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갑자기 네 생각이 든다. 어제 네 꿈을 꾸웠기 때문이다. 내 꿈 속에서 너는 너 혼자이기 보다는 내가 사랑했던 다른 이와 너가 합해진 듯, 혹은 일순간에는 너였다가 다른 순간에는 그녀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꿈에서 깨었을 때는 네가 떠올랐다.
너를 보고 너와 이야기를 나눈지도 꽤 되었다. 이제는 사랑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고 또 그러하였는 데, 하룻밤에 꿈에 또 너에 대해 이런 간절한 마음이 생길 수 있다니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교묘하다.
어제 꿈에서
홀연히 네가 나와서
옛날에 내가 너를 사랑하던 때가
생각나더라.
그래서 편지를 써 볼까
전화를 걸어 볼까 하다가
그저 이렇게 시라는 변명으로
다시 고백해 본다.
어쩌면 내 너를 사랑하는 이라고 여겼던 까닭은
네 밝게 웃는 모습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모든 것이 환했던 봄빛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사실,
우연히 내가 그 벚꽃 떨어지던 날-
네가 미소를 짓고
그 찰나에 벚꽃이 네 인중에 머물다가 한숨처럼 흘러가 버린 그 때에-
네 앞에 내가 있었고
너의 미소에서 내 가슴으로
무언가 아득한 것이 옮아왔던 날 부터
나는 너를,
나의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그 때의 그 벚꽃과 미소의 반짝임은
내 마음을 보금자리로 삼아
이렇게 꿈에서라도
나에게 상기시켜 주어
내 다시 너에게 고백하게 만드는 것인가 보다.
다시 대학교 2학년 때의 글을 꺼내 보다. 그녀가 미소를 짓고, 그 찰나에 벗꽃이 그녀의 인중에 머물다가 한숨처럼 흘러가 버린 그 때, 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