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닥터 스트레인지
스콧 데릭슨 감독, 틸다 스윈튼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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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작은 인셉션인줄 알았는데 시공간이 휘어지는 듯한 cg는 인셉션보다는 한 수 위이고 플롯은 인셉션에는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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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홋카이도 - 여행을 즐기는 가장 빠른 방법 인조이 세계여행 13
정태관.박용준.민보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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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보고 홋카이도 다녀왔습니다.
초행길의 여행자에게는 계획 세우기 아주 좋은 책입니다. 무리가 전혀 없을만큼요.
다만 겨울의 비에이, 아바시리 쇄빙선과 유빙워크에 대한 내용 등등 관심있었던 부분이 언급되어 있지 않거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빈약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블로그 검색하면 자세히 나오기도 하고 세계테마기행 에도 나온 부분이라 의아했는데, 아마 저자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반영한 책이기에 그러려니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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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생 - 죽음 이후의 삶의 이야기, 개정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최준식 옮김 / 대화문화아카데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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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지 실망이 컸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고 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좀 더 울림을 주려면 이보다는 깊이가 필요하다.

수능날만 되면 전국의 사찰과 교회와 성당에서 집단으로 기도회가 열리는, 유래없이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모든 종교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사후생이란 종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로부터 벗어나 사유되기는 어렵다.

유교에서는 조상의 혼을 부른 제사를 지내면서도 정작 사후생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어떠한 논의도 합의도 정리도 없다는 것은 최준식 교수가 쓴 뒷부분에 첨부된 논문의 내용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별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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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우디 앨런 감독, 콜린 퍼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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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달빛 아래 마법이라니. 우디 앨런이 이렇게 낯간지러울 수 있는 사람이었나 싶다. 아무리 다르게 생각해보려 해도 우디 앨런 개인사와 떨어뜨려놓기 어려웠다. 모든 창작자가 세상에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도록 자기 변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쩌라고? 현실에서도 극중에서도 커플들은 행복하다. 어쩌면 감독 자신의 분신이기에 콜린 퍼스는 이성적이면서도 사랑의 가치를 알게 되는 미중년이고 어쩌면 감독이 사랑하는 사람의 분신이기에 엠마 스톤은 사랑스럽고 순수하면서도 끝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고 따르는 용기가 있다. 우디 앨런의 영화라는 맥락에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 남녀의 로맨스, 농담을 넘어선 뭔가가 빠져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는 있지만, 매력 넘치는 두 남녀 배우의 연기와 호흡만으로도 한번은 볼 만한 영화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두 배우이며, 특히 엠마 스톤은 예전부터 깊이 있는 여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 이후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더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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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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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은 안토니오이다. 바사니오는 포셔라는 여인에게 구혼하기 위한 여비를 구하기 위해 친구 안토니오에게 부탁했고, 당장은 돈이 없으나 곧 배가 들어오는 안토니오가 자신의 배를 담보로 하여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평소 안토니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던 샤일록은 돈을 기한 내에 갚을 수 없을 때에 안토니오의 살들 중 심장에 가까운 살 1파운드를 받겠다는 계약을 한다. 바사니오는 포셔의 구혼에 성공하지만, 안토니오의 배는 기한 내에 돌아오지 않는다. 죽을 위기에 처한 안토니오의 이야기를 듣고, 포셔는 바사니오에게 얼른 베니스로 가서 자신의 재산으로 빚진 액수의 배 이상을 갚아주라고 하고, 자신은 재판관인 친척에게 부탁하여 남장을 한 채로 베니스 법정의 재판관으로 나타나 안토니오, 바사니오, 샤일록을 놓고 재판을 벌인다. 포셔는 샤일록에게 자비를 베풀어 돈으로 빚을 받아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다. 바사니오도 안토니오가 빌린 돈의 세배, 그리고 샤일록이 원한다면 그것보다 더 많이 주겠다고 했지만 샤일록은 계약이 정당했음을 주장하고 끝까지 살로 빚을 갚을 것을 요구하고, 결국 포셔는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샤일록이 칼을 들고 안토니오에게 다가가자 포셔는 계약서에 살만 적혀 있을 뿐 피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한 방울의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하고, 1파운드에서 아주 약간이라도 차이가 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인다. 샤일록은 안토니오를 죽이는 것을 포기하고 돈으로 받아가겠다고 하면서 물러나지만, 포셔는 샤일록이 이미 끝까지 살을 받겠다고 주장했다는 걸 상기시키고 외국인이 베니스 시민의 생명을 위협했으니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샤일록은 완전히 패소하여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명령받는다. 그 후 안토니오의 배는 돌아온다.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면 샤일록은 천인공노할 악당이며, 포셔가 현명했구나 라고만 보기 쉬우나 나이가 들어서 보면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생전에 단 한 번도 유대인을 만난 적이 없다는 셰익스피어가 악당 샤일록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보면 이 불멸의 작가조차도 당시 유럽의 반유대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당시 유럽에서 유대인은 직업 선택도 자유롭지 못했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몇 안 되는 직업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이었는데, 사실상 오늘날 은행이 하고 있는 일이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 유대인은 현재에서도 전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는 위치에 있나 보다. 어쨌든 샤일록의 입장에서 보면, 평소에 안토니오는 샤일록을 혐오했고, 자신의 민족과 종교를 대놓고 모욕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을 빌려 주기 전 샤일록의 대사를 보면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침을 뱉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을 보면 폭행 수준까지 위협했던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자신에게 와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어처구니 없었을 것이다. 이후 걸었던 계약 조건은 분명히 잔인하기는 하지만, 재판에서 졌다고 해서 재산 몰수에 종교까지 바꾸는 결말에 가서는 유대인에 대한 그 당시 중세 유럽의 태도야말로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미국 학교에서는 이 작품을 가르칠 때에 당시 유럽 상황과 인종차별주의에 주목한다고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인종차별로 인한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인종 차별에 민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미국 본토에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이들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권선징악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했지 인종차별에 주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라는 단어가 전혀 낯선 단어가 아닌 요즘 한국의 교실에서는 예전과는 다르게 이 작품을 가르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셔의 구혼자 중 한 명이었던 모로코 왕이 구혼에 실패하고 돌아설 때, 포셔가 '피부색이 저런 사람은 모두 저렇게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할 대목이라 새삼 놀랐다. 이 작품이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제레미 아이언스가 안토니오를, 알 파치노가 샤일록을, 조셉 파인즈가 바사니오를 맡았다. 조셉 파인즈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셰익스피어 역할을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후 엘리자베스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애인으로 나온다. 그 이후에 이 영화에 출연했으니 영미권에서는 시대극에 잘 어울리는 느낌인가 보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등 대작에도 출연했으나 이후 다소 희미해진 느낌이 있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미션, 아이언 마스크에 출연했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라이언 킹에서 스카의 목소리를 맡기도 했다. 최근까지 리스본행 야간열차나 저스티스 리그 와 같은 히어로물에도 출연할 정도로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대체 불가능한 연기력의 알 파치노가 샤일록을 맡았다는 것은 이 영화의 무게 중심이 샤일록에 가 있으며, 이것은 셰익스피어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현대에 와서는 샤일록에 대한 동정적인 시선이 훨씬 많고 나아가 샤일록의 편에서 공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 예라고 생각된다. 샤일록은 정식 판사에게서 재판을 받지도 못했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지도 못했다. 이런 부분은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죽음을 기도하는 악독한 인간이었다는 설정으로 또 어느 정도 보상이 된다. 신체 일부를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현실의 사채업자들이 신체포기각서를 이용하여 장기매매 같은 짓을 저지르는 일들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물론 신체포기각서가 무효이듯이 현재의 법적 관점에서는 살 1파운드 계약은 완전히 무효일 것이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인민 재판이나 종교 재판이 횡행하던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이다. 인권이고 뭐고 그런 것은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다. 그런 시절에 이러한 법정극(?)이 나와 법률이나 재판의 테두리 안에서 나름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것이 의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애초 셰익스피어가 보여주려고 한 부분과는 다르게 현대인들이 이 작품을 받아들일지라도, 이 작품은 나름의 방식으로 수백 년을 걸쳐 살아남는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평생 셰익스피어를 연구했다는 옮긴이의 해설은 이 작품을 세 가지 계약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한다. 가장 주요한 계약은 샤일록과 안토니오 사이의 계약이겠지만, 그 외에도 포셔의 아버지가 포셔에게 배우자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서 내린 계약, 포셔와 바사니오 사이의 반지 계약 등 총 3개의 계약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설명한다.

이 세 가지 계약은 모두 커다란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성사에는 대단한 모험이 필요하다. 포셔에게 아버지의 사위 선택 방식은 맞는 궤를 골라 낸 사람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생일대의 모험이고, 안토니오에게 삼천 다카트는 문자 그대로 그의 살 값, 피 값, 목숨 값이며, 이를 기반으로 바사니오가 얻은 포셔의 사랑과 그것을 상징하는 반지 또한 부부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물건이다. 그러나 위험성의 정도로 보자면 안토니오와 샤일론 간의 인육 계약이 단연 으뜸이고 그래서 그것의 위약 문제를 해결하는 재판 장면이 극의 중간에 배치되어 있으며, 거기에서 모든 주요 인물이 한꺼번에 모여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다.
또한 이 세 계약은 모두 물질을 매개로 하지만 궁극적으로 감정적인 만족을 목적으로 한다. 포셔의 아버지는 금과 은과 납이라는 상징적인 금속을 통하여 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위를 고르려 했고 딸 또한 아버지를 믿고 같은 결과를 기대한다. 한편 안토니오는 자신의 살 한 파운드를 담보로 포셔에게 가려는 바사니오의 사랑(우정, 관심)을 자신에게 붙잡아 두려 하고, 샤일록은 삼천 다카트의 돈을 빌려 주는 대가로 안토니오에 대한 그의 해묵은 원한을 갚아 보려 한다. 그리고 반지 계약에서 포셔는, 그것을 주었다가 본인도 모르게 넘겨받았다가 되돌려 주는 과정을 통하여 바사니오의 주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 다시는 안토니오가 되지 못하도록 세 사람 사이의 감정 관계를 철저히 정리한다. 이렇게 세 계약의 당사자들이 모두 금전적이 아니라 감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안토니오가 샤일록을 비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고리대금은 적어도 인육 계약에서만은 그 타당성을 잃는다. 왜냐하면 도로코 왕이 납 궤를 두고 솔직하게 인정하듯이 “다 걸고 위험을 감수할 땐/ 상당한 이득을 바라보고 하는 건데” 안토니오는 대단히 높은 이득, 어찌 보면 돈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고수익’인 우정 확보를 기대하면서 이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안토니오와 샤일록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바사니오는 안토니오와의 우정을 포셔와의 바깥에 두게 되었으며, 원했던 모든 것을 온전히 다 얻는 사람은 포셔 한 사람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포셔는 이 희극을 전체적으로 통제하면서 조정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녀가 이런 위치에 설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그녀의 성품에 있고 구체적으로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그녀의 혜안과, 그녀의 사랑이 보이는 절제와, 사물의 의미를 주어진 맥락 안에서 상대적으로 파악할 줄 아는 그녀의 조화 정신에 있다. (중략) 베니스의 법정에서 발타자르(포셔)는 “옥좌 위의 왕에게/ 왕관보다 더 잘 어울”리는 자비를 역설하고 곤경에 처한 안토니오의 목숨을 구해 주었지만 이제 벨몬테에서 포셔의 위치는 남편의 권위에 순종하는 아내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반지와 함께 바사니오에게 넘겨주었을 때 포셔는 그의 “지시를/ 주인, 총독, 임금의 지시처럼 받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의 모든 행위는 남편이며 가장인 바사니오와의 적절한 관계에서만 “올바른 찬사와 진정한 완성”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포셔가 생각하는 부부간의 조화이고, 음악과 천상의 화음에 대한 로렌초의 긴 해설이 포셔의 등장에 바로 앞서 있었던 이유이다. 포셔 또한 육신의 옷을 입은 인간으로서 불멸의 영혼들이 듣는 천체의 음악을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적어도 그런 화음을 내는 기본 원리, 즉 사물이 각자의 위치를 지키면서 질서 있게 움직일 때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것을 자신의 부부관계에서 실천할 준비는 되어 있다.
이렇게 혜안과 절제와 조화의 능력을 갖춘 포셔가 사랑의 시험에서 그것을 위협하는 두 극단적인 감정을 물리치고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이루어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녀는 우선 베니스의 재판정에서 샤일록의 지나친 미움을 제압한다. 여기에서 포셔는 샤일록의 극단적인 계약 준수 고집을 또 하나의 극단적인 법 해석으로 해결한다.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살 한 파운드를 그렇게 갖고 싶다면 정확하게 살 한 파운드만 가지라는 것이다. 이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의 법리적인 논쟁이 아니라 샤일록의 극단적인 미움이 초래하는 경직성과 그로 인한 허점이며 그것을 간파할 수 있는 포셔의 혜안과, 사랑과 미움의 양극을 인정하면서 거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그녀의 절제력이다.
베니스의 법정에서 포셔가 해결한 문제는 극도의 미움뿐만이 아니다. 그녀가 죽을 수도 있었던 안토니오의 목숨을 구했기 때문에 그가 바사니오에게 품고 있는 지나친 사랑(우정)의 ‘생명’ 또한 포셔의 손안에 들어왔다. 문제는 안토니오와 바사니오가 발타자르의 신원을 몰랐기 때문에 그들의 우정이 처한 위기를 모르고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바사니오는 안토니오의 권유를 받아들여 포셔의 반지를 발타자르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그들 사이의 우정이 부부간의 사랑보다 우선함을 입증하기까지 했다(우정의 우위는 법정에서 바사니오에 의해 이미 공언된 바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벨몬테에서 벌어질 반지 소동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때 포셔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가 앞서 논의했던 조화의 원리이다. 보이면서 보이지 않게 사건의 추이와 본질을 파악하고 조종하는 포셔에게 샤일록, 안토니오, 바사니오는 맞수가 되지 못하고 그녀가 설정한 각자의 위치를 지키게 된다-아름다운 사랑의 화음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샤일록은 저 멀리 베니스에, 바사니오는 바로 곁에 그리고 안토니오는 좀 떨어진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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