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300원 공익, 시급 3000원 편의점 알바, 시급 30000원 대학생 과외, 시급 300000원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 시급 3000000원 잘나가는 대기업 전문경영인, 시급 30000000원이상 대기업 오너

나는 시급 300원을 받아도, 당연히 불만은 없다. 이게 공익이기 때문. 하는 일도 새벽에는 무섭고 춥기는 하지만 뭐 어쩌겠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뿐. 하루종일 일하면 2400원을 받고, 짜장면 한 그릇 먹으면 그뿐. GOD의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가사가 맘에 와 닿을 뿐.

시급 3000원 알바를 했던 동생. 밤을 새고 편의점 알바를 했고 만성 피로를 호소했었지만. 유통기간 직전의 빵들이나 삼각김밥을 얻어먹던 나로서도, 그로서도. 뭐 어쩌겠나.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공급에 따라, '그나마' 최저임금이란 설정 아래에서, 근근이 살 뿐.

시급 30000원 과외를 했던 학부 시절. 돈을 너무 많이 받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됬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그 정도 벌고 있었고, 학생들 성적도 잘 올랐으니. 그냥 이렇게 쉽게 벌어먹고 살아도 되는가? 가끔 생각하고, 내가 배운 정치경제학을 떠올렸을 뿐. 그래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활동도 해야 되니까. 책도 가끔은 사 보기도 해야 되니까.

시급 300000원 판사를 조금 하다가 로펌에 들어간 선배, 처음부터 대형 로펌에 들어간 사람들. 주위 친한 친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동기 한명도 사시 패스했고, 심지어 까마득한 후배도 한명 사시 패스. 패스한 동기는 1학년때 짱돌 꽤나 던졌지만, 주위를 보면 다들 그 정도 버니까. 품위 유지도 해야 되고, 결혼 생각, 저축도 해야지, 집도 사야되니까.

시급 3000000원 모기업 사장. 이 분도 직접 아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의 아빠.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고, 기업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니까. IMF 극복도 했고, 나 아니면 누가 하리. 돈은 그냥 따라올 뿐. 무노조 원칙은 시장주의라는 '헌법'을 조례일 뿐. 멍청한 H나 L 그룹, 이해할 수 없는 프랑스라는 나라 등. 사실 별로 다른 것을 생각할 시간이 있을까?

시급 30000000원 오너. 아는 사람 없다.

 

시급 300원의 나는, 이런저런 생각 다 해본다. 쩝. 오늘도 900원 벌고, 퇴근했다가 오후에 와서 다시 1200원 벌어가야지. 아! 물론 저녁값 4000원과 교통비 1800원도 나오겠다.

헉. 근데 시간당 1000원 피씨방에서 나 모하고 있는거지 -_-a

나는 돈을 번다는 게 두려울 때가 있다. '내'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노동력'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같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재생산'이 살아지게 하는 것. 유전자가 사는 것, 목구멍이 포도청인 것, 살아지는 것. 결국 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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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혹은 집의 경우 탔던 혹은 살았던 집보다는 더 큰곳에선 살 수 있지만 작은 곳에선
못산다는 이야기가 있잖습니까..연봉 1억을 벌던 사림이 연봉 9900만원으로 떨어지면 난리난답니다. 계속해서 상향지향으로 가다보면 끝이 없는 거죠..
만족을 모르게 되니까요..^^

기인 2006-11-2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맞는 말씀 같아요. 공익을 끝내고 집에 오니 피곤하네요. 나중에 직장을 잡게 되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고는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