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가득 머금어
무거워진 구름은
한자리에 머물렀다
한바탕 비를 뿌릴
준비를 하는 걸까
세상에 비를 뿌리고
가벼워진 구름은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졌다
이번 비구름으로는
삶을 다했지만
다시 비를 머금고
나타나겠지
희선
지구에서 머나먼 달
아니 지구에서 가까운 달
달은 지구에서 멀면서도 가깝다
많은 이야기를 품은 달
계수나무와 토끼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
신비로운 달
언제나 거기에
가까이 있어도
멀기만 한 마음
내가 한걸음 다가가면
넌 한걸음 물러서지
좁힐 수 없는
너와 내 마음의 거리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가가면
네 마음과 가까워질까
어디든 마음대로 가는 바람
은
자유로울까
바람을 과학으로 생각하면
그저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도 바람한테 마음이 있었으면 해
바람아,
넌
마음대로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별을 보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대는
지나가 버린 지 오래
이젠 무얼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까
우주에 많은 별
지구에 많은 사람
별 하나 사람 하나
별 둘 사람 둘
별을 보고 사람을 보고
다시 별을 보고 사람을 보면
이야기가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