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2. 김영하, "여행의 이유", 문학동네, 2019.
언제부터인가 남성의 문학적 글을 읽기 싫어졌다. 남성의 감정과 삶에 대해서 별로 알고 싶지 않다. 이는 자기혐오를 포함하는 감정일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남성 피아니스트의 연주도, 남성 가수의 노래도 잘 듣지 않는다. 윤아가 태어나고 커가면서 더 그렇게 된다. 미래는 여성의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이 여성이 자라는 사회에서 여성 혐오가 사라지고 성 평등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개인적이기도 이기적(?)인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그런데도, 코로나 사태 중에 정말 매력적인, 여행 '뽐프'를 제대로 주는 산문집을 만났다. 여행을 가는 이유는 소설을 읽는 이유와 같다. 일상에서 벗어나 타인의 삶을 경험하게 하고, 일상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여행에 집중하게 한다. 소설은 거짓이라 읽지 않고 논픽션만을 읽는다는 사람은, 여행은 낭비니까 출퇴근만 한다는 사람과 같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 사는 것은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여행의 속도는 아마 이렇게 1달 이상 낯선 도시에 체류하며 조금씩 내 반경을 넓혀서 마트에 가보고, 일상적으로 교류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그 정도 속도인 것 같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면, 먼 도시로 떠나고 싶다. 이번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대륙 아프리카에서 2달 정도 체류하다 올 것이다. 그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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