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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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이라는 인물보다, 최씨가 더 흥미롭다. 외간남자를 선뜻 집 안으로 들이며, 이생이 부모님께 들키면 혼날 수 있다고 걱정하자, 그를 꾸짖으며 정을 통한다. 

강간 당할 위험에 처하자, 정조를 지키며 죽음을 택하는 면도 있지만, 저승에서 혼자 의지로 살아 돌아와 남편과 다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그리스 신화의 수동적인 여성들 보다 백배는 진취적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남성적 판타지로도 독해 가능하다. 처녀 때는 유혹하고, 아내가 되니 정절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며, 심지어 집안도 부자인.


강간을 거부하다 죽는 장면은 이인직의 혈의 누에서, 옥련의 어머니가 겁탈 당할 뻔한 장면이 연상된다. 중국 소설들과의 비교 연구를 읽어봐야 얼마나 '새로운' 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은 한시가 중심이고, 소설은 이를 연결시키기 위한 장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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