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시선 247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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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행이 죽음이 될 수 있으나, 어린 송골매는
절벽의 꽃을 따는 것으로 비행 연습을 한다.-10-11쪽

근육은 날자마자
고독으로 오므라든다

날개 밑에 부풀어오르는 하늘과
전율 사이
꽃이 거기 있어서

絶海孤島,
내리꽂혔다
솟구친다
근육이 오므라졌다
펴지는 이 쾌감

살을 상상하는 동안
발톱이 점점 바람 무늬로 뒤덮인다
발 아래 움켜쥔 고독이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서

상공에 날개를 활짝 펴고
외침이 절해를 찢어놓으며
서녘 하늘에 날라다 퍼낸 꽃물이 몇동이일까

천길 절벽 아래
꽃파도가 인다-10-11쪽

제목이 절묘하다. '춤'. 어린 송골매의 비행 연습이 '춤'이라니. 매혹적이고 매우 정제된 언어들. 박형준의 '환골탈태'. 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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