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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 책벌레 / 2000년 4월
평점 :
이 책은 1936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한국어 번역은 그 후 '회갑'을 맞은 2000년에 출간. 완역처럼 보이지만 완역은 아니고 이 책이 쓰여진 당시의 소련에 관한 한 장은 빠져있다. 역자는 이것이 '오늘날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번역에서 제외했다'라고 한다.
참고문헌을 보면 맑스, 레닌의 저서들이 눈에 띈다. 특히 참고문헌 375면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적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역사학도들에게 주는 자료의 보고'라고 하면서 레닌 선집을 꼽는다. 레닌 사후 10년, 스탈린 집권시기인 1936년에 쓰였는데, 스탈린의 숙청이 시작될 무렵이다. 스탈린 관련 내용은 참고문헌에 업고,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에 대해서는 간략히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 생생하게 묘사한 드라마'라고만 나와있다.
1936년에 휴버먼은 소련에 대해 긍정적 시선으로 평가했을 것이, 이 책 전체적 논조로 보아 짐작할 수 있고, 이것이 '오늘날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번역에서 제외'한 것은, 아마 이 책이 남한에서 대중 또는 고등학생용 교양서로 읽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판단된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는, 번역은 흠 잡을 데 없이 잘 읽히고, 내용도 술술 잘 넘어간다. 실제 외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이 많이 읽는다고 하니, '자본주의'라는 것을 역사화하고 상대화하여 파악하려는 고등학생들은 꼭 읽어볼 만 하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후 70년 동안, 양극체제의 종언 이후 이른바 '포스트모던'과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하에 어떻게 자본주의가 변화되었는지를 공부해야 오늘날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가 가능해 질 것이다.
이 책은 중세 봉건제에 대한 서술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이것이 붕괴되고 자본주의 체제로 넘어가기 시작하는지를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이를 간명하게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