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고 절 잊지 않았으면 하지만

살다보면 잊을 수도 있겠지요

더 중요한 일은 많을 테니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지만

영원하길 바랐습니다

 

어느 날

잊었던 절

우연히 떠올린다면

고맙겠습니다

 

아니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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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아아아 솨아아아

바람에 부딪치는 나뭇잎 소리,

자꾸 듣다보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푸른 숲에서

바람 요정과 노는

꿈이라도 꿀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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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곧 난 죽는다. 어쩌다 보니 참 오래 살았다. 일찍 죽고 싶었는데 내 마음대로 죽지 못했다.

 

 난 다른 사람과 잘 사귀지도 못하고 자신도 없어서 늘 우울했다. 이런 내가 살아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무척 커져 참을 수 없던 난 죽으려고 했다.

 

 처음에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높은 데서 뛰어내리면 모습은 안 좋아도 바로 죽을 것 같았다.

 

 가까운 데 있는 높은 건물로 올라가 뛰어내리려고 건물 가장자리까지는 갔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었다. 내가 난간을 넘으려 하니 무언가 나를 뒤로 끌어당겼다. 몇 번이나 그랬다. 고개를 숙였을 때 내 그림자가 내 뒤로 길게 뻗은 걸 보았다. 그림자가 길게 뻗을 수록 내 몸은 뒤로 끌려갔다.

 

 그림자가 멋대로 움직여서 깜짝 놀랐다. 그림자한테 끌려가다보니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내가 죽든 살든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난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살아보기로 했다.

 

 그런 일이 있었던 뒤에도 난 죽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그럴 때마다 그림자가 나를 살렸다. 그림자 때문에 죽지 못하고 사는 게 괴롭고 힘들었지만 나를 살게 한 그림한테 고맙다. 내가 세상에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해도 난 나대로 살았다.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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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9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10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10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 일 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졌으면 하는데 그건 바랄 수 없습니다. 별거 아니어도 날마다 무슨 일이 일어납니다. 그걸 못 느낄 때가 많을 거예요. 사람은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죽음으로 다가갑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아픈 것 같지만 그렇지 않겠지요. 하루하루 살았기에 몸이 안 좋아지고 기계도 날마다 써서 낡겠습니다.

 

 가끔 안 좋은 일이랄까 돈 쓸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 게 한번만 있어도 우울한데 여러 번이나 생기면 더 우울하지요. 그렇다고 그게 다 안 좋은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사고 싶은 책이 곧 나오거나 가까운 사람이 태어난 날이 다가올 때 컴퓨터가 고장나기도 합니다. 두 가지는 그런 걸 알고 있었겠지만 하나는 그때 일어날지 몰랐겠지요. 시간을 두고 일어나면 좋을 텐데 비슷한 때 몰려 있다니.

 

 살다보면 안 좋은 일도 잇달아 일어납니다. 왜 그런 일은 이어서 일어나서 사람을 괴롭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쩐지 누군가 이런 시련 이겨낼 수 있겠냐고 시험하는 것 같아요. 전 좋은 일이 일어나도 기뻐하기 힘들어요. 언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일어날 만해서 일어났겠지, 한다면 좋을 텐데. 제가 그렇게 되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어려울지도.

 

 언제나 평정심을 지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주 큰일을 빼고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일일 거예요. 우울해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어서 다행이다 생각하면 괜찮겠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절망에 빠질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 해도 언젠가는 그것도 받아들여야 하는군요. 시간, 시간이 있어야 하는 일도 있어요.

 

 어쩐지 많은 일은 돈과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서글프네요. 그렇지 않은 일도 있을 텐데.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일도 많습니다. 거기에 돈이 조금 들고 시간이 걸리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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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안 좋은 게 분명한데

문제를 찾을 수 없네

 

아파서 괴로운데

검사를 해도

이상을 찾을 수 없기도 하네

 

보이는 문제라면 쉬울 텐데,

보이지 않는 문제는 어찌 풀어야 할까

 

세상에 넘쳐나는

보이지 않는 문제,

풀 수 없다 해도 내던지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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