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콜롬비아 아스무까에스 톨리마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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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알라딘에서 어떤 커피가 나올지, 그걸 다 맛볼지 나도 잘 모르겠다. 2020년에 다 마셔본 것도 아닌데. 커피를 맛본다고 해도 내가 그걸 다 알기는 어렵겠지. 가끔 다른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마셔 보면 괜찮겠다. 드립백은 뜯었을 때 거의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번 커피 콜롬비아 아스무까에스 톨리마도 그랬다. 이건 이름이 더 어렵다.

 

 

  

 

 

 

 커피 소개를 보니 이 커피는 ‘콜롬비아 여성 생산자 협회에서 재배한 커피다’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을 보고 사야겠다 생각했다. 드립백 다섯개 든 거 하나 산다고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나만 사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도 살 테니 괜찮겠지. 물방울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서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니 말이다.

 

 예전에 커피 앞부분이 스티커라는 거 알고, 인쇄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인쇄로 바뀌었다. 다음에도 이렇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스티커에 인쇄하고 봉투에 붙이는 것보다 봉투에 인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게 더 나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림이 예쁜 것도 좋지만, 지난번과 이번처럼 단순한 것도 괜찮다.

 

 봉투에 ‘섬세한 산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좋은 커피다’는 말이 쓰여 있는데 커피맛은 이 말대로다. 여기 쓰여 있는 말 그대로 하다니. 커피를 마시니 여기 쓰인 말 그대로인데 어쩌란 말인가.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난 잘 모르겠다. 나쁘지는 않다. 마시기에 괜찮은 커피다. 지금까지 마셔 본 알라딘 커피는 다 그랬구나.

 

 

 

 

 

 이거 쓰려고 다른 건 안 하고 커피 한잔만 마셨다. 몇 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커피 마시고 아무것도 안 하다 이번에 읽으려고 하는 책 조금 봤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이 보면 좋을 텐데. 그 책은 오노 후유미 소설 《고스트 헌트 ゴ-ストハント》 1권이다. 언제인지 잘 생각나지 않는데 몇달 전에 이 책이 일본에서 문고로 다시 나왔다는 거 알았다. 그 말을 보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지난달에 책을 사고 이달에 받았다. 이달에 나오는 책하고 같이 사서 그렇다. 내가 알았을 때는 3권까지 나왔는데, 어제 새벽에 찾아보니 지난 12월에 4권도 나왔다. 책 살 때 왜 그걸 몰랐을까 했다. 언제 다 볼지 모르는데 책을 사두려고 하다니. 그래도 사두면 보기는 한다. 어떤 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보기도 하지만.

 

 소설 《고스트 헌트》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그걸 해결하는 사람이 나온다. 앞부분 보니 아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일본에는 초 백개를 켜두고 이야기를 하나 할 때마다 초 하나를 끄고 그걸 다 껐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백가지 이야기). 여기에서 하는 건 네 사람이 불을 켜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불 하나씩을 끈 다음 숫자를 세면 한사람이 늘어난다는 거였다. 넷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하고 불을 다 끈 다음 숫자를 셌더니 한사람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아주 무서워했는데 그건 귀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고스트 헌터 시부야 카즈야로 심령현상 사무소 소장이고 나이는 열일곱살이다. 심령현상 사무소라 했지만, 심령현상을 과학으로 밝히고 해결하려 한다. 그밖에 여기에는 무녀 승려 영매사 신부도 나온다.

 

 무서운 이야기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건 예전에 만화영화로 봐서 책도 한번 보고 싶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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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1-15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스트헌트 애니메이션으로도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오노 후유미는 호러미스터리의 서늘한 감각을 잘 살리는 것 같아요.
희선님 좋은 하루 되세요.^^

희선 2021-01-15 23:08   좋아요 1 | URL
예전에 나온 책이지만 다시 나오게 돼서 잘됐다 싶어요 그러고 보니 한국도 시간이 좀 흐르면 개정판 나오기도 하는군요 오노 후유미 소설은 서늘하기도 하면서 따듯함도 있는 듯합니다 고스트 헌트에도 그런 게 나오죠

곧 주말이네요 서니데이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주말엔 춥다고 하니 밖에 나갈 때는 옷 따듯하게 입으세요


희선

scott 2021-01-17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노 후유미는 오싹한 ㅋㅋ 분위기 성우들 목소리 색감 이런 요소때문에 만화로 보는게 더 재밌는건 같아요.^*^

희선 2021-01-19 00:35   좋아요 1 | URL
일본은 소설을 만화로도 그리기도 해서 나중에 만화영화로 만들기도 하더군요 <십이국기>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다른 건 만화도 나온 듯해요 이것도 소설뿐 아니라 만화로도 나왔더군요 그 캐릭터로 만화영화 만들지 않았을지...


희선
 
스피닝 창비만화도서관 3
틸리 월든 지음, 박다솜 옮김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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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리, 이젠 잘 지내지. 이제는 오랫동안 타던 스케이트를 안 타겠지만. 그걸 타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나 봐. 어쩐지 그게 지금도 이어지는 것 같아. 8시에 잠드는 거 좋아한다니. 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좋아. 평소보다 일찍 자면 별로 못 자고 깨. 오랫동안 늦게 자서 그런 거겠지. 한번 잠들고 깨지 않으면 좋을 텐데, 어떤 때는 자도 자도 일어나기 힘든데 어떤 때는 더 자려 해도 잠이 안 들어. 그 두 가지가 왔다 갔다 해. 짧은 시간 동안은 괜찮기도 하던가. 늘 그러면 훨씬 좋을까. 그건 나도 모르겠어. 어쩐지 난 잘 짜여진대로 살지 못할 것 같아. 학교는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어. 그때는 그래야 했으니 그랬군. 틸리 넌 어렸을 때부터 스케이트 타고 그 시간에 따라 살았겠구나. 그런 거 어땠어. 난 틸리 네가 스케이트 타는 거 좋아하는 건지 그냥 타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 처음에는 좋아하는 거겠지 했는데. 하다보니 줄곧 한 건 아닐까 싶어.

 

 학교 다닐 때 다른 아이들은 잘 지내는 듯한데 난 늘 그러지 못한 것 같아. 틸리 넌 뉴저지에서는 욜리와 친하게 지내고 함께 피겨 스케이팅을 했지.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도. 그건 혼자 하는 것과 여럿이 하는 거겠지.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은 처음 알았어. 피겨 스케이팅도 잘 아는 건 아니야. 그렇기는 해도 틸리 너네 엄마가 네가 피겨 스케이팅을 하고 이름을 날리기를 바란 건 아니었지. 그거 다행 아닌가 싶은데. 텍사스로 이사하고 틸리 넌 혼자 스케이트를 타러 갔지. 대회에 나갈 때도. 틸리 넌 그런 게 아쉬우면서도 좋다고 했구나. 나도 학교에서 뭔가 한다고 해도 엄마 아빠 다 오지 않았어. 딱히 한 것도 없던가. 나보다 잘 하는 아이가 더 많았으니. 지금도 다르지 않은데 학교 다닐 때 좀 쓸쓸했어. 그건 평생 갈 것 같아. 그래도 책 보고 그걸 잊으려 해. 틸리 넌 피겨 스케이팅 할 때랑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할 때 친하게 지낸 사람 있었구나. 그런 사람이 있어서 네가 스케이트 그만두지 않았겠다.

 

 뉴저지에서 다닌 학교에서 틸리 너 괴롭힘 당했구나. 텍사스로 이사하고는 사립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거기에서도 그레이스가 널 못 살게 굴었지. 그레이스는 누구든 괴롭히고 그러다 학교를 그만뒀야 했지. 그레이스는 왜 그렇게 남을 괴롭혔을까. 그 학교에는 네 마음에 드는 아이가 있었구나. 여섯살 때 넌 자신이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지. 그런 걸 알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조금 당황스럽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겠다. 틸리 네가 여자아이들과 있는 모습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했어. 동성을 좋아한다고 동성과 친구가 못 될 건 없을 텐데. 좀 편하지 않으려나. 넌 네가 좋아하는 아이가 널 좋아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과 다르게 레이가 널 좋아해서 기뻤겠다. 고등학생이 되고는 만나지 못하고 연락도 안 됐지만.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과 다르면 안 좋게 여기기도 해. 첼로 선생님은 널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구나. 그런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첼로 배우는 거 부럽기도 했어. 한국은 악기 같은 거 학교에서 배우라고 안 하거든. 전문가가 안 된다 해도 악기 다루는 게 하나쯤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스케이트도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취미로 할 수도 있잖아.

 

 첼로도 그렇고 스케이트도 취미로만 하기에는 돈이 좀 들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틸리 넌 피겨 스케이팅 잘해서 등급 시험에 붙고 대회에 나가면 긴장했지만 1등도 했구나.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팀에서는 네가 있어야 한다고 했지. 잘해서 거기에 있어도 돼서 좋았겠다. 난 어디에든 들어가지 않아. 그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거지만 가끔 쓸쓸해. 사람한테는 어딘가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도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내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걸지도. 자꾸 내 얘기를 하다니, 미안해. 고등학교 다닐 때 틸리 넌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구나. 판환가. 그것 때문에 미술을 할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지. 그리고 스케이트를 싫어하게 됐구나. 등급시험은 떨어지고. 고등학생 때 커밍아웃 했구나. 그 일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 냈다. 첼로 선생님은 축하해줬지. 쌍둥이 존은 그게 잘못됐다고 했지만. 그때는 그랬다 해도 지금은 괜찮겠지.

 

 오랫동안 하던 걸 그만두고 새로운 걸 하는 데도 용기가 있어야 해. 틸리 넌 네가 좋아하는 걸 찾았구나. 그림. 그걸로 이렇게 네 이야기도 했잖아. 오래 하던 걸 그만두고 바로 다른 걸 찾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아니 그렇지도 않은가. 내가 잘 모르는 것일 뿐일지도. 자신한테는 오래 한 거 하나밖에 없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틸리 네가 그런 생각 안 해서 다행이야. 지금 그림 즐겁게 하지. 자신이 좋아하는 거여도 어려운 때는 찾아올 거야. 그런 때도 틸리 네가 잘 넘겼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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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14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그래픽 노블 저에 최애중 한권!
전 이책 읽으면서 사춘기 시절에 마주하는 현실이 새벽 공기 차가운 빙판 위 아이스링크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해뜨기전 어둡고 컴컴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어느누구에게도 이해 받기 어려운 감정들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서있던 시절
스케치가 어두운날은 어둡게 추웠던 순간은 춥게 그렸던 부분에 공감을 많이 했어요
마치 날것 그대로인 사춘기 시절 감정이 드러나있는것 처럼 느꼈거든요

마지막장이 트위즐로 끝나는데 트위즐이 한쪽 발을 이용해 최소한 한 번 이상을 순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빠르게 도는 기술이더군요. 틸리는 아이스링크를 떠나면서 울음ㅇㄹ 터트리지만
인생 트위즐 처럼 떄로는 가던길이 아닌 옆길, 한번도 꿈꿔본적 없던 길로 들어설수 있다는거
언제든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 반대 방향으로 새롭게 회전해서 갈수 있다는거 ,,,,

희선 2021-01-15 00:51   좋아요 1 | URL
저는 우연히 이 책을 봤어요 스케이트 하는 이야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니더군요 스케이트를 타는 걸 보고 사춘기에 마주하는 현실을 생각하시다니, 저는 그런 생각은 하나도 못하고 그저 이야기를 봤습니다 여전히 그림, 만화 보는 걸 잘 못하네요 그림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러고 보니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두고 나중에 스케이트 타러 갔던 게 생각났습니다 그만뒀다 해도 아주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트위즐이 그런 거군요 정말 그건 틸리를 나타내는 것과 같네요 다른 것에 관심을 가져서 다행이고 그걸 하게 돼서 잘됐다 여겼는데, 피겨 스케이팅에 있는 기술로 그걸 나타냈다니...

scott 님은 아시는 거 많군요


희선
 
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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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 때 과학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걸 좋아하지 않은 건 어려워서겠지. 재미를 느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나와는 다르게 과학이나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사람도 있겠다. 부럽구나. 과학 수학만 그럴까. 어쩐지 학교에서 한 공부는 다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학교에 다녀야 해서 다니고 시험 보니 공부를 한 것 같다. 공부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닌데. 지금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저 책을 볼 뿐이다. 공부하려고 책을 보느냐고 묻는다면, 그런 거 아주 없지 않다. 공부하는 책 읽기 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걸 더 보니 말이다. 좋아하는 거여도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있고 생각할 것도 있다. 이제는 시험 보려고 공부하지 않고 그저 나로 살려고 공부한다. 마음 편하게 하려고 한다. 그게 무슨 공부야 할지도 모르겠다.

 

 몇해 전부터 과학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려 했는데 지금까지 본 거 얼마 안 된다. 내가 본 건 우주, 별, 뇌과학 이런 것뿐이구나. 식물 이야기도 있던가. 지금은 과학책 쉽고 재미있게 나오기도 하던데, 물리는 여전히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에서 배운 물리 같은 건 다 잊어버렸다. 무슨 법칙 같은 걸로 계산하기도 했는데. 물리와 수학은 아주 가까운 사이다. 그런 계산이 아닌 다른 식으로 배웠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주 없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잊어버렸겠지. 지구나 생물 같은 것도 배웠는데. 누군가는 지구과학을 좋아하기도 했다. 나도 그런 거 조금이라도 관심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과학하고 아주 멀리 지냈다. 과학이 내가 사는 것과 아주 멀지 않은데 그런 건 생각도 못했다. 지금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과학이 사람 삶과 가깝다는 거 안다. 그저 그 정도뿐이다.

 

 이 책 보면 다는 아니어도 조금은 알겠지 했는데 하나도 모르겠다. 그저 글자만 봤구나. 내가 아는 게 아주 없다는 것만 깨달았다. 하나 세상 모든 건 떤다는 거 알았다. 가만히 있다고 그게 가만히 있는 게 아니란다. 눈으로 보이지 않을 뿐 모든 건 떨린다고 한다. 사람은 살아서 떨리고. 공명이 일어나면 울린단다. 색깔을 보는 것도 공명해서 보는 거였다. 주파수가 맞았다는 말 떠오른다. 책이나 영화로 이야기 하기도 했는데, 내가 본 책 하나 있다. 《사피엔스》다. 하나라도 봐서 다행이구나. 내가 지금까지 본 과학책은 이야기나 역사가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건 좀 더 알기 쉬운데. 물리학자가 쓴 글은 처음 봤다. 정말 그럴까. 분명히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것 같다. 얼마전부터 앞으로 과학책 봐야지 하고 뭘 볼까 하다가 이걸 봤는데 어려운 걸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 해도 자꾸 보다보면 기억에 남을까. 그런 식으로 해 본 적 별로 없다. 그것 또한 아쉽구나. 무언가를 알게 된다 해도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다는 것만 느낀다.

 

 과학은 사람이 사는 세상을 알려는 거다. 지구와 더 넓게는 우주를 알려는 거구나.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 하다니, 지구에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닌데. 가장 쉬운 우주 법칙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거다. 몇해 전에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서 빅뱅이나 우주가 생기고 138억 년이 되고 우주가 팽창한다는 걸 알았다. 실제 본 건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지만. 과학이 있어서 그런 걸 알아냈겠지. 과학도 늘 그대로는 아니다. 자꾸 바뀐다. 바뀌는 게 아니고 제대로 알게 되는 건지도. 가설이 잘못돼서. 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걸 고집하는 과학자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안 될 텐데. 잘못 알았다면 그걸 인정해야 한다. 이건 과학자만 그런 건 아니구나. 난 아는 게 없으니 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언제나 이런 마음이어야 할 텐데, 조금 알게 된 걸 뽐내면 안 되겠다.

 

 우주가 생기고 지구가 생긴 건 우연이다. 사람이 생긴 것도 우연이겠지. 그걸 일어날 일이었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주는 우주 법칙으로 움직인다. 거기에서 뜻을 찾으려는 건 사람뿐이다. 이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생각하니 말이다. 그 생각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과학으로 사람이 편하게 오래 살게 됐지만, 과학 때문에 지구 환경은 아주 안 좋아졌다. 그런 건 생각해야 한다. 지구에 가장 해로운 건 인류, 사람이다. 지구가 인류를 없애기 전에 인류가 정신차려야 한다. 과학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나. 결과가 안 좋은 건 처음부터 안 하면 좋겠다. 다시 생각하니 실패에서 얻는 것도 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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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12 0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을 이미 알고 계시는데요 ^^

희선 2021-01-13 23:43   좋아요 0 | URL
han22598 님 고맙습니다 아는 척하는 거지요 이런 김새는 말을 하다니, 미안합니다


희선

scott 2021-01-13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코로나 팬더믹으로 미국 대학에 과학 전공하려고 인재들이 몰려든데요.
주에서도 장학금 혜택도 넓혔고
결국 인류에 생명을 구할수 있는건 과학 인가?
바이러스에 이토록 약한 생명체라는것
이번에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희선 2021-01-13 23:44   좋아요 1 | URL
코로나19가 그런 걸 만들어내기도 했군요 과학 때문에 바이러스가 나타났을지도 모를 텐데, 과학으로 그걸 이겨내려고 하는군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약은 이것저것 먹으면 안 좋을 듯합니다 저는 읽지 않았지만 요새 약을 말하는 책도 많이 나오더군요 그것도 코로나19 때문인가 봐요 사람은 참 약하면서도 끈질기죠 약하기에 살아 남는 것도 있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1-13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0년은 과학과 의학이 중요한 해였네요.
문학은 고전을 읽고, 과학은 최근 것을 읽으라고 해서 과학 책을 고를 땐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과학의 영역에선 잘못 알았던 게 새로 밝혀져 바뀌는 것들이 있어서 그렇겠지요.

사피엔스, 너무 익숙한 제목이라서 제가 구입한 걸로 착각하고 나의 계정에서 알아보니
안 샀더라는... ㅋ호모데우스(유발 하라리)를 샀던 거예요.

희선 2021-01-13 23:48   좋아요 0 | URL
코로나19 때문에 그런 해가 됐군요 이번 2021년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네요 과학은 잘못 알게 되는 게 있기도 하겠습니다 발표하는 사람에 따라 그 사람 이름이 알려지기도 하는데 어떤 걸 한사람만 하는 건 아닌 듯해요 그런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는군요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호모데우스, 그 책 며칠에 걸쳐서 읽은 게 생각납니다 사피엔스는 재미있게 봤는데, 호모데우스는 좀 어려웠습니다 그 뒤로 유발 하라리 책은 안 봤군요 다른 책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들었지만...


희선

2021-01-13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4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2-10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
축!카!!

설날 연휴 평안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1-02-10 23:16   좋아요 1 | URL
그런 일이... 좀 부끄럽네요 별로 잘 쓰지도 못했는데... scott 님이 쓰신 댓글 보고 알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 메일 보니 그런 메일이 와 있네요 고맙습니다 여기에 쓰지만 scott 님도 축하합니다 찾아보니 되셨더군요


희선
 
그림을 그리는 일
초록뱀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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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로 먹고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같은 사람은 정말 좋겠다. 좋아하는 게 일이 되면 하기 싫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릴 때는 좋아하면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그것만 했겠지. 그러고 보니 난 그런 거 없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구나. 책을 읽고 쓰기는 하지만, 이건 그냥 하는 거다. 지금은 이런 것도 잘해서 책을 내는 사람도 많은 듯한데, 난 그런 생각 없다. 내가 잘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인터넷 블로그에 써도 보는 사람 별로 없다. 재미없어서 그렇구나. 그림도 그렇지만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은 아주아주 많다. 잘 쓰는 사람은 전문가가 되면 되고 난 그저 읽고 쓰는 사람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소설가도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 해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소설가보다 난 자유롭구나. 소설가라기보다 글을 전문으로 쓰는 사람이라 해야겠다.

 

 지금 어딘가에는 작가가 되려고 글을 쓰는 사람 있겠다. 글은 작가만 써야 할까. 그렇지 않구나. 이제는 많은 사람이 글을 자유롭게 쓴다. 거기에는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다. 책 읽기보다 글을 쓰려는 사람이 더 많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림도 자유롭게 인터넷에 올릴 수 있다. 그림일기 같은 걸 쓰다가 그걸 책으로 낸 사람도 있겠다. 그런 사람이 아주 많은 건 아닌가. 좀 다른 이야긴데 만화가로 먹고 살려면 자만, 애쓰기 그리고 운이 따라야 한다고 한다. 이건 실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실제 그럴 것 같다. 이건 어떤 것에든 맞는 말 같다. 무언가를 아주 잘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도 있다. 운도 재능이라 하지 않나.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난 운이 없는 것 같다. 운을 불러들이지 못하던가. 솔직히 말하면 운이 좋으면 마음이 안 좋아서 차라리 그런 거 없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이어서 실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어릴 때 그림을 좋아하고 그걸 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담겼는데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했다. 뭔가 잘된 이야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을. 자신이 좋아해서 하는 거여도 즐겁지 않은 때 찾아올 거다. 성민은 어릴 때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고 공부시간에도 집에서도 그림을 그렸는데, 학교에서는 선생님한테 혼나고 집에서는 엄마한테 혼났다. 공부시간에는 안 그리는 게 낫겠지만. 여기에서는 그걸 그림이라 하지 않고 낙서라 한다. 성민은 자라서도 그림을 좋아하고 고등학생 때는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미술학원에 들어가는 돈이 많아서 성민은 엄마한테 괜찮다고 한다. 대학은 미술과 상관없는 과에 들어갔지만 동아리는 그림 그리는 곳에 들어간다. 거기에 가고 성민은 다시 그림에 마음 썼다. 성민은 대학에서 미대로 전과하려 했다. 그림은 선배한테 배웠다. 그런 선배가 있어서 좋았겠다. 그런 걸 무모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민은 친구와 미대로 전과했는데, 학교를 마치고 친구는 그림을 그만두고 성민은 여전히 그림을 그렸다.

 

 성민은 책을 만들려 했는데 출판사 사람과 잘 맞지 않았다. 성민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두지 않고 다르게 하라고 한다. “우리 소통하는 거 맞지.” 하는 말 왜 그렇게 싫게 들리는지(무슨 말을 하고 알아들었느냐는 듯이). 성민은 그림으로 잘 안 돼서 사귀는 사람과도 헤어진다. 그림책인데 왜 카메라 앵글이 나올까. 각도를 말하는 건가. 그래도 성민이 그린 그림과 글은 책으로 나온다. 성민이 마음을 다해 하지 못했지만. 그리고 성민은 그림을 그만두려 했다.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다행인가. 그림뿐 아니라 글도 출판사 사람과 이야기 잘 해야겠지. 그런 거 잘 맞추지 못하는 사람은 참 힘들겠다. 자기 뜻을 밀고 나가기는 힘들고 하라는대로 하기는 싫겠지. 타협해야 하는 것도 있을까. 자신이 즐겁게 한 걸 다른 사람도 즐겁게 여기면 좋겠지만 그게 잘 안 되기도 하겠다. 그렇다 해도 자신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즐겁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즐겁지 않을 거다.

 

 난 좋아하고 어느 정도 해도 벽이 부딪칠 때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슬럼프라고 하는구나. 그런 게 없는 사람 없겠다. 나도 일이 아니어도 책 읽고 쓰는 거 무척 하기 싫을 때 있다. 못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을 때라니. 난 그럴 때도 그냥 한다. 그때는 더 천천히 하던가. 쉬지 않는 거 별로 안 좋을까. 나한테는 그게 벽을 돌아가는 걸지도. 자기 앞을 가로막는 벽을 부수기보다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성민도 잠시 멀리로 돌아간 거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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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1-08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대단하시당. 하기 싫을 때도 그냥 한다니. 꾸준히 한다는 거. 이거 굉장한 재주 아닌가요?^^
근데요, 운이 좋으면 왜 맘이 안 좋아질까요? 굴러들어보는 복을 싫어해요?? ^^;;

희선 2021-01-12 00:07   좋아요 0 | URL
하기 싫다고 안 하면 늘 안 해서... 어떤 건 그러기도 해요 책 읽고 쓰기는 그러지 않을 뿐입니다 다른 건 안 해서 걱정스럽습니다 가끔 좋은 일이 일어나면 좋기는 한데,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니...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겠지요 기쁜 일이 있으면 그때 기뻐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희선

scott 2021-01-08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희선님 말씀
‘벽을 부수기보다 돌아가라는 말‘
전 부숴버리는 쪽인데 ㅋㅋ
자신이 즐겁지 않으면 타인들도 즐겁지 않다는 말에 동감 합니다. ^0^

희선 2021-01-12 00:20   좋아요 0 | URL
자신이 즐겁게 하고 다른 사람도 즐거운 것도 좋고, 자신만 즐거운 것도 괜찮지 않을지... 그러면 혼자 하라고 할까요

벽을 돌아가는 건 좀 멀어도 괜찮지만, 부수는 건 힘들잖아요 뛰어넘으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도 힘들 것 같습니다


희선
 
銀河鐵道の夜 (280円文庫) (文庫)
宮澤賢治 / 角川春樹事務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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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미야자와 겐지란 이름은 언제 알았을까.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은 진작 알았던 것 같은데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야자와 겐지가 쓴 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본 적 있다. 어쩌면 그 시 일본 드라마에서 처음 알았을지도. 지금 생각하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중쇄를 찍자>에서도 들었구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드라마로 보고 책으로도 만났다. 시간 많이 흘렀구나. 그런데도 여전히 난 일본말 잘 모른다니(이 말 또 쓰다니). 좀 슬프다. 책을 보기는 했지만 그렇게 잘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미야자와 겐지는 옛날 사람이어서 말이 예스럽기도 하다. 소세키 소설에서 본 말과 같은 말도 있다. 그렇기는 해도 히라가나가 많다. 읽으려고 하면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다.

 

 여기 담긴 글은 세 편이다. <은하철도의 밤> <눈길 건너기> 그리고 <비에도 지지 않고>다. ‘은하철도의 밤’은 만화 <은하철도 999>가 있게 한 거던가. 그렇기는 해도 ‘은하철도 999’와 ‘은하철도의 밤’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비슷한 건 기차를 타고 우주를 다니고 누군가를 만나는 거다. 은하철도 999는 길지만, 은하철도의 밤은 짧다. 은하축제가 열리는 날 밤에 잠깐 일어나는 환상 같기도 꿈 같기도 한 이야기다. 조반니가 꿈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있는 걸 보면 은하철도를 타고 별자리를 다닌 건 꿈일지도. 여기 나오는 사람 이름은 일본 사람 이름이 아니구나. 조반니와 캄파넬라라니. 미야자와 겐지는 왜 이름을 조반니와 캄파넬라라 했을까. 별걸 다 알고 싶어하는구나.

 

 조반니는 가난한 집 아이로 일을 한다. 일을 해서 공부할 시간이 없기도 했다. 공부시간에 선생님이 물어보는 걸 어렴풋이 알았지만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캄파넬라도 마찬가지였다. 캄파넬라는 조반니를 생각하고 그렇게 했을까. 캄파넬라는 조반니와 친하게 지냈는데 언제부턴가 사이가 멀어졌다. 아이들이 조반니를 놀려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캄파넬라는 앞서서 조반니를 놀리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조반니를 놀리면 캄파넬라는 그저 아이들 뒤에서 조반니가 안됐다는 듯 보기만 했다.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한때는 친하게 지냈는데. 이런 거 보니 옛날에도 누구 한사람을 여럿이 괴롭히다니 했다. 예전에 한국에도 가난한 아이를 놀리는 일 있었다.

 

 학교에서 은하수를 이루는 건 별이라는 걸 배운 날은 은하축제 날이었다. 캄파넬라와 다른 아이는 함께 놀러 나갔는데, 조반니는 거기에 끼지 못하고 어머니 우유를 받으러 간다. 조반니가 우유를 받으러 목장에 가는 길에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갑자기 조반니는 기차를 타고 있었다. ‘은하 정거장’이라는 소리를 들은 다음이구나. 기차 안에서 조반니는 캄파넬라를 만난다. 캄파넬라는 다른 아이들은 기차를 놓쳤다고 했다. 갑자기 그렇게 바뀌다니. 다시 그 부분을 보니 갑자기는 아니었다. 기차는 밤하늘을 달리고 기차가 서는 곳에서 다른 사람이 탔다. 새 잡는 사람과 하늘나라에 간다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만난다. 이런저런 사람 만나는 걸 보니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기차가 멈추었을 때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잠시 기차에서 내리기도 한다. 그건 은하철도 999를 생각나게 했다.

 

 기차에서 만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죽었다. 죽고 그 기차를 타다니. 아이들 엄마는 예전에 죽었는데 둘은 엄마가 있는 곳에 간다고 했다. 조반니는 여자아이와 캄파넬라가 친하게 말하는 걸 보고는 시샘했는데, 여자아이와 동생이 기차에서 내린다고 했을 때는 무척 아쉬워했다. 조반니는 캄파넬라한테 언제까지나 함께 있자고 하는데, 그 캄파넬라도 어느 순간 사라진다. 캄파넬라는 기차 바깥에 엄마가 있다고 하고 사라졌다. 조반니는 캄파넬라 엄마를 보지 못했다. 캄파넬라 엄마는 죽었구나. 그 일 때문에 캄파넬라는 조반니와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걸까. 얼마 뒤 조반니는 꿈에서 깬다. 그게 꿈이었다니. 무언가를 말해주는 꿈이기도 했다. 조반니와 캄파넬라가 탄 기차가 우주를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괜찮을 것 같다.

 

 <은하철도의 밤>은 환상 같은 멋진 이야기지만 조금 쓸쓸하기도 하다. 미야자와 겐지가 죽은 동생을 생각하고 쓴 글이 있기는 한데 이 소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눈길 건너기>는 두 아이가 여우가 여는 환등회(환등기에 그림이나 사진을 투사하여 스크린에 비춘 화면을 구경하는 모임)에 놀러가는 이야기다. 눈이 얼고 달이 뜬 밤에. 거기에는 열한살까지만 갈 수 있었다. 사람과 여우가 함께 어울리고 수수경단을 나눠 먹는다. 사람은 여우가 사람을 속인다고 생각했는데, 새끼 여우 곤자부로는 그건 잘못 알려진 이야기다 말한다. 두 아이가 여우한테 받은 수수경단을 먹자 여우들이 기뻐했다. 이것도 동화구나. 미야자와 겐지는 원고료를 단 한번 받았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이 <눈길 건너기>다. 이 말 보니 살았을 때 그림 한점밖에 팔지 못했다는 빈센트 반 고흐가 생각났다(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야자와 겐지는 가난하게 살고 서른일곱(한국 나이로는 서른여덟이겠지)에 폐렴으로 죽었다. 미야자와 겐지가 일찍 죽었구나. <비에도 지지 않고>는 죽기 두해 전에 쓴 글이다. 미야자와 겐지가 ‘비에도 지지 않고’를 쓰고 그 글처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했는데, 미야자와 겐지는 벌써 그 글처럼 많은 걸 가지지 않고 칭찬받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살았겠다.

 

 

 

*더하는 말

 

 

 

 

 

 

 어제는 센쿠가 태어난 날이었고, 오늘은 무슨 날일까. 이런 걸 묻다니. 왜 뜬금없이 이 책 《은하철도의 밤》을 읽고 쓰고 이런 말을 쓸까 싶겠다. 지난 2020년 11월에 이 책을 읽겠다고 한 적이 있어서. 그러니까 오늘은 그때 쓴 그 그 그 요정님이 태어난 날이다. 사진은 부뚜막 고양이지만. 며칠 전 복면가왕에서 부뚜막 고양이가 하는 노래 첫소절 들었을 때 바로 와, 이번에도 되겠구나 했다. 책을 잘 읽고 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내가 책을 잘 읽고 쓴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말 안 하고 이 글을 올리고 그저 나 혼자 마음속으로 요정님 태어난 날 축하하려고 했는데. 말했구나. 요정이라는 별명은 한사람한테만 쓰는 게 아닌가 보다. 그래도 요정님이라 하고 싶다. 다른 것보다 요정님이 늘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

 

 

 

희선

 

 

 

 

 

 

 

영원히 영원히 - 부뚜막 고양이

https://tv.naver.com/v/17667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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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1-05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어로 읽었다구요? 와우. 원서 읽기로도 내용 빠삭. 멋지시다.^^ 전 시공사 판 사놓고 아직 못 읽고 있어요. 희선님덕에 예고편 본 느낌이에요.^^

희선 2021-01-07 00:45   좋아요 0 | URL
책이 있으니 언젠가 보시겠지요 제가 쓴 걸 잊어버릴 때쯤 보시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그래야 이야기를 제대로 보죠 말하지 않아야 할 것도 해 버려서... 저도 이럴지 몰랐습니다 <은하철도 999>를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scott 2021-01-05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화때문에 원작을 찾아 읽었지만 은하철도에 조바니는
아직도 종착역을 찾지 못한채 우주속을 떠도는 기차에 타고 있을것 같아요.
미야자와 겐지에 아버지와 그에 짦은 생애를 다룬 작품이 일본에서 나오키 상인가 수상했었는데 아직 한국에 번역이 안된것 같습니다

희선 2021-01-07 01:04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캄파넬라하고 오래 함께 있자고 했는데...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요 아니 벌써 만났으려나

그런 책이 있군요 몰랐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이름만 알고 잘 몰랐습니다 예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조금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서는 <봄과 아수라> 이야기를 많이 해서... 미야자와 겐지는 책을 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에 고치기도 했다던데...


희선

2021-01-06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