거리는 습성이 도진 탓이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읽을 것 같다.
2.
마음 속에 무슨 고민거리가 생기면 맑은 물이 급하게 흐르는 강변으로 가서 모든 문제를 마음 속에서 끄집어내 공모양으로 만들어 보게. 그 공을 강 상류로 던지고는 공이 자네 곁을 흘러 지나갈 때쯤 일어나서 뒤돌아보지 말고 그 곳을 떠나게. 만일 뒤돌아 본다면 그 문제들이 다시 자네 마음 속에 들어올 거야.
- 천둥구름 추장의 이야기 -
나 역시도 고민이 생기면,
혼자 산에 올라 풍경 좋은 능선 어디엔가 걸터앉아 고민을 땅에 묻어 두고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그 곳을 찾았을 때 고민이 땅위로 솟아 오르기 전에 후다닥 그 곳을 지난다.
고민을 묻은 곳에서 멈칫거리면 고민은 두 배의 무게로 나를 따라온다.
아마도 자연을 통과하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유사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