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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님께...

반딧불님의 페이퍼 중에 "그분이 오고 계십니다. 두둥~" 란 제목의 글을 찾아 읽으려고 들어가면서
문득 이거 혹시 "마태우스"님의 컴백 소식이 담긴 페이퍼일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더랬습니다.
막상 글을 보니 그런 내용이 아니어서 제 주책맞음에 실소하고 말았지요.
그간 인터넷 생활을 해오면서 누구에게도 돌아오란 말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생사 다 그런게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기에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나름의 냄새나는 철학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거지요.
사람이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이어서 제 한 몸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종종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알량한 보호색 하나 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사람 잡지 말자!"는(물론 중의법입니다. 때려잡지 말자! 붙잡지 말자!) 제 철학이 갑자기 무장해제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마태우스님은 제 가장 큰 라이벌인데, 이토록 라이벌의 귀환을 애타게 부르짖는 것은 마태우스님이 알라딘의 대주주라서기 보다는 당신의 유쾌함과 그 유쾌함 뒤에 감춰진 음울한 개성이 그리워서입니다.

물론 제가 언제나 마태우스님 편이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심하게 마태우스님 편이 될 수 없을 때는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시비는 걸지 않았습니다. 마태우스님이 펼치는 이야기가 때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조차 당신의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 만한 것이었고, 당신과 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 마태우스님은 도량이 넓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저보다 연배가 조금 위일 듯 싶습니다만 그간 알라딘에서 누구보다 다정한 이웃이자 평등한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 인정의 문제입니다.  마태우스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미덕 가운데 하나도 분명 이와 같은 인정일 것이라 저는 여깁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마태우스님이 이곳 알라딘 서재에서 보여주신 당신의 퍼스낼리티, 인격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제 당신이 이곳을 등지고 떠난 지도 어느덧 시간이 좀 되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이곳, 알라딘의 많은 분들이 당신을 그리워하고, 당신의 글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것도 역시 인정입니다.

당신이 이곳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로 인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켜보는 저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소란 한 번 없이 그간 무사무탈했던 것이 도리어 신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느꼈을 실망감이나 인간에 대한 서글픔만으로 다른 많은 사람들 곁을 떠난 것은 인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당장 저 만해도 이렇게 당신을 찾고 있지 않습니까. 비록 우리가 만난 것은 한 번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이나 당신의 저서들을 통해 마태우스님에 대해 친숙한 감정을 느낍니다.

알라딘마을에 있어  공인이라 불릴 만한 자격을 지닌 최초의 서재 주인이 있었다면 그것은 아마도 마태우스님이었을 겁니다. 이제 마태우스님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서글픔으로부터 벗어나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마태우스님이 결단코 돌아오시지 않겠다면 알라딘 결사대라도 조직해서 천안 캠퍼스로 쳐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이제 해도 바뀌고 하였으니 심기일전하셔도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우리 곁에서 특유의 '알라딘 미인예찬론'과  유쾌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을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멀리 인천에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바람구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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