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1학년 초반때 끄적였던 것. 나는 나름 예술지상주의자 였던 것 같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 흔적.

 

夢過現來

夢-地上樂園

순결한 창녀들이 길거리에 만발해 웃음을 흘리고
약을 파는 그리스도들이 뒷주머니에 천국을 향한 열쇠를 넣어준다.

건물 안에는 나를 사랑하는 척 하는 내 지인들이
썩은물을 잔에 들고 퀭한 눈으로 나를 맞는다.

테이블에 올라선 발가벗은 소녀는
강제로 자위를 하며 일그러진 미소와 함께 울먹인다.

나는 이 모든 福된 것들의
중심에서 다스리지 않는 왕으로 射精한다.


過-酒酊

화장을 한 돼지들 사이에서
맥주를 마셨다.
아니 누구의 정액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필요한 것은
나를 속여 줄 시나 소설 한 편.
그것 뿐이었다.


現-惡

죽음이 발기하여 날 강간해 줄 때까지
만 20년을 조심스레 기다려 왔다.
첫사랑을 시집보내는 오라버니마냥
매일 밤 질척한 꿈을 꾼다.

 

 

 

 

아. 만 20살 때의 시라. 씁쓸하네. 그 친구는 내가 아는 친구였을까. 그 친구에게 나는 지금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으려나. 그냥 담담할 수 밖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rioli 2006-07-2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뵙겠습니다. 얼마전 우연히 왔다가 종종 들른답니다. 멋집니다!

기인 2006-07-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