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릴케 현상 > 임화의 조선문학연구의 일과제- 신문학사의 방법론 관련
「한국문예비평사의 사회․문화사적인 서술을 위한 시론」
-임화, 「조선문학연구의 일과제 - 신문학사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저자는 “문예비평사에 대한 사회․문화사적인 접근의 필요성과 의의, 그리고 그러한 의식이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졌고 연구되었는지를 살펴보는 한 방편으로서 임화의 신문학사론을 검토”(189p)한다.
그 필요성과 의의는 “싸르트르와 골드만의 이론에 의해서” 문학과 사회가 “복잡한 영향을 주고받는 굴절” 관계에 있음이 밝혀진 뒤로 “문학사회학과 사회․문화적 비평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문학과 사회의 경계가 무너졌”고 “비평의 최종점은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학사에서 작가와 작품, 독자의 관계에 대한 폭넓은 사고가 비평의 전면에 부각”되지 못한 이유는 저자에 따르면 “문학과 사회의 관련 양상에 대한 서지적인 작업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1)
‘이식문학론’2) 논란으로 유명한 임화의「조선문학연구의 일과제 - 신문학사의 방법론」3)은(임화의 문학사 기술의 목적은 궁극적으로는 양식사를 움직이는 정신사와 사상사의 흐름을 밝히는 데 있었다.-p199) 신문학사 전체를 연구대상으로 삼았고, 신문학의 발생과 전개에 대하여 독창적 의견을 제시했으며, 문학사 서술의 방법론을 세우려는 시도를 보였다. 임화의 문학사 서술 방법론은 사회사를 문학사와 접목시키는 것이다.4)
임화가 사용한 ‘이식’이라는 표현의 본질적인 의도를 저자는 “한 나라의 문학이 형성되고 변천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화적 교섭의 조건을 <환경>이라고 표현하여 그 환경에 해당하는 일본 다이쇼 문학의 강한 영향력을 ‘이식’이라는 말로 나타”낸 것으로 본다. 이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원인을 찾으려 했고, 임화가 찾아낸 것이 <환경>이었으며, 그 논리적 귀결에 따라 임화의 문학사 서술의 방법론에 ‘사회사’가 접목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임화가 양식의 변화과정에 사회사적인 영향이 깊이 관여할 수 있음을 통찰한 점이나 양식의 단절을 정신사적으로 극복하려고 한 점 등을 식민지 조선문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의 소산으로 평가한다.5)
임화의 문학사가 그 방법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점은 당대의 한계이다.
저자는 임화의 문학사 기술 방법론의 모순과 가능성을 이렇게 정리한다.6)
임화가 양식의 이식이 곧 정신의 이식이라고 다소 도식적으로 바라본 점은 한계지만 사실상 제국주의 문화의 침략 현상을 꿰뚫어 본 측면이 있다. 이렇게 이식문학의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임화가 ‘이식문학론자’일 수는 없을 것이다. 임화는 현실적인 신문학사가 이식문학사임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제국주의 문화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이 될 수 있음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이 ‘모순에 대한 인식’에서 임화의 문학사는 출발하며 그 모순의 극복을 위한 모색의 방편인 정신사와 전통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임화는 ‘전통’이 모순 극복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았고, 그 전통이 외부의 문화를 흡수하는 과정 자체를 ‘이식’이라는 말로써 표현했다. 문제는 자생적 역량인 ‘전통’적 문학 양식에 대한 임화의 이해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 임화 역시 당대 식민지적 문학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한국문학사의 특수성의 원인은 ‘시대적 맥락’과 ‘외래 문화의 영향’에 의해 나타난 굴절 현상에 있는데, 임화의 연구는 그러한 현실에 적합한 방식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문학사’는 사회사와의 관련을 떠나서는 논의되기 어렵다. 저자는 그 점을 임화의 방법론이 선구적으로 검토해 보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