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를 재울 때마다, 옆에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었는데,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읽고 나서, 루카치 "소설의 이론"의 저 유명한 문장이 떠오른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러나 근대는 이것이 파편난 세계라는 것인데, 코엘료는 이를 잘 포착해서 그야말로 '힐링'한다. 별을 '자아의 신화'로 바꾸면 이 소설이 된다.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이루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중세적이며, 동시에 근대적이며, 제목이 '연금술사'라는 것도 이 중세적이며 동시에 근대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아이작 뉴튼처럼, 찬란한 근대인이면서 동시에 중세적인 ...연금술사였던 이들. 혹은, 연금술이라는 것 자체가 중세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근대 화학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코엘료는 신이 사라진 시대에, 근대적 '자아' 그러나 그 '자아의 신화'를 역설한다.
이와 함께 요즘 심심할 때마다 뒤적이는 책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나는 누구인가'인데, 출간되었을 때 사놓고 지금에서야 본다. '나는 누구인가'를 철학, 심리학, 뇌과학의 입장에서 쓴 책인데, 코엘료를 읽고 이를 읽으면 코엘료의 연금술의 '자아'란 무엇인가를 물을 수 있다. 인문학 새내기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인문학도들은 당연히 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