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강제로 감동을 주려는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강제 감동이라도 납득이나 공감이 간다면 어느 정도 수긍은 하지만, 이 영화는 너무한다.


7번째 내가 죽던 날의 원작은 읽지 않았다. 그런 소설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원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원작을 읽지 않았을 뿐더러, 원작이 있더라도 때에 따라 영화의 모티브로만 끝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보고 느낀 영화는 별로였다.


7번째 내가 죽던날 이라지만, 같은 하루가 7번 반복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더 반복되었을 수도 있고 덜 반복되었을 수도 있다. "7"이라는 의미는 그저 여러 번 반복되었다는 상징적인 숫자 일 수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반복되었을 때까지는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중간 힌트가 던져지기는 했지만 딱히 물고 싶지는 않았을 뿐이다.


근데 하루가 반복될 수록 영화는 지루해졌고 더 집중할 수 없었다.


어차피 반복되는 하루라면 어떻게 살든 무슨 상관이냐며 막 나가기도 하고 의미있게 살겠다며 좋은 행동한 하는 날도 있는데, 여기서부터 강제 감동을 주려는 조짐이 보이기는 했지만 사실 대수롭지 않았다.


근데 마지막날 친구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자신이 속한 무리가 괴롭히던 애한테 가서 너의 목숨을 소중한거야 발언을 어쩌고 하더니 끝나버렸다.


뭐 이건 일부러 감동 주려고 짜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 많이 드는데, 감동도 안 생기고, 영화는 재미없었다.


4,000원 할인 쿠폰을 사용해서 본 영화였으나, 할인쿠폰도 아깝고 내가 돈 내고 지불한 차액도 아깝고, 그 영화를 본 시간도 아까웠다.


이럴거면 차라리 파워레인져를 두 번 보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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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 칠레의 시인. 그리고 공산당원.


파블로 네루다를 많이 알지 못한다. 아니, 거의 모른다.


집에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이 있고, 시간이 될 때마다 한 구절씩 읽기는 하지만, 나는 그를 모른다.


내가 모르는 사람을 그린 영화 네루다.


칠레 공산당원으로 의원직까지 했던 네루다지만, 도망다니고 망명자였던 사람. 그리고 네루다를 쫓는 경찰.


영화를 보러 간 날, 피곤했다.


스페인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거의 없었다.


가끔가다 들리는 silencio, nombre 같은 단어가 있었지만 자막 없이는 문장을 알 수 없었다.


프랑스어를 하는 부르주아였고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네루다가 가진 언어에는 다른 사람을 끄는 힘이 있었다.


파블로 네루다. 오늘 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쓴다. 스무 편의 사랑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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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 영화와 관련된 기사를 보다가 예상치 못하게 댓글로 스포일러를 당해버렸다. 그런데도 재미있었다는 함정이 있지만.

- 랜섬웨이 덕분에 광고를 안 본 것은 완전 개이득.


영화를 보면서 공포는 아닌 것 같은데 무서웠고, 스릴러도 아닌 것 같은데 심장이 쫄깃했다.

- 그 이유의 90%는 소리때문이었는데 음향감독한테 상 줘야할듯.


백인 여성 애인의 집에 흑인 남성이 초대를 받으면서 뭔가 수상쩍고 의심되는 일인데, 이게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인지 아니면 정말 강해지고 싶다는 인간의 욕구때문인지는 애매했다.

- 차별인듯 차별 아닌 것 같은데 차별이 맞음. 근데 그거가지고 뭐라 하기는 애매함.

- 뇌수술 때문에 더 애매함. 차라리 그냥 최면이었다면 인종차별이라고 말을 하겠는데... 뇌수술은... 흠...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것과는 별개로 백인 여성 애인 집에 있던 두 명의 흑인에 대한 의문은 풀렸는데, 카메라 플래쉬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 흑인 남성 로건(재즈음악가)은 어떻게 왜 누구하고 뇌를 바꾼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크리스의 탈출 이후에 어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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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만화책으로 출간된 것을 애니메이션화 한것이라 하니, 나보다 내용을 더 잘아는 사람도 있겠다.


시놉시스를 읽기는 했으나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고, 청각장애와 왕따라는 키워드 2개만 기억하고 갔다.

- 내 예상보다 불편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왕따 가해자의 왕따 피해, 같은 반 동급생의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불편함, 장애가 있으면 무조건 잘해줘야한다 내지는 도와주는건 불편하다, 장애가 있으니까 놀리거나 괴롭혀야겠다 같은 초딩의 사고는 그 나이 때는 "정말 몰라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거나" "관점"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 잘 했다고 내지는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이가 많아도 그런 사람이 많은데 초딩이라고 그러지 말아야 하는 법은 없으니까.


왕따 가해자였던 그리고 왕따를 묵인하거나 방조하거나 함께했던 초딩 동급생보다 더 싫은 것은 초등학교 담임선생이었다.


청각장애 학생이 전학을 왔으면 그에 맞게 수업을 진행해야 했는데, 모든 것이 귀찮다는 듯 대충 수업하고 니시미야 쇼코가 왕따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아무 대처도 안 했으면서 나중에 문제가 생기니까 모든 책임을 이시다 쇼야에게 전가시키는 모습은 최악이었다.

- 왕따와 괴롭힘을 주도한 이시다 쇼야를 동정하고나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담임이 뭔가 대책을 세워야했다. 혼을 내던지 부모에게 말하던지.

- 제일 최악의 잘못은 담임선생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 차라리 그 때의 초딩무리가 고딩이 되어서 사과를 하던 싸우던 하여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든 처리하려고 하는데 담인이라는 인간은 그 이후로 어찌살고 있는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한국 수화와 일본 수화가 정말 같은 글자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되었다.

- 사실 알고있던 부분이지만 내가 청각장애를 가진 일본사람이랑 만나서 수화를 쓸 일이 전혀 없으니 아무 생각 없었는데 애니메이션에 나온 "나" "너" "친구" "다시" "같다" 같은 수화를 보니 새삼 신기했다.

- 그 수화를 읽고 있는 나 자신도 신기함. 물론 단어 한두개가 아주 잠깐 자막과 나왔고 느리게 지나가니 읽을 수 있었던 것이지만.


대선 토론회 때 한 명의 수화통역사가 5명의 대선 후보와 사회자의 목소리까지 수화통역를 진행 한 나라에서, 남의 나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렇다 저렇가 할 말은 없네.


한국은 언제 바뀔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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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날 보고싶었지만, 일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게다가 상영하는 곳도 시간도 왜이리 적은지.

- 요즘 대선후보 여럿께서 동성애 찬반논쟁하고 있는데 말이야. 현실을 반영해서 퐉퐉 개봉관을 늘려달라.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웃었고, 참 많이 슬펐다.


그저 마크가 여러 이유(정치적, 사회적, 기타 등등) 때문에 광산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LGSM을 만들지만, 파업 당사자 광부연합에게 홀대받고 천대받고 말도 안되는 편견때문에 모금한 돈도 주지 못하고, 그러다 웨일즈 광산 마을에 편지를 보내 결국 연대를 하는 그런 내용.


처음에 웨일즈에서 온 광부 다이는 LGSM이 레즈비언과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당황했지만 되게 현명하게 대처 한 것을 보고 "누구"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웨일즈의 여성 위원회 대부분의 사람도.

- 사실 여성위원회 내부에서 LGSM 초대를 완전히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사람의 용기있고 소신있는 발언이 아니었다면 연대는 없었을거다.


되게 말도 안되는 편견이 있어도 숨기지 않고 물어보고, 물어본 질문에 대해 화를 내거나 조롱하지  않고 성실하게 답변해주는 그 모습도 좋았고 웃음이 났다.

- 제일 웃겼던 것은 과거 배우이자 영국에서 두번째로 HIV판정을 받은 조나단한테 광부 몇몇이 여자꼬시려고 춤 배우는거?

- 헤피나가 다른 광부한테 LGSM이랑 놀라고 협박하는 것도 대박 좋음.

- 근데도 웃음이 터지자 마자 바로 슬펐졌던건 아무리 편견이 없어지는 과정이라고 해도 잘못된 오해나 편견 때문에 차별을 서슴치 않는 몇몇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가 포기 하지 않는다면, 조금은 달라질까?


영화를 보면서 옛날에 자주 들었던 펑크밴드의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난 비록 약하지만 우리는 강하다네. 힘을 모아야만 하네."


LGSM이 웨일즈 광부 마을에 처음 간 날 마크는 모두의 인권이 소중하다고 말하고, 다이는 깃발에 그려진 두 손을 그려진 그림을 이야기 한다.


우리 모두 서로를 생각하고 손을 잡고 힘을 모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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