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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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고 스기무라 사부로를 알았다. 지금 이렇게 말해도 그때 바로 스기무라 사부로 이름 외우지 못했을지도. 《이름 없는 독》도 우연히 만났는데, 그건 스기무라 사부로 이야기 두번째였다. 그때는 조금 알았던가. 아니 내가 스기무라 사부로라는 이름에 조금 관심을 가진 건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봤을 때인 듯하다(사실은 일본 드라마 <베드로의 장렬(장례행렬)>을 먼저 봤다). 앞에 두권에서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을지도 모를 텐데. 세번째 책에서야 이 사람 이야기 짧게 끝나지 않는구나 했다. 《이름 없는 독》에서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이 나오기까지 시간 좀 걸리지 않았던가. 그랬던 것 같은데. 바로 나왔다면 스기무라 사부로 이야기 더 나오는구나 했을 텐데.

 

 맨 처음에 만난 《누군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 없는 독》도 마찬가지던가. 스기무라 사부로가 탐정이 되게 된 건 기억하던가. 모르겠다. 애인이 낳은 아이지만 스기무라 아내는 재벌 막내딸이었다. 스기무라는 결혼하려고 했을 때 그걸 알았던 것 같다. 스기무라 집안에서는 그걸 알고 결혼을 반대했다. 그래도 스기무라는 결혼했다. 지금은 헤어졌지만. 아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서. 그 뒤 스기무라는 사립탐정이 된다. 책을 만들던 사람이 그쪽 길로 가다니. 예전에도 누군가 부탁한 일을 알아봐주었다. 스기무라가 어떻게 하다 탐정이 되는지 이야기 하려고 결혼부터 헤어지는 이야기를 한 건가. 이건 이 책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해설을 보고 알았다. 미야베 미유키는 스기무라 사부로 이야기를 얼마나 더 쓸까. 이번 이야기 보면서는 다음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스기무라가 알게 된 형사가 첫번째 이야기 끝에 나왔는데 마지막에 다시 조금 나왔다. 언젠가 그 사람하고 같이 하는 일이 나올 것 같다.

 

 처음 이야기 <절대 영도>는 요새 들리는 운동 선수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했다. 자세한 건 모르고 별로 안 좋은 이야기였다. 운동 선수가 맞은 거였던가. 그런 일 때문에 스스로 목숨 끊은 운동 선수 있지 않던가. 운동 하는 사람은 부드럽게 말하지 않고 상하관계를 잘 지켜야 한다고 한 듯하다. 어쩌면 그것도 일제강점기 때문에 생겨난 것일지도. 왜 안 좋은 건 그렇게 남는 건지 아쉽다. 어머니는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목숨을 구하고 병원에 있다는 걸 알았지만 한달이나 딸을 만나지 못했다. 사위는 딸이 어머니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사위도 만나지 못했다. 어머니는 스기무라를 찾아와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앞에서 운동 선수가 맞은 걸 말했는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배경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 운동 하는 사람 사이에서 상하관계를 지켜야 한다지만, 선배가 후배한테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대학생 때는 편하게 운동해도 일을 하게 되면 운동만 할 수 없을 텐데. 아주 못된 선배는 돈이 많았다. 자기 말을 듣는 후배는 잘 챙겨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런 관계를 오래 이어가다니. 조직 폭력배도 아니고. 선배를 따르는 사람이 한사람이 아니고 여럿이어서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나쁜 짓 함께 하지 않을 텐데. 어머니가 딸한테 있었던 일을 알게 되고 스기무라한테 자기 딸은 피해자다 말한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려나. 그 딸도 가해자였다. 딸은 자신이 한 일 무게를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겠지. 하지만 앞으로도 살 거다. 죄책감을 얼마나 느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 잊을 것 같기도 하다.

 

 두번째 일은 의뢰인 딸과 스기무라가 세들어 사는 집주인 부인과 결혼식에 가는 거였다. <화촉>. 호텔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기로 한 결혼식 두 건이 잘 안 됐다. 한쪽은 신부가 사라지고 한쪽은 신랑 예전 여자 친구가 찾아와서. 이런 일 실제로 있기도 할까. 결혼식 바로 전에 깨지는 일. 지금도 딸을 돈 많고 나이 많은 사람과 결혼시키고 자기 빚을 갚으려는 부모 있을까. 아주 없지 않을 것 같구나. 결혼은 쉽게 정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다른 생각 때문에 결혼을 이용하다니. 그런 걸 깨달은 사람은 스기무라밖에 없구나. 집주인도 있었지만. 그걸 알았다 해도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는 않겠다.

 

 마지막 이야기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는 아쉽다. 지금까지 쌓인 것 때문에 죄를 짓고 말았으니 말이다. 같은 부모한테 난 형제여도 아주 다르다. 왜 그렇게 되는 걸까. 한사람은 부모와 동생 그리고 결혼했던 사람과 여러 사람한테 피해를 주었다. 자신이 그렇게 하는 걸 잘못이다 여기지도 않고 자기 아들을 예전 시어머니가 죽이려 했다면서 돈을 뜯어낼 생각만 했다. 세상에는 그렇게 뻔뻔한 사람도 있구나. 어릴 때는 부모 탓일지 몰라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해야 할 텐데. 그런 거 못하는 사람 많다. 나도 잘 하지 못하는구나. 그래도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으려 한다. 그 사람한테 딸이 있었는데, 그 아이 괜찮을까. 좀 걱정스럽구나.

 

 이번에 본 스기무라는 탐정 같은 모습이었다. 차가운 탐정은 아니고 조금 거짓말도 하지만 그걸 바로 밝히기도 한다. 스기무라는 공감 잘 하는 탐정이다. 탐정이기에 선을 넘지 않아야 하는 걸 아쉬워하는 듯하다. 이건 지난번에도 그랬구나. 그래도 스기무라는 생각하겠지. 세상에 이런 마음 따듯한 탐정이 있어도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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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7 0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여사도 참 책을 많이 써요. ^^ 예전에 모방범으로 이 분 책에 열광했는데 지금은 좀 시들해졋어요. 그래도 이분 책은 기본적인 재미를 보장하니까 오랫만에 다시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희선 2021-03-07 23:44   좋아요 2 | URL
지금 생각하니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 꽤 오래 나왔네요 그때 바로 본 건 아니지만... 저는 일본 미스터리는 미야베 미유키하고 히가시노 게이고로 시작했어요 어쩌면 가장 처음 본 작가는 시마다 소지일지도... 스기무라 사부로 이야기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처음부터 봐서 그런지 나오면 또 보는군요 에도 시대(미시마야 변조괴담) 이야기도 다르지 않군요


희선

scott 2021-03-0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미미여사 에도시대물보다
이런 현대물이 좋습니다.
스기무라 사부로 탐정물은 누군가, 이름없는 독까지 읽고 멈춤 상태지만
괴담보다는 사회파추리물! 좀 많이 써주셨으면,,,,
 
모든 순간의 물리학 -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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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책 제목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봤는데, 그때 내가 생각한 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 물리로 말하는 거였다. 그것도 쉽지 않겠지만. 그런 책 이야기 들어본 것 같은데, 내가 듣거나 본 말은 다른 책에 나올까. 책이 얇고 그리 어렵지 않다는 말이 있어서 한번 볼까 하고 봤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모르면서 이걸 쓰다니. 책을 보면 뭔가 생각나거나 내가 아는 걸 쓰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물리학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내가 물리학을 조금이라도 안 다음에 이걸 봤다면 나도 이걸 보면서 아름답다느니 쉽다느니 하는 말했을지. 못했을 것 같다.

 

 과학에 이제야 좀 더 관심 갖게 됐다. 물리학을 말하는 건 처음인가. 《떨림과 울림》(김상욱)을 보기는 했는데, 그것도 다 이해하지 못했다. 여기에서 맨 처음에 말하는 건 아인슈타인이 말한 일반상대성이론이다. 그냥 상대성이론이라 하면 안 될까. 일반을 붙이는 것과 붙이지 않는 차이는 뭘까. 내가 이렇다. 난 중력하면 여전히 뉴튼을 생각했는데, 아인슈타인이 알아낸 새로운 중력 이론이 일반상대성이론이구나. 상대성이론이라는 말은 알았지만 그게 뭔지 잘 몰랐다. 이 책을 쓴 카를로 로벨리는 아인슈타인 이론이 어떤 걸 하는지 알면 쉽다고 한다. 중력장이라는 말도 들어봤는데, 그걸 생각한 게 아인슈타인이었구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말을 쓰다니. 블랙홀 이야기도 했는데.

 

 세상은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양자이론은 알기 어렵다는데. 이 말이 나온 건 1900년대라 한다. 그럴 수가, 내가 양자역학이라는 말을 들은 건 몇해 전이다. 학교 다닐 때 한번도 못 들은 것 같다. 듣고 잊어버렸을지도. 양자이론이 있어서 지금 많은 사람이 쓰는 컴퓨터가 있단다. 그렇구나.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게 되고 지구가 해를 도는 행성이라는 걸 알게 된다. 옛날 사람은 지구를 중심으로 생각했구나. 지구는 우주에 많은 은하에 있는 먼지 같은 건데. 지구가 그러면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작을지. 사람은 먼지보다 더 작겠다.

 

 우주는 빅뱅이 일어나고 팽창했다. 지금도 팽창한다.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면 모든 게 사라질지, 우주도 그렇게 사라질지. 우주도 둥글다고 한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그런 말 봤다. 우주 끝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기는 어렵겠지. 우주에서 생명체가 사는 별은 지구 하나뿐일까. 이것도 아직 알아내지는 못했다. 아주아주 나중에 알게 될지, 그런 거 알기 전에 인류가 사라질지. 인류는 지구를 자신들이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그랬겠지만, 이제는 아니 조심해야 할 텐데 그러지 않는구나. 경제만 생각하고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빈부격차는 심해지기만 하는데. 그건 자본주의가 만들었구나. 새 것을 사면 얼마 안 쓰고 버리고, 또 새 것을 산다. 돈이 돌고 돌아야 하는 것과 물건을 많이 만들고 새 것을 사게 하는 건 다르지 않구나. 그것 때문에 지구는 쓰레기로 넘쳐난다. 공기도 안 좋아지고 기후변화도 일어났다. 걱정이다.

 

 지구에서 인류가 사라져도 지구는 아무렇지 않게 여길 거다. 인류가 사라졌으니 지구는 다시 좋아질 수 있다 생각하겠지. 우리 손으로 우리가 사라지게 하지 않아야 할 텐데. 사람도 자연 한 부분이다. 그걸 잊지 않아야 한다.

 

 

 

희선

 

 

 

 

☆―

 

 물리학은 우리가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을 열어줍니다. 그 창문으로 내다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우리는 아주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예측하는 세상 모습은 작은 부분이고 확실치도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도 그걸 잘 압니다. 세상은 우리 눈앞에서 조금씩 늘 바뀌고, 우리도 그걸 느낍니다.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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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6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과학책은 언제나 저에겐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알라디너분들의 리뷰를 눈팅하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ㅎㅎ 아까 갑자기 왠지 모르깄는데 우주가 팽창한다는데 이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팡 터지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다죠? 아 저의 과학사고 수준이 이렇습니다 ㅠㅠ

희선 2021-03-06 23:51   좋아요 0 | URL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조금 관심이 생겨서 볼까 했는데, 쉽지 않을 듯합니다 조금만 보고 오래 안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과학책 봐야지 하는 마음이 생길 때가 올지도 모르죠 그런 마음은 아주 사라지는 건 아니니... 우주가 팽창한다는 걸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저는 그저 우주가 팽창해서 우주 끝은 아주 멀어지겠구나 했는데... 혹시 빅뱅은 예전에 있던 우주가 팽창하고 터진 건 아닐지... 그러면 지금 우주도 언젠가... 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희선

scott 2021-03-06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학책 우주 만큼 좋아해요
세상의 모든 이치 자연 생태계 인간이 예측하는데로 흘러 가지 않는다는것!
코로나 팬더믹으로 더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네요 ^.^

희선 2021-03-06 23:53   좋아요 1 | URL
scott 님은 여러 가지 다 좋아하시는군요 과학이 재미있는 것 같기는 한데 어렵네요 과학은 시간이 가면 바뀌기도 하잖아요 그건 가설이 잘못돼서 그런 거기는 하겠습니다 생태계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지요 그걸 안 좋게 만들지 않으면 좋을 텐데...


희선

감은빛 2021-03-06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영화에서 지구를 침공한 외계 생명체가 인간을 기생충에 비유하더라구요.
지구 입장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렇게 여길수도 있겠다 싶어서 좀 감정이입이 되었어요.

희선 2021-03-06 23:55   좋아요 0 | URL
외계 생명체도 사람을 그렇게 보다니... 지구는 사람만 없어지면 좋아할지도 모르죠 그렇게 안 되게 해야 할 텐데... 지금도 지구는 안 좋아질 것 같습니다


희선
 
Dr.STONE 11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이나가키 리이치로 / 集英社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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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톤 11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사람이 돌이 되었다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우연히 혼자 깨어나면 기쁠까. 난 무척 무섭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센쿠는 잠들지 않았다. 돌이 되고 아주아주 오랜 시간 정신은 깨어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도 세었다. 그런 일 실제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센쿠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센쿠는 혼자 돌에서 깨어났다 해도 과학을 알아서 어떻게든 살았다. 그러다 혼자는 안 되겠다 싶어서 친구인 타이주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타이주는 센쿠가 찾아서 질산이 떨어지는 동굴에 갖다 두었다. 센쿠는 타이주가 자기처럼 깨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다렸다. 기다렸더니 얼마 뒤 타이주는 정말 돌에서 깨어났다. 타이주가 센쿠와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그때 둘은 학교에 있었다. 삼천칠백년이 흐르는 동안 아주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번에 기구를 만들고 하늘에서 석유가 나오는 곳을 찾으려 했다. 센쿠 크롬 그리고 류스이가 시험 비행을 나섰다. 기구가 하늘로 뜨기는 했다. 안 뜨면 안 되지. 일본은 바람이 동쪽으로 부는가 보다. 이런 거 잘 몰랐다. 한국은 어떨까. 비슷할지도. 그래도 저기압으로 서쪽으로 간다고 한다. 기구가 가는 곳은 이시가미 마을이었다. 그게 서쪽에 있고 석유도 서쪽에서 찾아야 했다. 시험 비행도 잘 됐다. 잠시 문제가 생겼지만 그건 잘 헤쳐나갔다. 어쩐지 그냥 넘어가는 느낌. 하늘에도 기류가 있으니 그게 안 좋으면 큰일 나지 않나. 그런 걸 잘 넘기고 이시가미 마을에 닿았다. 걸어서 가면 이틀 걸리는 거리를 몇 시간 만에 갔다.

 

 마을 사람은 맛있는 걸 준비했는데 거의 구운 생선으로 만든 거였다. 류스이는 그걸 보고 하늘에서 먹을 것도 찾아야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찾은 건 뭘까. 염소 무리를 찾고 밀을 찾았다. 자연에서 자란 밀. 센쿠가 《사피엔스》에 나온 식물이 사람을 길들였다는 말을 했다. 농업은 쉽지 않다. 그래도 사람이 늘고 바다로 나갔을 때 먹을 빵도 있어야 해서 밀농사를 지었다. 이시가미 마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건 먹을 게 없어서기도 했다. 그랬구나.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이시가미 마을 사람이 왜 그렇게 적나 했다.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은 때가 있어서 굶어죽기도 했나 보다. 밀가루로 센쿠가 빵을 만들기는 했는데 다 태웠다. 코하쿠랑 이시가미 마을 사람은 그것도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빵을 못 먹어봐서 그랬겠지. 센쿠나 다른 사람은 그걸 한입 먹고 먹을 게 아니다 한다.

 

 사람을 돌에서 깨울 질산과 알코올이 섞인 게 없는데 류스이는 요리사를 깨우자고 하고, 그걸 가진 사람이 하나 떠오른다고 했다. 그 사람은 돌에서 깨울 사람 정보를 잘 아는 예전에 기자였던 미나미였다. 류스이도 미나미가 알려줬다. 미나미는 정말 갖고 있었다. 겐은 미나미가 그걸 내놓게 하려고 센쿠가 미나미가 갖고 싶어하는 걸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다니. 그 말에 솔깃한 미나미는 사람을 돌에서 깨울 액체를 준다. 그걸로 깨운 사람은 류스이 집사면서 요리사인 프랑소와다(책 맨 앞그림에서 오른쪽). 재미있는 건 류스이는 여자는 다 예쁘다 하면서 프랑소와 성별이 뭔지 모르고 진짜 이름도 모른다는 거였다. 겉모습은 여자인데. 프랑소와가 일하는 사람이어서 류스이는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어쨌든 프랑소와는 깨어나자마자 류스이를 찾았다. 만화에 나오는 집사는 꽤 대단하다. 못하는 게 없다. 그건 일본 사람이 바라는 집사일지도. 프랑소와도 못한다고 하는 거 없었다. 프랑소와가 만든 빵은 아주 맛있었다.

 

 센쿠는 미나미가 갖고 싶어하는 걸 만든다. 처음에는 거울을 만들었다. 미나미가 갖고 싶어한 게 거울이었나 했는데, 그건 다른 걸 만들면서 만든 거였다. 미나미가 진짜 갖고 싶어한 건 사진기다. 거울은 은판으로 필름이었다. 미나미가 감동해서 센쿠와 사람들이 문명을 만들어가는 걸 잘 기록하겠다고 하니 센쿠는 많이 찍으라 한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으로 찍으면 더 잘 보인다고. 사진기는 석유 찾는 데도 쓰려고 만든 거였다. 센쿠와 류스이가 하늘에서 담은 사진은 도움이 된다. 멧돼지가 있는 곳을 찾고 검은 버섯을 찾으려다 유전을 찾아낸다. 사진이 흐릿해서 거기가 어딘지 바로 못 찾았는데, 거기는 멧돼지가 찾게 한다. 멧돼지가 기름 웅덩이에 뒹군 적이 있었다. 옛날에. 요리해서 먹으려 했던 멧돼지였는데, 스이카가 멧돼지와 친해지고 멧돼지한테 유전으로 데려가 달라고 해서 정말 그렇게 했다. 스이카는 멧돼지 이름을 사가라라 지었다. 멧돼지는 잡아먹지 않았다.

 

 석유가 있다고 해도 질이 문제였다. 센쿠는 모터 보트로 시험하려 했다. 석유 자체는 아니고 가솔린으로 만들었나 보다. 그 냄새를 맡은 타이주가 남이 반하게 하는 약이냐고 했다. 타이주는 삼천칠백년 전에 센쿠가 페트병 뚜껑으로 만든 가솔린 냄새를 맡은 거였다. 그때 센쿠가 한 말을 지금도 믿었다. 그때 만든 가솔린 냄새와 같다는 건 석유가 괜찮다는 거겠지. 모터 보트는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 나가면 방향을 모를 거 아닌가. 센쿠는 GPS를 만들겠다고 한다. 위성으로 아는 GPS가 아니고 전자파를 내 보내는 걸 벌써 만들었다. 그때 어떤 전파가 잡혔다. 그건 모르스 부호로 ‘왜’라 했다. 어딘가에 사람이 있는 거다. 사람을 돌로 만든 빛을 만든 사람일까. 삼천칠백년이 흘렀으니 그때 사람도 돌에서 깨어난 건지. 누굴까. 그건 가 보면 알겠지. 지구 반대쪽으로.

 

 바다에서 다른 전파를 잡고 센쿠는 레이더면서 음파탐지기를 만들었다. 센쿠가 뭔가 만들었는데 그게 뭔지 처음에는 알기 어려웠다. 센쿠가 만든 레이더를 보고 크롬은 땅속을 보는 것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광석탐지기를 만들었다. 크롬은 그걸로 철광석이 많은 곳을 찾아낸다. 마침 그게 있어야 했는데. 그건 배 만드는 데 중요한 거였다(엔진). 이제 배 다 만들면 바다로 가겠다. 삼천칠백년전에 일어난 일 수수께끼가 곧 풀리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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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
헤르만 헤세 외 지음, 강명희 외 옮김 / 꼼지락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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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는 나도 많은 아이처럼 성탄절을 기다렸다.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랬다. 난 언제 성탄절을 알았을까, 산타클로스는. 다 생각나지 않는다. 자라면서 들었거나 텔레비전에서 본 게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교회에 다녀서 성탄절 행사에 나가기도 했다. 언젠가도 말했는데 어릴 때는 친구가 교회에 다녀서 나도 같이 다녔다. 좀 먼 곳에 있었는데. 교화 차가 다녀서 그거 타고 다녔다. 초등학교는 교회에서 더 가야 해도 걸어다녔는데, 교회는 차 타고 다녔구나. 지금 생각하니 신기하다. 갈 때는 차 타고 가도 집에 올 때는 걸어와도 괜찮았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 같다. 아니 그때 일 잘 생각나지 않는다. 차 탄 건 맞는 듯한데, 친구랑 이야기 했는지 그냥 혼자 앉았는지. 갑자기 이런 걸 생각하다니. 성탄절을 생각하다가 그랬구나.

 

 내가 성탄절을 왜 기다렸는지 지금 생각났다. 성탄절이나 성탄절 전날에는 텔레비전 방송에서 재미있는 게 했다. 성탄절이 배경인 영화나 만화영화. 성탄절마다 한 건 찰스 디킨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원작으로 한 스크루지 영감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그건 소설 못 봤는데 예전에는 제목을 스크루지 영감으로 알았다. 어쩌면 소설 제목과 같았는데 내가 그걸 몰랐을지도. 그것도 있고 <성냥팔이 소녀>(안데르센)도 생각난다. 성냥팔이 소녀도 글이 아닌 영상으로만 봤는데 이 책 《크리스마스 -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에 실렸다. 읽어보니 그리 길지 않았다. 그건 성탄절에 일어난 슬픈 이야기다. 여기에는 가난한 사람이 성탄절을 맞는 이야기가 여러 편 실렸다. 다른 날과 다르게 성탄절에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런 건 누가 가장 먼저 썼을까. 가끔 그런 게 알고 싶다니.

 

 예수가 태어나서 기적이 일어났겠다(예수가 태어난 날은 12월 25일이 아니다고도 하지만). 모두가 예수를 지키려고 했으니 말이다. 성경에는 예수가 난 걸 알고 그날 태어난 아이를 모두 죽이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갑자기 이거 다른 사람 이야긴가 하는 생각이,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다행하게도 예수는 위험을 피한다. 여기에서는 천사가 도와줘서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달아난다. 동박박사가 셋으로 알려졌는데, 한사람 더 있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네번째 동방박사는 예수를 만나러 가다 이런저런 일을 겪는다. 어쩐지 그런 거 안 좋기도 하다. 그런 건 착한 사람은 힘들다는 이야기 같기도 하니 말이다. 신, 예수를 믿는 건 예수한테 잘하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한테 베푸는 거겠지. 지금 교회 사람 가운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얼마나 될까. 종교인이 가난하고 아픈 사람을 도운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오래전에는 종교가 세상을 다스리기도 했는데. 그런 게 지금도 이어지는 듯하다. 옛날 만큼은 아니어도.

 

 성탄절에는 눈이 와야 할 것 같은데 앞으로 눈이 오는 성탄절 맞을 수 있을지. 전나무는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잘라다 성탄절에 잠깐 장식하고 성탄절이 지나면 그냥 내버려두니 말이다. 그렇게 사라진 나무 얼마나 많을지. 지금은 전구로 빛을 내는데 옛날에는 초를 켰나 보다. 그런 말 보면서 왜 초를 켜지 했다. 나중에야 그게 지금은 전구가 됐다는 거 깨달았다. 초를 켜고 잘못해서 불난 적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니. 성탄절 나무에는 과자 같은 먹을 것도 달아놓았다. 그건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겠다. 과자 달린 나무. 오래전 성탄절 풍경을 볼 수도 있어서 괜찮았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에 성탄절을 축하했을까. 천주교는 조선시대에 들어왔구나. 그러면 그때 성탄절 아는 사람 있었겠다.

 

 짧은 이야기가 많은데 아달베르트 슈티프터가 쓴 <얼음 절벽>은 좀 길다. 처음에는 집중이 잘 안 됐는데, 두 아이가 외갓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는 걱정스러웠다. 그걸 보면서 외갓집에서 자고 아침에 집에 가지 했다. 두 아이 콘라트와 잔나는 괜찮을까 하면서 봤는데 다행하게도 둘은 이튿날 부모와 아이를 찾는 마을 사람과 만났다. 콘라트와 잔나가 사는 곳에서는 두 아이와 엄마를 다른 곳 사람으로 여겼는데, 그날 뒤로 그런 일은 사라졌다. 콘라트와 잔나가 죽지 않은 것도 다행이고 두 아이와 엄마를 마을 사람이 받아들여서 잘됐다. 그것 또한 성탄절에 일어난 기적이다. 기적은 아주 큰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하루하루 사는 것도 기적이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맑은 날. 기적은 성탄절에만 일어나지 않는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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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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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난 우리가 만나기로 한 책방 알라딘에 조금 일찍 갔다. 친구는 아직 오지 않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난 책방에서 책을 보고 다녔다.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도 보이고 사고 싶은 책도 보였다. 몇분 뒤 누군가 내 팔을 살짝 잡았다. 난 조금 놀랐지만, 바로 친구라는 걸 알았다.

 

 “벌써 왔구나. 여전히 빨리 나오네.”

 

 “아니 나도 조금 전에 왔어.”

 

 우리는 책방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책방 알라딘에서는 책뿐 아니라 커피도 팔았다.

 

 “나, 요새 잠이 안 와. 커피 마셔도 괜찮을까.”

 

 “그러면 디카페인 어때.”

 

 커피 차림표를 보니 마침 그달 커피에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이 다시 나왔다고 쓰여 있었다. 나도 그 커피 말만 듣고 마셔보지 못해서 친구와 같이 마시기로 했다.

 

 “디카페인이라 해도 카페인 있는 거 알지.”

 

 친구가 말했다.

 

 “응, 나도 알아. 그래도 그냥 커피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그렇겠지.”

 

 얼마 뒤 우리가 시킨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커피가 나왔다.

 

 “커피 냄새 좋다. 커피는 이 맛이지.”

 

 친구가 말해서 나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는 여전해서 우리는 오래 함께 있지 못했다. 그래도 잠깐이라도 친구를 만나 이야기 하고 함께 커피를 마셔서 즐거웠다. 커피 맛 잘 몰라도 친구와 마시는 커피는 맛있었다. 친구도 그랬을지.

 

 

 

 

  

 

 

 

*더하는 말

 

 알라딘에서 커피를 사고는 이야기 같은 거 쓰면 어떨까 했는데 평범한 걸 썼네요. 이건 그냥 친구 만나고 커피 마신 것뿐이네요. 책도 구경하고. 재미있는 게 떠오르면 좋겠지만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친구한테 커피 보내주기도 했어요. 종이봉투를 만들었는데, 드립백 커피 두 개에 딱 맞아서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다행하게도 가기는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커피를 같이 마신 건 아니지만, 그것도 친구하고 같이 커피 마신 것과 같겠지요. 다른 커피도 나왔던데 그건 몰랐습니다. 아쉽네요. 못 마셔봐서. 아직도 커피 마셔도 잘 모르지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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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2-26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희선님 친구 얘기 처음 들어요. 단란단란. 이런 가벼운 얘기도 좋아요~~~^^

희선 2021-02-27 01:08   좋아요 0 | URL
진짜 친구를 만난 건 아니고 알라딘에서 산 커피를 넣어서 지어 쓴 거예요 예전에 평범한 이야기 같은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쓰기도 했는데, 그런 거 쓰면 거의 제 이야기로 알기도 하더군요 제가 그렇게 써서 그렇겠습니다(‘나’는 저하고 비슷하기도 하니, 비슷해도 이야기 속 ‘나’는 저보다 나아요) 친구한테 드립백 커피 보내주기만 했어요 저는 거의 편지만 써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2-27 01:18   좋아요 1 | URL
ㅠㅠ 제가 희선님 글을 지대루 캐치를 못했군요. 이야기였다니. 시인인 줄만 알았더니 이야기꾼이기도 했군요. ㅋ 근데요, 전부터 느낀 건데요, 편지 쓴다고 하니 느낌 더 팍팍 드는 걸 말하면요. 희선님 에밀리 디킨슨이랑 이미지가 겹쳐요.^^

희선 2021-02-27 01:51   좋아요 0 | URL
에밀리 디킨슨이라니... 그런 말하면 에밀리 디킨슨이 저세상에서 화 낼지도 몰라요 제가 이야기처럼 못 써서 그렇겠지요 가끔 짧은 이야기 쓰고 싶기도 한데, 이젠 못 쓰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떠오르는 게 없어서... 아주 가끔 떠올라도 이야기가 아니고 짧게 쓰고... 쓸 게 없는 것도 있고 못 써서 그렇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해서... 쓰고 싶은 사람은 이런 핑계 대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