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河鐵道の夜 (280円文庫) (文庫)
宮澤賢治 / 角川春樹事務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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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미야자와 겐지란 이름은 언제 알았을까.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은 진작 알았던 것 같은데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야자와 겐지가 쓴 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본 적 있다. 어쩌면 그 시 일본 드라마에서 처음 알았을지도. 지금 생각하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중쇄를 찍자>에서도 들었구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드라마로 보고 책으로도 만났다. 시간 많이 흘렀구나. 그런데도 여전히 난 일본말 잘 모른다니(이 말 또 쓰다니). 좀 슬프다. 책을 보기는 했지만 그렇게 잘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미야자와 겐지는 옛날 사람이어서 말이 예스럽기도 하다. 소세키 소설에서 본 말과 같은 말도 있다. 그렇기는 해도 히라가나가 많다. 읽으려고 하면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다.

 

 여기 담긴 글은 세 편이다. <은하철도의 밤> <눈길 건너기> 그리고 <비에도 지지 않고>다. ‘은하철도의 밤’은 만화 <은하철도 999>가 있게 한 거던가. 그렇기는 해도 ‘은하철도 999’와 ‘은하철도의 밤’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비슷한 건 기차를 타고 우주를 다니고 누군가를 만나는 거다. 은하철도 999는 길지만, 은하철도의 밤은 짧다. 은하축제가 열리는 날 밤에 잠깐 일어나는 환상 같기도 꿈 같기도 한 이야기다. 조반니가 꿈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있는 걸 보면 은하철도를 타고 별자리를 다닌 건 꿈일지도. 여기 나오는 사람 이름은 일본 사람 이름이 아니구나. 조반니와 캄파넬라라니. 미야자와 겐지는 왜 이름을 조반니와 캄파넬라라 했을까. 별걸 다 알고 싶어하는구나.

 

 조반니는 가난한 집 아이로 일을 한다. 일을 해서 공부할 시간이 없기도 했다. 공부시간에 선생님이 물어보는 걸 어렴풋이 알았지만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캄파넬라도 마찬가지였다. 캄파넬라는 조반니를 생각하고 그렇게 했을까. 캄파넬라는 조반니와 친하게 지냈는데 언제부턴가 사이가 멀어졌다. 아이들이 조반니를 놀려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캄파넬라는 앞서서 조반니를 놀리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조반니를 놀리면 캄파넬라는 그저 아이들 뒤에서 조반니가 안됐다는 듯 보기만 했다.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한때는 친하게 지냈는데. 이런 거 보니 옛날에도 누구 한사람을 여럿이 괴롭히다니 했다. 예전에 한국에도 가난한 아이를 놀리는 일 있었다.

 

 학교에서 은하수를 이루는 건 별이라는 걸 배운 날은 은하축제 날이었다. 캄파넬라와 다른 아이는 함께 놀러 나갔는데, 조반니는 거기에 끼지 못하고 어머니 우유를 받으러 간다. 조반니가 우유를 받으러 목장에 가는 길에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갑자기 조반니는 기차를 타고 있었다. ‘은하 정거장’이라는 소리를 들은 다음이구나. 기차 안에서 조반니는 캄파넬라를 만난다. 캄파넬라는 다른 아이들은 기차를 놓쳤다고 했다. 갑자기 그렇게 바뀌다니. 다시 그 부분을 보니 갑자기는 아니었다. 기차는 밤하늘을 달리고 기차가 서는 곳에서 다른 사람이 탔다. 새 잡는 사람과 하늘나라에 간다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만난다. 이런저런 사람 만나는 걸 보니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기차가 멈추었을 때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잠시 기차에서 내리기도 한다. 그건 은하철도 999를 생각나게 했다.

 

 기차에서 만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죽었다. 죽고 그 기차를 타다니. 아이들 엄마는 예전에 죽었는데 둘은 엄마가 있는 곳에 간다고 했다. 조반니는 여자아이와 캄파넬라가 친하게 말하는 걸 보고는 시샘했는데, 여자아이와 동생이 기차에서 내린다고 했을 때는 무척 아쉬워했다. 조반니는 캄파넬라한테 언제까지나 함께 있자고 하는데, 그 캄파넬라도 어느 순간 사라진다. 캄파넬라는 기차 바깥에 엄마가 있다고 하고 사라졌다. 조반니는 캄파넬라 엄마를 보지 못했다. 캄파넬라 엄마는 죽었구나. 그 일 때문에 캄파넬라는 조반니와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걸까. 얼마 뒤 조반니는 꿈에서 깬다. 그게 꿈이었다니. 무언가를 말해주는 꿈이기도 했다. 조반니와 캄파넬라가 탄 기차가 우주를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괜찮을 것 같다.

 

 <은하철도의 밤>은 환상 같은 멋진 이야기지만 조금 쓸쓸하기도 하다. 미야자와 겐지가 죽은 동생을 생각하고 쓴 글이 있기는 한데 이 소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눈길 건너기>는 두 아이가 여우가 여는 환등회(환등기에 그림이나 사진을 투사하여 스크린에 비춘 화면을 구경하는 모임)에 놀러가는 이야기다. 눈이 얼고 달이 뜬 밤에. 거기에는 열한살까지만 갈 수 있었다. 사람과 여우가 함께 어울리고 수수경단을 나눠 먹는다. 사람은 여우가 사람을 속인다고 생각했는데, 새끼 여우 곤자부로는 그건 잘못 알려진 이야기다 말한다. 두 아이가 여우한테 받은 수수경단을 먹자 여우들이 기뻐했다. 이것도 동화구나. 미야자와 겐지는 원고료를 단 한번 받았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이 <눈길 건너기>다. 이 말 보니 살았을 때 그림 한점밖에 팔지 못했다는 빈센트 반 고흐가 생각났다(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야자와 겐지는 가난하게 살고 서른일곱(한국 나이로는 서른여덟이겠지)에 폐렴으로 죽었다. 미야자와 겐지가 일찍 죽었구나. <비에도 지지 않고>는 죽기 두해 전에 쓴 글이다. 미야자와 겐지가 ‘비에도 지지 않고’를 쓰고 그 글처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했는데, 미야자와 겐지는 벌써 그 글처럼 많은 걸 가지지 않고 칭찬받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살았겠다.

 

 

 

*더하는 말

 

 

 

 

 

 

 어제는 센쿠가 태어난 날이었고, 오늘은 무슨 날일까. 이런 걸 묻다니. 왜 뜬금없이 이 책 《은하철도의 밤》을 읽고 쓰고 이런 말을 쓸까 싶겠다. 지난 2020년 11월에 이 책을 읽겠다고 한 적이 있어서. 그러니까 오늘은 그때 쓴 그 그 그 요정님이 태어난 날이다. 사진은 부뚜막 고양이지만. 며칠 전 복면가왕에서 부뚜막 고양이가 하는 노래 첫소절 들었을 때 바로 와, 이번에도 되겠구나 했다. 책을 잘 읽고 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내가 책을 잘 읽고 쓴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말 안 하고 이 글을 올리고 그저 나 혼자 마음속으로 요정님 태어난 날 축하하려고 했는데. 말했구나. 요정이라는 별명은 한사람한테만 쓰는 게 아닌가 보다. 그래도 요정님이라 하고 싶다. 다른 것보다 요정님이 늘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

 

 

 

희선

 

 

 

 

 

 

 

영원히 영원히 - 부뚜막 고양이

https://tv.naver.com/v/17667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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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1-05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어로 읽었다구요? 와우. 원서 읽기로도 내용 빠삭. 멋지시다.^^ 전 시공사 판 사놓고 아직 못 읽고 있어요. 희선님덕에 예고편 본 느낌이에요.^^

희선 2021-01-07 00:45   좋아요 0 | URL
책이 있으니 언젠가 보시겠지요 제가 쓴 걸 잊어버릴 때쯤 보시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그래야 이야기를 제대로 보죠 말하지 않아야 할 것도 해 버려서... 저도 이럴지 몰랐습니다 <은하철도 999>를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scott 2021-01-05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화때문에 원작을 찾아 읽었지만 은하철도에 조바니는
아직도 종착역을 찾지 못한채 우주속을 떠도는 기차에 타고 있을것 같아요.
미야자와 겐지에 아버지와 그에 짦은 생애를 다룬 작품이 일본에서 나오키 상인가 수상했었는데 아직 한국에 번역이 안된것 같습니다

희선 2021-01-07 01:04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캄파넬라하고 오래 함께 있자고 했는데...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요 아니 벌써 만났으려나

그런 책이 있군요 몰랐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이름만 알고 잘 몰랐습니다 예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조금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서는 <봄과 아수라> 이야기를 많이 해서... 미야자와 겐지는 책을 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에 고치기도 했다던데...


희선

2021-01-06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STONE 10 (ジャンプコミックス)
이나가키 리이치로 / 集英社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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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톤 10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잠시 <닥터 스톤> 보기를 쉬었다. 이것뿐 아니라 다른 만화도 밀리고 말았다. 겨우 밀리지 않게 됐는데. 2020년에는 책 읽는 게 쉽지 않았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도 며칠에 걸려서 봤다. 그래도 만화는 하루에 한권 다 봤다. 일본말로 만화책 본 지 열해 넘었는데도 여전히 잘 못 보는 것 같다. 지금까지 본 만화책 세어보지 않았는데 백권 넘었을 거다. 한해 동안 그 정도 보는 사람 있을지도. 내가 보는 만화책은 그리 많지 않다. 만화고 끝나지 않아서 권수가 늘어난 것뿐이다. 이런 말 자랑 같구나.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닌데. 쓰는 건 여전히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만화책 본 것도 잘 쓸까. 만화책 보고 바로 쓴 걸 보면 무슨 말인지 알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내가 쓴 걸 보고 이건 대체 무슨 말이지 하고 잠깐 생각하면 떠오르기도 한다. 그건 다행이구나.

 

 이번 <닥터 스톤> 10권 재미있게 봤다. 다른 때도 재미있었지만. 새로운 사람이 나와서 좀 웃겼다. 지난번 9권 마지막에서 츠카사는 동생 미라이를 다시 만나고 기뻐했는데, 효가가 창으로 츠카사를 찔러서 츠카사가 강물로 떨어졌다. 강물로 떨어지는 츠카사 손을 센쿠가 잡으려 하는 데서 끝났다. 이번에 센쿠가 내민 손을 츠카사가 잡았지만 둘 다 강물에 빠지고 밑으로 떠내려 간다. 센쿠는 헤엄칠 수 있구나. 센쿠가 헤엄 못 쳤으면 어떡할 뻔했나 하는 생각이. 츠카사는 크게 다쳤나 보다. 정신 잃은 츠카사를 센쿠가 물에서 땅으로 데리고 나왔다. 거기에 효가가 나타났다. 효가는 센쿠가 그 정도에서 나오리라는 걸 먼저 생각해두었다.

 

 센쿠는 과학은 잘 알지만 싸우지 못하고 체력도 안 좋다. 지금 생각하니 센쿠는 과학으로는 누구한테도 지지 않고 싸우겠다.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효가는 센쿠한테 자신하고 손 잡자고 한다. 하지만 효가는 사람을 나누었다. 그런 점은 츠카사도 다르지 않았다. 츠카사는 이상향을 생각했다. 아무도 다른 사람 것을 빼앗지 않는 그런 곳. 효가는 그게 싫었다. 센쿠는 어떤 사람이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효가 말을 따를까. 센쿠가 따르지 않겠다고 하니 효가는 센쿠를 창으로 공격했다. 어쩐지 고문하는 것 같았다. 다행하게도 센쿠는 생각이 있었다. 돌이 된 새를 본래대로 돌리고 효가한테 날아가게 했다. 츠카사가 정신을 차렸다. 그렇기는 해도 많이 다쳐서 혼자 효가와 싸우기 힘들었다. 지금 센쿠도 츠카사도 혼자가 아니다. 둘이 있지 않은가. 츠카사와 센쿠가 힘을 합쳐서 힘과 과학으로 효가를 쓰러뜨렸다. 어떻게 쓰러뜨렸을까. 감전시켰다. 망간전지를 썼다고 한다. 센쿠는 이런 일이 일어날 걸 알고 준비해뒀나 보다.

 

 효가와 효가를 따르는 호무라는 잡았지만, 츠카사 목숨은 위험했다. 그럴 때 의사를 찾으면 안 되려나. 의사가 있어도 어려울 것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센쿠는 의학도 아는 듯하다. 의학도 과학이니. 센쿠가 이시가미 마을에 와서 만든 게 항생제 술파제구나. 센쿠는 항해술을 가진 선장이 있기를 바랐다. 센쿠는 삼천칠백년 전 인류를 돌로 만든 빛이 어떤 건지 알아보고 그걸 이용하려 했다. 그 빛은 일본 반대쪽에서 시작했다. 거기에는 배를 타고 가야 해서 실력있는 선장이 있어야 했다. 인류를 돌로 만든 수수께끼를 풀고 츠카사를 돌로 만들었다가 다시 푸는 거다. 돌이 됐다가 돌아오면 다쳤던 곳이 낫는다. 지금 츠카사를 살릴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동안 츠카사는 냉동해두기로 한다. 냉동이라니. 여기에는 실제 과학에 맞는 게 나오기도 하지만, 만화니 아직 과학으로 할 수 없는 것도 나오는구나. 아니 지금 냉동하는 사람 있던가. 그건 죽은 사람을 했던 것 같은데. 사람을 돌로 만든 빛도 실제로는 없구나. 그건 정말 누군가 만들고 지구에 쏜 걸까. 왜 그런 걸 했을지. 그건 나중에 알겠구나.

 

 먼저 센쿠는 냉장, 아니 냉동고를 만들었다. 지금 쓰는 냉장고보다 쉽게 만든 것 같다. 그걸 만든다고 하니 모두 놀라워했다. 과학을 아는 사람뿐 아니라 삼천칠백년 뒤 사람도. 츠카사는 센쿠를 믿겠다고 했다. 츠카사가 사람인 돌을 부수고 다녔는데, 그걸 다 기억했다. 다른 사람은 그 사람들을 다 찾아내서 붙였다. 센쿠가 그걸 붙이는 걸 만들었다. 츠카사는 이제 예전처럼 사람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센쿠가 지금 세상에 70억명이 살기 어렵다면 70억 명이 힘을 합쳐 그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말해서다. 미라이가 살아서 츠카사 마음에 그 말이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미라이 마음은 여섯살이구나. 미라이는 스이카하고 친하게 지냈다. 스이카는 이시가미 마을 어린이다. 수박 껍데기를 쓰고 다니는.

 

 츠카사는 돌이 된 사람을 풀 때 기자였던 사람한테 정보를 얻었다. 그 사람은 이런저런 사람을 알았나 보다. 츠카사가 다치고 냉동됐을 때는 울더니, 센쿠가 일이다 하니 바로 돌아왔다. 그런 모습 좀 웃겼다. 센쿠가 만들려는 배는 범선으로 지금 배와는 다른 옛날 식인가 보다. 그런 걸 잘 아는 사람이 있는지 기자였던 사람한테 물어보니, 나나미 학원이라는 곳을 말하고 그 학원을 만든 사람 아들인 나나미 류스이를 말했다. 류스이는 항해술은 뛰어나지만 성격은 제멋대로였다. 센쿠는 성격은 별로 마음 안 쓴다. 그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을까. 류스이가 깨어났을 때 한 말은 ‘드디어 깨어났다. 세상은 다시 내 거다.’다. 그런 말을 하다니. 성격은 그래도 정말 항해술은 뛰어난 듯하다. 폭풍우가 오는 걸 바로 알았다. 그런 모습 보니 <원피스>에 나오는 항해사인 나미가 생각났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고 하면서는 ‘대항해 시대’라 했다.

 

 싸움을 해도 누가 죽지 않고, 이제 삼천칠백년 전 사람과 이시가미 마을 사람은 힘을 합쳤다. 류스이는 배에 쓸 연료가 뭐냐고 한다. 류스이가 바라는 건 석유였다. 일본에도 석유가 나오는 곳이 있는가 보다. 코하쿠 우쿄 크롬이 센쿠가 그려준 지도를 보고 석유가 나오는 곳을 찾으러 갔지만, 그곳은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후지산 화산이 터져서 그렇게 된 거였다. 삼천칠백년이나 지나기도 했으니. 센쿠는 스이카가 새처럼 하늘에서 밑을 보면 지형을 알 텐데 한 말을 듣고, 하늘을 나는 기구를 만들려고 한다. 비행기보다 기구 만들기가 더 쉽겠지. 천은 마로 만들었는데, 그건 유즈리하가 했다. 유즈리하는 수예부였는데 바느질뿐 아니라 천 만드는 것도 알았구나. 천 짜는 기계는 센쿠와 카세키(할아버지)가 만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모두 기계가 하지 않고 사람이 해야 했다. 천을 짜고 기구도 만들었다. 기구 조종도 바람을 잘 읽어야겠지. 류스이는 배로 지구 반대쪽에 데리고 갈 테니, 석유를 찾으면 그 권리를 자신한테 달라 했다. 기구를 조종하면 다른 걸 바랄 것 같아서 겐이 사람 심리를 이용해서 류스이 자신이 만든 돈을 쓰게 했다. 이 말 안 했는데 류스이는 돈도 만들었다. 지금 그런 건 없어도 되지만 센쿠는 그걸 이용하겠다고 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만 조금씩 문명이 앞으로 나아가는구나. 배 타고 바다로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츠카사 살릴 수 있겠지. 츠카사 한사람만 살리는 건 아닐 거다. 그래도 지금은 츠카사 한사람을 생각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인류를 돌로 만든 빛이 뭔지 알려고 한다. 이런 거 괜찮지 않나. 한사람과 여러 사람에서 한쪽이 아닌 모두가 살 길을 찾으려는 거니. 본래 센쿠는 그런 생각을 가졌다. 이 세상도 그러면 더 좋을 텐데.

 

 

 

*더하는 말

 

 이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오늘 1월 4일은 이시가미 센쿠가 태어난 날이다. 만화에 나오는 사람이 태어난 날 같은 거 기억하지 않는데, 센쿠는 기억했다. 이게 중요한 걸로 나오기도 해서. 센쿠 아버지가 남겨둔 이야기 열네번째 같은 거. 이시를 일과 사로 보고 십사를 나타낸다는 걸로 센쿠나 센쿠와 같은 시대 사람이라면 알 만한 이야기를 남겨뒀다. 그걸 듣고 유리병 바닥으로 만든 레코드판 같은 걸 찾아내고 센쿠 아버지 목소리랑 예전에 이름이 잘 알려진 가수 릴리안 노래를 센쿠와 이시가미 마을 사람이 함께 듣는다. 그 모습 감동스럽다. 삼천칠백년 뒤 사람은 음악을 거의 처음 들었으니. 4일에 이걸 쓰고 싶어서 이 책 보기도 했다. 센쿠가 태어난 날 축하하는 뜻으로. 처음에 센쿠가 태어난 날을 계산한 건 겐이었다.

 

 센쿠는 삼천칠백년 뒤 세상에 사는구나. 아득히 먼 앞날이다. 거기에서 잘 살기를. 하고 싶은 과학 실컷 하면서. 돌이 된 사람도 다 구하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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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5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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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는 건 현실을 잊으려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건 아니다. 이 책을 보는 동안 큰일은 아니지만 좀 일이 있어서 책 볼 때 집중이 잘 안 됐다. 큰일 아니라면서 그랬구나. 본래 난 큰일이 아닌 작은 일에 더 마음 쓴다. 사람은 늘 하던대로 안 되면 기분이 안 좋다. 그게 아닌 다른 방법이 있다 해도. 이건 나만 그럴지도. 다른 사람은 다르게 해도 괜찮으면 안 된 건 생각하지 않을지도. 난 언제쯤 작은 일을 그런가 보다 받아들일지. 책 보는 데도 영향을 미치다니. 그러고 보니 일이 하나가 아니고 두가지였구나. 그래서 이틀이나 잘 못 잤던 거다. 하나는 어떤 물건을 사고는 내가 쓰는 게 아니어도 값이 싼 건 안 되겠다고 여겼다. 왜 그렇게 싼 걸 사려고 했는지 그걸로 기분이 안 좋았다. 다른 걸 또 사야 해서 그때는 좀 더 생각하고 샀다. 그런데 인터넷 뱅킹이 안 됐다. 인증을 한번 더 하라나. 그건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는 거였다. 날이 밝고 은행에 가서 계좌이체했다. 그런 건 처음 해 봤다. 그렇게라도 해서 다행이다 생각해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앞으로도 죽 이래야 하나 싶어서.

 

 내가 가진 안 좋은 점은 한번 일어난 일이 자꾸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거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평소와 다르게 계좌이체 하는 돈이 많아서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새벽에 인터넷 뱅킹 하는 곳에 글을 남겨뒀더니 저녁때쯤 전화가 왔다. 그때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은 말을 들었다. 어쩌면 다음에는 한번 더 인증하라는 말 안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할 텐데. 그런 걸 이용해서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만 휴대전화 없는 사람 생각하지 않는 건 아쉽다. 이 책하고 별로 상관없는 말을 했구나. 우울한 일 때문에 책을 잘 못 봐서 그렇다. 아주 상관없지 않기도 한가. 물건이 싸고 좋은 것도 있지만, 아주 싸면 그것밖에 안 되기도 한다. 돈보다 그걸 쓸 사람을 생각했다면 좀 더 나은 걸 골랐을 텐데 싶다. 내가 물건 같은 건 잘 안 사서. 그나마 많이 사 본 건 책뿐이구나. 이 책은 산 건 아니지만. (다음에도 인터넷 뱅킹이 안 됐다. 어떻게든 해결은 했지만 기분은 안 좋았다.)

 

 우스이 소마는 한달 동안 하야마곶 병원에서 수련의로 일한다. 본래는 히로시마 중앙종합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했는데, 잠을 잘 안 자고 일하고 공부해서 몸과 마음이 지쳤다. 우스이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우스이를 잠시 하야마곶 병원에 가게 했다. 그곳은 요양병원이다. 부자가 들어가는 곳으로 하야마곶 병원은 아픈 사람이 바라는 건 다 들어주려 했다. 정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게 뭔지 알아도 그저 누워 있기만 하는 사람은 어떡하나. 그런 사람은 식구가 바라는대로 해주겠다. 돈이 있어야 요양병원에도 들어가겠다. 우스이는 어릴 때 아버지가 빚을 지고 애인과 집을 떠나서 아버지를 원망했다. 우스이는 미국에서 뇌외과의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려고 했다. 그런 우스이는 하야마곶 병원에서 유가리 타마키를 만난다. 유가리 타마키는 자신을 유카리라 하라 한다. 악성뇌종양으로 언제 죽을지 몰랐다. 의사와 아픈 사람,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 바로 들지도. 나도 그랬다.

 

 난 돈이 있으면 뭐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우스이는 어머니가 고생해서 돈을 더 벌어야겠다 생각했구나. 둘 다 그리 좋은 건 아니겠지. 우스이는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아버지가 집을 떠나던 날 자신한테 한 말을 잊어버려서 괴롭게 여겼다. 유카리는 우스이가 그걸 떠올리게 돕는다. 어떤 일은 잘 봐야 참된 걸 알기도 한다. 그런 거 없는 일도 있겠지만. 우스이 아버지한테는 있었다. 우스이 아버지는 애인과 다른 나라에도 갔는데 한해가 지난 뒤에 일본에서 죽었다. 그거 좀 이상하지 않나. 우스이는 그런 생각 못했나 보다. 거기에는 비밀이 있었다. 우스이는 유카리가 바깥에 나가는 데 두려움을 느낀다는 걸 알고 함께 밖에 나가기도 한다. 우스이가 연수를 마치는 날 유카리는 자신은 환상이니 잊으라 말한다. 얼마 뒤 우스이는 유카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앞부분은 우스이가 어릴 때 입은 상처를 낫게 하는 거구나. 그것뿐 아니라 우스이는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됐다. 그건 바로 유카리다. 자기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유카리한테 전하려 했는데. 우스이는 유카리가 이상하게 죽은 것 같아서 그 일을 알아본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건 어떤 일일까. 그건 말할 수 없구나. 마지막은 그리 나쁘지 않다. 그동안 돈만 생각하고 다른 건 생각하지 못한 우스이가 달라졌다. 그건 참 다행이다. 의사는 돈보다 아픈 사람을 생각해야 할 거 아닌가. 의사는 병보다 사람을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건 의사한테만 해당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도 중요한 걸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할 텐데. 사람은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걸 잘 잊는다. 죽음을 생각하고 두려워하기보다 그날이 오기까지 즐겁게 사는 게 좋겠다. 난 다른 것보다 즐겁게 살아야 한다 생각하는구나. 내가 작은 일에 마음 많이 안 쓰고 하나가 안 된다고 우울하게 여기기보다 다른 걸 찾았으면 좋겠다. 그러는 게 더 낫게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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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2-31 0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에 아주 격렬하게 공감하게
됩니다.

코로나 시절의 유일한 도피처네요.

희선 2021-01-01 00:43   좋아요 0 | URL
다른 해보다 책이 많이 팔렸을까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책을 본 사람도 많을 듯합니다 저는 다른 해보다 더 못 봤지만... 그래도 책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희선

scott 2020-12-31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2021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 Happy *
* New Year~ *
★☆*★☆*★☆

희선 2021-01-01 00:44   좋아요 1 | URL
해가 바뀌었다고 바로 뭔가 바뀌지 않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겠지요 scott 님 고맙습니다 scott 님 올해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0-12-31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해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예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해를 기다리고 있어요.
내년엔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희선 2021-01-01 00:46   좋아요 2 | URL
아쉬워도 흐르는 시간은 잡을 수 없군요 덜 아쉽게 살아야 할 텐데... 2021년에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천천히 해도 괜찮지만, 덜 게으르게 살고 싶기도 합니다 아니 조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꿈 꾸고 새해 아침 맞이하세요


희선

ICE-9 2020-12-31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0년이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네요.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도 먼저 와서 안부 남겨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작년 한 해는 어떻게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19도 있었던 것 만큼 다른 때보다 특히 더 아쉬움이 남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놔 줄 건 놔주고 잊을 건 잊고 하면서 가는 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올해보다 더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잔뜩 생기길 도 손 모아 기도해 봅니다.^^

희선 2021-01-01 00:51   좋아요 1 | URL
지난 십이월 첫날에는 십이월 마지막 날까지 별 일 없이 지내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다른 일보다 작은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왜 그랬는지 지금도 생각하니... 어떤 건 천천히 하기도 하는데 어떤 건 빨리 하려고도 하네요 그러다 잘못되기도 하는데... 놔줘야 하는 건 그거군요

31일 어떻게 보냈는지, 2020년 마지막 책 한권 봤습니다 다른 건 못하고... 새해 계획은 별 거 없어요 음력으로는 아직 2020년이지만, 어쨌든 갔습니다

ICE-9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1-01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게 준 마음의 선물은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희선 님이 뜻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 ★

희선 2021-01-03 02:40   좋아요 0 | URL
어느새 지난해가 됐네요 아직은 그렇게 말하기 익숙하지 않고 2020년이라 쓰기도 합니다 시간이 가면 2021년에 익숙해질지...

제가 더 고마운 한해였습니다 페크 님 고맙습니다 새해 해는 벌써 떴네요 그래도 설날이 있어요 이번 설날도 저마다 집에서 보내야겠지만...

페크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문학동네 시인선 127
윤제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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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에 난 그럭저럭 지낸다고 써. 잘 지낸다고 쓰면 훨씬 괜찮을 것 같군. 실제 그렇지 않다 해도 말하고 쓰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잖아. 이 시집 보기 전에 편지 써야겠다 생각하고는 편지 안 쓰고 시집 먼저 봤어. 편지는 하루 지나고 써야겠어. 며칠 전부터 쓰려고 했는데. 편지는 생각했을 때 바로 쓰는 게 좋아. 그러지 않으면 이것만 하고 이것만 하고 하다가 아주 늦게 쓰고 말지. 편지 꼭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써야 할 편지도 있어. 그건 그저 내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정한 거군. 사람은 자신이 정해놓고 사는 것도 있지. 그게 좋은 거였으면 해. 누군가를 생각하는 것.

 

 이 시집 책방에서 샀어. 인터넷 책방에서 제목 본 적 있어서 그때는 안 보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간 책방에 이 시집이 있어서 샀어. 바로 볼까 하다 다음에 봐야지 하고 미뤘어. 앞에선 이걸 보기 전에 편지 쓰려다 그만뒀다 했는데. 시집도 미루다 겨우 봐. 시집을 사서 집에 오면서 조금 보니 내가 바라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았어. 내가 바라는 시가 어떤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시집 보고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 보기를 미뤘어. 이것보다 먼저 산 시집도 아직 못 봤군. 시 보고 내 생각 써도 시는 여전히 어려워. 그렇다 해도 안 보는 것보다 보는 게 낫겠지 싶어. 이건 어떤 책이든 그렇겠지.

 

 

 

누가 와 있으랴 싶었는데, 모두 다 있다.

 

-<새벽 산>, 16쪽

 

 

 

 한줄짜리 시야. 나도 가끔 한줄짜리 시 쓰고 싶기도 해. 한줄이어도 마음을 울리는 거 있잖아. 이 시는……, 괜찮았어. ‘새벽 산’에 아무도 없을 것 같았는데 모두 와 있었다니. 어쩐지 그 사람은 다 죽은 사람일 것 같아. 그냥 있는 그대로 봐도 괜찮겠지만. 산에 오르는 사람은 부지런할지도 모르잖아.

 

 

 

지구를 지났다, 신발을 벗었다

 

여기서부터는

 

나도 별이다

 

-<행성입문(行星入門), 20쪽

 

 

 

 또 짧은 시야. 어쩐지 이것도 죽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사람은 죽으면 자유로워지고 지구를 지날지도 모르잖아.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도 있지. 별에서 온 사람은 별로 돌아가는 거지. 언젠가 모두 별이 되어 다시 만날까. 별과 별 사이는 아주 멀어서 서로를 알아보기 어렵겠군. 그래도 별이 되는 거 괜찮겠어. 이렇게 생각하면 죽음도 나쁘지 않지. 별이 되어 다시 만나.

 

 시 좀 더 소개해야 하는데 그만 할래. ‘마리아와 카타리나는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할머니와 어머니가 똑같아서 저승사자가 어머니를 데리러 왔다가 돌아가는 시야. 어머니가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겠지.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하고 잊지 않아야 할 세월호 참사. 그걸 말하는 시는 하나가 아닌 것 같기도 해. 여기에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쓴 시도 여러 편 실렸어. 거의 세상을 떠난 사람이야. 시인이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디선가 들은 사람 이야기가 인상 깊어서 시를 쓴 건지. 시인이 아는 사람도 있고 들은 이야기도 있겠어. 시가 아주 슬픈 건 아니지만, 슬픔도 조금 있는 것 같아. 시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건 슬픔이나 아픔이지. 시인은 시로 여러 가지를 말하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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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클래식 클라우드 17
최은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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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바바바밤, 빠바바바밤’ 으로 시작하는 <운명 교향곡>, 아시지요. 지금 머릿속에 그 음악 떠올렸지요. 앞부분은 기억하는데 다음은 어떤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저세상에서 베토벤이 ‘앞부분밖에 기억하지 못한단 말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베토벤, 미안합니다. 또 앞부분 아는 거 있어요. <엘리제를 위하여>. 이건 피아노 배울 때 앞부분만 쳐봤네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베토벤 곡은 시작 부분이 인상 깊군요. 처음에 듣는 사람을 집중하게 하려는 걸까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엘리제를 위하여’는 본래 ‘테레제를 위하여’래요. 베토벤이 쓴 글자를 옮겨 쓴 사람이 잘못 썼답니다. 줄곧 엘리제를 위하여라 알아선지 이 제목이 더 좋네요. 베토벤이 쓴 곡을 악보로 내기까지 시간도 걸렸답니다. 그래도 베토벤이 쓴 악보를 잘 옮겨쓴 필사가가 있었습니다. 슐레머랍니다. 여기에서 이름만 봤군요. 베토벤은 필사가를 여러 번 바꿨답니다. 한동안이라도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네요.

 

 베토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귀가 들리지 않게 되고도 곡을 썼다는 거예요. 음악하는 사람한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귀인데. 잘 들어야 연주하고 곡도 쓰잖아요.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됐을 때 베토벤 무척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잃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지. 베토벤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고 연주여행을 하고 발진티푸스를 앓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됐다고 하는데, 정말 발진티푸스 후유증으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됐을지. 여기저기로 연주하러 다니지 않았다면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일어난 일을 그러지 않았다면 했네요. 베토벤이 여기저기에서 연주해서 베토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음악활동을 하게 됐답니다. 오스트리아 귀족이 베토벤 음악을 듣고 베토벤을 후원하게 됐어요. 그 후원 때문에 베토벤은 자유롭게 곡을 썼어요. 귀족이 베토벤을 후원해줬다는 거 처음 안 것 같아요. 저는 그저 베토벤이 궁정음악가가 되지 못해 대중이 들을 곡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베토벤 음악은 꽤 남달랐답니다.

 

 고전파음악은 하이든에서 모차르트 그리고 베토벤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베토벤 아버지는 알코올 의존증이었더군요. 그런 것 때문에 베토벤이 더 힘들었겠습니다. 아버지는 베토벤이 모차르트처럼 되기를 바랐다고 하지요. 어머니도 아버지 때문에 힘들었나 봐요. 베토벤이 모차르트한테 음악을 배우려 했을 때 어머니가 아파서 바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래도 베토벤은 모차르트 앞에서 즉흥연주를 했어요.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다른 식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더군요. 잠깐만 만난 게 다행인 듯합니다. 지금 사람은 두 사람이 만난 일을 엄청나게 여기지만, 그때는 별일 아니다 생각했겠지요. 모차르트가 베토벤 피아노를 듣고 좋은 말 해줬다는데 그 말 진짜일지. 저는 조금 믿지 못하는 것 같군요. 하이든은 오랫동안 궁정악사를 하다가 영주가 바뀌고는 쉬게 됐다고 합니다. 그때 하이든은 독일 본에 가고 베토벤을 만났어요. 나중에 베토벤은 프란츠 선제후와 귀족 후원을 받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서 하이든한테 음악을 배웁니다. 베토벤은 본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답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다른 데서 세상을 떠난 사람 많군요. 카프카는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 싶어했지만 쉽게 그러지 못하고 떠났다가 죽어서 다시 프라하로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카프카가 벗어나고 싶어한 건 아버지일지도.

 

 지금 생각하니 그림 그리는 사람도 오래전에는 왕궁이나 교회에서 그림을 그리라고 했네요. 음악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궁정음악가가 되면 생활은 안정되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이든은 거기에 적응하고 슬기롭게 지냈지만, 모차르트는 궁정음악가가 맞지 않아 자유음악가가 됐지만 힘들게 살았어요. 베토벤은 궁정음악가가 되려 했지만 잘 안 되고 귀족 후원을 받고 음악을 했습니다. 베토벤한테는 그게 더 맞지 않았을까 싶어요. 베토벤은 피아노 연주를 참 힘있게 했답니다. 베토벤 음악에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아는 건 얼마 없지만. 앞에서 귀가 잘 안 들리게 됐다고 하고는 다음 말 안 했군요. 베토벤은 귀가 잘 안 들리게 되고 쉬려고 하일리겐슈타트에 가요. 거기에서 더 우울함에 빠져 동생한테 유서와 같은 편지를 써요. 그때 베토벤은 죽으려고 한 것 같은데 그걸 쓰다가 음악을 다시 생각합니다. 베토벤이 그때 죽었다면 좋은 음악 남기지 못했겠습니다.

 

 책 맨 앞 그림 보면 베토벤 음악 <합창>이 떠오르는데, 클림트가 그 음악을 생각하고 그린 거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예전에 베토벤은 소설이나 시에 영향받고 곡을 쓰기도 했는데, 베토벤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소설 쓴 사람도 있겠습니다.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을 때 자신이 만든 곡 못 들었겠습니다. 그런 말 보니 영화에서 그 장면 본 게 생각났어요. 그 영화 제목은 뭐였는지. 베토벤이 음악은 잘했지만 조카한테는 잘 못했더군요. 조카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모습은 베토벤 아버지 같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가진 안 좋은 걸 닮는 것인지. 아쉽네요. 사람이 다 잘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베토벤 장례식에는 아주 많은 사람이 왔답니다. 베토벤이 죽고 여러 음악가가 돈을 모아 독일 본에 베토벤 동상을 세웠대요. 베토벤은 본으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동상이 본을 지키겠습니다. 사람은 가도 예술은 영원하네요.

 

 

 

*더하는 말

 

 지난 12월 17일이 베토벤이 태어나고 250년 된 날이었더군요. 그때 이걸 올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라디오 방송에서 베토벤 이야기 듣다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베토벤 이야기를 보려고 한 건 베토벤이 태어나고 250년이 되어서는 아니고, 다른 소설 보기 전에 베토벤을 조금 알아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돌발성난청이 있는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가 나오는 소설이에요. 그 소설에서는 미사키가 사법연수 받는 모습이 나오지만. 베토벤 음악 때문에 다시 피아니스트가 되려 해요. 그건 언젠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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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29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사키 요스케? 들어 본 것도 같은데...
그 소설 이름이 뭔가요?
클래식 FM 최은규 저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들으시는가 봅니다.
올해 베토벤 특집을 두번인가 세번 진행하고 이번 주
마지막 진행하고 있죠. 그거 들으시는가 봅니다.
베토벤 이야기라면 전 <장 크리스토프> 밖에 모르는데.
그건 베토벤 이야기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섞었다죠.
올해 읽어보려고 했는데 1권 중간 어디쯤 읽다 접었슴다.
언제고 다시 붙들어야 할 텐데...ㅠ

희선 2020-12-30 00:34   좋아요 2 | URL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피아니스트 탐정 시리즈로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 《어디선가 베토벤》 첫번째와 조금 다르지만 미사키 요스케도 나오는 듯한 《안녕, 드뷔시 전주곡》이 나왔어요 이건 안 봐서 이렇게 말했군요 다음 이야기를 저는 《한번 더 베토벤》이라 하고 싶은데 어떤 제목으로 나올지 모르겠네요 ‘다시 한번 베토벤’으로 나올지도... 제가 보려고 한 건 이 거예요 이거 다음 이야기는 《합창》으로 나카야마 시치리 책에 나온 사람이 여럿 나오는 듯합니다(다른 책에도 다른 데 나온 사람이 잠깐 나오기도 합니다) 그건 2021년에 문고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문고는 단행본 나오고 한해 뒤쯤 나오더군요

라디오 방송은 EBS에서 하는 북카페 들었어요 클래식하고 상관없기는 하지만, 베토벤이 태어난 지 250년 됐으니 그날 말했겠지요 그 방송에서 가끔 클래식 나오기도 해요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베토벤 이야기 그 책 알기는 해요 그 소설 언젠가 보시기를 바랍니다 보려고 마음 먹으면 끝까지 보기도 할 거예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