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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간의 비밀 ㅣ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1
작크 팡스텐 지음, 박은영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1996년 4월
평점 :
품절
청소년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읽어야 될 책이다. 나도 모르게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고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눈은 그들을 독립적이고 완전한 개체가 아니라 '미성숙의' '반인간'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나를, 아이들을 이해 못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어른들은 '나도 너 만할 때가 있었다고'라며 우리들을 모두 이해하는 것처럼 말하고는 했다. 그 때는 참 답답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너 만할 때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믿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랬으면 그렇게 나를 이해 못할 리가 없었기에. 그리고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로 어른들은 아이들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어른들도 한 때 '아이'였던 때가 있었기는 했지만, 이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를 지금 시점에서 회상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른'의 시점에서 자신의 '아이'였을 때를 이해한다고 생각할 뿐...
본 소설은 12살 어린이들의 우정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 마르탱은 어린시절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년인데, 그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다. 그의 친구들과 마르탱은 마르탱이 고아원으로 가게 될까봐 두려워서, 어른들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비밀로 하고 마르탱의 어머니를 장래지내고 마르탱을 보살펴 주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은 유쾌한 모험이자 동시에 아이들이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으로 그려지며, 이 와중에 친구의 아픔을 이해하며 아이들은 한층 더 성장한다. 같이 모험을 하면서 아이들은 이성간의 싸움도 하고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다소 어른들을 공격적으로 대하는 것에 어른이 된 입장으로는 껄끄럽게 읽혀지지만, 다시금 내가 어린이일 때를 돌아보면 '아이'의 입장에서 보는 '어른'이라는 것에 대해서 공감을 하게끔 그려져 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만큼 풍부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인식하고 파악하던 때도 없는 듯 하다. 다시금 하나의 완전한 존재로서 '어린이'에 대해서 생각하게끔 만들어준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