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광풍이 지나갔지만 그 안에서 얻은 소득도 꽤 있다. 누누히 말하지만 하필 12일 새벽 두시 경에 왜 깨어있어가지구 - 보통 때면 쿨쿨 자는 시간인데 - 댓글 주룩주룩 달다 보니 어느 새 어두운 밤 바다 한 가운데 풍덩 빠져있더라. 어쩔 수 없지. 기왕에 들어왔으니 끝까지 가는 수 밖에.
지금도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릴적에 논쟁에 몇 차례 풍덩 발을 담궜다가 이런 경험 저런 경험 다 했다. 그러나 대개는 저렇게 물불 안가리고 온갖 오류들 - 애매어의 오류,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 합성의 오류, 분할의 오류, 인신공격의 오류, 흑백논리의 오류, 의도확대의 오류, 의도생성의 오류 등등 - 을 범하면서 자신이 논리적입네 하고 나오시는 분들과 상대를 하면, 종국에는 순수하고 순진하고 착한 마음 약한 사람들만 다치게 되더라. 이번 논쟁에 있어서도 결국 콸츠님과 반딧불님, 정군님이 피를 흘리셨고, 내색하지 않지만 수많은 이들이 두터운 몽둥이에(매서운 칼날로 비유하는 건 적절치 않다)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그분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돌아올지 어떨지는 그 분들의 판단하에 있으니 난 그저 소망할 밖에.
논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참여했던 이로써 얻은 것이 있다면, 왜 그런 문제제기를 하게 되었는가 에 대한 생각, 그리고 오고가는 대화(댓글놀음 말고) 속에서의 사고의 확장, 그리고 알라딘에 숨어계시던 분들 - 정확히는 내가 즐찾하지 않으신 분들, 그리고 활동을 자주 안하시는 분들 - 을 발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 내가 즐찾하는 숫자는 나를 즐찾하는 숫자에 못미치지만 나의 아침 브리핑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분들을 즐찾하고 있다. 거의 190명 정도. 안세어봤다. 넘을지도 모른다.
이번 논쟁을 겪고 나서 내가 즐찾하는 분들의 숫자가 10명 정도 늘어났고, 나를 즐찾하는 분들도 그 정도 늘어났다. 새로 추가하신 분들 중에서는 활동을 앞으로도 뜸하게 해서 내 아침 브리핑에 간혹 가다 등장하시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난 그분들이 가끔씩 띄엄띄엄 글을 쓰는 것을 브리핑 하련다. 함께 같은 진영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 같은 진영, 다른 진영은 솔직히 무의미 하다. 무수히 많은 의견들이 존재한다 - 순수하게 그 분들이 두각을 드러냈고 새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즐찾을 추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나에게 다정하게 다가오시는 분들의 경우(친분), 둘째는 그 분의 서재를 즐찾하고 정보를 브리핑하는 목적 그리고 그 분의 지식과 통찰력 등등을 배우고픈 목적(배움), 셋째는 알라딘에서 주목받는 서재인일 경우, 넷째는 별로 즐찾하고 싶지 않지만 알라딘에서 사건사고를 자주 일으키시는 분들(요주의인물)이 되겠다. 첫째와 둘째가 즐찾의 대부분이 될 것이고, 셋째와 넷째는 몇몇 사람에 한정된다.
넷째의 경우에 한해서 살펴보면, 사건사고를 일으킨다는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말다툼을 생성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논쟁'이란 단어의 '쟁'자가 다툴 쟁 이라 하여 싸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에도 일부 몇몇 사람들은 이를 싸움으로 받아들이고, 이기고 지는 문제로 끌고 들어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것으로 만족하면 좋으련만 어떻게든 자신의 논리의 옳음을 증명해내려하고, 그것이 논의 과정에서 그다지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고수한다. 불필요한 소모적인 다툼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남는 것은 바람부는 고요한 평야에 피흘리고 널브러져있는 주변인들의 모습 뿐이다. 대개의 논쟁이라고 시작하는 것들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보기를 좋아하는 누군가는 이를 즐기고 있다. 아마도 그가 타인의 둔탁한 몽둥이에 맞아죽거나 날카로운 칼에 절단나지 않는 이상 그는 어딘가에서 계속 이 짓을 할 것이다. 자신이 쓰러질 때까지. 그러나 이도 어려워 보인다. 그만큼 이를 즐기는 자가 있을까 싶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