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방학때 잠시 중국에 다녀왔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때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던 시절..
물론 지금도 고민이 많지만요 ^^;

나름대로 공산주의 국가(?)에 여행을 간다고 들떳었던 기억이 납니다. 진지하게 중국 역사를 공부하고 다시금 중국도시 뿐 아니라 시골을 두루 여행하고 싶습니다. 대학교 2학년 당시는 루쉰을 열심히 읽었고 맑스를 읽고 있었습니다...

정말 다시 꼭 가보고 싶네요. 중국 다녀와서 중국어도 조금 배웠습니다. 다시 중국 가서, 중국 인민들과 이야기도 해보려고요. (물건 흥정 말고 ^^;;) ㅎㅎ

아마 석사논문 쓰고 나서야;;; 갈 수 있겠지만, 꼭 중국어 다시 열심히 해서 한달 가량 다녀와보고 싶습니다. :) 중국에 대해서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참 많이 궁금해요.


2002년 씀..

뭐 여행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5박 6일이었고. 아빠의 기사와 회사 사람등을 앞세워서 나름대로 편하게 갔다 오고 중국어 한 마디도 모르고 갔다 온. 그런 여행이었음으로.

성과. 조금은 실리주의적 태도인 것 같지만. 어쨌든. 성과. 라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에 대하여. 그리고 꽤 마음에 드는 시도 한편 썼다. ^^;

대학에 들어와서. 나의 화두는 역시 변하지 않고. 죽음. 이라는 문제였지만. '사회주의' '공산주의' 라는 것 또한 크게 나를 압박했다. 자본주의의 비판점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것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여러 생각이 많았고 여러 이견들을 많이 들었고 읽었고 또 내 생각도 그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갔다.

중국은 현재 공산주의 체제의 국가이다. 라고 내가 만난 중국의 한족 대학생과 조선족 직장인 등은 주장한다. 무엇이?...

모택동과 주은래를 여전히 숭상하지만, 이제 예전의 그 제도로 돌아갈 마음은 전혀 없다는 사람들.

첫날은 도착해서 사천요리를 먹고 쉬었다.

둘째날은 북경을 여행했다. 중국의 명동이라는 곳과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과 북경대학교 청화대학교를 갔다. 그 와중에 청화대학교 연구생과 우리의 가이드를 해 주었던 조선족 누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사람이 왜 재미동포 재일동포 이러면서 '조선족'이라고 하느냐고 분명 이도 '재중동포'라고 말해야 된다고 하던데. 이는 내 생각으로는 전혀 틀린 말이다. 조선족은 스스로 중국에서의 소수민족중의 하나인 '조선족'으로 인식하지 '재중동포'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는 분명히 다르다.)

우선, 공산주의-사회주의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은 이 둘을 혼용해서 썼다. communism, socialism을 바꾸어서 말해 보았지만 똑같았는데. 가끔은 communism으로 개념으로 사용하고 가끔은 socialism으로 개념을 사용한다. 내 생각에 현재 중국은 단연코 communism을 구현하는 국가는 아니다. socialism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들의 중국은 communism이고 socialism의 나라라고 하니... )

중국의 대학생은 맑스는 읽지만, 영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한다. 이제 '누구도' 예전의 공산주의로 되돌아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서 집요하게 질문했다. 모주석을 존경한다고 하면서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사람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도로 나타나는 중국.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한 나라(미국이 아니라 서유럽이 그렇다고 본다. 발전이라는 말에 역사성과 가치판단을 조금 부여한다면.)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시작되고 있는 나라에서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 평균 노동자가 세금을 제외한 월급은 우리 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 그러나 물가는 낮게 잡아도 우리나라 물가의 5분지 일보다는 비싸다. 정말로 살기 힘든 나라이다. 중국 인민 노동자들에게는. 그러나 관세 300%임에도 불구하고 외제차를 몰고다니고 평방 1km짜리 빌딩이 수두룩한 나라. 무서운 나라.)

천안문 광장을 구경하면서. 가이드 누나는. 이 주변에는 사복 경찰들이 많다고 했다. 여기서 항의하는 사람들은 끌려간다고 했다. 이 곳은 대학생들이 많이 죽어간 곳이라고...

답답함. 두 체제의 모순을 모두 끌어다가 안은 것 같은.

그러나. 나는 중국의 밝은 모습 중 하나를 발견하고.
"그래도 중국에 구걸하거나 노숙자는 별로 없네요. 사회주의..."
라고 말을 하는데.

가이드 누나 왈.
"천안문 광장등 외국인이 자주 다니는 곳은 중국의 얼굴이기 때문에, 당연히 거지들이 없다. 그러나 시골에 수두룩하다. 이것 정말 문제이다. (지나가는 경찰을 보며) 저런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지 않느냐."

경찰과 군인이 수두룩히 보였다. 군인제복이 싸서 민간인들도 종종 입는 다고 하지만, 두명씩 절도 있게 걸어다니는 경찰과 군인들.

북경대학에 들러서는 대학 건축물들의 서양식과 중국식의 혼용된 멋에 놀랐다. 물론 이는 북경대학만 이렇다고 한다. 멋있는 건축들이다.

청화대학에 가면서 청화대학 연구생과 이야기를 하면서는 중국 내의 이민족 차별과 우대 정책에 관해서 질문을 했다. 예전에 손문의 '삼민주의'를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우리 중국은 단일민족으로서' 라는 말이 나와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단일민족' 이라는 것은 모두 조작된 허구지만, 중국은 꾸준히 차별과 우대 정책을 쓰는 것으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음에도 이런 말을 썼다. 시대가 시대니만큼 '한민족' 이라는 것은 중요했나 보다.)

물론 중국은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쓴다. 그러나 이는 '대중'들을 위한 소수민족 우대이고 결국 엘리트 지배층에서는 소수민족은 차별을 받는다. 이를 조선족이라면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고, 출세보다는 학계나 사업 쪽으로 그래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ID 카드에도 각각 민족이 명시되어 있다는 말에 놀라서, 그런것 따위 폐지하면 되지 않느냐. 모든 문서에서 민족은 폐지하면 무언가 달라지는 점이 있지 않겠는가. 라고 반문하니.

아니다. 그러면 중국이 사분오열되서 각 민족들이 독립을 요구할 것이다. 라고 했다.
(이 대답의 논리성은, 아직 내가 중국 상황에 아는 바가 적어서 이해하지 못했지만 대답하는 자는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나는 각기 민족이 독립하고 싶으면 독립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따위로 기본 전제조차 틀리기 때문에 그다지 긴 이야기는 안 했다. 차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라는 것은 물론 나름의 처세술이기 때문에. 역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세째날은 만리장성과 이화원을 갔다. 중국의 전통적 건축물이나 현대식 건축물이나 모두 규모와 크기에서 압도적이다. 만리장성을 갈 때는 케이블 카가 도중에 멈추어서 죽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중국 그 지역이 정전이 된 것이었다. 참. 정말 죽을 뻔 했다. -_-;

네째날은 천진을 여행했다. 아시아에서 2번째로 높다는 타워. 고문화거리. 등을 둘러보고.

다섯째날은 전쟁기념관, 자연사박물관 등을 갔다.

씁쓸함.

이데올로기의 시기는 끝났다. 고 어디서나 인용하고 주장하고 떠들어대고 있을 때. 나는 대학에 들어왔다. 그러나 나에게 이데올로기의 시기는 시작하고 있었다. 자본주의 모순에 대해서 눈에 뜨이고 비판하기 시작할 수록, 대안은 오직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중국에 다녀와서. 이데올로기의 시기는 끝났다. 라는 말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 본다. 관광지로서의 중국보다는 실제 '공산주의 국가'와 그의 '인민들' 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들떠서 5박 6일동안 들떠서 대화를 했다. 얻은 것은 씁쓸함.

밤에 대화할 사람들이 잠들었을 때는. 루쉰을 읽고. 조정래를 읽고. 또 진중권을 읽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들떳기 때문일까. 씁쓸함에..

기어이 한국 오기 전날에는 병이 나고 말았다.

진중권이 했던 말도 기억에 남지만(나는 아무래도 그의 팬이다) 조정래 '선생'의 말들이 폐부를 찌른다. 작가는 어느 시대의 정권이고 간에 그와 대적할 수 밖에 없는데 모든 정권은 모순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작가는 그 시대의 진보 진영에 대해서도 그 모순점을 지적할 수 밖에 없는 데, 이는 이 또한 모순점을 지니고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는 말.

그리고 자신을 '무슨 주의자' 라고 부르지 말라는 말. 진보주의자. 자유주의자. 등등의 이름을 재정의하면서 자신은 모두 이런 '주의자' 라고 하는 말들.

여행을 다녀와서 방학 동안의 몇가지 계획을 잡았다.

맑스 <<자본론>>을 이제는 꼼꼼하게 분석적으로 읽어볼 계획이다. 다행히도 똑똑한 선배들과 후배와 같이 읽게 되어서,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포퍼의 날카로운 비판을 내 눈에서 벗겨내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다시 집어 들어야 되겠다. 아니, 조정래 '선생' 말이다.

아무래도 중국은 제2의 루쉰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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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6-07-1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부 2학년때라. 벌써 아득히 먼 옛날 이야기 같다. 쩝. 4년이라는 세월.
석사논문 마무리 단계라 그런지, 열정은 예전만 같지 못하고, 엉덩이는 더 무거워진 듯. 고민하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 단지 취미일 뿐. 분발해야 한다.
그런데 왜? 라고 계속 묻게 되는 것은 왜일까. 대중/인민/다중 뭐라고 부르든, '그들/우리'에 대한 신뢰가 점점 옅어져만 가고, '주체'라는 것도 의심스러워져만 간다. (물론 이북의 '주체'와는 거리가 먼, 혁명의 '주체', 역사의 '주체', 축제의 '주체'로서의 '주체')
힘을 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내기 위한 무언가를 찾아야 겠다.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