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릴케 현상 > 중산층과 중산층 아닌 것들
어제 아내와 걷다가 특정인이 중산층인가 아닌가에 대해 이견을 확인했다.
그 사람은 집도 한 채 있고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그럭저럭이고, 공부는 할 만큼 했던데, 아내는 그분이 중산층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다가 예전에 스크랩했던 걸 꺼내 봤다. 내 기억도 정확하지 않았다.
대충 정리해보면,
일단 가난한 사람의 기준을 알아 두는 게 필요할 듯하다.
2007년 법정최저임금
시급 3,480원으로 결정됐다. 이 금액은 일급으로 환산할 경우 2만7,840원이고 월액으로 환산하면 주44시간 기준으로 78만6,480원이고 주40시간 기준으로 72만7,320원이다.
사실 이 돈은 너무 적다. 하지만 내 주변에도 이 정도 월급을 받으며 생계를 꾸리는 사람이 있다. 부모님한테 얹혀 살고 있으면 이 돈으로 용돈 쓰고 저축도 한다. 반대로 부양가족이 있다면 큰일이다. 혹은 적당히 얹혀 살기도 하지만 만만치 않게 가족들한테 자기 돈이 깨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 주변에는 어떤 사람이 저 돈 받고 일하나? 일단은 미술학원 초짜 강사들과 영세 출판사 편집자들. 아마 이 사람들은 가족들한테 얹혀서 살 만한 사람들일 거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일을 해야 하겠지.
그러니 내 주변의 이런 사람들이 진짜 가난한 사람은 아닐 것 같다.
어쨌든 이런 통계를 보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최저생계비의 120% 미만 소득을 올리는 차상위계층이 716만명 빈곤층 규모는 전체 인구의 15%
이 정도면 무시 못할 숫자다.
이 사람들의 수입은 얼마일까?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가 40만1천원, 2인가구 66만9천원, 3인가구 90만8천원,
4인가구 기준으로 월 113만6천원
그러면 소위 보통 사람들은 얼마나 벌고 살까?
가구 평균소득
3134만원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총인구(4882만명)를 총가구수(1553만가구)로 나누면 평균 가구원수는 3.1명이고, 1인당 개인소득은 1011만원이기
하지만 이는 세수통계의 근로자가구 평균소득보다 1100만원 정도 많다. (그렇다면
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은
2000만원 가량, 대충 3으로 나누면 700만원이 안 된다.)
그럼 대기업 노동자들은?
200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월급으로 남성이 424만6천원, 여성이 262만5천원 (이 기사는 남녀 성비 차를 강조하는 것이었지만-_- 연봉으로 대략 5000과 3200만원 대?)
그리고 주택 보급률이야 새삼스러운 건 아니지만,
2005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105.9%
자가 비율은 55.6%, 전체 세대의 5%가 주택의 21.2%를 소유, '집 부자' 순으로 상위 10명이 소유한 주택 수는 무려 5508호, 상위 30명이 소유한 주택 수는 9923호에 달해 주택소유 편중
대충 이런 거 정리하고 나서 중산층의 기준을 찾아봤다.
경제기획원(1985년)은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소득기준으로 최저생계비의 2.5배를 제시 (우리집은 2인 가구니 67만원 *2.5= 160만원 가량 벌면 된다^^, 3인 가구면 91만원*2.5= 225만원 가량이면 중산층이다.)
서울대 홍교수는 2002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 교육수준(2년제 대학졸업 이상), 소득(도시가구 월평균 소득 90% 이상;), 주택(자가 20평 이상)을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4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가구수는 20.8%에 불과했고 3가지 이상을 충족한 가구는 48.8%였다. 반면 단 한가지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한가지만 충족한 가구는 24.1%로 나타났다.
대충 찾아보니까 우리나라 사람들 별로 화려하게 살고 있지 않다. 나는 가끔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기본적인 감각이 다르다고 느끼게 된다. 의사소통이 안 될 때가 있다. 똑똑하고 공부 많이 한 진보적인 사람들조차 과연 실감으로 느끼고 있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아예 관심없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서로 소통할 마음이 있으면 뭐 별 문제가 아니지만 소통할 의지가 없을 때는 그런 게 참 낭패스럽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학교에 가서 안면이 있는 후배를 만난 기억이 난다. 잠깐 옆에 앉아서 얘기를 하다가 "졸업하고 한 1년 동안은 내가 이제 학생이 아니라 노동자라는 게 잘 실감이 안났다. 그러다가 한 2년 정도 지난 언제가쯤 '나는 정말 노동자구나 확실히 학생이 아니구나' 하는 실감이 확 들더라." 뭐 이런 시답잖은 얘기를 했는데, 그 후배가 갑자기 뭐쓱해 하면서 "노동자라니" 뭐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가는데, 너무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당혹해하는 태도였다.
하여간 실감의 문제가 내게는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 내가 실감하는 것을 상대방이 실감하게 하기. 혹은 그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