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 이름은 나무였어요.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 맞아요. 나무를 좋아하는 엄마 아빠가 지은 이름이에요. 나무는 자기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잖아요. 나무도 진짜 나무처럼 다른 곳에 가기 힘들었어요.

 

 나무한테는 나비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나비는 팔랑팔랑 날갯짓하고 나는 나비처럼 가벼워서 여기저기 다녔어요. 어딘가에 갔다 오면 나무를 찾아와 그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요.

 

 언제나 나무는 나비를 기다리고, 나비는 나무를 찾아왔어요. 서로가 멀리 있어도 다시 만나리라고 생각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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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3-14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무를 상상해봅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무가 좋고 그를 보고 힘내지만~~
정작 나무는?
나비의 역할도요♡♡♡

희선 2022-03-16 23:25   좋아요 0 | URL
나무는 거기에서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동물 바람, 세상을 바라보겠지요 사람이든 뭔가 자주 찾아오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그냥 대충 보고 지날 때가 많네요 꽃이 피면 꽃 피었다 하고 열매가 맺혔으면 열매다 하고... 이제 나무가 꽃을 피우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2-03-14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비가 안까먹고 자주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나무가 안답답할거 같아요 ^^

희선 2022-03-16 23:26   좋아요 1 | URL
나비가 나무를 잊어버리지 않겠지요 어디에 가서 뭘 보든 나무한테 이야기해줘야겠다 생각할 거예요


희선

mini74 2022-03-14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랑 나비가 단짝이 되어 오래오래 행복한 동화가 되면 좋겠어요 ~~

희선 2022-03-16 23:28   좋아요 1 | URL
그러겠지요 나무랑 나비는 단짝이니, 언제까지나 단짝일 거예요 이렇게 말하니 나무랑 나비 부럽네요


희선

scott 2022-03-15 0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키웠던 동물이름이 나무와 나비(한글 떼기 전에 제가 직접 작명을 ㅎㅎ)


봄비로 산불 완존히 사라져서
나무들 더이상 타들어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비들 곧 너울 너울 날아 다니는 계절이 오겠죠 ^ㅅ^

희선 2022-03-16 23:31   좋아요 2 | URL
저는 뭔가에 이름 붙여주기 잘 못해요 scott 님은 어릴 때부터 이름을 지어줬군요 그 이름이 나무와 나비였다니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 애들 지금은 이 세상에 없겠지요 그래도 이름이 있어서 잊지 않겠습니다

불이 꺼져서 다행입니다 나무 많이 타서 걱정이군요 다시 나무 심겠지요 이제는 산불 나지 않기를...

꽃 핀 거 조금 봤어요 벌과 나비가 별로 없다지만, 그래도 찾아오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3-15 16: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주는 나무가 나비는 고마웠을 테지요.

희선 2022-03-16 23:32   좋아요 1 | URL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도 고마운 거네요 어디에 갔다 오든 찾아가 이야기할 사람이 있는 거니...


희선
 
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도 일어난다. 그런 걸 경험한 적은 없지만. 어쩌면 내가 제대로 깨닫지 못한 거고 나 또한 어느 순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갔던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곳은 이계라 할 수 있을까. 내가 그걸 느낀 적은 없지만,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떨까 생각하고 이야기를 지은 적은 있구나. 별로 길지도 않은. 왜 난 그런 걸 쓸까 하다가 내가 다른 곳에 가고 싶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기는 하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도 글속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마음이 좀 낫기는 하다.

 

 미쓰다 신조 소설 《마가》에는 갑자기 다른 세계에 가는 아이가 나온다. 세토 유마.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 건 아니다. 지금까지 두번쯤. 유마가 가는 곳에는 괴물이 있는 것 같다. 갑자기 그런 곳에 가면 무서울 것 같다. 자신이 사는 곳과 똑같아 보여도 아주 다른 곳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돌아다니면 더 무섭겠다. 혹시 그곳은 유마의 무의식 속은 아닐까. 꿈은 아니지만. 유마가 그런 일을 겪은 건 유치원에 다니기 전과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유마가 길에서 들은 그림자 연극은 어쩐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같았다. 그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가 보다. 어쩌면 이 이야기도 그럴지도. 여기에는 호박남자 괴담도 나온다. 호박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 무서워하겠지. 유마도 무서워한 것 같다.

 

 이제 초등학생인 유마는 똑똑한 편이다. 아버지가 죽고 엄마와 둘이 살았는데, 엄마가 일하던 곳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했다. 유마한테는 새아버지가 생겼다. 새아버지가 다른 나라에 주재원으로 가게 돼서 유마는 새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른 삼촌과 지내야 했다. 유마는 어색한 새아버지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삼촌을 더 좋아했다. 삼촌이 유마를 데리고 간 곳은 고무로 저택이라는 곳으로 삼촌이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 집 주인한테 받은 별장이다. 삼촌은 대학생 때 고무로 집안 손자가 사라져서 아이를 찾아주었더니 고무로 집안 사람이 그곳을 답례로 주었다. 그곳에서 안 좋은 소문이 나서 팔기보다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게 낫다고 여겼던 걸지도. 고무로 저택 뒤에는 숲이 있는데 거기 들어간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숲이 아이를 데리고 갔을까. 그런 느낌이 들게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유마는 고무로 저택에 머물고 밤에 이상한 그림자를 본다. 그 그림자는 대체 뭐였을까. 책을 보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 생각을 따르기도 한다. 이상하게 난 유마가 생각하는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왜인지는 모르고 감으로. 그렇다고 해도 장난스럽게 한 말이 정말이었다는 건 몰랐다(삼촌이 한 말). 그걸 보면서도 가까운 사람이어도 믿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마는 더 깜짝 놀랐겠다. ‘마가’에는 미스터리와 호러가 담겼구나. 앞에서 유마가 이상한 세계에 빠진 이야기를 한 건, 고무로 저택 뒤에 있는 숲에 들어간 유마가 나무 굴에 들어갔다 고무로 저택 지하 창고로 나오게 하려고였다. 한자가 다른 이름.

 

 어떤 사람 집념은 대단하다. 그건 사람이었을까. 안 좋은 것에 사로잡혀 괴물이 된 건 아닐지. 유마가 다른 세계에 갔을 때 나타난 괴물이 그거였을지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사람은 안 좋은 이야기를 이용해 나쁜 짓을 하기도 한다. 유마 삼촌과 유마 삼촌이 아는 사람이 그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도 무섭지만,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다.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잔인한 짓을 한다. 많은 사람이 그런 데 빠지지는 않겠지만. 또 다른 반전도 있다. 놀랍다기보다 어쩐지 씁쓸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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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3-13 0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쓰다 신조의 책이네요. 이 작가의 책은 호러지만, 생각보다 많이 무섭지는 않아요. 일본은 다양한 장르의 추리소설이 나오는데, 이 작가는 호러 미스테리 같았어요.
희선님, 주말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희선 2022-03-14 01:01   좋아요 2 | URL
미쓰다 신조는 호러만 쓴 것도 있는데, 미스터리도 조금 들어가고 어떤 건 호러와 미스터리가 반반인 듯도 하더군요 아주 무섭지 않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오싹할 때 있기도 해요 어딘가 좁은 곳에 뭔가 있다는 이야기...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2-03-14 22:01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면, 이 작가도 살짝 이야미쓰 같기도 해요. 나중에 생각나면 갑자기 무서워지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요. 다른 작가는 현대 사회의 사건 등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가는 일본 민속학에서 소재를 가져와서 조금 낯설지만 재미있기도 했었어요. 희선님, 잘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희선 2022-03-16 23:17   좋아요 1 | URL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미쓰다 신조 소설은 지금보다 예전 시대가 배경인 이야기가 있기도 하죠 민속학자가 나오는 것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는군요 글자로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모았겠습니다 이번 주 하루하루 잘 가네요


희선
 

 

 

 

해가 시름시름 앓자

달나라는 어두워지고

계수나무 토끼는 떡방아를 찧을 수 없었다

 

달나라 거북이는

계수나무 토끼가 찧은 떡을 가지고

해를 찾아갔다

 

해는 달나라 거북이가 가져다 준 떡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다시 달나라에 빛이 돌아왔다

 

지구 사람은 밝은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계수나무 토끼는 즐겁게 떡방아를 찧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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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3-13 0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시는 동시!
제목도 예쁘고 내용도 예쁘고
그 토끼가 만드는 떡을 먹고 싶기도 하고..... ^^

희선 2022-03-14 01:33   좋아요 1 | URL
달에서 토끼가 만드는 떡은 어떤 맛일지... 저도 먹고 싶네요 계수나무 토끼가 떡 던져주면 좋겠네요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3-13 0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이좋은 빛나라 달나라 군요 ^^

희선 2022-03-14 01:07   좋아요 3 | URL
달이 있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하네요 달이 없었다면 지구 쓸쓸했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3-13 1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짧은 글로도 한 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 들어요. 미세먼지가 많은 날처럼 공기가 좋지 않을때는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까지 오염됐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지구에도 다시 빛이 들어오고 환경이 좋아지면 좋겠어요^^

희선 2022-03-14 01:10   좋아요 4 | URL
겨울에도 미세먼지 심할 때 있지만, 그런 날 봄에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엔 조금 안 좋기도 했네요 지구 미세먼지가 우주도 오염시킬지... 지구에서 쏘아올린 위성이 아주 많고 다른 우주 쓰레기가 많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지구도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우주에도 쓰레기를 버리다니... 지구가 다시 좋아지려면 인류가 사라져야 할지, 그런 일 일어나기 전에 더 안 좋게 만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3-14 1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왜 떡이 먹고싶어지죠. 달나라 거북이가 해에게 떡을 가져다 준다니 넘 귀엽고 미소 짓게 됩니다 ~

희선 2022-03-16 23:12   좋아요 1 | URL
어떤 맛일지 잘 몰라도 계수나무 토끼가 만든 떡 맛있을 것 같습니다 달나라 거북이랑 토끼가 친해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3-15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 분위기가 좋습니다. 좋은 느낌이 나요.

희선 2022-03-16 23:12   좋아요 1 | URL
페크 님 고맙습니다 달을 보고 한번 떠올려 봐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그저 그 자리에 있기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아

 

언제나 그곳에

누군가 있다 생각하면

마음 든든할 것 같아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널 위해

 

무거운 짐이 되지 않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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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1 0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널 위해 필요한건 희선님의 시? 😆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기 싫은건 다 비슷한 마음인가봐요~!!

희선 2022-03-12 23:58   좋아요 2 | URL
이런 좋은 말씀을 해주시다니... 누구한테든 부담이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사람이 그러기 힘들지도 모르죠


희선

페넬로페 2022-03-11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저 그 자리에 있어 준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묵묵히 보다는 개입하려하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또 생기니까요~~
그저 그 자리에 있기,
무거운 짐 되지 않기~~
좋아요^^

희선 2022-03-13 00:02   좋아요 2 | URL
그 자리에 있기도 좋죠 그런 사람이 있으면 힘이 되기도 할 테니... 그렇게 하는 게 아니고 그런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군요 사람과 사람 사이가 쉽지 않네요 서로 얽매거나 얽매이지 않으면 좀 낫겠지요 어떤 때는 기대면 좋겠다 하면서도 자꾸 기대면 안 좋은... 적당히 거리두기...


희선

scott 2022-03-11 1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거운 짐 되지 않기!ㅎㅎ

아프지 말귀!^^

희선 2022-03-13 00:03   좋아요 1 | URL
아프지 않는 것도 좋은 건데, 마음대로 안 되는 거기도 하겠습니다 평소에 건강 잘 지키면 조금 낫겠지요


희선

mini74 2022-03-11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거운 짐 되지 않기. 또 하나는 네가 무거운 짐이 되더라고 이고 지고 갈 수 있게 내가 더 힘 키우기 ~~위로빋고 갑니다 희선님 *^^*

희선 2022-03-13 00:04   좋아요 1 | URL
미니 님이 더 좋은 말씀을 하셨네요 무거운 짐이 된다 해도 이고 지고 가는 힘을 기르신다니... 다 그런 마음을 가지면 걱정 없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3-12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거운 짐이 되지 않기. 읽다가, 우리는 각자 자기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데, 그래서 저녁되면 피로감이 오는 것인가봐요.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2-03-13 00:06   좋아요 2 | URL
사람은 다 뭔가를 짊어지었겠지요 그 무게와 상관없이 사람은 다 그걸 좀 무겁게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기 아픔이 가장 크다는 것과 비슷한 마음일 듯합니다 그래도 아주 무겁게 여기지 않으려고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못하지만...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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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인 이케이도 준은 처음부터 《변두리 로켓》을 네권으로 쓸 생각이었는지, 쓰다보니 여러 생각이 들고 여기까지 온 걸까. 이 책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를 보고 농업용 트랙터와 콤바인이 무인주행이 되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못 찾아봤다.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한국도 나이 많은 사람이 꽤 많아졌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들어갔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구나. 나이 드는 사람은 늘어도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서 고령화 사회라 하는 거겠지. 농촌 어촌 사람이 많이 줄었겠다.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고 나이든 사람만 있어서 농사 지을 사람이 없겠다. 어릴 때 학교에서 한국은 쌀을 자급자족한다고 배웠는데, 시간이 더 가면 그게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쌀이 남아서 쌀로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했지만. 농사 짓는 사람이 없다면 쌀이 모자라고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먹을거리는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걸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쌀이 모자라지 않을 때도 한국은 쌀을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했던가. 예전에 그런 거 협상한 적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이 힘이 없어서 힘있는 나라가 말하는 걸 들어야 했던 것 같다. 농작물에는 한국에서 나는 것보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 많지 않나. 이런 말로 흐르다니. 이번에 본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에서는 쓰쿠다제작소가 농업용 기계 소형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만들고 무인 농업로봇을 만드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번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던 자이젠은 부서를 옮기고는 앞으로는 농업에 힘을 쏟겠다 했는데. 자이젠은 무인 농업로봇을 쓰쿠다제작소 사장인 쓰쿠다 고헤이한테 말했다. 자이젠이 옮긴 곳은 우주 항공 기획 추진부였다. 그것과 무인 농업로봇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데이코쿠중공업에서는 로켓을 쏘아올렸다. 거기에는 준천위성야타가라스가 있었다. 이건 오차가 몇센티미터라 한다. 이 위성이 무인 농업로봇에 도움을 준다.

 

 한국도 위성 쏘아올리지 않았던가. 위성은 한국 거여도 로켓은 다른 나라 거였겠다. 위성이 있어서 지금 한국에서 여러 가지 할 수 있겠다. 아니 꼭 한국 위성만 쓰는 건 아니던가. 과학을 잘 몰라도 과학이 발달해서 편하게 사는 사람 많겠다. 나도 마찬가지다.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많겠다. 그건 공장이다.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으니 무인 농업로봇이 있다면 참 도움이 되지 않겠나. 자이젠과 쓰쿠다는 일본 농업을 살리고 농사 짓는 사람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무인 농업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경쟁사는 조금 달랐다. 다이달로스와 자본 제휴한 기어 고스트 사장은 다이달로스 사장과 데이코쿠중공업 이사인 마토바한테 복수할 생각이었다. 이타미는 마토바 때문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기 어려워지고 시게타는 아버지가 하던 공장이 망했다. 두 사람은 무인 농업로봇을 쓸 농사 짓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그걸 만들려고 했다. 그게 잘 될까.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될 텐데. 일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 데이코쿠중공업 이사 마토바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다음 사장 자리에 앉으려고 자이젠이 낸 기획을 자신이 낸 것인 듯하려 했다. 마토바는 쓰쿠다제작소나 다른 사람 기술을 믿지 않고 경쟁사에 도움을 주는 하청공장에 압력을 넣었다. 그런 거 안 해도 사람은 어느 것이 좋은지 알 텐데. 마토바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다. 높은 자리가 그렇게 좋을까. 어떤 거든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이 남한테 도움을 주고 자기한테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도 안 되겠다. 다른 사람한테 도움도 되고 돈도 들어오면 좋겠지. 쓰쿠다제작소 사람은 그런 마음으로 일했다. 기어 고스트에서 일한 엔지니어 시마즈 유도 그랬구나. 시마즈는 좋은 트랜스미션으로 차가 잘 움직이고 그걸로 다른 사람이 웃기를 바랐다. 기어 고스트 사장 이타미가 쓰쿠다제작소를 배신해서 시마즈는 기어 고스트를 그만뒀다. 난 그거 보고 시마즈가 쓰쿠다제작소에서 일하면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소설이어서 멋진 사람이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 세상에는 정말 자신이 만드는 걸로 다른 사람이 기뻐하길 바라는 사람 있을 거다. 소설도 그런 것이구나. 그 소설을 보고 즐거워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겠다. 세상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도 그렇다. 가끔 성실함을 바보 같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럴까. 정실함이야말로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성실함 꾸준함 그리고 참을성. 쓰쿠다제작소 사람이 그렇다. 쓰쿠다제작소만 좋다고 말하는 것 같구나. 큰 회사인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는 자이젠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할 텐데. 세상에는 큰 회사도 있고 작은 회사도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큰 회사는 없구나. 회사가 경쟁한다 해도 반칙하면 안 좋을 것 같다. 정정당당하게 힘을 겨루면 좋겠다. 그런 게 이 사회 나아가 나라를 좋게 만들겠지.

 

 

 

희선

 

 

 

 

☆―

 

 “중심은 어디까지나 농업이야.”

 

 쓰쿠다가 말했다. “다윈과 대결하는 데 눈이 가기 십상이지만, 그들한테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지. 우리 농업은 고령화와 이농이 늘어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어. 무인 농업로봇은 농사를 짓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줄 거야. 농업의 앞날을 새롭게 열어가려고 온 힘을 다해 이 사업에 참가하고 싶어.”  (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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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3-10 0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두리 로켓이 4권인 것이네요.
읽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미로 쓰여진 것인지는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농업도 무인 기계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도 듣지만,
그냥 먹거리만큼은 자연의 영향에서 수확한 것이면 좋겠다는 아날로그적인 생각도 해봐요^^

희선 2022-03-11 00:57   좋아요 2 | URL
농업이 쉬운 게 아니지요 겨울엔 쉰다고 하지만 할 게 참 많을 것 같아요 기계화가 된 게 좋은지 안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편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기계를 쓰는 걸로 안 좋아지는 것도 있으니, 이런 생각하면 안 될지도 모르겠네요 농업이 아주 사라지는 것보다 나을지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해야만 하는 것도 있을 거예요


희선

mini74 2022-03-10 0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켓에서 트랙터라 ㅎㅎ 트랙터 만든다고 페라리가 무시해서 열받아 람보르기니 만든 회사가 생각나네요 ㅎㅎ

희선 2022-03-11 01:01   좋아요 2 | URL
그런 회사가 있었다니... 트랙터가 어때서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러시아에서 팔지 않는다는 말이 있군요 그런 게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되면 좋을 텐데...


희선

Breeze 2022-03-10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두리로켓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는군요.
이번이 마지막인가요?
저도 몇 권 읽어서 반갑네요. ^^

희선 2022-03-11 01:04   좋아요 2 | URL
모두 네권 나오고 이번이 네권째예요 로켓에서 시작해 여러 가지를 만들더군요 잘 모르지만 밸브 시스템이 여러 기계에 쓰이는가 봐요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하나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게 괜찮았습니다


희선

scott 2022-03-10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농업!
미래의 가장 안전한 먹거리!
고령화가 극심한 일본,,
그리고 한국 인력 난이 심각해서
앞으로 농업! 기계(Ai)에게 많이 의지 해야 할지 모르 겠네요!

이 작가 은행원 출신이여서 금융에 관한 작품 쏟아 낼 줄 알았는데
로켓 시리즈로!ㅎㅎ

희선 2022-03-11 01:08   좋아요 2 | URL
한국도 다르지 않지요 귀농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기계 도움을 받아야겠습니다 농업이 아주 없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싶기도 해요 그게 없어지면 다 다른 나라에서 사야 하니... 예전에는 못 먹던 과일이 많기는 하지만 그런 거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먼 곳에서 온 거니... 쌀이나 과일 채소는 그곳에서 난 게 가장 좋지요

여기에도 은행 이야기 조금 나와요 빠지지 않는 은행 이야기... 그건 첫번째에 나왔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