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주의는 타자의 계통적인 부정이며 타자에 대해 인류의 그 어떤 속성도 거부하려는 광폭한 결의이기에 피지배 민족을 절박한 지경까지 몰아넣어 그들이 자기 자신에게 '진정 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제기하도록 만든다. (Les damnes de la terre, Francois Masper edituer S.A.R.L., 1961)-105쪽
계시와도 같은 말이었다. 파농은 프랑스령 마르티니크Martinique에서 태어나 프랑스 본국에서 정신의학을 배운 후 알제리 해방투쟁에 몸을 던졌다. 그 한 사람 디아스포라의 강렬한 말이 동아시아의 디아스포라인 나의 눈을 뜨게 했던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내가 사로잡혀 있는 것은 '식민주의'의 '계통적인 부정' 때문이다. 그것은 나 개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즉 식민주의에 의해 디아스포라가 된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재일조선인은 세계적인 견지에서 볼 때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며 나는 혼자가 아닌 것이다. 비록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디아스포라로서 살고 있는 형제 자매들의 모습이 아직 내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더라도.-105-1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