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양식과 담론의 근대성
권영민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권영민 선생님의 저서에 대해서는 아래 좋은 서평이 있음으로, 여기서는 이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실린 <신진사문답기>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작자 미상인 이 '문답기'는 대화라는 형식으로 '개화'의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계몽을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이광수의 <<무정>>에도 이어져 내려오는 것.

이 '문답기'는 문답기답게 순전히 대화만으로 이루어져있다. '신진사문답기'라는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계몽된 신진사에게 계몽되지 않은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그가 대답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히 수평적 대화 관계가 아니라 '계몽하는' 일방향적 대화이다. 대화를 살펴보면 신진사는 질문하는 이를 비난하는 내용도 꽤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살펴보면 오히려 질문을 하는 이진사의 날카로움이 느껴지고 신진사의 궤변이 못내 꺼름칙하다. 파시즘의 논리는 이 때에도 잠복하고 있던 것. 논설과 소설이 분화되지 않았던 시기, 일본 파시즘의 선전꾼의 모습, 계몽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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