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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ㅣ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작가인 이케이도 준은 처음부터 《변두리 로켓》을 네권으로 쓸 생각이었는지, 쓰다보니 여러 생각이 들고 여기까지 온 걸까. 이 책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를 보고 농업용 트랙터와 콤바인이 무인주행이 되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못 찾아봤다.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한국도 나이 많은 사람이 꽤 많아졌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들어갔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구나. 나이 드는 사람은 늘어도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서 고령화 사회라 하는 거겠지. 농촌 어촌 사람이 많이 줄었겠다.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고 나이든 사람만 있어서 농사 지을 사람이 없겠다. 어릴 때 학교에서 한국은 쌀을 자급자족한다고 배웠는데, 시간이 더 가면 그게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쌀이 남아서 쌀로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했지만. 농사 짓는 사람이 없다면 쌀이 모자라고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먹을거리는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걸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쌀이 모자라지 않을 때도 한국은 쌀을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했던가. 예전에 그런 거 협상한 적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이 힘이 없어서 힘있는 나라가 말하는 걸 들어야 했던 것 같다. 농작물에는 한국에서 나는 것보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 많지 않나. 이런 말로 흐르다니. 이번에 본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에서는 쓰쿠다제작소가 농업용 기계 소형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만들고 무인 농업로봇을 만드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번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던 자이젠은 부서를 옮기고는 앞으로는 농업에 힘을 쏟겠다 했는데. 자이젠은 무인 농업로봇을 쓰쿠다제작소 사장인 쓰쿠다 고헤이한테 말했다. 자이젠이 옮긴 곳은 우주 항공 기획 추진부였다. 그것과 무인 농업로봇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데이코쿠중공업에서는 로켓을 쏘아올렸다. 거기에는 준천위성야타가라스가 있었다. 이건 오차가 몇센티미터라 한다. 이 위성이 무인 농업로봇에 도움을 준다.
한국도 위성 쏘아올리지 않았던가. 위성은 한국 거여도 로켓은 다른 나라 거였겠다. 위성이 있어서 지금 한국에서 여러 가지 할 수 있겠다. 아니 꼭 한국 위성만 쓰는 건 아니던가. 과학을 잘 몰라도 과학이 발달해서 편하게 사는 사람 많겠다. 나도 마찬가지다.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많겠다. 그건 공장이다.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으니 무인 농업로봇이 있다면 참 도움이 되지 않겠나. 자이젠과 쓰쿠다는 일본 농업을 살리고 농사 짓는 사람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무인 농업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경쟁사는 조금 달랐다. 다이달로스와 자본 제휴한 기어 고스트 사장은 다이달로스 사장과 데이코쿠중공업 이사인 마토바한테 복수할 생각이었다. 이타미는 마토바 때문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기 어려워지고 시게타는 아버지가 하던 공장이 망했다. 두 사람은 무인 농업로봇을 쓸 농사 짓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그걸 만들려고 했다. 그게 잘 될까.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될 텐데. 일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 데이코쿠중공업 이사 마토바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다음 사장 자리에 앉으려고 자이젠이 낸 기획을 자신이 낸 것인 듯하려 했다. 마토바는 쓰쿠다제작소나 다른 사람 기술을 믿지 않고 경쟁사에 도움을 주는 하청공장에 압력을 넣었다. 그런 거 안 해도 사람은 어느 것이 좋은지 알 텐데. 마토바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다. 높은 자리가 그렇게 좋을까. 어떤 거든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이 남한테 도움을 주고 자기한테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도 안 되겠다. 다른 사람한테 도움도 되고 돈도 들어오면 좋겠지. 쓰쿠다제작소 사람은 그런 마음으로 일했다. 기어 고스트에서 일한 엔지니어 시마즈 유도 그랬구나. 시마즈는 좋은 트랜스미션으로 차가 잘 움직이고 그걸로 다른 사람이 웃기를 바랐다. 기어 고스트 사장 이타미가 쓰쿠다제작소를 배신해서 시마즈는 기어 고스트를 그만뒀다. 난 그거 보고 시마즈가 쓰쿠다제작소에서 일하면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소설이어서 멋진 사람이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 세상에는 정말 자신이 만드는 걸로 다른 사람이 기뻐하길 바라는 사람 있을 거다. 소설도 그런 것이구나. 그 소설을 보고 즐거워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겠다. 세상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도 그렇다. 가끔 성실함을 바보 같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럴까. 정실함이야말로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성실함 꾸준함 그리고 참을성. 쓰쿠다제작소 사람이 그렇다. 쓰쿠다제작소만 좋다고 말하는 것 같구나. 큰 회사인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는 자이젠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할 텐데. 세상에는 큰 회사도 있고 작은 회사도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큰 회사는 없구나. 회사가 경쟁한다 해도 반칙하면 안 좋을 것 같다. 정정당당하게 힘을 겨루면 좋겠다. 그런 게 이 사회 나아가 나라를 좋게 만들겠지.
희선
☆―
“중심은 어디까지나 농업이야.”
쓰쿠다가 말했다. “다윈과 대결하는 데 눈이 가기 십상이지만, 그들한테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지. 우리 농업은 고령화와 이농이 늘어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어. 무인 농업로봇은 농사를 짓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줄 거야. 농업의 앞날을 새롭게 열어가려고 온 힘을 다해 이 사업에 참가하고 싶어.” (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