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라삭스님이 올리신 '양심적 사교육 거부'에 대한 글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09479

학부1학년 때는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대학생신문의 인터뷰도 했었다.) 결국 '공익'으로 대체복무를 하고 있고, 사교육에 대해서 시간당 페이를 너무 많이 받는 것 같아서 불편해하면서도 꾸역꾸역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 위안 하며 하고 있다.

결국, 몸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몸이 먼저 변하면 정신도 변한다. 몇일 전에 썼던 페이퍼 중에 '고향에 가서 부르주아를 보다. 그래서 미안하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04712

라는 글이 있었는데, 완전 패배주의적 사고다. 몸이 편한 공익생활과 사교육에 완전히 '적응'해 버렸으니, 정신도 따라갈 수 밖에.

스스로를 '진보'라 규정하는 이들이 논술학원계를 주름잡았다고 하던데, 내가 몸담고 있는(?) 학원에도 사회대 학생회장 이었던 분이 전임강사로 있다. 나도 스스로는 제대로된 사상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합리화하지만, 계급 재생산에 다름이 아님을...

정말 혼란기이다. 몸이 변하니, 정신도 변한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은 아직 옳은 것 같은데, 그 방법에 대해서는 회의와 불가지론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럴 때일 수록, 열심히 공부하거나 어떤 단체/조직에 기대야 하는데 시큰둥하다. 회의와 불가지론 속에서 게으름은 늘고, 비겁함은 체질화된다.

요즘 읽는 책들은 논술이나 중고등학생 언어영역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중고등학생을 위한 인문사회 교양서를 중심적으로 읽고 있으니 힘이 빠진다.

그래도 이번 주 까지 전태일 평전을 학생들에게 읽어오라고 했으니, 다시금 새로 읽고,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도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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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2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보전진을 위해 1보후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비겁한 변명일까요..^^

기인 2006-11-29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게 하루하루 살고 있고, 그 하루하루가 한달한달 일년일년 될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 올해 말에 신년을 맞이하며 마음을 다 잡고 계획을 세워보려고요. ㅎ
(헉; 이렇게 1달 미뤄지는 결심 ㅡ,.ㅡ; 요즘은 '적응기'라 생각하며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