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프리즌 브레이크를 잼나게 보고 있다. 항상 주변 사람들보다 tv에 관해서는 느릴수 밖에 없는지라, 지금에서야 시즌 1, ep8을 본 상황. 동생이 호주 떠나기 전 강추한 시리즈이지만, ep1을 보고는 별루-_- 라고 생각해서 안 보고 있다가 훈련소를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감옥.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훈련소에 갔다와서 감옥을 다녀온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니, 나름 국가의 훈육의 정도를 도식화해볼 수 있겠다.
감옥 > 군대 > 학교 =회사 순으로. 대충 기본적인 마인드는 비슷하다. 어쨌든 '새사람'을 만드는 것. 그 '새사람'이라는 것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은, 시간을 지키고, 정해진 시간동안 일을 하고, '감시와 처벌'을 내면화하는 것.

결국 '감옥'이라는 것은 사법제도의 결과물이자, 그 외부이자 잔여를 의미하는 것. 그리고 이 사법제도라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계약론에 입각해서 본다면, '우리'가 만들고 또 스스로 구속하도록 동의한 것. 그러니까 스스로 규정을 만들고, 스스로 처벌당하고 있는 셈.
그럼에도 '탈옥'이라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엄청난 처벌이 기다리는 일탈을 보는 즐거움, 또 우리가 살아가는 또다른 감옥인 일상생활인 회사, 학교에 대한 저항 반발심 때문.
결국 사회계약은 개뿔. '그들'이 만든 법제도이고, '민주주의'는 개뿔. 동의를 한 적도 없는데 끌려드러와서 죽치고 있는셈.
주인공 또한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 때문에 사형선고를 받은 형을 구하기 위해 은행에서 허공에 총을 몇발 발사하고 일부러 잡혀드러간 것.
아으 감옥 무서워라. 군대가 무서운 만큼. 나는 동의한 적도 없다고요. 비록 공익이지만. 학부1학년때 징집제 반대운동하겠다고 설쳤던 것이 생각난다. 그 이후 한창 오태양 선배나 국문과 철학학회 선배 징집제 반대 운동으로 감옥도 가고 했는데. 군대 거부 =감옥 이라니. 깝깝하다 깝깝해.
그렇게 깝깝해 하면서도. 묵묵히 '공익' 출근을 하고 있는 나. 깝깝해. 서로 역할놀이를 하면서 간수를 하고 죄수가 되고. 간수 또한 출근 도장을 찍고 간수의 간수인 간수장의 눈치를 보고. 집에는 '벌어먹여'야 할 가족들이 있고. 간수장은 또 주지사의 눈치를 보고. 부통령도 나오고. 그녀도 언론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민주주의 별거냐. 서로 간수짓하면서, 서로 죄수짓 하는 것. 물론 감옥에서도 그렇지만, 항상 돈 많은 이들은 예외. 저 멀리서 담배 피우고 있다.


세상은 감옥. 여기서 어떻게 탈옥혀? 요즘은 버지니아 울프를 읽는 중. 그래도, 예전에 읽었던 플라톤의 파이돈의 구절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엄청난 궤변(?)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소크라테스씨가 나와서 항상 문제를 해결하고는 했던. 소크라테스 아저씨에 따르면 어짜피 죽을 것 -그도 육신은 감옥이라고 한다. 육신은 감옥이라. 사회도 감옥이라. 영혼만이 순수고 본질이라. 양파껍질처럼 모두 감옥은 아니고? 허공과 무를 가두고 있는 감옥?- 자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는데. 다시 그 교묘한 궤변을 듣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