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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09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0월
평점 :
이 시집의 표제작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현실에 대한 시적 고발을 행하고 있다. '군인아이'라는 슬프고 모순되는 조어로 이 시가 고발하는 상황을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슬프고도 모순되는,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 대해 시인은 생명이 자라는 '감자의 시간'과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는 '청동의 시간'이 같은 시간임을 노래한다. 이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고대인'으로 '스무해'정도만 살 수 있을 뿐이다. 그 보다 더 어린 나이에 군인이 되어, 그 이전에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지로, 격전지로 내모는 이들은 누구인가. 시 속에서 이는 '푸른 마스크'를 쓴 존재로 나타난다. 직접적으로는 아이들의 어머니, 그러나, 진정 '푸른 마스크' 뒤에는 무엇이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