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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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법이라는 걸 안 게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이걸 알고 열해는 넘은 것 같다. 일본소설에서 그걸 봤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 시간이 흐르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는 말 본 적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예전에는 열해 정도 차이 난다고 했던가. 지금은 그렇게 차이 안 날지도.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일본에서 일어난다는 말도 봤는데. 나라와 나라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겠다. 예전에 일본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나이가 내려가는 걸 걱정하고 소년법을 이야기 했겠지. 지금도 그런 이야기 나온다. 한국에서는 몇해 전부터 그런 말 들은 것 같다. 더 일찍 말했으려나. 초등학생이 죄를 저지르고 자신은 촉법소년(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 형사 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범죄 행위를 했다 해도 처벌을 받지 않으며 보호 처분 대상이 된다)이다 말한다는 말 본 것 같다. 그런 아이가 많은 건 아니겠지만, 없다고 하기도 어렵겠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알지는 못한다. 뉴스도 잘 안 보고. 그렇지 않아도 무서운 세상이다 생각하는데, 뉴스를 보면 더 세상이 무섭다고 생각할 거다.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를 괴롭혔다는 아이 이야기나 괴롭힘 당한 아이 이야기 보기도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왜 지금은 심해졌을까. 세상이 안 좋아져설까. 자기 집 자기 식구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져설지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 마음을 잘 보고 잘 잡아줘야 하는데 그런 건 잘 안 보고 공부 잘하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공부만 잘하면 다른 건 말하지 않는.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아이도 하나 하나 따로 만나면 그렇게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부모나 선생보다 세상 때가 덜 묻었을 텐데. 아니 아이여도 사이코패스 있을 거다. 사이코패스다 하다니. 딱 알맞는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이 책 《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는 열네해 전에 일어난 일이 먼저 나온다. 열네해 전 중학생 아이가 친구한테 농약이 든 커피믹스를 먹게 하고 죽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아이는 친구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그게 정말일까. 은서는 자기 아들을 죽인 문종오를 용서할 수 없었다. 문종오와 친구였던 황성태는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 문종오가 사건을 일으킨 건 열네살 생일을 앞둔 하루 전이었다. 문종오는 그걸 알았다. 문종오는 왜 이지훈과 백채혁을 죽인 건지 모르겠다. 책을 다 봤는데 모르다니. 이지훈과 백채혁이 문종오를 심하게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문종오가 사이코패스여서 두 사람을 죽였다고 여겨야 할까. 전학 온 자신을 무시했다면서 문종오는 다른 아이를 괴롭혔다. 평범한 사람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 생각해도 그걸로 끝낸다. 문종오는 그러지 않았다. 그것도 열네살에, 열세살인가. 세상에는 실제로 그런 사람 있을 거다. 사람을 죽여보고 싶어서 죽였다는 사람도 있으니.


 문종오 친구인 황성태는 그 일을 함께 하지 않았다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두었다. 그때는 그랬지만 사건이 일어난 뒤 황성태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알았다. 열네해가 지나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황성태는 지훈이 엄마인 은서를 찾아오고 자신의 일기장으로 지난날로 가 보라고 한다. 난 은서가 지난날로 가면 한동안 거기 있는 건가 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 거기에 있고 은서 자신이 아닌 성태 모습이었다. 지훈이 엄마인 은서는 아직 종오가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종오를 죽이려 했다. 처음에 성태가 그건 못한다고 했는데, 난 종오 마음을 돌리게 하는 게 낫겠다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만 지난날에 있고 성태 모습이니 쉽지 않을지도. 은서는 성태 모습으로 지난날로 가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들 지훈이를 만나기도 한다. 그때는 무척 반가웠겠다. 성태 모습이어서 엄마다 말 못해서 마음 아팠으려나.


 피해자 식구는 가해자가 잡히고 벌을 받기를 바랄 텐데, 종오는 촉법소년이어서 큰 벌을 받지 않았다. 아이는 달라질지도 몰라서 법을 그렇게 만든 건데 그걸 이용하기도 하다니, 그것도 아이가. 무서운 아이 아닌가. 실제로 지금 아이들은 그거 다 안다. 종오가 벌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복수하는 것도 좀 그렇다. 이건 내가 피해자 식구 마음을 몰라서겠지. 문종오는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고 계획하고 지훈이와 채혁이를 죽였다. 경찰은 그런 걸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문종오 아버지는 검사로 사건을 맡은 형사와 아는 사이였다. 촉법소년을 문종오한테 알려준 건 문종오 아버지다. 나이가 어릴 때 죄를 지으면 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죄를 지어도 될까.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할 텐데.


 은서 딸인 에리도 자신이 촉법소년이니 자신이 문종오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쓰다니.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내가 그렇게 바른 사람은 아니어도 사람을 죽이는 것만은 안 된다 생각하는구나. 복수도 부질없고. 소설은 자유롭게 쓰기는 해야겠지, 소설이니. 지난날로 가지 않아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을 텐데. 은서가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아들 지훈이를 만났으니 잘됐다 해야겠다. 복수한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는 못한다. 언제든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 받아야 할 텐데. 그렇게 된다 해도 피해자 식구 마음은 풀리지 않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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