もういちどベ-ト-ヴェン (寶島社文庫) (文庫)
나카야마 시치리 / 寶島社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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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베토벤

나카야마 시치리

 

 

 

 

 

 

 지난 2020년은 베토벤이 태어나고 250년이 되는 해란다. 세상에 이름을 남긴 사람은 태어나고 죽고 난 다음 시간도 세는구나. 250년 전 한국은 조선시대였겠다. 그런 때 베토벤은 태어나고 아버지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 피아노를 치거나 나이를 속이고 피아노를 쳤다. 아버지는 베토벤이 모차르트처럼 되기를 바랐다는 말을 들었다. 베토벤은 모차르트한테 피아노를 배울 뻔했는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바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베토벤이 모차르트한테 피아노를 배웠다면 어땠을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했구나. 베토벤을 조금 알려고 책을 봤는데 생각나는 게 얼마 없다. 귀가 잘 안 들리게 되고 베토벤은 요양하러 간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유서를 썼다는 건 기억한다. 동생한테 쓴 편지였다. 그걸 쓰면서 베토벤은 자신이 아직 하지 못한 음악을 생각하고 죽지 않는다. 베토벤 음악 많이 알지 못하지만 베토벤이 죽지 않아 다행이다. 베토벤은 자신이 하려는 음악에 구원받았구나.

 

 여기 《한번 더 베토벤》에도 그런 사람이 있구나. 바로 미사키 요스케다. 이 책 《한번 더 베토벤》은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에서 하나다. 여기에서 미사키는 피아니스트가 아닌 사법연수생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음악 이야기가 없지 않다. 미사키는 사법시험을 1등으로 붙었다. 이런 거 생각하면 참 대단한데 미사키는 그걸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 그런 사람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사법시험을 봤다 해도(미사키와 같은 처지라면 그럴 수 있을지도). 기숙사에서 미사키 옆방이고 같은 조가 되는 아모 다카하루도 클래식을 좋아하고 베토벤을 가장 좋아했다. 베토벤 음악뿐 아니라 베토벤 생각도. 자신의 지침이라 한다. 지난번에 본 《어디선가 베토벤》에서 미사키는 베토벤을 자신의 나침반이라 했는데.

 

 지난번에 본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보다니. 나이는 좀 많고 다른 곳인데. 그건 미사키가 평범해 보이지 않아서구나. 사법연수소에서 미사키는 무척 뛰어났다. 그렇기는 한데 잘 모르는 것도 있었다. 역사, 철학(난 다 모르는데). 미사키는 사람을 볼 때 손을 보았다. 전에 다카무라 료는 그 모습을 피아노와 연결해서 생각했는데, 꼭 그건 아니었나 보다. 미사키는 손을 보고 그 사람 생활이 어떤지 안다고 했다. 사람은 거짓말해도 손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미사키가 사람들 눈길을 끈 건 사법시험 1등으로 붙은 것도 있지만 아버지가 검사기도 해서였다. 그런 걸 보고 많은 사람은 미사키가 다 가진 듯 여길지도 모르겠다. 미사키와 같은 조가 되고 친하게 지내는 아모도 다르지 않았다. 미사키가 왜 사법공부를 하게 됐는지 아는 난 그런 생각 안 했다. 아모한테 그런 걸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알려주지 않아도 나중에 조금 알게 된다. 그래도 아모는 조금 시샘했을지도.

 

 아모 다카하루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고 선생님이 잘한다고 해서 피아니스트 꿈을 가졌다. 부모도 아모가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바랐는데, 아모는 자신한테는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닫고 검찰관이 되기로 한다. 음악과 상관있는 걸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검찰관이라니. 아모가 미사키를 만났을 때 미사키는 클래식 음악을 멀리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모는 미사키가 음악을 듣지도 않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장난삼아 미사키를 연주회에 데리고 간다. 거기에서 미사키는 음악을 듣다가 보이지 않는 피아노를 친다. 아모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란다. 아모를 피아노 친 사람으로 한 건 미사키를 알아보게 하려는 건가 했다. 아모가 피아노를 몰랐다면 미사키를 봐도 뭔가 하고 그저 손가락을 움직이는구나 했겠다.

 

 미사키가 자신이 돌발성난청이라는 걸 알고 피아노를 그만두기로 했을 때 그렇게 쉽게 그만두다니 했다. 피아노를 하지 않아도 음악은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니. 그걸 보면서 내가 글을 쓰지 않아야겠다 하면 책을 하나도 안 볼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이 생각은 잘못됐구나. 난 딱히 글을 안 써야겠다 생각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사법연수소는 강의를 듣고 다음에는 실제 일하는 데서 배운다. 검찰관은 석달, 재판관은 여섯달, 변호사는 석달. 사법시험을 본 사람은 세 가지를 경험해 보고 자기한테 맞는 일을 하게 된다. 미사키와 아모는 검찰관 일을 배운다. 미사키와 아모가 일을 배우는 곳에서 동화작가 남편 마키베 로쿠로를 죽였다는 마키베 히미코가 조사를 받았다. 마키베 히미코는 자신이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이 왜 히미코를 잡았냐면 범인이 마키베 로쿠로를 찌른 부엌칼에 히미코 지문이 있어서였다.

 

 경찰은 증거로 범인을 잡기는 하는데 그 증거가 다 맞을까. 범인이 자신이 한 짓을 안 했다고 하는 일도 있겠지만, 진짜 안 해서 안 했다고 하는 일도 있지 않을까. 사법연수원 교관에는 예전에 재판관이었던 고엔지 시즈카도 있었다. 고엔지 시즈카와 미사키가 만나기도 했다니 재미있구나. 고엔지 시즈카는 미사키를 칭찬하지 않은 교관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미사키를 안 좋게 본 건 아니고 죄를 지은 사람이 놓인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고엔지 시즈카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한테 형을 내렸다. 그 사람은 형무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진짜 범인이 잡혔다. 그때 시즈카는 그 일을 책임지고 재판관을 그만뒀다. 시즈카는 미사키가 원리원칙만 생각할까 봐 걱정했다. 미사키가 시즈카를 만난 건 좋은 일이 아니었나 싶다. 미사키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고 하는 마키베 히미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 모습 보면 미사키가 검사가 되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니다. 미사키는 피아노 치는 게 더 어울리고 그걸 더 좋아한다.

 

 사법연수를 받다가 어느 날부터 미사키가 기숙사에 늦게 들어오고 쉬는 날에는 없었다. 아모는 미사키가 히미코 일을 혼자 알아보러 다니는 건가 했다. 미사키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아모는 검찰청 일이 끝나고 미사키 뒤를 밟고 미사키가 피아노를 치러 다닌다는 걸 알게 된다. 미사키는 피아노 콩쿠르 준비를 했다. 아모는 그 콩쿠르를 보러 가고 미사키를 만나서는 그만두라고 한다. 창피를 당한다고. 미사키는 아모가 찾아온 걸 그리 놀라지 않고 자신은 1등 할 거다 말한다. 미사키가 일등 하겠다고 말한 건 그게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모는 미사키가 그저 피아노를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다. 미사키 연주를 듣고는 그게 아니다는 걸 안다. 미사키가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 나가게 된 일이 사법연수원에 알려진다. 피아노 콩쿠르 본선 날 교관과 아모 그리고 미사키와 같은 조인 사람이 미사키 피아노를 듣는다.

 

 미사키가 다시 피아노와 마주하게 된 건 아모와 함께 간 연주회와 죽임 당한 동화작가 마키베 로쿠로가 마지막으로 쓴 《빨강 토끼 로큰롤》 때문이다. 빨강 토끼는 검정 토끼와 흰 토끼 사이에서 자신이 빨강 토끼라는 걸 숨겼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아니다 여기고 본래 자신으로 살기로 한다. 그게 아무리 힘들다 해도. 그건 마키베 로쿠로 마음과도 같았다. 마키베 로쿠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고 해서 죽임 당했다. 미사키는 마키베 로쿠로가 이름을 히라가나로 쓰다가 《빨강 토끼 로큰롤》에서는 한자로 쓴 걸 이상하게 여겼다. 거기에도 뜻이 있었다니. 미사키는 콩쿠르에서 베토벤 곡을 연주하고 일등 한다. 아모뿐 아니라 같은 조 사람도 미사키가 피아니스트 길을 가게 되어 마음 놓은 것 같았다. 피아니스트 세계에서는 미사키가 그렇게 붕 떠 보이지 않겠지.

 

 세상에는 진짜 자신을 숨기고 여러 사람 틈에 사는 사람 많겠다. 그게 괴롭지 않으면 괜찮지만 괴롭다면 자신을 숨기지 않는 게 낫겠다. 자신을 드러냈을 때 안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시대에 따라 다르다. 여전히 차별이 있지만 지금 시대는 이런저런 사람을 받아들인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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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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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든 살이 되면 어떤 느낌일지. 지금하고는 많이 다르겠지. 오려면 아직도 먼 앞날이구나. 내가 여든 살까지 살 수 있을지 그것도 모르겠다. 그전에 죽을지도.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생각도 잘 못하면 그때까지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더 쓸쓸할 것 같구나. 사는 건 그리 다르지 않을 테지만. 그때도 책 볼 수 있을까. 이해가 될지. 나이 들어서 몸은 조금 아파도 정신, 뇌는 쓰면 그렇게 나빠지지 않겠지. 치매가 나타난다면. 이런 안 좋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구나. 사람이 오래 사는 게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나이를 먹어도 많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그런 일은 없겠지. 지금도 하루하루 죽음으로 다가간다. 실제 죽음이 다가오면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지, 사는 게 괴로우면 죽는 게 낫겠다 할지도.

 

 소설에는 나이 든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는 여러 나이대 사람이 있는데, 지금은 나이 먹는 걸 저주로 여기는 듯하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말이다. 어쩌다 나이 든 사람이 나오면 아프고 고집 부리는 사람이 많다. 나이를 먹고도 자기 나름대로 사는 사람이 있을 텐데. 고엔지 시즈카는 여든 살이다. 나이가 이렇게 많았다니. 예전에 본 소설에 나왔을 때는 정년을 한해 앞두었던가. 시즈카는 일본에서 스무번째 여성 재판관이라 한다. 그런 것 때문인지 재판관을 그만뒀는데도 여기저기에서 강연을 해달라고 했다. 시즈카는 여기저기에서 불러줘서 좋을 것 같다. 재판관을 그만뒀다 해도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강연을 해서 나이보다 젊게 살겠다. 여기 나오는 때는 2005년이다. 2005년이 어땠는지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도 나이 많은 사람이 많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지금은 더하겠다. 정말 시즈카가 말한 것처럼 지금은 청소년 범죄보다 노인 범죄가 더 늘었을까. 그 부분은 어떨지.

 

 제목에 나온 시즈카 할머니는 재판관이었던 고엔지 시즈카고 휠체어 탐정은 ‘안녕, 드뷔시’에서 죽은 고즈키 겐타로다. 시즈카는 여든이고 고즈키 겐타로는 일흔인가 보다. 이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나오는 것도 괜찮겠지. 두 사람은 평범하지는 않다. 한사람은 재판관이었고 한사람은 무척 부자다. 고즈키 겐타로가 젊을 때부터 열심히 살아서 그렇게 된 거기는 하겠다. 두 사람이 평범하지 않기에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자유롭게 움직였겠지. 경찰이 두 사람한테 꼼짝 못했다. 아니 고즈키 겐타로한테. 자신과 상관있는 사람이 죽으면 그 일을 풀고 경찰한테 도움을 주었나 보다. 시즈카는 도쿄에 살고 겐타로는 나고야에 살았다. ‘안녕, 드뷔시’도 나고야가 배경이었구나. 그건 기억 못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쓰는 소설에 나오는 여러 사람은 가까운 데 사는가 했는데. 도쿄와 나고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시즈카와 겐타로처럼 나이 많은 사람이 나와선지, 나이 많은 사람이 당하는 사기나 간병문제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나온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다른 것과는 좀 달라 보일까.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는 하다. 한국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일은 많이 하고 돈을 얼마 받지 못하는 사람 많다. 불법체류라는 걸로 약점을 잡고 일을 시키는 곳도 있겠지. 폭력배는 빚을 핑계로 돈을 거의 주지 않기도 할까. 사람 몸속에 각성제를 숨겨서 가지고 오기도 하다니. 그걸 숨기려고 사람을 죽이고 사고로 꾸미다니. 그게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 같기도 했다. 다른 나라에서 밀항한 사람을 숨겨뒀다 팔기도 했다. 자기 나라를 떠나 돈을 벌려고 와도 돈을 얼마 벌지도 못하고 죽도록 고생만 하다 병에 걸리고 죽는 건 아닐지. 슬픈 일이구나.

 

 고즈키 겐타로는 휠체어를 탔다 해도 당당했다. 가끔 시즈카한테 휠체어를 밀게 하기도 했다. 고즈키 겐타로 요양보호사 미치코가 다른 일로 없거나 아플 때. 두 사람은 서로 많이 다른데 잘 어울리기도 한다. 열살 차이기는 해도 그동안 산 세월 때문일지도. 고즈키 겐타로가 말을 거칠게 해도 그 말이 아주 틀리지 않아서 시즈카는 들었겠다. 두 사람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 재미있게 보인다. 다른 소설에 나온 사람을 만나게 하고 함께 다니게 하다니, 재미있구나.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소설속 사람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만든 세상에 사는 사람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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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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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보고 왜 제목이 ‘사형에 이르는 병’일까 생각했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실제 사형을 받는 게 아니고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느낌일지도. 아니면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다 죽는 걸지도. 사람이 산다고 하지만, 사람은 다 죽음으로 다가간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는 게 좀 덧없게 느껴지겠지만. 진짜 그렇기는 하다. 그걸 알아도 그 마음은 시간이 가면 마음 깊은 곳으로 숨는다. 많은 사람이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온다 믿고 산다. 나도 다르지 않다. 언젠가 내가 죽겠지만 지금 바로는 아니다 생각한다. 마음 편하게 살면 좋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이건 이 책하고는 상관없는 말이구나. 아니 내가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것도 무언가에 영향을 받아설지도. 그건 대체 뭘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일이나 만난 사람 그리고 만난 책일지도. 사람은 자기 마음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얼마전에도 이런 거 생각했는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겉으로 좋아 보이는 사람이 사이코패스로 연쇄살인범이라면 무척 놀라겠다. 이젠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아주 놀라운 건 아닌가. 사이코패스는 유전인지 자라는 환경 때문인지. 둘 다구나. 스물네 사람을 죽인 걸로 보이는 하이무라 야마토도 유전과 안 좋은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하이무라는 경찰에 잡히고 자신이 저지른 것보다 적은 아홉 건만 밝혀지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하이무라는 아홉번째 살인은 자신이 하지 않았다면서 그걸 밝혀달라고 가케이 마사야한테 편지를 썼다. 소설은 마사야가 편지를 받는 걸로 나오는데 난 하이무라가 썼다고 말했구나. 책을 보다보면 그걸 말하는 사람이 보는대로 보는 것 같다. 마사야가 아니 하이무라가 보는 걸로 생각하면 참 많이 다르겠다. 그렇다 해도 하이무라 마음은 잘 모를 것 같다.


 대학생으로 어릴 때와 다르게 자신없어하는 가케이 마사야는 하이무라가 보낸 편지를 받고 놀란다. 하이무라는 마사야가 어릴 때 살던 곳에서 빵집을 하고 마사야한테 잘 해줬다. 그런 하이무라가 고등학생 정도인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고문하고 죽였다. 빵집을 할 때도 그런 일을 했다. 하이무라는 시체를 마당에 묻고 그걸 바라보는 걸 즐겼다. 마사야는 잠시 하이무라가 자신도 그런 대상으로 본 건 아닐까 생각한다. 하이무라는 마사야가 어렸다고 말한다. 정말일까. 하이무라는 십대에 자기보다 어린 여자아이한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소년원에서 나오고 열일곱살에도 그랬다. 나이를 먹는다고 노리는 대상이 바뀔까. 마사야는 하이무라를 만나고 하이무라를 도와주기로 한다. 그렇다 해도 하이무라가 사형인 건 바뀌지 않는다. 아홉번째 피해자는 고등학생이 아니었다. 죽인 방법도 달랐다. 연쇄살인범은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인다. 이런 것은 소설을 보고 알게 된 거구나. 하지만 늘 그럴까.


 여기에서는 마사야가 바뀌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뭐가 달라 보인 걸까. 책을 보는 난 잘 모르겠던데. 마사야를 아는 사람은 마사야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한다. 난 하이무라 때문에 마사야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마사야는 하이무라를 만나서 좀 달라졌나 보다. 사람이 누군가한테 그렇게 쉽게 영향 받을까. 하이무라는 똑똑해서 마사야한테 어떤 말을 하면 마사야 마음이 움직일지 알았던 건지도.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사형이라 해도 아직 살았을 때 누군가한테 자기 힘을 나타내고 싶어할까. 하이무라가 그런 사람이다 말한다. 난 그게 좀 무서웠다. 마사야는 어떤 일을 알게 되고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다행하게도 그때를 잘 넘기기는 했다. 마사야는 왜 그렇게 된 건지. 정말 하이무라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무의식에 있었을지도.


 하이무라가 마사야 한사람만 만나는 걸로 나왔지만, 하이무라는 마사야뿐 아니라 많은 사람한테 편지를 썼나 보다. 그것도 무섭구나. 난 마사야가 하이무라와 아는 사람 아들이어서 믿고 자기 누명을 벗겨달라는 건가 했는데. 하이무라가 여러 사람을 고문하고 죽였다 해도 하이무라를 불쌍하다 말한 사람도 있었다. 그럴 수가. 하이무라는 끝없는 어둠인가 하는 생각이 지금 든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안 될 것 같은. 마사야는 거기에서 빠져나왔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런 죄는 묻기 어렵겠다. 누군가를 조종하고 물들이려는 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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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 -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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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몸에서 중요하지 않은 건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뇌겠지. 사람 몸에서 가장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니. 뇌는 크지 않지만 주름이 많아서 그걸 펴면 좀 길지 않을까. 뇌주름은 펴지는 게 아닌가. 똑똑한 사람 뇌는 주름이 많다고도 한 것 같은데. 담배 피우고 술을 많이 마시면 뇌가 쪼그라든다지. 그런 말 들어도 그걸 바로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 크게 아픈 다음에야 그동안 자신이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살았구나 할 테지. 그건 뇌만 그런 건 아니군. 무엇이든 뇌와 이어졌겠지. 사람 몸은 뇌 전기 신호로 움직이는 거기도 하잖아. 이어진 것이 끊어지면 무언가 문제가 생길 거야. 자신이 걷거나 움직이는 것도 뇌가 보내는 신호일까. 스스로 움직이는 건데. 뇌 하면 이런 생각 안 할 수가 없기도 해. 마음도 떠오르는군. 뇌와 마음은 따로따로일까. 꼭 그건 아닌 것 같아.

 

 지금까지 뇌 과학책 몇권 만나기도 했는데 어쩐지 이번 건 잘 모르겠어. 읽기는 했는데 뭐야 싶은. 이렇게 쓰다보면 뭔가 생각날지. ‘운명의 과학’이라니. 얼마전에 만난 명리심리학이 조금 떠오르기도 했어. 여기서도 비슷한 말을 했어. 뇌는 날 때, 아니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거의 정해진대. 이건 다른 데서도 본 것 같군. 그건 동성애자였던가. 사람은 다 부모한테 DNA를 물려받아. 아니 DNA를 물려주는 건 부모만이 아니군. 조부모도 있겠어. 보통 사람은 DNA라 하지는 않고 누구랑 닮았다고 하지. 식성 같은 것이 닮기도 하지. 그건 자라면서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뇌 말했다 식성을 말하다니. 유전되는 병이 많기는 하지. 하지만 부모가 어떤 병이 있다고 해서 자식도 그런 병이 나타나는 건 아니기도 해. 암은 거의 나타나는 것 같아. 그건 먹는 것 때문일지도 몰라. 부모와 아이는 같은 걸 먹잖아.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많은 게 정해진다 해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사람은 달라지기도 해. 그건 맞는 말이야. 뇌는 어린이와 어른이 똑같지는 않군. 어릴 때는 다 이어지지 않기도 하다니. 십대 때는 아주 많이 달라지기도 하지. 그때를 잘 넘겨야 할 텐데. 부모가 조금 도와주면 더 낫겠지. 뇌 과학을 알면 십대는 아직 뇌가 다 자라지 않아서 충동스런 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참을지. 십대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 마음 알기 무척 어렵다고 하잖아. 뇌 과학 몰라도 자신이 어렸을 때 어땠는지 떠올리면 좀 나을지도. 난 십대 때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더 안 좋았던 것 같아. 뇌뿐 아니라 호르몬 문제도 있겠어. 그건 사람마다 다른가 봐. 뇌에 나오는 호르몬도 다르지 않는 듯해. 누군가는 좋은 게 많이 나오고 누군가는 덜 나오기도 한대. 어떤 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긍정스럽게 산대. 아무래도 난 그런 호르몬 별로 안 나오는가 봐. 자주 우울해지고 앞으로 괜찮을 리 없다 생각하니.

 

 자주 우울해지는 나여도 볕을 쬐고 걸으면 좀 낫기도 해. 자신을 바꾸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바꾸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뇌가 늘 그대로는 아니겠지. 뇌는 아주 많은 일을 해서 어떤 건 게을리하기도 해. 게을리한다기보다 무언가를 하는 시간을 줄이지. 그러면서 잠시 실수할 때도 있지만. 뇌는 새로운 걸 하면 조금 커지다 시간이 흐르면 본래대로 돌아간대. 글을 쓰려면 세상을 낯설게 보라고도 하는데, 그게 뇌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자주 새로운 걸 하지는 못해도 아주 작은 거라도 바꿔보면 뇌가 좀 움직이겠지. 운동하고 책읽기도 뇌에 도움이 되겠어. 그런 마음이기도 하군. 지금 많은 사람한테 나타나는 것에 알츠하이머병이 있잖아. 이건 유전될 확률이 커. 지금은 그런 유전자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볼 수도 있대. 그런 검사 받아보는 게 좋을까, 안 받고 자기대로 사는 게 좋을까. 이것도 반반이겠어. 검사 받고 그걸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겠어.

 

 얼마전에 의붓아버지와 엄마한테 학대받은 아이 이야기 잠깐 들었는데, 엄마가 조현병이라 하더군. 그것 때문에 자기 아이를 학대하고 남편이 그래도 가만히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그 말 들으니 난 그 아이한테도 조현병이 나타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 잠깐 했어. 학대받고 마음과 몸 다 아팠을 텐데, 자라고 그런 병이 나타나면 더 힘들겠어. 그 아이는 괜찮기를 바라. 내가 별 생각 다했지. 이 책을 봐서 그런가 봐. 예전부터 정신질환이 유전된다는 건 알기는 했어. 그것도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할까. 그래야 할 텐데. 뇌는 참 복잡하고 아직 알아내지 못한 게 많겠지. 비만도 유전자가 있다고 하더군. 난 자꾸 먹는 건 마음 문제기도 한 것 같은데.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먹을거리로 채우기도 하잖아. 그것도 뇌 보상체계에 영향을 미치는군. 자신이 어떤 때 먹는지 잘 보고 환경을 바꾸라는 말도 있던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어. 나도 정리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그걸 안 하는 걸 보면. 난 왜 이 모양인가 해. 이것도 뇌와 상관있을지도. 채워지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걸 약으로 채우려는 사람도 있군. 약보다 먹을거리가 좀 나을까.

 

 누구나 나면 살고 나이를 먹고 늙어. 뇌도 다르지 않아. 그래도 뇌는 젊게 지키면 좋지 않을까. 뇌기도 마음이기도 하군. 뇌(마음)를 젊게 지키려면 즐겁게 먹고 잘 자고 배우고 누군가와 관계를 이어가래. 그런 말 들었다고 그걸 다 지켜야 하는 건 아니겠지. 자기 나름대로 하면 돼. 이 책 보면서 난 아닌데 하는 생각 몇번 했군. 이건 내 고집만 피우는 걸지도. 어느 정도는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사람은 다 다르고 경험도 다르기에 다를 수밖에 없어. 나와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해야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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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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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남한테 속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마음먹고 나를 속이려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설지도 모르겠다.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지 않아야 할 텐데. 내가 쓸쓸하다 해도 전화받는 건 무척 싫어해서 그럴 일은 없겠다. 잘생긴 사람이 잘해주면, 그런 것도 별로 믿음이 안 간다. 힘든 일은 남한테 말하기 싫다. 말한다고 어떻게 되지 않을 테니. 죽어야 끝나겠지 생각할 뿐이다. 이렇게 흐르다니. 사람 마음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그걸 누군가 건드리면 그게 아주 커져버릴지도. 여기에 나오는 나쁜 여자 가모우 미치루는 그렇게 남을 조종한다. 조종당하는 사람은 자신이 조종당한다는 것도 모른다.

 

 지금까지 읽은 책에서 본 나쁜 여자는 거의 얼굴이 예쁘고 말도 잘했다. 예쁘기에 나쁜 일을 당하고 그것 때문에 나쁜 짓을 하게 되는 걸까. 예쁘지 않은 사람이 무슨 말하면 그 사람 말 잘 듣지 않고 조종당하지 않을지도. 아니 꼭 그럴까. 평범한 얼굴인 사람도 나쁜 마음 먹고 나쁜 짓할 수 있다. 그런 사람 한번 본 것 같기도 하다. 그 사람은 일부러 남을 속이려고 계산하지 않고 본능으로 속였다. 남을 속이는 본능이라는 것도 있는 건지. 어쨌든 자신한테 이익이 돌아오게 했다. 속은 사람은 그 사람을 나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건 여기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이 가모우 미치루 말에 조종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가모우 미치루를 원망하지도 않았다. 사람은 자기 말 잘 들어주고 자기한테 좋은 말 해주면 좋아할지도. 하지만 난 왜 그런 게 거짓말 같지. 이런 소설을 봐서 그런 걸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걸 얻는 사람이다. 차라리 자신이 범죄에 손을 담그는 게 낫다. 그런 사람도 안 좋아하지만, 범죄를 저질러봤자 좋은 건 없다. 가모우 미치루 아버지는 사업을 하다 망하고 빚을 졌다. 어머니는 가난이 싫어서 미치루를 두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남자와 집을 나간 것에 화를 내고 어머니와 많이 닮은 미치루를 때리고 성폭력까지 한다. 그걸 사촌인 노노미야 쿄코가 알게 된다. 아니 쿄코는 미치루가 처음 조종한 사람이다. 미치루는 아버지가 자신한테 하는 짓을 일부러 쿄코가 보게 했다. 쿄코는 미치루가 와서 자신이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하지 않게 된 걸 고맙게 여겼다. 쿄코는 미치루를 위해 뭐든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첫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중학생이 그런 일을 꾸미고 하다니. 처음에 미치루는 쿄코와 함께 했구나. 그 일 때문에 쿄코가 방해가 되기도 했던가 보다.

 

 시간이 흐르고 미치루와 쿄코는 이십대가 된다. 사기누마 사요는 은행에서 일하는데 스트레스를 물건 사는 걸로 풀었다. 그래서 빚이 아주 많았다. 사요는 쿄코와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사요는 쿄코 소개로 생활 컨설턴트 미치루와 만난다. 미치루는 이번에도 사요 마음을 좋게 해줬다. 사요가 빚 때문에 걱정이다 하니 은행 돈을 횡령하게 한다. 횡령하라고 바로 말하지 않고 그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사요는 그 재미에 들려서 자신이 다 갚기 어려운 돈을 횡령한다. 그리고 미치루를 만나고 또 속는다. 미치루는 사요가 어떻게 할지 다 예상했겠지. 미치루가 다음 목표로 정한 건 쿄코 동생인 노노미야 히카루다. 히카루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런가 했다. 미치루는 히카루가 쿄코를 없애주기를 바랐다. 실제 일은 그렇게 흘러간다. 좀 무섭지 않나.

 

 다음에 미치루를 만나는 사람은 후루마키 요시에다. 요시에 남편은 회사 구조조정으로 일을 그만뒀다. 요시에 남편은 다시 일을 찾지 않고 작가가 되겠다고 한다. 요시에는 그것에 불만이 쌓였다. 미치루를 만나고 요시에 마음에는 검은 것이 피어오른다. 요시에는 남편 생명보험 돈을 바꾸고 미치루 꾀임에 빠져 남편을 죽인다. 여기 나오는 사람은 왜 그렇게 잘 속을까 했다. 미치루는 심리학이라도 공부했으려나. 그런 범죄자 본 적 있는데. 미치루는 경찰이나 변호사 재판관 그리고 세상도 속인다. 그런 다음 웃었다. 미치루가 쉽게 경찰에 잡히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미치루는 경찰에 잡힐 것까지 생각하고 준비를 해두었던 듯하다. 대단하구나. 잡혔다 풀려나는 미치루를 보고 미치루를 의심한 경찰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일본에는 읽으면 어쩐지 뒤끝이 안 좋은 소설이 있다. 그런 걸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 이 소설 옮긴 사람은 좋아한단다. 난 별로다. 그런데도 이 책 봤구나. 이거 보니 기분 별로 안 좋았다. 앞에서도 말했듯 여러 사람이 미치루한테 속는 게 이상했다. 미치루는 남을 속이고 방해가 되는 사람은 없애고 큰돈을 갖기도 하는데, 그 돈은 대체 어디에 쓰려는 걸까. 미치루는 돈보다 세상을 속이고 비웃는 걸 즐기는 건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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