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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버렸어요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46
소중애 글, 고우리 그림 / 봄봄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18. 소중애 글, 고우리 그림, “아빠를 버렸어요”, 봄봄, 2015.
19. 버나드 와버 글, 이수지 그림, “아빠, 나한테 물어봐”, 비룡소, 2015.
“아빠를 버렸어요” vs “아빠, 나한테 물어봐”
오늘도 아내는 윤아가 잘 때까지 못 온다고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 ‘공무원’ 엄마를 둔 가족에게는 흔한 일요일 저녁. “아빠를 버렸어요”는 이러한 회사-육아 현실에 대한 글이다. 매일 늦게 오고, 휴일에는 잠만 자는 아빠가 매번 치킨 사오겠다는 약속을 어기자, 엄마와 딸이 공모해서 아빠를 버린다. 물론 이후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고 다시 아빠를 되찾는다는 이야기. 중간에 반 친구들과 아빠는 역시 버리는 것이 좋다거나 그래도 아빠가 있는 게 좋다는 식의 논의를 하는 대목이 씁쓸하다. 윤아랑 처음 극장에 간 것, 처음 교사와의 면담, 처음 수영장에 간 것, 처음 음악학원에 간 것 등등을 경험하면, 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경험하면서 많이 배웠고 감동한 적도 여러 번이다. 반면에 아내는 윤아랑 경험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한국의 수많은 ‘아빠’들이 공유하는 (비)경험이라는 것.
반면에 “아빠, 나한테 물어봐”는 아빠와 딸 사이의 친근한 관계를 대화체로 풀었다. “사랑해”라는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딸과 아빠가 얼마나 사랑하는 관계인지를 잘 보여준다. 딸은 계속 아빠에게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하늘을 나는 기러기, 꽃, 꿀벌 등등... 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아빠’는 한국에서 얼마나 될까.
곧 대선이 있을 것 같다. 주말에도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후보는 김기춘식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주말의 주중화, 야근의 일상화, 가정의 초토화”. 이보다는 “저녁이 있는 삶”을 내세우는 후보가 필요하다. 야근은 범죄이고, 주말출근은 끔찍한 일이며, 가정의 초토화는 매국이라는 인식이 필수적이다. 사람을 더 뽑고, 일자리를 나누고, 1인가정이든 다가정이든 가정으로 돌아가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