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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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나온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여러 권 만났다.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을 여러 권 보면 한 소설에 나온 사람이 다른 데 나오기도 한다. 인상에 남은 사람이 나오면 바로 알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옮긴이가 쓴 말을 보고 거기에도 나왔구나 하기도 한다. 고엔지 시즈카는 《테미스의 검》에서 재판관으로 나왔다. 본래는 《테미스의 검》을 나중에 썼다는데, 이걸 쓸 때 벌써 ‘테미스의 검’을 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시간은 이게 더 나중이다. 시즈카는 죄 없는 사람한테 사형을 내린 재판관으로 책임을 지고 일을 그만두었다. 그 일이 있고 스무해가 흐른 때다. ‘테미스의 검’이 끝날 때쯤에는 시즈카 손녀인 마도카가 잠깐 나온다. 형사 와타세는 마도카가 시즈카와 같은 재판관이 되기를 바랐다. 여기에서 마도카는 법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 형사인 가쓰라기 기미히코를 돕는다. 실제는 마도카가 가쓰라기한테 들은 말을 할머니인 시즈카한테 하면, 그걸 들은 시즈카가 어떤 일인지 알아낸다.

 

 앞에서 다 말해버리다니, 사건이 일어난 곳에 가지 않고 이야기만 듣고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을 안락의자 탐정이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정말 통찰력이 뛰어나야겠다. 시즈카를 보니 아직 난 한번도 본 적 없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에 나오는 미스 마플이 떠올랐다. 여성이고 할머니여서 그런 걸까 했는데, 이 소설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미스 마플을 생각하고 쓴 거였다. 그러고 보니 판사라 해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형사는 범인을 잡으려고 수사를 하지만, 검사나 판사는 검증을 하겠지. 그걸 하는 사람이 있고 서류만 읽는 사람이 있는 건지. 내가 잘 아는 것도 아니면서 이런 말을 했다. 판사가 사건이 일어난 곳에 간 걸 별로 못 본 것 같기도 한데. 아주 안 가는 건 아닌 듯하다. 이 말은 시즈카가 사건을 해결하는 게 재판관을 해서였다는 것 같기도 하구나. 그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

 

 이 소설을 보면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형사가 민간인 그것도 대학생한테 도움을 바랄 수 있을지. 일본에는 탐정이 있기는 하다. <명탐정 코난>에는 고등학생 탐정이 나온다. 지금은 초등학생 모습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이런 걸 쓴 거기도 하겠다. 가쓰라기는 형사처럼 보이지 않는가 보다. 형사가 다 무섭게 생기지는 않았겠지. 가쓰라기도 더 오래 형사를 하면 눈빛이 달라질지도. 날카로워진다는 거다. 그래도 가쓰라기는 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가진 정의를 지키는 사람이기를. 누구한테나 정의가 있지만 힘없는 사람을 돕는 정의이기를. 지금 가쓰라기는 그렇다. 관할이 다른 데서 선배 형사가 용의자가 되자 가쓰라기는 선배를 도우려고 한다. 그 일이 자신한테 안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건 마음 쓰지 않았다. 아무리 알아봐도 알 수 없었을 때 가쓰라기는 마도카를 만나고 이야기한다. 마도카는 집으로 돌아가 할머니 시즈카한테 말한다. 앞에서도 말했구나.

 

 이야기만 듣고 바로 알다니 대단하다. 책을 읽는 난 잘 몰랐는데. 아니 처음 이야기는 집중이 안 돼서 놓쳤는데, 나머지는 범인을 짐작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구나. 갑작스럽게 사람을 죽이고 갑자기 사람이 죽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고 자기 식구가 죽임 당한 복수였다. 이런 걸 말하다니. 경찰은 사건이 일어나면 짧은 시간 안에 범인을 잡으려 하기도 한다. 그건 ‘테미스의 검’에서도 그랬다. 여기에서도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려 했다. 가쓰라기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다. 시즈카도. 여러 이야기와 함께 마도카 부모가 차에 치여 죽은 일도 새롭게 보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 일은 일본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 한국에도 외국인 노동자 많다. 돈을 벌려고 한국에 왔는데 제대로 보호장비도 없이 일하다 죽은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도 다른 데서 그런 일 겪었을 텐데.

 

 시즈카와 마도카가 하는 이야기는 생각하게 한다. 그걸 기억했다가 말해야 했는데. 정의와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것, 자기 앞일 때문에 다른 사람이 죄를 뒤집어 쓰게 한 일. 신흥종교. 종교가 그리 나쁜 게 아니지만 그런 걸 하면서 돈을 바라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처음부터 그걸 생각하고 종교를 만드는 사람이 있을지도. 독재도 잘 하면 괜찮은 거다. 그러려면 국민이 감시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독재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정보를 제한하고 국민보다 자기한테만 좋게 한다(십이국기가 바로 제대로 된 독재가 아닌가 싶다. 거기는 백성이 아닌 하늘이 감시를 하는구나). 이번에는 반전이 없네 했는데 아니다. 여전히 반전이 있다. 실제 일어나기 어려운 일로 보이지만. 그건 마지막까지 봐야 알 수 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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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정석 김동식 소설집 7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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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식이 쓴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2018년에 책이 한꺼번에 여러 권 나왔다. 2016년부터 인터넷 공포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세해 동안 300편을 썼다 한다. 엄청나구나. 어떻게 그렇게 늘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을까. 부럽구나. 지난번에도 부럽다고 한 것 같다. 나도 좀 쓰고 싶은데 생각나는 게 거의 없다. 예전에는 가끔이라도 한번 써 보고 싶은 게 떠오르기도 했는데. 쓰고 싶지만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딱히 이야기를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쓴 걸 좋아하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쓰려고 하다니 좀 우습구나. 나 자신이 기다리는 건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나지 않아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괜찮을 듯하다.

 

 요새는 이야기 써야지 하는 마음이 덜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책을 보고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런 걸 보면 반대로 왜 난 못 쓸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사실 책 읽는 것도 재미있다. 재미있는 이야기 내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만나면 말이다. 김동식이 쓴 이야기에는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이해하지 못한 것도 조금 있다.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에서 그랬다고 해야겠다. 그런 게 많지는 않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술술 잘 읽힌다. 김남우는 이름만 같고 한사람은 아니겠지. 이번에는 김남우뿐 아니라 다른 이름도 나오는구나. 두석규와 홍혜화. 이 이름은 다른 이야기에도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난해 만난 책은 한권뿐이니. 외계인과 악마도 나왔다. 귀신도. 난 아무리 좋다 해도 그걸 믿지 않는다. 좋은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 말이다. 이건 거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으려나. 난 어쩌다가 그렇게 됐을까. 나도 나를 잘 모르겠구나. 지금 세상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잘 안 된다 해도 난 그걸 믿고 싶은가 보다. 그건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은 일은 아닐까. 왜 이런 말을. 여기에 힘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려는 사람이 있어설지도. 그런 사람 끝은 별로 좋지 않다. 현실은 나쁜 사람이 더 잘되던가. 나쁘다기보다 눈치 빠르고 처세술 좋은 사람.

 

 이 책에는 이야기가 여러 편 담겼다. 김동식이 쓴 이야기는 반전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거 잊고 있었다. 마지막에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보다 어쩐지 서늘해지는 이야기가 더 많다. 아주 행복하지 않으려고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거나 어머니 진짜 마음을 아는 것, 가난한 할아버지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죄를 짓고 죽은 사람이 수염으로 다시 태어나고 가끔 깎이는 괴로움은 겪지 않았지만. 그건 수염이 쓰레기섬에 있는 마네킹에 나서다. 수염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은 전생 기억이 있었다. 언제까지나 거기에 있어야 한다. 마네킹이 죽을 일은 없을 테니. 엄청난 벌이구나. 짧게 말한 건 무슨 이야긴가 싶겠다. 나도 나중에 이 글을 보면 뭐지 할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책을 여러 권이나 내다니. 앞으로도 이야기 쓰기 바란다. 쓰겠지. 언제나 쓸거리를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볼 테니. 같은 걸 봐도 다르게 생각하겠구나. 그런 건 어떻게 하면 될까. 난 잘 못한다. 아주 남다르게 보지는 못해도 잘 보려고는 해야겠다.

 

 

 

희선

 

 

 

 

☆―

 

 “홍혜화 살인사건 현행범으로 체포된 최무정 씨를 [교화 불가능] 판정으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최무정 씨는 교화를 목적으로 한 교도소에는 갈 수 없습니다. 세상과 영원히 격리된 곳으로 가게 될 겁니다. 우리 사회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살인자의 정석>에서, 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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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지 않는 것들 - 최영미 시집 이미 1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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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인터넷에서 보았다. 시 <괴물>을. 그 시 발표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이 뭐라 할 테니. 언제부턴가 노벨문학상을 발표할 때가 오면 시인이 상을 받을 것인가 하는 사람 많았다. 시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나도 그런 생각했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받는 사람이 나왔으면 해서. 시, 글과 사람은 그렇게 다를까. 난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주 다른 사람도 있는 듯하다. 글을 아주 괜찮게 쓰지만 사람 됨됨이는 영 아닌 사람도 있을 거다. 내가 그걸 잘 모르는 것일 테지. 나 또한 글과 내가 똑같다고 말하기는 어려울지도. 난 무척 어두운데 글은 조금 밝게 좋게 쓰려고 한다. 별로 밝게 보이지 않나. 안 좋은 건 별로 말하지 않고 괜찮은 것만 말한다. 내가 쓰는 글이나 나나 많이 다르지 않다. 붙임성 없고 무뚝뚝한 것 같은. 그게 안 좋은 건 아니지 않나. ‘마법의 시간’이라는 시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사랑의 말은 유치할수록 좋다 / 유치할수록 진실에 가깝다 (22쪽)’ 그럴까. 난 그렇게 되기 어렵겠다. 말이 다른 데로 흘렀구나.

 

 최영미 시인은 예전에 알기는 했다. 첫번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도 만나봤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한 듯한데. 난, 잘 몰랐다. 그것만 봤나 했는데 그 뒤에도 시집 한권 더 봤다. 그것도 그렇게 잘 보지는 못했다. 이번 시집은 어쩐지 슬프다. 슬픔보다 서글픔인가. 예전에 본 시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이 시집에 담긴 시를 보고 시인이 나이를 먹었다 생각했다. 나이를 말하는 시가 있어설지도. 어쩌면 최영미 자신의 나이에 맞는 시를 쓴 것일지도 모를 텐데. 아픈 어머니 이야기가 슬펐구나. 여기 담긴 시는 다른 사람보다 최영미 자신의 이야기 같다. 다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는데. 그냥 쓸쓸하다. 난 최영미 시인 잘 모른다. 다른 작가도 다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작가를 알 날이 올까. 최영미가 쓴 다른 책도 봤다면 조금 나았을 텐데 싶기도 하다. 이번이 여섯번째 시집인데 시집 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드나들던 머리에

계산서와 어음과 물류창고를 집어넣고

 

당신, 그대, 님, 벗……

구름처럼 잡히지 않는 이름들을 부르던 가슴에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 등록번호를 새겨 넣고

회계와 세무 전문가에게 설명을 들어도 아리송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자.

숫자에 약해 그쪽으론 베개도 베지 않았으나

 

자나깨나 제작비와 싸우며

시인일 때는 모르던 흥정과 타협

작가일 때는 모르던 거짓과 마주하며

표정을 관리하는 자신을 보며

그동안 우아하게 글을 팔아 살아왔으니

닥치고 고생 좀 해야 쓰겠네

 

-<사업자등록>, 92쪽~93쪽

 

 

 

 요즘은 독립출판이 많아졌다. 일인출판이라고도 하던가. 둘은 조금 다를지도. 최영미는 시집을 내주겠다는 출판사가 없어서 스스로 시집을 냈다. <괴물>을 발표하고 고소를 당했나 보다. 그걸 말하는 시도 있다. 자신이 큰 잘못을 하지 않았다 해도 그런 일 일어나면 몸이 떨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듯한데. 최영미는 시를 썼다. 지금 생각하니 시가 있어서 좀 나았겠구나. 최영미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지. 최영미는 참 힘든 길을 갔구나. 그런 사람이 최영미만은 아니다. 앞으로도 늘어날 거다. 세상이 한번에 휙 바뀌지 않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내가 잘못 본 걸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말했다고 나이를 먹었구나 하다니. 최영미는 피하지 않고 싸운다. 그렇게 보인다. 난 하지 못하겠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기에 세상이 아주 무너지지 않는 거겠지. 나도 흑백처럼 구분하기보다 잿빛이고 싶다. 본래 그렇게 살았던가. 사람은 다 쓸쓸하고 무언가 때문에 싸울지도 모른다. 그게 헛되지는 않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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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8-03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집 찾다 희선님 글 보니 반갑네요 :-)

희선 2020-08-05 01:11   좋아요 0 | URL
반가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못 써도 시집 봐야지 하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되는군요


희선
 
Dr.STONE 3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Boichi / 集英社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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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톤 3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지금 사람은 과학을 자세하게 몰라도 과학이 발전 발달했다는 걸 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살지 않고 옛날 사람이 시간을 뛰어넘어 몇십해 몇백해 뒤인 지금으로 온다면 세상이 아주 달라 보일 거다. 옛날에 없던 게 지금은 아주 많다. 그래도 예전에는 세상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지금은 빨리 바뀐다. 어쩌면 과학은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건지도. 그동안 쌓인 게 있어서 그럴 것 같다. 과학은 하나에서 여러 가지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모습 이 책에 잠깐 나온다(앞으로도 나오겠구나). 센쿠는 커다랗고 무거운 나무에 깔린 코하쿠를 구하려고 만든 도르래로 차와 비슷한 걸 만들었다. 코하쿠는 아픈 언니를 위해 항아리에 온천물을 길러 다녔다. 물이 든 항아리를 싣고 내리막길을 빨리 내려갔다. 어쩌면 센쿠는 나중에 차를 만들지도.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코하쿠는 센쿠가 츠카사와 싸우기로 한 걸 알고 마을에 함께 가자고 한다. 마을에는 노인과 어린이를 빼고 마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은 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걸까. 센쿠도 그런 생각을 했다. 과학을 아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요술사는 있었다. 옛날에는 과학을 마법으로 여긴 적도 있지 않은가. 센쿠가 가장 먼저 만난 건 마을을 지키는 킨로 긴로다. 그 다음에 만난 게 바로 요술사라 하는 크롬이다. 크롬이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으려나. 센쿠는 비누로 비눗방울을 만들었다. 그것을 보고 킨로와 긴로는 당황했다. 거기에 크롬이 달려와서는 비눗방울을 터뜨렸다. 그건 잿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과학을 잘 모르는 나지만 옛날에 잿물로 빨래했다는 말 들은 적 있다. 센쿠는 크롬이 한 말을 듣고 크롬한테 관심을 가진다.

 

 크롬은 센쿠한테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창고가 있는 곳에서 요술 대결을 하자고 한다. 크롬이 보여준 건 이런저런 물질로 불꽃색을 바꾸는 불꽃반응(염색반응)이었다. 센쿠는 불꽃색을 보고 거기에 무엇을 집어 넣었는지 다 알았다. 다음은 정전기. 이것 또한 센쿠는 황으로 만든 공을 가죽으로 문질러서 정전기를 더 세게 했다. 센쿠는 무슨 어린이 과학교실이야 하면서 웃다가 크롬이 만든 창고를 보고 크롬한테 혼자 생각하고 여러 가지 돌(광석)을 모았느냐고 한다. 크롬 창고에는 크롬이 어릴 때부터 모아둔 여러 가지 돌이 있었다. 크롬은 자신이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게 있다면서 암산 대결을 하자고 한다. 크롬이 졌다. 그건 다 생각할 수 있겠다. 크롬 창고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돌을 보면서 센쿠는 아주 기뻐했다. 과학에서 말하는 물질에서 많은 게 돌에서 나오는가 보다. 몰랐던 거다. 센쿠는 여러 가지 돌을 보다가 현자의 돌을 불에 데워서 나온 수은에 사금을 녹여 킨로 창에 입혔다(도금). 킨로는 황금창이 무슨 소용이냐 하면서도 그걸 기쁘게 여겼다. 킨로는 금이 긴로는 은이 이름에 들어간다. 규칙만 지키려 하는 킨로지만 그런 반응을 보고 센쿠와 크롬은 킨로를 동료로 얻을 수 있겠다 여겼다.

 

 코하쿠 언니 루리는 마을 무녀다. 무녀가 무엇을 하는지 자세하게 모르겠지만,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백가지 이야기가 끊기지 않게 해야 했다. 루리는 몸이 약했다. 코하쿠는 그런 언니 몸을 생각하고 날마다 온천 물을 길어 날랐다. 요새는 루리 몸이 더 안 좋았다. 그런 때 센쿠가 나타났다. 크롬은 루리 병을 고치려고 약으로 쓸 만한 것도 많이 모아두었다. 센쿠한테 과학으로 루리 병을 낫게할 수 없느냐고 묻는다. 센쿠는 있다고 하고 먼저 3700년 전 세상이 어땠는지 크롬한테 말해준다. 과학이 발달한 세상을. 그 말을 들은 크롬은 누가 인류를 돌로 만들었느냐 하면서 운다. 사람이 돌이 되지 않았다면 과학은 그대로고 더 발전하고 루리 병은 벌써 나았겠지. 크롬은 그 일을 무척 화냈다. 센쿠는 루리 병을 고치려면 항생물질인 만능약 술파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페니실린도 있지만 스톤 월드에서는 곰팡이가 피기 어렵단다. 찾아보니 진짜 술파제라는 거 있었다. 그걸 만들려면 시간과 사람이 있어야 했다.

 

 술파제를 만들려고 가장 처음 모은 건 사철이다. 사철을 모으기 전에 센쿠는 지구 지축이 3700년 지나는 동안 더 기울었다는 걸 깨닫는다. 북극성이 바뀌었다. 자석으로 사철을 모을 때 수박 껍데기를 뒤집어쓴 스이카가 와서 돕는다. 스이카는 별명으로 코하쿠 크롬보다 어리다. 넷이 모은 사철을 아주 뜨거운 불로 녹여서 철을 만들려 했는데 센쿠 크롬 코하쿠 스이카 네 사람이 불에 바람을 보내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그때 센쿠는 과학 미끼로 마을 사람 힘을 모으려 했다. 스이카가 사람들이 바라는 게 뭔지 알아보러 간다. 명탐정 스이카라 했는데 그 말 알았다. 이 말이 백가지 이야기에 있을까. 일본 옛날 이야기에는 모모타로가 있는데 그건 본래 이야기와 다르게 위험한 동물을 알려주는 게 됐다. 모모타로가 수수경단으로 무서운 동물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이것과 비슷한 거 <원피스>에 나왔다. 타마는 자기 볼을 수수경단으로 만들어서 무서운 동물한테 주고 자기 말을 듣게 했다. 이건 모모타로에 나오는 이야기였구나. 타마는 악마의 열매를 먹어서 그런 힘이 생긴 거다.

 

 마을 사람이 바라는 것에서 센쿠가 만들기로 한 건 먹을거리다. 예전 사람이 아주 좋아한 라면이다. 면은 강아지풀을 탈곡해서 만들었다. 강아지풀 가루를 밀가루 대신으로 쓰다니. 코하쿠 크롬 스이카는 처음에는 어떻게 강아지풀을 먹나 했는데 한번 먹어보고 그 맛에 빠진다. 센쿠도 맛을 봤는데 별로였다. 밀가루가 아니니 맛이 좋지 않았겠다. 그래도 3700년 뒤 사람한테는 괜찮았다. 센쿠는 라면을 마을 사람한테 나눠주었다. 라면을 먹은 사람은 사철 녹이는 데 바람을 보내야 했다. 그래도 그건 처음 것보다 덜 힘든 장치였다. 누군가 라면 먹으면서 마실 걸로 콜라가 있다면 좋겠다 한다. 그 사람은 츠카사가 보낸 멘탈리스트로 아사기리 겐이었다. 겐은 센쿠가 하려는 걸 보고 츠카사보다 센쿠 쪽에 마음이 기울었다. 센쿠는 사철을 녹여 만든 철막대로 자석을 만들고 그걸로 발전기를 만들었다. 구리로 감은 철막대에 번개가 맞으면 센 자석이 되는가 보다. 돌만 있는 세상에서 센쿠는 발전기를 만들었다. 그 장치는 두 사람이 비슷한 힘으로 원반을 돌려야 했다. 그래도 대단하지 않나.

 

 만능약 술파제를 만들려면 아직 멀었지만 앞으로 하나하나 해나가겠지. 센쿠는 혼자가 아니다. 겐도 센쿠가 만들려는 과학왕국에 마음이 갔다. 겐은 센쿠가 하는 걸 보고 무척 놀랐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도 놀랍겠다.

 

 

 

*더하는 말

 

 

 

 

 

 

 

 

 

 이제 3권이라니, 갈 길이 멀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런 건 잘 못 쓰는구나. 다른 것도 잘 못 쓰지만. 어쩔 수 없지. 센쿠가 마을을 보는 모습이다. 세번째는 만화영화에 나온 장면이다. 저런 걸 보면서 만화를 만화영화로 만드는 거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꼈다. 다른 만화도 마찬가지구나. 조금 다른 것도 있지만 거의 같다. 예전에 난 만화책 그림과 만화영화 그림이 조금 다르다는 거 몰랐다. 캐릭터를 조금 다르게 그릴 때가 있고 만화와 만화영화는 다른 거니 그림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겠다. 길고 복잡한 술파제 만드는 길. 그림에는 마지막에 캡슐이 나오지만 캡슐은 만들지 않는다. 발전기를 만들고 대나무로 만든 필라멘트를 밝히는 모습. 그렇게 크지 않은데 아주 밝은 빛이 났다. 만화여서 그렇다고 생각해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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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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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 제목과 같은 소설 본 듯하다. 그때 내가 제목을 잘못 봐서 여름을 이름으로 봤지만. 그건 처음에 그랬고 나중에 여름으로 잘 봤다. 열세살이면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때 생각 잘 안 난다. 난 그때 어떻게 지냈던가. 별로 좋지 않았다. 집안 사정이. 그건 4학년 5학년 때였을지도. 6학년 때 조금 좋았던 건 잠시 피아노 학원에 다닌 거다. 잠깐 다녀서 별로 못 배웠다. 더 다녔다면 지금 뭔가 하나라도 연주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지난 일은 어쩔 수 없구나. 난 단짝친구 같은 거 없었다, 한번도. 그런 친구는 한번 사귀면 죽 가려나. 그럴 것 같다. 해원이는 진아와 언제 만나고 6학년 때는 교환일기도 썼을까. 아쉽게도 그런 이야기는 없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친구한테 말해야 하나. 그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도.

 

 난 많은 여자아이가 했을 것 같은 건 거의 안 해 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잊어버린 거고 나도 뭔가 해 봤으려나. 난 친구하고 떡볶이나 김밥 먹으러 가 본 적 없다. 초등학교 때는 더. 중,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학교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친구하고 매점에도 같이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난 학교에서 뭔가 사 먹은 적 별로 없구나. 도시락 싸가지 않았을 때 빵이나 컵라면은 사 먹었지만. 이런 거나 생각나다니. 나 같은 사람이 아주 없지 않을 텐데. 초, 중, 고등학생이 나오는 거 보면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함께 어딘가에 가는 게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런 걸 보고 다들 저렇게 지냈나 보다 생각할 수밖에. 그런 게 부러운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많은 거 하기보다 한두 가지 혼자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별로 재미도 없는 내 이야기를 조금 했다. 별거 하지도 않았구나. 친구 못 사귄 건 내 탓이겠지.

 

 여기 나오는 때는 1998년이다. 1998년은 지금과 달랐다. 뭐가 달랐냐고 묻는다면 바로 말하기 어렵지만. 난 없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어서 자기 방에서 전화할 수 있다. 예전에는 집전화를 식구가 있는 데서 받았겠다. 무선전화기도 있기는 했지만. 나한테는 전화가 거의 오지 않았다. 지금도 딱히 나한테 전화할 사람이 없어서 휴대전화기 없어도 된다. 해원이네 식구는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아빠가 출장간 곳으로 놀러간다. 어딘지 나오지 않지만 그곳은 부산 같다. 바닷가 그림이 부산 해운대다. 어렸을 때 부산에 살기는 했는데 해운대 기억나지 않는다. 몇해 전에 한번 가 본 적 있다. 그래서 알아봤다. 해원이 식구는 그곳이 아닌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간다. 그곳에 간 게 더 나았을지도. 해원이는 거기에서 같은 반 아이인 산호를 만난다.

 

 바다에서 해원이와 산호가 만났지만 별 말 안 했다. 산호가 바다에 빠진 해원이 모자를 주워준 일만 있었다. 해원이는 산호와 같은 반이기는 해도 말은 거의 안 해 봤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니 산호가 마음 쓰였다. 본래 그런 걸까. 그럴 수 있겠지. 친구인 진아는 산호가 자기를 좋아했다는 말을 한다. 그럴 수가. 그 말 정말이야 거짓말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그건 진아가 제멋대로 생각한 거였다. 어쩌면 반대였을지도. 산호가 진아 짝이었을 때 자신한테 마음을 써줘서. 초등학교 때는 왜 인기투표 같은 걸 하는 걸까. 요즘은 어떨지. 지금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이성친구 사귀던가. 1998년하고 많이 다르구나.

 

 초등학생 여자아이 남자아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친구와 지내는 이야기다. 초등학교 6학년은 사춘기 시작할 때겠다. 지금은 더 빠를지도 모르겠지만. 해원이를 좋아하지만 좋아한다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괴롭히는 우진이, 우진이를 좋아해서 우진이 짝이 된 해원이를 시샘하고 미워하는 려희, 풋풋하다. 사람 마음은 어찌할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도 그러기를 바라는 거.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마음 아플까. 그렇겠지. 친구한테도 그런 마음을 느끼는데. 그건 친구가 아닌가. 정말 난 이상한가 보다. 이성이 아닌 동성 친구를 생각하다니.

 

 이 책을 보고 옛날을 생각하거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사람 많겠다. 이건 열세살을 지난 사람이 그렇겠구나. 지금 열세살인 아이는 어떨까. 자기 마음을 좋아하는 아이한테 말해 볼까 할지도. 좋아하는 아이가 있기를 바라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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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8 2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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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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