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ラスプ-チンの庭 刑事犬養?人 (角川文庫)
나카야마 시치리 / KADOKAWA / 2023년 8월
평점 :
라스푸틴의 정원
나카야마 시치리
지금 의료는 무척 좋아졌다. 그런 한편 여전히 고치기 어렵고 고치지 못하는 병도 있다. 사람은 나고 자라고 살다 나이 들고 병들고 죽는데. 병이 들지 않아도 나이를 먹으면 힘이 빠지고 목숨이 다하면 죽는다. 병에는 왜 걸리는지 모르는 것도 있고, 유전이나 환경 때문에 생기는 것도 있다. 지금 사람은 편하게 살기는 해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많은 병이 스트레스에서 오기는 할 거다. 잘 먹고 운동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별로 안 아플지도. 나도 잘 모르겠다. 사람이 살면서 여러 가지에 마음 안 쓸 수 없다. 모두가 명상이나 수행하는 사람처럼 이런저런 것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죽으면 다 끝이기는 한데. 살았을 때 여러 가지에 얽매이는 건지. 사람은 참 슬프다.
이 소설 《라스푸틴의 정원》은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서 의료와 상관 있는 사건을 맡을 때가 많은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에서 여섯번째다. 하나는 단편이었는데, 나머지 다섯편에는 제목에 사람 이름이 들어간다.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이야기에는 음악가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구나. 이누카이가 나오는 이야기에는 의료와 상관 있는 사람 이름이 나오던가 했는데 그게 그렇지도 않다. 살인마 잭, 동화에 나오는 하멜른, 죽음의 의사 잭 케보디언을 나타내는 닥터 데스, 성경에 나오는 카인 이번엔 러시아 정교회 수도사인 라스푸틴이다. 라스푸틴은 수도사지만 황태자가 걸린 혈우병을 고치고 왕궁에 들어가고 정치를 했단다. 라스푸틴은 재정 러시아가 막을 내리게 한 사람이기도 하단다. 라스푸틴이라는 이름에 푸틴이 들어가서 푸틴을 생각하기도 했구나. 좀 단순한 생각이구나.
이누카이한테는 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딸이 있다. 이누카이가 의료와 상관 있는 사건을 맡는 건 그것 때문일까. 난 사야카가 고등학생쯤 되려나 했는데, 중학생 나이인가 보다. 열다섯살. 학교에 다닌다면 중학교 3학년인가 보다.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사야카는 병원에서 공부하기도 한다. 사야카와 같은 병동에 있던 아이 쇼노 유키는 집에서 요양치료 한다면서 병원에서 나갔다. 그 유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누카이와 사야카는 유키 장례식에 간다. 일본 장례식은 서양식과 비슷하기도 해서 관에 든 사람과 인사하는 시간이 있다. 이누카이와 사야카는 죽은 유키를 보고 목 밑으로 멍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누카이는 장례식장에 형사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챈다. 유키는 병으로 죽었다 했는데.
아이 몸에 멍이 있으면 부모가 학대한 건 아닌가 의심하겠지.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부검의도 병으로 죽었다고 하고 멍은 심하지 않아서 다른 말은 없었다. 이누카이가 유키 부모한테 물으니 유키 몸에 생긴 멍을 처음 본다고 했다. 이누카이는 그 말을 의심하면서도 더 따지지 못했다. 얼마 뒤 공원에서 여자가 목을 매달고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여성은 시노미야 이쿠미로 췌장암 말기였다. 이쿠미 몸에도 유키와 같은 멍이 있었다. 여기까지 보고 《닥터 데스의 유산》에 나온 것과 비슷하다 느꼈다. 아픈 사람도 비슷한 느낌이다. 병원에서 치료해도 낫지 않고 돈이 많이 들고 괴롭기만 한 게. 두 집 사람은 죽는 게 아닌, 다른 치료법에 기대를 가졌다. 두 사람 공통점은 내추럴리라는 자연치료를 내세우는 단체 회원이라는 거였다. 거기에서 하는 건 나무 막대기에 약초를 스며들게 하고 그걸로 몸을 누르는 거다. 그런 걸로 정말 사람 병이 나을까.
내추럴 대표인 오다 호스이는 어쩐지 승려 같은 모습이었다. 홈페이지에서는 오다 호스이를 신처럼 써두었다. 키가 크고 몸이 다부진 오다를 보고 이누카이와 함께 다니는 형사 다카치호 아스카는 라스푸틴을 떠올렸다. 이누카이와 다카치호는 내추럴리에서 하는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딱히 오다를 잡아갈 구실이 없었다. 있다면 경력을 속인 것과 문서 위조 정도, 그것도 작은 죄는 아니지만. 아이돌과 정치가도 내추럴리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이 내추럴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 주재인 오다 호스이가 방송에 나올 것 같기도 한데 그런 일은 없었다. 오다 호스이는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다. 내추럴리는 민간 의료기관보다 신흥종교 같은 느낌도 들었다. 오다 호스이를 교주로 여기는. 하지만 조금 달랐다. 오다가 죽었으니 말이다. 오다는 코카인 중독자기도 했다.
신흥종교나 가짜 의료로 여러 사람 돈을 빼앗는 이야기 같기도 하구나. 치료한다면서 돈을 많이 받기는 했다. 내추럴리를 만든 사람은 어릴 때 아버지가 ALS(근위축성측색경화증)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죽었다. ALS는 루게릭병일 거다. 이건 지금도 치료법이 없지 않나. 아버지는 병으로 죽고 어머니는 아버지 치료비를 벌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아버지가 죽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 일을 겪으면 의사나 병원이 원망스럽겠다. 그렇다고 다른 치료법을 아는 것도 아닌데. 사람 몸은 아프면 자연치료 하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약을 먹어야 낫는 것도 있다. 병원 치료에 지친 사람은 다른 치료법에 매달리고 싶기도 할 거다. 이름이 잘 알려진 아이돌이 그걸로 병이 나았다고 하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겠다. 그 사람은 병원에서 받은 치료가 늦게 나타난 게 아닌까 싶기도 하다.
지금 의료가 아닌 다른 치료법을 찾으려는 사람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게 종교 같아지기도 하다니. 사이비 종교에는 수혈 받으면 안 된다는 것도 있다. 그런 걸 만든 사람은 자기 목숨이 위험해져도 정말 수혈 받지 않을까. 코로나19 감염된 사람이 아주 많이 늘어났을 때 신천지교회가 드러났다. 그 교회가 내가 사는 곳에도 있다는 거 알고 조금 놀랐다. 얼마 전에는 그 교회 사람이 나눠주는 광고 종이도 받았다. 예전엔 여호와의 증인인 사람이 보이기도 했는데. 교회 사람도 뭔가를 나눠준다. 그런 거 보고 교회에 가는 사람 있을까.
난 병원에 가는 거 안 좋아한다. 병원에 간다고 다 낫는 것도 아니고. 어떤 병은 늘 함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병원 치료가 잘 안 된다고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매달리지 않기를. 지금 의학으로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자.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