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8시 다 되어서 빵을 먹었지만, 오늘 수영을 하고 난 결과 몸무게는 현상 유지. 확실히 요즘은 식욕이 준 것을 느낀다. 사실 나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부터 먹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 어렸을 때는 먹는게 싫어서 밥을 안 먹고 사탕을 먹고 하다가, 밥을 3일 동안 굶기도 하는 등, 정말 지금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밥 먹는 것을 싫어했다. 그 때는 잠 자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식사와 잠이 유일한 기쁨으로 변모, 고3때 엄청나게 살이 쪘다. 재수때 헬스를 시작하고 독한 마음을 먹고 7시 이후는 아무것도 안 먹는 등의 노력을 하고 대학교 1학년 때는 더 독한 마음을 먹고 (주위에 여성 동지들을 좇아다니느냐) 3시 이후에는 밥을 안 먹는 노력을 하고 2학년 때는 사귀던 친구와 헤어져서 밥맛을 잃고 죽어라 운동만 해서 63kg 정도의 날씬한 몸매를 뽐냈(?)었다.

그런데 다시 고3보다 훨씬 더 스트레스를 받는 논문을 쓰면서, 또 세계시인대회를 준비하면서 신라호텔 부페에서 1주일 가량 밤새고 일하고 밥먹고 하는 바람에 몸무게가 80kg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런데 논문을 마무리하면서부터, 헬스를 열심히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니까 식욕도 없어졌다. 쩝.

예전에는 술 마실 때 안주먹느냐 바빴는데, 이제는 안주도 시큰둥.

그런데 이게 나이가 드는 것일까, 아니면 우울증의 초기 증세일까. 요즘 읽고 있는 <두 여자 사랑하기>라는 소설에서 50대 초반의 남성은 항상 자신의 성욕과 섹스 능력 감퇴에 대해서 걱정하면서 '늙음'에 대해서 두려워하는데,

나 또한 요즘 식욕, 성욕 모두 확실히 감퇴하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수면욕은 그대로;;; 나이가 들면 수면욕도 없어진다는 데..

식욕, 성욕, 수면욕은 재생산 욕구의 기본인데, 나이가 들 수록 재생산보다는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 같다. 아, 갈 길이 먼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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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7-0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만 놀아요.
애인님과 좋은 곳 기차여행 해 보시길..^^

기인 2006-07-0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실, 계속 놀고 있습니다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