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편수 1 - 벼락이 바꾼 운명
박신호 지음 / 해우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무협지가 대중 영웅소설이고, 최근의 무협지는 그 주인공의 파워 레벨을 조정하지 못해서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일이 종종있다. 드래곤볼 식으로, 지구 박살래고, 우주에 구멍을 뚫는 수준! 그런데 이를 합리화(?)하는 방식은 재미있게도 도교나 불교에서 끌어와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나, 아니면 도가도 비가도니 하면서 본질을 초월한다느니 뭐니 하는 식이다. 이 '도편수'는 마지막에는 '기가신공'이라는 이름만으로도 giga를 패러디한 듯한 이상한 신공으로, 드래곤의 언령의 힘같은 무공을 펼친다.. 휴우...

이러면 이제 적이든 뭐든, 별반 재미가 없어진다. 무소불위의 주인공이니 어떻게 서사가 진행되겠는가? 말 한마디로, '소멸'하면 되는데!

대중적 영웅소설의 서사는,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꼭 잘 안 되는"이런 요소 때문에 진행되는데, 영웅이 너무 세져버리면, 이러한 '꼭 잘 안되는'요소가 없어진다. 무협지는 로드무비식으로 주인공이 길을 떠나면서 점점 기연을 얻거나 열심히 수련해서 세진다. 이 '점점'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미묘하게 강하게 해야지 한꺼번에 팍팍 올리는데, 인기를 끌면 또 권수가 늘어나다보면 완전 천상의 존재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래곤볼. 귀엽던 손오공이 달을 뿌갠것이 10권이 못되서다. 우주인이 처음 침공한 것이 몇권째였을까? 이제 그 우주인네 종족 중 최강자인 베지타가 오고, 그 다음에 그 종족을 지배하는 다른 종족 중 최강자의 부하인 기뉴특전대, 그 후 그 종족의 최강그룹인 후리자, 그 다음에 이를 이길 수 있는 초샤이아인도 못 이겨서 미래에서 과거로 도움을 얻으러 올 만큼 센 '인조인간' 그리고 그 인조인간도 박살내는 '셀'과 이보다 더 쎈 마인부우... 정말 징하다. 이들은 '달'을 박살낸 손오공은 입김으로도 없앨 수 있는 존재이니, 시공간을 뿌개는 일은 일도 아니다...

'도편수'도 비스무리하게, 한꺼번에 너무 파워레벨을 올리다보니 작가가 감당을 못하게 되버려서 끝나고 만다. 이제 말 한마디면 다 죽는데, 더 이상 어찌하리오...

'도편수'라는 제목처럼, 목수가 주인공인데, 말만 목수고, '묵자'의 후예라는 설정만 있을뿐, 그 설정은 스토리라인에 별반 반영되지 못해서, 5~6권쯤 되니까, 짱센 주인공의 지맘대로라는 공식이 다시 도입되었다.

에코가 '슈퍼맨'을 분석한 것처럼, 이러한 주인공을 계속 우려먹으려면 (70년간 우려먹고 있는 슈퍼맨!), 시간축을 무시하던지, 슈퍼맨의 약점 (크립토나이트 등)을 이용해서 함정에 빠트리던지 해야 한다. 그래도 이는 2급 해결이고,

역시 김용의 영웅문처럼, '과도'하게 세지는 않게 파워레벨을 잘 조정해야하는데, 이것이 꽤나 힘든 모냥이다. 휘긴경(홍정훈)이 이를 패러디해서 소설을 썼듯이, 몇몇 환타지나 무협지를 보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요즘은 제일 잘 나가나는 무협(?)인 비뢰도나 묵향 모냥, 엄청 세고 성질 더러운 주인공의 통쾌함이 무협이나 환타지를 읽는 재미로 되니, 무협지와 환타지의 충실한 팬인 나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다시금 좌백님의 재필을 기대하고, '하얀 로냐프 강' 2부와, 이영도님을 기다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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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3-20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로냐프 강 2부는 지금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대여점에 갔다가 발견했어요.

기인 2007-03-20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ㅎ 안 그래도 그거 보고 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른 완간되어야 볼텐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