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銀の墟 玄の月 第四券 十二國記 (新潮文庫)
新潮社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빛 언덕 검은 달 4   십이국기

오노 후유미

 

 

 

 

 

 

 왕과 기린이 사라져서 백성이 살기 어려웠던 대국 다음 이야기 《은빛 언덕 검은 달》 겨우 다 보았다. 지금까지 한권 한권 보면서 썼지만, 마지막에는 그걸 합쳐서 쓰면 좋을 텐데 잘 안 될지도. 어떤 일은 꽤 나중에 나왔다. 그건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했는데. 처음부터 마지막을 말하면 김 빠질지도 모르겠지만, 대국에는 기린과 왕이 모두 돌아왔다. 그렇게 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전쟁에서 사람이 죽지 않는 일은 없겠지만, 그런 게 덜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죽지 않고 바뀐 세상을 살기를 바란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도 죽고, 약을 팔러 다니는 사람으로 리사이와 함께 교소를 찾던 호토도 죽었다. 이름 없이 죽은 사람 많겠구나. 예전에 교소가 사라졌을 때도.

 

 열두 나라가 있는 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르다 해도 사람으로 해야 하는 건 그리 다르지 않다. 사람마다 정의가 조금 다를지 몰라도 사람으로 지켜야 할 게 무엇인지 알 거다. 아무리 높은 사람이 시킨다고 죄없는 사람을 죽이는 건 잘못 아닐까. 시킨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뿐 아니라 자신과 가까운 사람은 죽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따르는 사람이 더 낫다 생각하면서도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여긴 사람도 있구나. 자신은 그렇다 해도 자신과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은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좋을 텐데. 교소를 왕궁에 데리고 가려고 간요산에 간 유쇼는 리사이와 소겐한테 잡히고 교소 쪽을 돕기로 한다. 그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속죄하려는 뜻이기도 했다. 같은 나라 군인이 서로 싸우고 죽이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거다. 유쇼는 잘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도적 규산도 동료가 많이 죽고 얼마 남지 않자 반란민으로 함께 싸우기로 한다. 앞에서 새로운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 사람이 바로 도적인 규산이다. 도적으로 백성을 힘들게 하기는 했지만 아주 나쁘다 말하기도 어렵다. 다른 도적은 마을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였다. 규산은 그런 건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교소가 있었던 곳은 간요산 깊은 곳이었다. 본래 아센은 교소를 가둬두려 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고 교소가 간요산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 알았다. 교소는 오랜 시간 어두운 곳에 혼자 있었다. 그런데도 죽지 않고 살았다니 대단하지 않나. 왕은 보통사람이 아니고 신에 가깝기는 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물가에 흘려보낸 음식이 교소한테 갔다. 지난 3권에서 말했던가. 그 사람은 교소가 죽었다 생각하고 그저 기도하는 마음으로 먹을걸 바친 거지만. 혼자 어두운 곳에 있으면 눈이 잘 안 보이게 되고 목소리도 잘 안 나오게 된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교소는 자기 힘으로 산 깊은 곳에서 빠져나왔다. 추우가 교소가 있는 데 나타나고 그것을 잡았다. 리사이와 소겐을 만나고 리사이가 안으로 가자고 했을 때, 난 교소가 가지 않겠다고 할지 알았는데 그런 말은 안 했다. 안으로 가려 할 때 아센이 교소가 있는 곳을 알고 교소를 잡아간다. 사람 숫자가 많으면 어쩔 수 없지. 그것뿐 아니라 요마를 썼다.

 

 아센은 타이키가 자신한테 왕이다 한 말을 믿지 않았다. 믿는 척한 거였다. 이제는 진짜 왕이 되려고 마음 먹은 걸까. 아니면 안사쿠 말에 넘어간 건지. 그 부분은 알기 어렵구나. 한번 해 버렸으니 끝까지 밀고 가자는 마음이었을지도. 아센은 교소가 왕 자리를 빼앗아서 나라가 혼란스러워졌다고 퍼뜨렸다. 그걸 믿는 백성 많겠지. 나라면 안 믿을 테지만. 아센은 자기 손이 아닌 다른 사람 손으로 왕을 죽이면 자신한테 해가 오지 않는다 여겼을지도. 아니 그 생각은 안사쿠가 했던가. 리사이와 겐소 그리고 유쇼는 앞으로 어찌해야 할까 하다 왕을 처형하기로 한 날 코키로 가기로 한다. 교소가 처형 당하기보다 싸우다 죽게 하려고. 코키로 가기로 한 사람은 마흔 사람 정도다. 사람이 얼마 없고 남은 사람은 살아 남아 다음을 기다리라 했다. 리사이와 소겐은 교소와 함께 죽기로 마음먹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마음을 먹은 사람이 또 있었다. 사람이 아닌 기린이라 해야겠다. 타이키 또한 왕과 함께 하려 했다. 그렇게 해서 하늘이 아센을 쓰러뜨리기를 바란 거다. 다행하게도 왕도 타이키도 죽지 않았다. 하지만 타이키는 기린으로 하기 힘든 일을 했다. 지난번에는 하지 못한 일을 이번에는 했다. 왕이 가까이 있어서 그랬겠지. 그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어서 그럴 수 있었다고 해야겠다.

 

 예전에 아센이 자른 타이키 뿔은 다시 났다. 기린 뿔이 다시 자란다고 했는데, 그게 언젠지 몰랐다. 타이키는 다른 기린과 다르게 검은 기린이어서 머리카락색(기린 갈기)이 까맣다. 많은 사람은 기린 하면 금색 머리카락을 떠올린다. 타이키가 왕궁에 오고 자신이 기린이다 했을 때 바로 믿지 않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타이키는 참 위험한 일을 했다 싶다. 고료가 있었다고는 해도. 그나마 타이키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서 죽임 당하지는 않았다. 아센 부하지만 기린인 타이키를 잘 도와준 케이토도 있었다. 케이토는 문주 주후가 돼서 문주로 갔지만, 아센이 부적을 부숴서 케이토 혼이 빠지고 말았다. 케이토가 문주에 가서 리사이와 교소를 도울 생각이었는데, 아센은 그걸 알았다. 타이키는 케이토 일을 안타깝게 여겼다. 케이토는 교소 추우(호랑이처럼 생긴 요수) 이름이기도 하다. 글자는 다르다. 추우 케이토는 괜찮았는데. 요마가 혼을 빼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아센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쓰다니. 그게 왕이 할 일인가. 그런 걸 보면 아센은 왕이 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자신도 그걸 알았겠구나.

 

 참 길었다. 네권에 걸쳐 대 이야기를 하다니. 교소는 아주 조금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라에 왕이 있어야 하지만 나라를 이끄는 건 백성이다. 자기 살기에도 벅찬 백성도 있었지만 서로 어려운 처지를 알고 도운 백성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어서 나라가 있다. 타이키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교소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왕이기에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교소는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기도 하다. 예전보다 천천히 나라를 좋게 만들어 가겠지. 그러기를 바라고 죽은 많은 사람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정명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죽으면 물건뿐 아니라 자기 몸을 스스로 정리하지 못한다. 살았을 때 조금씩 정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그냥 살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걸 알아도 늘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쌓이는 게 있어도 어쩌지 못하고 살 거다. 내가 그렇구나. 많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하는데, 먼지가 많이 쌓이는구나. 아직은 괜찮지만 조금 걱정스럽다. 혼자 살다 죽을 테니. 혼자 사는 사람은 살았을 때, 자신이 죽은 뒤 뒷정리 해달라고 신청해둬야 할지도. 아직 그런 곳 없으려나. 죽은 사람이 남긴 물건을 정리하는 사람은 있어도 먼저 신청받는 곳은 없을지도.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먼저 신청하는 것도 좀 그런가. 죽음은 갑작스럽기도 하다. 혼자 살든 누군가와 살든.

 

 늦은 밤 동부승지 사랑채에 불이 나고 불 탄 곳에는 시체가 있었다. 바로 동부승지였다. 딸인 화연은 누군가를 봤지만 어두워서 얼굴을 못 봤다. 화연은 아버지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여겼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죽고 과천으로 내려가고 화연은 남고 아버지를 죽인 게 누군지 밝히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 유품정리를 하게 된다. 화연은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찾을지. 남편이 죽고 억척스럽게 객주집을 하던 방 여인이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화연은 방 여인이 죽은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다. 화연은 어릴 때부터 책을 봤다. 아버지가 의금부 도사로 있을 때는 죄인을 심문한 기록을 모은 《추안급구안》과 시신을 검시하고 사인을 찾는 방법을 다루는 《신주무원록》을 봤다. 그런 책을 본 게 도움이 됐다.

 

 조선시대에도 재산을 노리고 사람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민 일 있었을까. 방 여인이 그랬다. 공조참판 댁 며느리가 죽었다. 그 집 며느리는 남편이 죽고 세해가 지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신은 벌써 수습해서 화연은 유품정리만 하면 됐다. 이번에도 화연은 공조참판 댁 며느리가 정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한다. 시어머니는 자기 집안에 열녀가 생긴 걸 기뻐했다. 조선시대에는 실제 그런 일 있었겠지. 남편이 먼저 죽은 사람이 열녀가 되기를 강요하는 일. 이 이야기는 그건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도 여성이 힘을 합쳤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일 없었겠지. 시어머니도 여성 삶이 힘들다는 거 알면서도 며느리를 힘들게 했겠다.

 

 서민은 양반 집 여성보다 더 힘들었다. 남편은 자기 아내를 노름판 돈으로 걸기도 하고 아내를 다른 남자한테 안기게도 했다. 아내는 아이를 먹여살리려고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했다. 그리고 죽었다. 어떤 여성은 남편한테 맞아 죽었다. 포도청에서는 아내를 죽인 남편을 잡아가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조선시대에 억울하게 죽은 여성 많았을 듯하다. 집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죽은 사람도. 많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화연이 그런 일을 알게 되는구나. 화연은 힘든 여자들이 함께 지낼 곳을 짓는다. 소설이지만 그런 곳이 생겨서 다행이다.

 

 화연 아버지를 죽인 사람도 찾는다. 그 사람은 안 좋은 소문을 만들고 사도세자 죽음과 상관있는 사람을 지금 왕(정조)이 죽인다는 듯 말을 퍼뜨렸다. 이 책을 보면서 조선시대에 정조가 그런 일 했으려나 했다. 들어본 적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다니. 아무리 사도세자가 영조 때문에 죽었다고 해서 영조를 따른 사람을 원망하고 죽이지는 않았겠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찌냥찌 - 야생에서 쫓겨난 호랑이 호찌와 유쾌한 일곱 고양이들의 한집 살림 이야기
Grace J(정하나)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는 풀과 과일을 좋아하는 사자나 호랑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무라카미 하루키는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이야기를 했지. 여기에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과일을 먹는 호랑이 호찌가 나와. 사람은 좀 다르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는데 동물도 그럴까. 호찌가 그랬군. 호찌는 과일 먹고 초식동물하고도 친하게 지내려 했어. 어느 날 호찌가 사는 곳에 어릴 때 친구가 와서는 호찌를 쫓아내. 호찌가 작은 동물을 잡아먹지 않아서 거기에는 작은 동물이 많았거든. 그걸 알고 그 자리를 빼앗은 거겠지. 친구는 호찌를 모자란 호랑이로 여겼어. 호랑이라고 다 동물을 잡아먹어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를 텐데. 양인 메이하고 친구가 된 늑대 가브가 무리에서 쫓겨난 일이 생각나는군. 메이도 다르지 않았어.

 

 다친 호찌를 구해준 건 일곱마리 고양이야. 고양이는 소연 샤이 유리 레오 치치 도담 미미야. 이름이랑 모습을 다 이어서 보지는 못했어. 그건 한번만 봐서는 모를 듯해. 가까이에서 고양이 일곱마리를 본 호찌는 이름 잘 외웠겠지. 일곱마리 고양이가 즐겨보는 텔레비전 방송은 <동물의 왕굴>인데 치치가 호랑이하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해. 그런데 그게 정말 이뤄졌어. 재미있지. 크기는 달라도 호랑이와 고양이는 닮았어. 고양이는 호찌를 삼촌이라 해. 호찌와 일곱마리 고양이는 즐겁게 지내. 오두막도 짓고 함께 책을 보고 커다란 상자에 들어가기도 해. 고양이는 상자에 들어가는 거 좋아하는데 호랑이도 좋아할까.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양이와 호랑이가 함께 살고 호찌는 다친 새를 치료해. 고양이랑 새는 말이 통하지 않을까. 샤이는 새 말을 알아들었어. 호찌와 다른 고양이는 그걸 놀랍게 여겨. 날개를 다친 새한테는 새끼가 있었어. 호찌와 일곱마리 고양이는 둥지를 집으로 가지고 오려 했지만 그건 힘들었어. 호찌가 아예 나무째 집 가까운 곳으로 옮겨. 호찌 힘 세지. 어미 새가 편하게 새끼를 돌보게 됐어. 이번에는 새와 친구가 됐어. 새끼 새는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고 함께 놀기도 해. 시간이 흐르고 어미 새는 날개가 낫고 새끼 새도 자라서 그곳을 떠나야 했어. 철새였나 봐. 호찌와 일곱마리 고양이는 새와 헤어지는 게 아쉬웠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바라고 새를 배웅했어. 겨울이 가면 새가 다시 찾아오겠지.

 

 닮았다 해도 다른 고양이와 호랑이가 식구처럼 지내고 새와 친구가 되기도 했어. 다음에는 어떤 동물을 만났을까. 너구리를 닮았지만 라쿤을 만나고 늑대 울피를 만나. 울피가 함께 다니던 늑대 무리가 호찌와 일곱마리 고양이가 사는 집을 빼앗으려 했는데 호찌가 힘을 내서 쫓아내. 호찌는 소중한 고양이를 위해 힘을 냈어. 호찌와 일곱마리 고양이는 앞으로도 잘 지내겠지. 다르다 해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거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다 읽고 무슨 말을 어떻게 쓰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 버렸다. 자고 일어나서 써야겠다 했다. 난 자면서도 이걸 생각했다. 어떤 때는 꿈에서 쓰기도 하는데, 그게 현실에 도움된 적은 한번도 없다. 이번에도 꿈속에서 어떻게 쓸지 걱정한 듯하다. 뭔가를 썼느냐 하면 하나도 못 썼다. 어차피 꿈이지만. 이상한 꿈만 꿨다. 어딘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난 나중에 버스표를 사야겠다 하고 기다렸다. 여러 사람이 줄을 서 있어서 그 줄이 다 사라지면. 조금 있다 줄 선 사람 뒤로 갔는데 내 앞에 있던 사람이 모두 사라지고 표 팔던 곳은 문이 닫히고 안에는 불도 꺼졌다. 난 깜짝 놀라서 창구를 두드리면서 표 사야 한다고 했다. 그곳은 내가 사는 곳에서 멀어서 직행을 타지 않으면 집에 가기 어려웠다. 꿈속이 밤이었지만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다. 10시 정도였는지. 표를 사지 못해 집에 가지 못한 난 어떻게 됐을지. 그 꿈이 끝이 아니다. 책을 넣었던 상자였는지 모르겠는데 그 안에 새끼 돼지가 있었다. 네 마린가(이거 돼지 꿈?). 책을 사면 새끼 돼지를 주기도 하나, 꿈이니. 꿈속에서 난 그걸 어떻게 키우나 했다. 그걸 한달 정도 내버려둬서 한마리는 죽었다. 나중에 돼지는 작은 캥거루가 되었다. 꿈이니 그런 거겠지.

 

 재미없는 꿈 이야기로 시작하다니. 내가 잠을 잔 건 한시간 반쯤이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표를 못 산 건 이 소설에 그런 내용이 있어서 그랬을지도. 새끼 돼지는 모르겠다. 2017년에 마흔해 전인 1977년 일을 생각하다니. 1977년에 스무살이었다면 2017년에는 예순살이다. 옛날 예순살과 지금 예순살은 다르겠지만 조금 놀랐다. 왜 마흔해가 다 지나고 1977년을 생각했을까. 소설가 김희진 사인회에 김희진이 쓴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들고 온 누군가의 딸 때문이었을까(이 소설 제목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제목과 비슷하다). 김유경은 예전에 김희진이 소설가가 됐다는 걸 알았지만 소설은 읽지 않았다. 1977년에 김희진과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김희진이 김유경 일터 상사였던 적도 있고 가끔 만나기도 하면서 오래된 친구가 됐다. 김유경은 김희진을 친구라 여기지 않고 그저 아는 사람으로 생각하는지도. 왜 김희진은 김유경을 가끔 만났을까. 자신이 김유경보다 낫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지도. 왜 1977년일까. 사실 난 1977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 그저 1970년대에는 대학생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기도 했지 할 뿐이다. 1980년대는 군사 정부와 싸웠다고 해야겠구나. 1977년 모습이 나오려나 생각하지 않기를. 그런 말이 아주 없지 않지만 여자대학 기숙사에 사는 여자 이야기 같다. 난 여자와 여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 같은 거 잘 모른다.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관심을 가지면 그런가 보다 한다(누가 날 좋아하겠어 하는 생각에 빠지는구나). 김희진은 좀 달랐다. 한사람도 아닌 두 사람이나 자신이 아닌 김유경한테 관심을 가진 게 마음에 안 들었을지도. 김희진 소설과 김유경 기억은 조금 달랐다. 김유경은 그걸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다니. 김유경이 은희경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소설은 은희경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을지도.

 

 시작이 뒤죽박죽이다. 2017년에 김유경은 친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김희진이 쓴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읽고 1977년을 떠올린다. 김유경은 1977년에 스무살로 대학에 붙고 기숙사에 들어간다. 기숙사에는 지방에서 온 사람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계층 이야기도 했구나. 학교에 가면 서울과 지방으로 나눈다는 말도 했다. 그때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고시생을 뒷바라지 하면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고. 유경이 같은 방을 쓰는 선배가 고시생과 사귀었는데 남자는 시험에 붙고 선배한테 집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했단다. 김유경이 살던 지방 남자 고등학생은 여자 고등학생 인기 투표 같은 걸 했다. 인기 투표는 왜 하지. 이런 건 예전부터 있었다니. 기숙사에서 김유경은 322호고 김희진은 417호였다. 김유경 기억에 김희진은 자주 나오지 않는데 김희진은 자기 소설에서 김유경을 세번째 공주라 했다. 실제 있었던 사람으로 실제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쓰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 김희진은 소설에서는 자신이 주인이다 했다. 사람은 다 자기 이야기 주인이기는 하다.

 

 그때 사회 정치는 양념이고 스무살 대학생이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를 사귀고 헤어지는 이야기로 보인다. 기숙사에서 일어난 큰일은 수배중인 남학생이 기숙사에 누구나 오는 날 와서는 돌아가지 못한 일이다. 평범한 남학생이었다면 안 좋은 말 듣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텐데 수배중인 사람이어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그 남학생이 기숙에 있다가 나갔다는 걸 김희진이 사감한테 말했다. 김희진은 왜 그랬을까. 기숙사 사람이 자신을 따돌린다고 여긴 건지. 김희진은 소설에 기숙사 사람을 공주라 썼다. 김희진이 어떤지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집이 부자는 아니었나 보다. 지방에서 오고. 김희진한테 다른 사람 처지는 좋아 보이고 자신은 안 좋아 보였는지도. 누가 일부러 김희진한테 뭐라 하지 않았지만 혼자 상처받는. 그건 마음속으로. 내가 이 소설에서 느낀 건 이런 거다. 다른 것도 있을지도 모를 텐데.

 

 스무살을 좋은 때다 말하는데 그때만 빛나고 좋을까. 나이를 먹으면 빛나는 시절은 다 갔다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거다. 갈수록 빛이 사그라들지 몰라도 사람은 어느 때든 빛날지도. 이런 말로나마 내가 나를 위로하는 건가.

 

 

 

희선

 

 

 

 

☆―

 

 1977년을 보냈던 사람들은 그 해를 무엇으로 기억할까. 김승옥이 <서울의 달빛 0장>으로 첫번째 이상문학상을 받았고 리영희의 《우상과 이상》이 필화 사건에 휘말린 해였다. 의료보험이 시작되었고 제1회 대학가요제가 열렸고 이리역에서 화약을 싣고 가던 열차가 폭발했다. 매스컴은 수출 백억 달러 시대와 함께 1인당 국민총생산이 8백 달러를 넘어섰다고 떠들어냈다.  (315쪽)

 


 우리 둘 중 누군가의 기억이 틀린 것일까. 아닐지도 모른다. 기억이란 다른 사람 기억을 만나 차이라는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한사람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차이 나는 것만이 반복되어 돌아온다”는 말처럼.  (337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0-07-11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77년도 나름 빛나는 해였군요.
의료보험이 그때 시작됐다니
저는 김대중 정부 전후에 생긴 건 줄 알았더니...
대학가요제 생기고 대학 가겠다는 사람 꽤 많이 생겼을 걸요?
이리역 폭발 사건은 저도 기억합니다.
저는 그때 초등학생이었는데 담임을 좀 안 좋은 분을 만나서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네요.ㅎㅎ

희선 2020-07-12 01:30   좋아요 1 | URL
해마다 무슨 일이 많이 일어나기는 하겠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랑 많은 비... 중국에 비 많이 왔다는 소식은 몇해 전부터 들은 것 같기도 하네요 사막이 늘어서 그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제가 어릴 때도 대학가요제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한 듯해요 텔레비전을 안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아쉽기도 합니다 안 봤으면서 이런 말을... 대학가요제 생기고는 대학에 들어가고 한번 나가볼까 한 사람 많았겠습니다 담임 선생님을 잘 못 만나다니, 다른 건 나았다면 괜찮았을 텐데... 담임 선생님이 별로면 학교 가기 싫을 것도 같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이 점심 시간에는 학교 방송 못 듣게 하고 일요일에도 학교에 오라고 해서 무척 싫었습니다 선생님이 무서워서 빠지지도 못했네요 아침에도 일찍 갔던 것 같아요


희선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오래전에 사람이 어딘가에 가려면 걷거나 소나 말이 끄는 수레를 탔다. 말을 타고 다니기도 했구나. 그렇다 해도 많은 사람이 걸어다녔겠지. 마차를 타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 말을 기르는 데는 돈이 무척 많이 들었다. 유럽에 기근이 오고 말한테 줄 귀리값이 올랐다. 사람도 먹을 게 없는데 어떻게 말을 먹일까. 자전거가 생긴 건 새로운 운송수단이 있어야 해서였다. 사람은 편하지 않으면 이것저것 만들어 낸다. 오래전 사람은 없는 게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 말이 했겠다. 지금은 생각할 틈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살기 편하고 이것저것 볼 게 많아서. 지금도 편한데 더 편해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 있을지도.

 

 난 자전거 탈 수 있다. 내 건 아니었지만 어릴 때 집에 자전거가 있어서 혼자 타는 연습했다. 자전거 타기는 어렵지 않다. 균형만 잘 잡으면 된다. 운동 잘하고 못하고와는 상관없다. 이건 로드던가. 보통 자전거도 다르지 않다. 자전거는 한번 배우면 오래 안 타다 다시 타도 괜찮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아간다. 지금까지 난 자전거가 예전에도 같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 책을 보니 처음 만든 자전거는 지금 것과 조금 달랐다. 모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많이 다르지 않았지만. 1817년 카를 폰 드라이스는 두 바퀴로 달리는 기계를 만들었다. 그때는 그걸 드라이지네라 했다. 자전거라는 이름을 처음부터 쓴 건 아니구나(자전거는 한국에서 쓰는 말이구나). 처음 만든 자전거는 발을 땅에 딛고 달려야 했다. 바퀴가 있어서 걷는 것보다는 빨랐겠지만 다리는 아팠겠다. 페달을 밟아도 다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두 발을 땅에서 떼는 것과 딛는 건 아주 다르다. 페달을 단 자전거는 1817년에서 50년이 지난 다음에 나왔다. 어떻게든 지금 자전거와 비슷한 모습이 됐구나.

 

 처음 두 바퀴로 달리는 기계를 만든 카를 폰 드라이스는 돈을 별로 못 벌고 가난하게 살다 죽었다. 그때는 그런 사람 한둘이 아니었겠다. 예전에는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는 학교도 있었다. 거기에는 얼마나 다녔을까. 하루 만에 다 배울 듯한데. 옛날 사람한테 자전거는 새로운 탈 것이었으니 쉽게 타기 어려웠겠지. 자전거를 길에서 못 타게도 했다. 여기서는 그것 때문에 자전거가 천천히 발달했다고 말한다. 사고가 나고 위험해도 사람들은 자전거를 탔다. 경주를 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도시 밖에서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난 건 길 문제도 있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없어서기도 했다. 그게 아주 없었던 건 아닌 듯한데. 그런 건 시간이 흐르고 좋아진다. 자전거만 사고가 많이 난 건 아니다. 기차도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사고 많이 났다. 자전거는 기차와 경쟁하기도 했구나. 철도가 놓이고 기차가 다니게 되고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 줄었다. 자전거는 날씨가 좋을 때 타기 좋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타기 힘들겠지.

 

 자전거가 나온 건 바퀴가 있어서였을 거다. 바퀴는 꽤 오래전에 나오지 않았나 싶다. 자전거 바퀴는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었다. 페달이 앞바퀴에 있었던 적도 있다. 앞바퀴가 아주 크고 뒷바퀴는 작기도 했다. 그런 자전거 타기 힘들지 않았을까.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바뀌는 게 많은데, 자전거 타는 사람이 늘자 술을 덜 마시고 담배를 덜 피웠다. 자전거 타느라 영화관에도 덜 가고 책도 덜 읽었다. 잠깐 자전거 타고 영화나 책 봐도 괜찮을 텐데. 자전거는 건강에 좋은 거니 좋을 듯한데. 석유 재벌 존 록펠러도 건강 때문에 자전거를 탔다. 지금은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 생활이 많이 달라졌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역사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자전거는 비쌀 때도 있었다. 피아노 한대 값으로 자전거 두 대를 샀다. 피아노는 여전히 비싸지만 자전거는 싸다. 비싼 것도 있구나. 1900년대에 자전거는 사회 평등의 상징이 된다.

 

 여성도 자전거를 타고 바깥에 자유롭게 다녔다. 옛날에 여성은 바깥에 혼자 다니지 못했는데. 자전거 때문에 여성도 바지를 입게 됐을까.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자전거는 여성한테도 자유를 주었다. 자전거는 기차 자동차 모터사이클에 밀리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다. 자전거가 나오고 이백년이 넘었다니. 앞으로도 자전거 없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자전거는 환경과 건강에 좋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