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거제도와 정치적 상상력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
박동천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0년에 출간된 책만 아니었으면, 별 다섯개를 줄만한 책이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판이기 때문에 내용이 소략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독자들에게 왜 '선거제도'가 '정치적 상상력'을 넓히는 것과 연관되고, 대중의 뜻을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해 선거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내용의 80%정도는 여러 선거제도와 실제로 이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의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인데, 정말 다양한 선거제도가 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웠던 것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의지를 가장 섬세하게 반영할 수 있는가의 연구끝에 도출된 제도들인데, 예를 들면 '선호대체투표제'나 '명부식 비례대표제'같은 것들은 투표자들의 제일 마음에 드는(?) 한명만 뽑고 마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매기고, 그 순서가 투표에 반영된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실행되고 있다. 사실 내심 여러 나라의 '선거제도'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정치적 상상력'이라는 게 넓혀질 여지가 있을까 하고 의심하면서 읽게 되었지만, 읽으면서 꽤나 구체적으로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도 흥미롭지만, 뒤에 첨부된 '더 읽어야 할 자료들'도 해당분야 초심자들을 위해 번역의 질이나 참고문헌에 관한 소개도 충실히 되어 있다.
사실 책이 나온지 9년째 되었고, 그 중에 17대 총선에서 투표제도의 변화도 있었고(지은이가 제안했던 투표제도 중 하나인 지역구와 정당에 따로 투표하여 정당에 비례대표를 할당하는 방법) 대통령 선거도 한번 있었으니만큼,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9년동안 일신될 참고문헌 목록도 기대되고 말이다.
이 책을 계기로 '책세상문고 우리시대'를 다시보게 되었다. 이런책들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