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일오비의 10년만의 컴백 무대, 015B Final Fantasy 콘서트를 다녀왔다. 콘서트 제목 자체는 이상했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그룹이 아니었던가. 여행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콘서트 장에 당도.
나는 공일오비 콘서트를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 엄청난 왕팬이고, 그들의 노래를 모두 외우고 있으며, 전 앨범을 간직하고 있고, 장호일에게 입사 제의(!) 까지 받았을 정도의 골수 빨갱이(-_-;) 팬이면서도 그들의 콘서트를 가지 못했던 것은,
내가 그들이 해체될 때까지 외국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 평생의 한 중 하나가 공일오비 콘서트를 못 가본 것이었다.
적적한 외국 생활, 외국인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공일오비의 음반을 듣고 또 들었다. 내 감수성, 내 사춘기는 그들과 함께 자라났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그들의 연주와 노래를 직접 듣게 되었던 것!!!
역시 직접 들으니, 나에게는 '신화'였던 그들도 '뮤지션'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역시 나도 그정도의 나이는 먹어버렸던 것. 그래도 너무 좋고 신났던 시간이었다.
많은 공일오비 팬들이 그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듣고 실망들을 하셨는데, (그리고 정말 실망스러운 곡들이었고) 그들은 그들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면서 컴백 기념 앨범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7집 앨범을 기다리며...
ps. 오늘 게스트로 나왔던 박정현. 역시 박정현.
ps 2. 장호일이 키운다던 케이준인가 하는 친구는 역시 별로. 제발 7집에서 10년간 기달렸던 팬들을 위해서, 무언가 공일오비스러운, 그러니까 엄청나게 새로운,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냉소적인, 지적이면서도 나름 유머있는, 그들의 음악을 보여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