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 kg....

박사시험을 보고 스테이크를 먹었다. 요즘 엥겔지수가 높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설마 가난한 인문학도만 할까.

내가 버는 돈은 장학금 40(이것은 매학기 탄다는 보장이 없는데, 일이 잘 풀려서 그런데로 꾸준히 받고 있음 -_-; ) + 학술진흥재단 연구보조비 60만원. 딱 100만원. 세금 떼고 하니까 90만원 조금 넘는다. 여기서 원룸 값 35를 제외하면 55만원이 남는다. (아, 지금 계산해 보고 놀랐다. 이것밖에 안 됬단 말인가 -_-;;;;; )

어쨌든 이 55만원 중에서 매달 헬스비 8만원과 교통비 전화비를 제하면 대략 40만원이 남는다. 전화는 거의 안 쓰지만 애인이 있고, 아무대도 안 싸돌아다니지만, 연구보조비를 벌기 위해서 성균관대에 나간다.

그래 이제 40만원. 매일 하루 3끼를 학교에서 먹고, 커피도 한잔만 마신다고 쳐도 만원이 넘는다. 그렇지만 만원으로 계사내보자. 그러면 만원 X 30 이면 30만원. -_-a 그런데, 애인과 가끔 맛있는 것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맨날 학교 밥만 먹으면, 인생이 우울해져서, 우리나라 학문 발전에도 심각한 장애가 생긴다. 때문에 우리나라 학문발전을 위해서 가끔 맛있는 것을 먹고, 더 가끔 술도 마신다. 그러면...

두둥... 적자다.... 그렇다. 요즘 과외를 안 하니, 매번 저금한 돈을 까먹고 있다. 얼마 남았는지 통장을 보기도 두려울 정도.

이러니, 책 사볼 돈이 있나!!! 학부 때는 책 사는데 돈을 아끼면 안되! 라는 신념하에 책을 막 샀다. 그냥 막 샀다. 대학원에 들어와 나름의 '생활인'이 되니, 먹고 죽어도 책 살 돈이 없다. 책 살 돈을 벌면, 책 볼 시간이 없게 되는 구조. 이것을 '대학원생의 역설'로 이름붙여 볼까나.

공부하려면 사서 보아야만 하는 책들이 존재한다. 적어도 제본은 해야 하는 원서들, 이론서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돈이 없다. 그러면 돈을 벌면 된다. 과외라는 돈을 무진장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과외를 하면 공부할 시간이 없다. 때문에 과외를 안 한다. 그러니 이제 책 사볼 돈이 없다.

라는 '대학원생의 역설' 오호 통재라.

뭐, 일말의 과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다시 생각해 보니 과장은 없다 -0-a

저축한 돈 까먹으면서 살아야지. 그렇다고, 내가 무슨 수억 저축해 놓은 것도 아니고. 수천 저축해 놓은 것도 아니다. 아아.......... '그날'이 올까봐 두렵다. 은행의 잔고 액수가 바닥을 들어낼 날이...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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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5-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 잘 치르셨어요? 오늘 하루 푹 쉬세요.

기인 2006-05-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시험 잘 못 봤어요. ^^;; 저는 일주일 쉬려고요 ㅋㅋ;;;

세벌식자판 2006-05-3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들렀습니다. (__)
'대학원생의 역설' 을 보니, 석사과정 밟으며 고생하는 동창녀석이 생각나네요.
그래도 애인이 때마다 보약을 챙겨주는거 보면... 오히려 그녀석이 더 부럽습니다.

화이팅입니다요~~~ (^^)/

기인 2006-05-31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 저도 보약 챙겨주는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