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를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편애가 심한 편인데 마루야마 마사오가 나의 편애 목록에 들어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숨 가쁘게 그의 저서를 모두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의 저서를 읽고 난 느낌을 짧게 적어보라면 대략 이렇게 한 문장으로 쓸 수 있겠다.
일본 인문학의 수준이 이 정도 였던가 !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 라는 유명한 논문으로 그는 일본을 수십년간 전쟁에 수렁에 빠뜨린 파시즘의 실체가 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을 밝혀내 일본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이 논문은 전후 일본의 자기반성의 서곡이 되었다. 익명의 통치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람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지만 그 익명의 통치체계가 그 특유의 '무주체'로 인해 '무책임'할 수까지 있다는 것을 마루야마 마사오는 보여준 것이다.
내가 그에게 놀란 것은 시대를 꽤 뚫어보는 놀라운 통찰력만은 아니다. 그의 저서를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그는 언어의 탁월한 소질이있다. 그는 고등학교때 이미 서양의 저작들을 원서로 읽었다. 오늘 이 페이퍼를 쓰고 있는 이유는 사실 그의 언어학습법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아래는 그가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쓴 그의 언어학습법의 노하우이다.
외국어를 마스터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외국어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이 읽는다해도 실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어떤 책이든지 좋으니까 자신의 실력으로 비교적 용이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원서) 선택하고 그것을 처음부터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읽는다는 의미는 문법을 일일이 생각하거나 관계대명사가 어디있는가 이런 것을 일일이 고려하지 않고 원서의 언어 그 자체로 내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 번 읽고 잘 알지 못하는 곳이 있어도거기에 구애 받지 않고 한번 더 그 패러그래프의 처음부터 조금 템포를 천천히해서 다시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컨데 중요한 것은 결코 일본어의 문법으로 고쳐 읽지 않는 것입니다. 원어의 배열을 무너뜨리지 않고 직접 이해하도록 연습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입니다. 이런 읽는 법에 익숙해지면 독서의 속도가 붙습니다. 거기에 어떤 경우에 어떤 문법을 사용하는가 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어의 뜻을 추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실제 문장과 부딛혔을 경우에 하나 하나를 적용시키지 보지 않는 한 잘 모르는 것입니다. 원서를 이렇게 스타일로 받아들여서 자연스럽게 읽어나가면 어느 경우엔가 뜻이 이해가 되는 것입니다. 이 것이 말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최근은 중학생이라면 몰라도 고등학생 학생을 보더라도 문법공식같은 것을 암기하고 있는 학생이 보입니다만 그것은 턱없이 어리석은 것으로 그럴 시간이 있으면 논문이던지 소설이든지 1권이라도 원서를 많이 읽는 것이 훨씬 실력이 늘게 되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단어집을 기억하는 것도 별로 감탄하지 않습니다. 단어를 기억하고 싶으면 그 단어가 나오는 문장을 전부암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영어는 물론 독일어 불어를 훌륭하게 구사하는 그이니 한 번 배워 봄 직하다.(한자는 말할 필요도 없다.그는 문헌학의 대가이다.)
P.S
그는 진짜 사나이(眞男) 이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