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이제 신냉전 시대인가

'즐거운 책읽기'가 무료해서 잠시 아침신문들을 훑어보니 외신면 톱기사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관한 것이다. 국제회의석상에서 작심하고 미국에 한방 먹였다는 것이고, 다시금 신냉전체제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테러시대에서 신냉전시대로?). 미국 단일패권주의에 그간에 환멸스러웠다면 미-러 양극체제는 그보다 나을까. 이런 거 분석/전망해주는 책도 조만간 나왔으면 싶다. 기사는 참고자료로 스크랩해놓는다.

한겨레(07. 02. 12) 푸틴 ‘미 일극체제 더는 못 참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작심한듯, 탈냉전 이후 ‘미국의 일극적 세계질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신냉전 선언’을 방불케 하는 고강도의 대미 비판연설이다. 다음날 연설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냉전은 한번으로 족하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과 러시아, 이란 정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정책회의에서 “국제회의이기에 논쟁적 발언을 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32분 동안 미국의 대외정책을 조목조목 비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단상 앞줄에 앉은 소련 연구자 출신의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서방 쪽 참석자들은 매우 놀라는 모습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체제는 권력과 힘, 의사결정의 중심이 하나이고, 지배자와 주권도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부로부터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군사행동을 두고 “일국적”, “불법적”이란 말을 쓰면서 “전세계 전쟁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나라도 국제법 뒤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없으므로 어느 나라도 더는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며 “이로 말미암아 군비경쟁이 촉진되고 핵무기를 가지려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확장은 동맹 현대화나 유럽 안보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상호 신뢰를 잠식하는 심각한 요인”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불만을 드러냈다. 또 미국은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가르치려 하면서 스스로는 민주주의를 배우려 하지 않는 자들”이라고 공박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반대하지만 이란에 무기 판매를 계속할 것이며, 세르비아가 반대하는 코소보의 독립을 저지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옛소련의 영광 재현’을 목표로 삼은 자신의 정책이 완결단계에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로 보인다. 또 그가 후견인이 될 ‘포스트 푸틴 러시아’가 녹록지 않은 상대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어 연설에 나선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러시아는 신뢰할 만하고 예측 가능한 상대라는 느낌을 받아왔다. 서로 솔직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고, 문제를 카펫 밑으로 쓸어넣을 필요는 없다”며 푸틴 대통령의 대립적 정세관을 넌지시 비판했다.

11일 연설에 나선 게이츠 장관은 “냉전은 한번으로 족하다”며 “에너지 자원을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쓰려는 시도 등, 러시아의 일부 정책들은 국제사회 안정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반박했다.(류재훈 기자) 

경향신문(07. 02. 12) 푸틴 “美 MD가 군비경쟁 조장” 직격탄

탈 냉전 이후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오던 군사력 균형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최근 노후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저격하는 실험을 통해 ‘스타워스’ 우려를 상기시킨 데 이어 에너지 수출로 경화를 여퉈둔 ‘푸틴의 러시아’가 미국 주도 단극화 세계질서에 공개 도전장을 냈다. 냉전식 군비경쟁시대가 재도래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43차 국제안보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전략을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것이라면서 미국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미국의 대 러시아 견제의 증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과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거론하면서 “러시아 국경 인근에 군사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왜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의 MD 시스템이 냉전시절 상호확증파괴의 공포에서 이뤄진 냉전시절 군사력의 균형을 완벽하게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폴 M’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신형 탄도미사일은 미국의 MD에 맞서기 위한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라크전에서처럼 미국의 초대군사력 행사가 또 다른 분쟁을 유발하는 불안정과 위험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미국의 아픈 부분에 소금을 뿌렸다. 구소련 국가들의 선거에 감시단을 파견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한 나라의 외교적 이해를 보장하기 위한 ‘야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은 또 러시아내 반정부 단체를 은밀히 지원, 체제붕괴를 노리고 있다면서 집권 7년 동안 진행된 미국의 교묘한 대러 포위전략을 공개 비난했다. “베를린 장벽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새로운 분할 선과 규칙들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도 미국의 MD시스템 구축을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담 뒤 회견에서 “체코와 폴란드의 MD시설이 북한과 이란 미사일 위협 때문이라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당장 학생들이 보는 지구본을 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고작 최대사거니 1700㎞의 중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을 뿐인데 이를 빌미로 동유럽에 MD를 확장하는 것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체코·폴란드와 북한의 지리적인 위치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누군가 러시아와 다시 군비경쟁을 벌이자고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새로운 세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핵잠수함, 항공모함,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된 야심찬 군비 현대화 계획을 공표했다. 구소련 군대의 전투대응력을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8년간 1890억달러를 투입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최근 러시아 두마(하원) 연설에서 최근 매년 4기씩만 늘리던 탄도미사일을 올해는 17기 확보하고 34기의 신형 토폴 M 미사일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까지 토폴 M 미사일을 추가로 50기 배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러시아의 군사예산은 올해 310억달러로 2001년에 비해 4배가 늘었다.

물론 러시아가 미국과 본격 군비경쟁에 나서겠다는 선언으로 보기는 힘들다. 올해 미국의 국방예산은 전쟁비용을 포함해 6246억달러로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하지만 최소한 미국의 MD 확충만큼은 더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전문지 에어포스타임스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올해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에 3번째 MD 발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포트 그릴리와 캘리포니아 반데버그 공군기지에 모두 30기의 MD용 요격미사일을 배치한다. 미국은 또 지난 7일 체코 정부와 MD용 레이더기지 건설에 합의하는 한편 폴란드 군기지에 10기의 요격미사일을 배치키로 했다.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유럽 지도자들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했다”면서 “그의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응수했다.(워싱턴|김진호특파원)

07. 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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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2-12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러한 변화가. 안 그래도 체코 갔을 때, 체코신문(물론 영문;;;; )보니까 1면이 미국 레이다 기지를 체코에 건설하는 것에 대한 반대여서, '흡족'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러시아 친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고 하면서 미국을 비판하는 것이 변화이기는 하군요. MD에 대해서 러시아가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미국에게 받는 것이 꽤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세계 정세변화에 따라서 안티-미국을 결집시키려는 행동일런지, 그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것인지 흥미롭습니다. 그래도 다시 '양극'이라 하기에는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일터인데, 다윗 수십명이 돌 던지면 골리앗도 난감하기는 하겠지요;;
 
 전출처 : 로쟈 > 제임슨의 마르크스주의

"좋은 지적 감사드리지만, 좀 악의적인 지적인듯 하네요. 먼저, 제임슨 원문의 해독 어려움이야 잘 아실테니, 제가 잘했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전체 맥락에서 보면 지적하신 부분은 해독이 어려워야 저자의 뜻이 살아난다고 보고 일부러'두통만 나도록' 번역한 것입니다.(...) 그 밖에 지적해주신 오역 부분은 물론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이긴 하지만 본 번역서의 가치를 떨어뜨릴만큼 심각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좀 더 신중한 리뷰 부탁드립니다. 님의 말대로 3d업종에 종사하면서 제대로 인정도 못받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터무니없는 부당한 악평을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트랜스 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앨피, 2007)의 서론을 읽고 문제가 되는 오역들을 '악의적'으로 지적한 페이퍼에 대해서 역자가 달아준 댓글이다. 역자로선 할말이 없지 않은 듯하지만 이후에 본격적인 반박을 아직 접한 바 없어서 그 '할말'이 무엇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주에 나는 서론과 1장을 읽고서 이 번역서가 겉모양과는 드리게 '오역서'라 할 만큼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생각을 피력하는 페이퍼를 썼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이런 식의 터무니없는 부당한 악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을지 모르겠다(무고죄이다!). 문제는 내가 남 헐뜯기나 좋아하는 사악한 인간이어서 빚어지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나의 판단이 어긋나서 2장부터는 아주 똑부러지게 번역을 해놓았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그래서 2장까지도 읽었다. 책의 1/3이다. 하지만 책은 나로선 오역이라고밖에 판단할 수 없는 '일부러 두통만 나도록 한' 대목들이 수두룩했다(어느 출판사의 기준으로 하면 이 1/3의 오역/오타만으로도 전부 회수한 후에 개정판과 교환해 주어야 할 일이지만 기준이 다 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물론 이런 걸 지적한다고 해서 이 번역서의 가치가 떨어질 리는 없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확신한다. 오역이 좀 있다고 해서 책값이 떨어지는 경우를 나는 못봤기 때문이다(동네서점에서 사느라 나는 12,500원의 책값을 다 치렀다).

또 사실 제임슨의 소개서가 많은 것도 아니고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웬만한 오역 정도는 알아서 고쳐 읽어도 된다(제임슨 소개서들이 다 그렇다). 해서 이 자리에서 다시 오역을 들먹이는 건 '터무니 없는 부당한 악평'으로 역자나 출판사에 위해를 가하고자 하려는 게 아니라 어떨결에 책을 구입한 독자들에게 '친절한 로쟈씨'의 미덕을 발휘하기 위함이다. 오물이 좀 묻었더라도 잘 씻어내면 또 먹을 수 있듯이 약간의 오역으로 범벅이 돼 있더라도 교정해가면서 읽으면 '본전'은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곁들여 나처럼 원서를 갖다 놓고 같이 읽으면 원서 독해력의 향상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이 책을 구입한 몇 안되는 분들을 위한 나의 '친절'이다. 당초에 '터무니없는 부당한 악평'이란 제목을 이 페이퍼에 달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제임슨의 마르크스주의'로 고쳐달았다. 그리고 카테고리도 '지겨운 책읽기'에서 '즐거운 책읽기'로 옮겼다. 그래도 잘 보여야 이 '오역의 감옥'에서 빨리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교정을 하며 읽고자 하는 게 '제임슨의 마르크스주의'란 2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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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유토피아를 생각한다

어제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에코리브르, 2007)과 함께 주문한 신간은 욜렌 딜라스-로세리외의 <미래의 기억 유토피아>(서해문집, 2007)이다. 저자나 역자 모두 생소하고 불어본의 번역이라서 망설여지긴 했지만, '토마스 모어에서 레닌까지'란 부제가 암시하듯이 러시아 근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일단은 '참고자료'로 구입을 결정한 것. 그러고 나서 리뷰들을 찾아보니 의외로 많이 뜬다. '유토피아'란 주제가 아직도 언론에서는 '먹히는' 이슈인가 보다. 한데 자세히 뜯어보니 리뷰의 시각이 제각각이다. 이 책에 대한 반응을 두고서도 '무리짓기'가 가능할 정도로. 두 가지 사례로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의 리뷰를 차례로 읽어본다.

한국일보(07. 02. 10) 존재만으로도 큰 매력 '미래의 기억 유토피아' 

오늘날, 유토피아는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행태일까? 거칠게 말해, 책의 결론은 쓸쓸하다. 이상향에 대한 꿈 따위는 깨라고. 현실이 웅변하고 있지않은가. 베를린 장벽과 더불어 공산주의의 준거틀이 무너지자, 유토피아에 대해 유효하게 남은 것이라곤 미래에 대한 기억뿐이다. 궁지에 몰린 ‘최후의 인디언 부족’과 같은 운명에 놓인 정통 공산주의자들에게 주어진 길이라곤 새로운 혁명밖에 없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세계 질서와 미국의 강고한 패권주의에 내몰려 역사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것만 같다. 유토피아에 대한 사유조차도 끝인가.

그 출발은 당연히 토머스 모어의 저작 <유토피아>다. 일체의 사유 재산과 화폐를 부정하고 노동을 사회적 책무로 부과하는 기독교의 근본 정신은 17, 18세기 계몽주의와 결합해 카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같은 평등주의적이고 계몽주의적인 작품으로 계승된다. 감성적 차원의 초기 유토피아론들은 프랑스 혁명을 겪으면서 실천적 강령을 갖춰 간다. 평등 아니면 죽음도 불사한다며 기득권에 대해 총칼을 든 그라쿠스 바뵈프에 의해 도구화ㆍ합리화되는 길을 걷게 된다. 유토피아에 대한 사유는 이어 생시몽 등 19세기의 선구적 공산주의 또는 무정부적 신질서론으로 모양새를 갖춰 나간다.

현실 사회의 원리와 공동체의 원리 중 어떤 것을 채택할지, 그들의 후예는 부단히 고민해 오고 있다. 폐쇄적 상업 국가가 될지, 사유 재산과 가족 제도가 사라지고 사랑과 노동은 모든 이해와 도덕 관계에서 해방되는 사회가 될지, 도대체 어떤 공동체적 사회의 모습을 취할지 그들은 현실 사회 질서에 대한 뜨거운 반명제들을 생산해 왔다. 그 열망은 오늘날에도 엄존한다. 프롤레타리아 없는 도시에서 모든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과 생활 수준을 향유해야 한다는 주장, 노동에서 해방된 유목민적 생활에의 강조, 나아가 모든 불합리와 억압이 일거에 사라진 ‘가짜 사회’와 그를 위한 어설픈 실험과 정교한 문학 작품 등.

어쨌든 확실한 것은 유토피아에 대한 희구다. 젊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반파시즘, 반인종차별주의, 반자유주의, 반제국주의 등 다양한 급진 운동은 유토피아와의 연관 없이는 설명할 길 없다. 또 현재 과학 문명이 일궈낸 가능성도 그에 동참한다. 이데올로기의 틀을 깨고 나온 새로운 전망, 즉 인터넷을 통한 가상 공간 등에서 새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라.

아무 데도 없는 나라로의 여행이라는 원칙. 공교롭게도 우리 시대가 찾아낸 새 비전은 토머스 모어가 제시했던 저 원칙으로 회귀 중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토피아라는 허망한 꿈과 유토피아만이 줄 수 있는 가능성 사이의 방대한 공간을 우리는 이런 저런 이유로 모른 척 해오지 않았는지를 책은 묻고 있다. 현실이 가능성 보다 억압의 상징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유토피아는 존재 가능성만으로도 끊임없는 매력이다.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거지는 대안적 공동체의 비전도 결국 유토피아의 가능성에 실질적 근거를 두고 있다.(장병욱 기자) 

중앙일보(07. 02. 10) 그대 아직도 유토피아를 꿈꾸나

현실과는 달리 행복한 세상, 그야말로 꿈같은 사회를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16세기 악덕 귀족의 횡포에 분노한 영국의 '모범 귀족' 토마스 모어가 기독교 정신으로 돌아간 이상적인 사회를 그린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파리10대학(낭테르)의 사회학과 교수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유토피아라는 매혹적인 개념의 역사와 본질을 깊이 있게 파헤친다. 그에 따르면 유토피아는 '풍요'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서로 상충하는 두 열매를 동시에 따먹으려는 인간의 모순된 욕망을 반영한다. 공산주의 유토피아인 '인민의 낙원'은 그런 모순 때문에 현실에서 사라졌다.

꿈꾸는 것은 공산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다. 20세기 초 논객인 앙드레 고다르는 '형제애로 단결된 유럽이 십자군의 기치 아래 문명과 기독교를 전파하는 과업을 수행하는' 꿈을 꾸었다. 조국.노동.가족.종교라는 예언자적 구호로 가득 찬 그의 사상은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즘의 바탕이 됐다.

유토피아를 현실에서 구현해 보려는 사람도 많았다. 이탈리아의 무정부주의자 조반니 로시는 '사회적 화학실험실'이라는 공동체를 세우고 농민들에게 사회주의를 주입, 유토피아를 건설하려고 시도했다. 무정부주의자 세바스티앙 포르는 어린이에게 희망이 있다고 보고 1904년 시골에 교육공동체를 세워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쳤다. 1854년 빅토르 콩시데랑은 미국 텍사스에 땅을 사서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했다.

결과는 모두 실패다. 유토피아를 제시하는 몽상가들은 실현 가능성은 따지지 않으며, 현실과 상상을 교묘하게 섞어 사람들의 혼동을 유발한다는 지은이의 지적이 새겨들을 만하다. 그에 따르면 유토피아의 태반은 새로운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정치시스템의 위험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차야 유토피아를 꿈꾼다는 뜻으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미권이 아닌 프랑스의 학자가 지은 책답게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과 사상들이 상당히 낯설다. 그런 만큼 자극도 신선하다.(채인택 기자)

07. 02. 11.

P.S. 일단 타이틀에서 두 리뷰의 방점이 어디에 놓일지 암시된다. 전자는 역사상 수많은 시도와 그 실패에도 불구하고 '유토피아'의 매력과 그 희구의 불가피성을 시사한다면, 후자는 그 매력보다는 '실패'에 초점을 둔다. 문제는 두 가지이다. (1)유토피아에 대한 희구는 언제나 나쁜 결과를 낳았다. (2)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유토피아를 꿈꿀 수밖에 없는 나쁜 세상이다. 과연 미덕은 현재의 나쁜 세상을 견디는 것인가, 아니면 (불확실하지만) 미래의 유토피아, 혹은 '나쁜 세상'으로 뛰어드는 것인가.

 

 

 

 

유토피아란 주제와 관련해서 예전에 읽은 책은 월러스틴의 <유토피스틱스>(창비, 1999)와 자코비의 <유토피아의 종말>(모색, 2000)이다. 그리고 <미래의 기억 유토피아>와 함께 이번에 더 읽어보려고 하는 것은 <유예된 유토피아, 공산주의>(부키, 2005)와 모처럼 나온 국내저작 <러시아 혁명과 레닌의 사상>(책갈피, 2007)이다(후자는 엊그제 주문했다). 중량감 있는 책들은 아니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데에는 얇은 책들이 더 유용할 때가 있다.

L'Utopie ou la mémoire du futur, De Thomas More à Lénine : Le Rêve éternel

참고로, 기사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이번에 번역된 <유토피아>의 저자 로세리외는 "파리 10대학(낭테르) 사회학과 교수"이면서 "공산주의와 유토피아 사상 전문가"라고 한다. 그런데, 프랑스 아마존에서 검색되는 책은 이 책 한권이다. '전문가'가 되는 루트가 따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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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문학동네신인상' 공모

문학의 순수성과 존엄을 지켜나갈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품을 모집합니다.
미등단의 예비문학인은 물론 젊은 문학인들 모두에게 응모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야심찬 문학인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 바랍니다.

 

모집부문
    중단편소설 2편 이상 / 시 5편 이상 / 평론 1편 이상

분량
    소설부문 : 200자 원고지 각 80장에서 200장 사이

상금
    소설 1,000만원 / 시 500만원 / 평론 500만원

응모마감
    2007년 6월 20일

발표
    『문학동네』 2007년 가을호

보낼곳
    413-756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8  (주)문학동네 편집부

    - 우편으로만 접수합니다. 마감일 소인이 찍힌 응모작까지 접수합니다. 겉봉투에 ‘문학동네신인상 응모작’임을 명기해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 소설부문은 200자 원고지 80장에서 200장 사이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합니다.
    - 당선자에게는 집필활동을 적극 지원합니다.
    - 신인상은 미등단의 젊은 신인을 우대합니다. 응모시 출생년도와 등단 여부를 밝혀주셔야 합니다.
    - 자세한 사항은 게시판에 문의하십시오.

 

 

원고 매수를 정확히 지켜야 하나요?

분량은 대강의 기준입니다. 매수의 규정보다는 작품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봅니다.

 

 

꼭 원고지에 써야 하나요?

한글이나 워드 프로그램에서 원고지 환산 매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A4용지에 출력해서 보내주시는 게 좋습니다.

 

 

약력과 시놉시스도 써야 하나요?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첨부하셔도 좋습니다.

 

 

이름과 연락처는 어디에 써야 하나요?

표지든 원고 제일 뒤쪽이든 저희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에 기록해주시면 됩니다.

 

 

꼭 제본해서 보내야 하나요?

원고는 간단한 제본을 하셔도 좋고 사무용 집게 등으로 묶어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낱장으로 흩어질 염려만 없으면 됩니다.

 

 

원고 파일이 담긴 디스켓도 제출해야 하나요?

출력물만 제출하시면 됩니다.

 

 

응모한 원고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문학동네 공모에 응모한 작품은 돌려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사본을 보내주셔야 합니다.

 

 

접수 확인은 어떻게 하나요?

등기 우편과 택배를 이용하시면 우체국이나 택배 회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고의 맞춤법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혹 당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맞춤법은 올바르면 좋겠지만, 당선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PC를 사용하기 곤란해서 원고를 자필로 썼습니다.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타이핑해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출력한 원고가 읽기 더 편합니다. 자필 원고를 보내실 때는 반드시 사본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필명을 사용해도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공모에서 탈락한 작품을 일반투고로 응모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단, 원고는 다시 보내주셔야 합니다.

 

 

문학동네신인상에 응모하려고 합니다. 시 4편만 보내도 심사대상이 되나요?

문학동네신인상 시 부문은 시 5편 이상을 대상으로 합니다. 제시한 편수는 반드시 채워주셔야 합니다.

 

 

문학동네신인상 규정에 ‘중단편소설 2편 이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중편과 단편을 각각 1편 이상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요?

200자 원고지 80장에서 200장 사이의 ‘중단편소설’(중편 혹은 단편소설)을 2편 이상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 사람이 문학동네신인상 여러 부문에 중복해서 응모해도 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응모에 나이 제한은 없나요?

문학동네 공모에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신인상의 경우는 응모자의 나이가 참조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신인상은 젊은 신인을 찾는 공모이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경합할 경우 응모자의 나이를 참조합니다. 

 

 

등단한 사람도 응모가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작가상과 소설상은 오직 작품으로만 심사하지만, 신인상의 경우엔 ‘미등단의 젊은 신인’을 우대하기 때문에 등단하신 분이라면 작품이 월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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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2-1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맑스주의 공부 말고의 또다른 목표. 우선 5월까지 단편내지는 중편 하나 완성. 단편 혹은 중편 2편 이라는 것은 쫌 부담이지만. 못 내도, 어쨌든 내 마음에 드는 한편은 완성합시다!

기인 2007-02-1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나는 문학동네신인상으로는 박민규의 중편 '지구영웅전설'이던가가 있었지 ㅋ
 

프라하. 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은? 프라하의 연인. 그리고 프라하의 봄. 프라하의 연인이야, 보지 못했으니 그냥 '떠오르기'만 할 뿐이고, 프라하의 봄도 '보지' 못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쿤데라가 나에게 왔다.

68년 소련의 체코 침공.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 시기의 이야기이고, 농담은 '국가 사회주의'의 폭력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이를, 나는 프라하가는 비행기 내내, 프라하에서 묵었던 호텔 밤에, 프라하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서 조금씩 읽었다. 어찌보면, 나에게 '동구권 붕괴'가 현실감으로 다가온 것은 요즘의 일이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 80년대 후반학번 선배들의 회의와, 90년대의 이른바 '서태지 세대'선배들에게 너는 무엇을 배웠느냐? 소련이 망한 것을, 소련이 '나쁜 놈'들이라는 것을, 사회주의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너는 몰랐느냐?

아니 그 이전에, 최인훈의 '광장'을 읽고 너는 무엇을 느꼈느냐? 밀실 없는 광장과 광장 없는 밀실!

눈을 감고 있었는지 모른다. 이쪽의 박정희, 전태일, 광주는 이것이 아닌 '다른 곳'에 대한 열망을 그것이 NL친구들처럼 직접적인 '다른 곳'은 아니었지만, 직접적인 '소련'도 '국가 자본주의'라고 비난하고, 아직 없고 언젠가는 도래할 '그 곳'에 대한 열망으로, '이 곳'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비루함을 비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어디로 갈 지 모른다면, 우리의 '보편적 가치'를 담지할 수 있는 체제를 상정하지 않는다면, 세상을 변혁시킬 주체와 함께 운동하고 있고, 세상의 변혁에 대한 '과학적' 법칙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우리는 사소한 눈 앞의 악에만 분노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분노'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이 사회주의의 기획 자체가, 나는 지금 비로소, 우리가 다다를 '그 곳'에 대한 적확한 묘사인지, 방법론인지 회의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 '회의'라는 것이 절망의 무의 지대로 이르지는 않았다. 아니 않아야 하기에, 나는 다시 맑스부터 레닌, 스탈린을 거쳐 마오, 그람시, 알튀세를 횡단해서 현대의 맑시즘에 이르러야만 한다. '자율주의'로 빠져나간(?) 선학들에 너무 쉽게 빨리, 동의하지 않아야 한다.

어제는 파시즘에 동의했던 춘원이, 일제의 패망시기 즈음에 불경공부로 나아간 것을 비로소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젠장, 다 때려치고 불교로!;; 어제는 '아직'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후배들과 잠시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절망적이었다. 남들이 이제 학생운동 다 망했네해도, 그 이야기는 90년대 초부터 나왔던 이야기라, 나는 현실감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날, 지금 학생운동하고 있는 3,4 학년 친구들을 만나보니, 정말 끝났다. 나는 왜 이리, 늦게 실감하고 또 회의하는가?

아직 '휴머니즘적 개인주의' 또는 '부르주아적 자유주의'라는 '오류'가 내 인식체계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밀란 쿤데라의 '고발'이 아픈지 모르겠다. 아렌트가 '전체주의'라 고발하고, 이는 모든 이들이 경멸적 단어로 발음할 때, 이 지점을 넘어서는 사유를 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맑스의 말처럼, 사회주의에서야 비로소 회복되는 전인적 인간성을 내세워야 하는지도.

정말 잘 모르겠다. 모르겠으니, 다시 시작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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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80 2007-02-1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가 아주 치열하십니다.
저도 '30대 맑스주의자'에게 냉소를 퍼붓는 족속들을 경멸하는 편이긴 하지만 기인 님처럼 다시 고민할 용기조차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하긴 제가 뭘 하긴 했어야 말이죠) 저 밑에 정리해 두신 대담(?)도 어렵게 따라가며 읽었습니다.
진정한 사회주의를 아직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그곳'은 여전히 유토피아 같기도 합니다.

기인 2007-02-1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유토피아'라도 이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 중간단계 또는 매개에 대한 확신도 흔들리니 막막합니다. 그래도 저처럼 '뒤늦게' 회의하니까, 앞서간 선학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

드팀전 2007-02-1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고민이 많으시네요.
작은 것부터 하면서 고민하시길....다 알고나서 움직이는 사람보다 작은 희망부터 하나씩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름다와보입니다.^^ 하실게 많을 듯 해요.공익으로서..
제가 군대 있을때 한 가장 잘한일...^^ ..우리 내무반 각자 식기 닦도록 한 일.
아는 대학 선배가 군대에서 가장 잘한 일...내무반 소년들과 함께 소설 쪼가리 읽으면서 이야기한 일..이상한 책은 반입금지였으므로 ^^ 기인님도 뭔가 있을 법한데^^

기인 2007-02-1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비밀 활동 몇개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