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던 고래는

사람한테 잡혀서

아주 많이 죽고

이젠 사람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를 먹고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고래는

사람한테 잡히지 않기를

사람이 버린 비닐을 먹지 않기를

마음대로 어디로든 갈 수 있기를

꿈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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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오랜만이야. 우리 지난번에 하던 얘기 이어서 할까.

 

 ……응.

 

 먼저 니가 나한테 물어봐야지.

 

 그런가. 넌 어디 가고 싶어.

 

 그 뒤에 생각했는데 여러 곳에.

 

 ……거기가 어디야.

 

 바다, 산 그리고 우주. 이러면 좀 넓지.

 

 ……응.

 

 바다나 산은 가까운 데 가도 괜찮기는 한데, 아직 우주는 어려울까.

 

 아마도…….

 

 그래도 모르지 언젠 인류가 우주로 나가게 될지. 지금부터 생각해둬야 그때 바로 갈 수 있지.

 

 응, 그러네.

 

 넌 생각났어. 가고 싶은 데.

 

 아니,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어.

 

 그래. 모든 사람이 어딘가에 가고 싶은 건 아니기는 해.

 

 응, 고마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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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7-14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콕, 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고 싶은 데가 없어요. 집에 있는 게 점점 좋아져요. ㅋ

희선 2020-07-15 01:03   좋아요 1 | URL
저도 가고 싶은 데는 딱히 없어요 가는 거 싫어하기도 하고... 지금은 어딘가에 못 가서 답답한 사람도 많겠습니다 마음대로 다니던 때가 좋았네요 그런 때 다시 올지... 저는 안 가겠지만...


희선
 

 

 

 

빙글빙글 돌면서 움직이고

바닷물이 뜨거우면 힘을 더 키우지

습기를 머금어서 비를 뿌리고

바람도 세게 불지

 

바닷물을 뒤집어주어 고맙지만

비와 바람에 힘들기도 해

 

가끔은 살살 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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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건물 사이에 나무 한그루가 있었어

나무는 그곳에서 일미터쯤 앞에 있는 꽃밭을 보았어

꽃밭 꽃들은 햇볕을 쬐어서 따스해 보였어

나무는 생각했어

어떻게 하면 볕이 잘 드는 꽃밭에 갈 수 있을지

 

밤이 오면 나무는 뿌리를 뻗고 앞으로 갔어

나무가 밤새 뻗을 수 있는 뿌리는 겨우 일센티미터였어

낮에 나무는 힘을 아끼느라 자고 밤에만 뿌리를 뻗었어

그렇게 나무는 밤마다 아주 조금씩 꽃밭으로 다가갔어

 

비가 세차게 내리는 밤에도

둥근 달이 뜬 밤에도

새가 나뭇가지에서 잠든 밤에도

나무는 쉬지 않았어

 

드디어 일백일이 흐르고

나무는 꽃밭에 다 갔어

그 앞을 지나가던 사람이 우연히 나무를 보고

“어라, 이런 나무 여기에 있었던가” 했어

또 다른 사람은

“나무가 있으니 더 좋은데” 했어

 

나무는 꽃밭 한쪽에 자리를 잡고

꽃과는 다른 빛을 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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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았을 때는

빨리 가까워지고 싶었지

 

조금 거리가 줄었다 여겼을 때는

더 가까워지지 않고

다시 멀어졌다

 

한곳에 머물지 않는 마음

붙잡지 못한다

 

마음은 움직인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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