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안도현의 시작법詩作法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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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책 읽고 쓰는 것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어. ‘나는 왜 이렇게 못 쓰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하면서. 내가 다니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글쓰기’라는 말로 책을 찾아봤어. 글쓰기라는 말만으로도 아주 많은 책이 나왔어. 둘러보다가 이 책 제목을 보게 되었지. 책 읽고 쓰는 글과는 상관없는 것이지만, 내가 시에 조금 관심이 있거든. 예전에는 시를 읽기도 했어. 기형도는 어쩐지 겉멋으로 봤던 것 같기도 해. 그리고 백석은 친구가 책을 나한테 주어서 알게 됐어. 이 책을 쓴 안도현 시인은 백석 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없기도 했대. 예전에 그랬던 때가 있었지. 어떤 사람 책은 마음대로 볼 수 없던 때. 지금은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시대고 책도 아주 많은 시대지. 하지만 책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도 하더군. 왜 더 많을 때 그것과 멀어지게 되는 걸까. 생각해보니 지금은 책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많이 있구나. 나는 보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책을 보는 게 더 재미있어. 그래서 조금 활자중독이기도 해. 이런 중독은 괜찮잖아. 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하게 되었군. 그런데 내가 아는 시인이 기형도와 백석밖에 없는 것 같네. 이름이 바로 생각나는 시인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래. 시집을 사서 보게 된 지도 오래 되었군.

 

이 말 좀더 해야겠어. 내가 예전에 시집을 사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책방에서 샀기 때문이야. 책방에서는 어떤 시집이 나와 있는지 바로 볼 수 있잖아. 그때는 책방에 가서 시집이 꽂혀있는 책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올랐어.(책방에 가지 않게 되고도 시집을 조금 샀더군) 시를 잘 알았던 것도 아닌데.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에서 안도현 시인이 말해준 세가지가 뭔 줄 알아. 술을 많이 마시래, 혼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과 함께 말이야. 그리고 연애를 하래. 그냥 사람 사귀는 것도 못하는 내가 어떻게 이성을 사귀겠어. 세번째에서야 내가 할 수 있을만한 게 나왔어. 시 많이 읽기야. 예전에 책방에서 샀던 시집은 100권이 조금 안 돼.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읽은 시집은 100권이 조금 넘어. 우리나라에 시인이 아주 많다고 하던데. 나는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어. 모르는 게 이것만은 아니구나.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 내가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면 이것저것 많이 알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알고 싶은 것을 조금씩 공부해가다보면 쌓이기는 할 텐데. 아쉽게도 나는 내가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어. 또 다른 말로 흘러가버렸네. 시를 쓰려면 시를 많이 읽어라, 글을 쓰려면 글을 많이 읽어라. 이 말 아주 틀리지는 않지만, 아주 맞다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 시를 많이 읽어본 적 없고 책도 많이 읽지 않은 분이 더 솔직한 시와 글을 쓰는 경우도 있거든. 나는 그 안에 들어가지 않아. 그래서 다른 사람이 쓴 시와 글을 많이 만나야 해.

 

 

     내가 알고 싶은 건

     읽어내기 어려운

     네 마음

 

 

시를 읽다가 좋으면 공책에 적어두기도 했어. 신기하게도 여기에서 안도현 시인이 이 말 했어. 내가 아주 많이 옮겨 써두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본 거 괜찮았던 거였어. 그렇게 해서 자기만의 시집을 만드는 거래. 예전에 써둔 게 없어져서 아쉽지만 다시 해봐야겠어. 그리고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베껴쓰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주 좋아하는 시인도 소설가도 없어. 작가보다는 글만 좋아해.(어떤 작가의 글을 자꾸 보면 그 작가를 좋아하는 것인가) 글을 좋아하다보면 작가도 좋아하잖아. 이상하게 나는 그게 안 되더라고. 그냥 조금 좋아하는 작가는 많지만, 아주 많이 좋아하는 작가는 없어. 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군. 이것에 대해 잘 생각해보니, 나는 작가와 내가 아주 먼 사이라고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내 손에는 닿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에 있는 사람. 지금까지 나는 글을 보면서 그 뒤에 있는 사람은 거의 안 봤어. 아니, 안 봤다기보다 못 봤던 것이겠지. 그래도 이것은 작가만 그래. 작가는 자기 이야기 잘 안 하기도 하잖아.(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내가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도)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이 쓰는 글에서는 그 사람도 봐.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쓰는 글도 더 마음을 써서 볼까봐.(얼마전에도 썼던 말이군) 본래부터 그렇게 해야 했는데, 아직 늦은 것은 아니겠지. 먼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을 만들어야겠어. 혹시 나한테 가르쳐주고 싶은 시인이 있으면 말해줘.

 

시뿐 아니라 글을 쓰려면 엉뚱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것은 못해. 그리고 읽는 데 익숙해지지 않는 것도 있고, 쓰는 것조차 할 수 없기도 해. 앞으로도 그럴거야. 무엇이든 쓸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하잖아. 그런데 꼭 그래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습기도 해. 결국에는 내 멋대로 할 거면서, 어떤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낯설게 하기와 엉뚱하게 생각하기는 괜찮다고 봐. 세상과 사이가 나빠야 한대. 내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쓴 것은 일기와 편지야. 다음으로 많이 쓴 것은 내가 읽은 책 이야기야.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줄거리 정리이기도 해. 시와 다른 글은 그렇게 많이 안 써 봤어. 지난해부터 책을 읽고 가끔 짧은 글도 함께 썼는데, 그것을 시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해.(마음속으로는 시처럼 여기지만) 그리고 그런 글을 늘 쓰는 것도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시를 많이 써 보지 않았다는 거야. 그냥 아주 가끔 쓰고 싶은 게 떠오르기도 해. 그렇게 시와 이야기가 나를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찾아나서야 하는 것인데. 내가 게을러서 말이지. 안도현 시인이 말한 것 가운데 마음 놓이게 한 말이 있어. 그것은 타고난 시인은 없다는 거야. 시인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시를 써 보고 싶은 마음은 있거든.

 

많이 읽기, 많이 쓰기, 많이 생각하기는 시를 쓰는 데도 해당하는 말이래. 시는 글의 한 갈래이기도 하니 당연한 거군. 무엇이든 그냥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거야. 마음을 쏟고 애써야 해. 앞으로 시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를 읽어보도록 해야겠어.

 

 

 

희선

 

 

 

 

☆―

 

시인으로서 타고난 재능에 기대어 시를 기다리지 마라. 그리고 재능이 없다고 펜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지 마라. 그렇게 하면 시는 절대로 운명의 조타수가 되어주지 않는다. 시인 역시 시의 길을 여는 조타수가 되려면 타고난 재능보다 자신의 열정을 믿어야 한다.  (24쪽)

 

 

좋은 시를 쓰려면 당신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장 젊은 우리나라 시인의 시부터 읽어라. 젊은 시인의 시는 교과서요, 늙은 시인의 시는 참고서다. 우리나라 시인의 시는 한 끼 밥이지만, 외국 시인들의 시는 건강보조식품이다. 제발 릴케와 보들레르와 엘리엇을 읽었다고 거들먹거리지 마라. 두보와 이백을 앞세우지 마라. 볼썽사납다. 그들 대가의 시집은 두고두고 천천히, 읽어라.          (55~56쪽)

 

 

 

 

 

 

 

소나기 삼행시모둠

 

 

1

 

녀는 비가 오는 날엔,

비 같은 노란 우산을 쓰고는

다렸다, 일하러 갔다 돌아오는 엄마를

 

 

 

2

 

리가 닿지 않는다 해도

는 슬프지 않아요

억은 할 테니까요

 

 

 

3

 

리는 먼 하늘로 퍼져

무 위에 비로 내리고, 멀리서

적소리 슬프게 들려온다

 

 

 

4

 

년은 바다를 그리워했습니다

비라도 되어 날아가고 싶었습니다

적처럼 소년은 단 한번 나비가 되었습니다

 

 

 

5

 

나무는 늘 푸릅니다

무가 다 그런 건 아니지요

다림은 소나무를 닮았나봅니다

 

 

 

 

 

현은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가 오면 빗소리를 음악삼아 들었다

 

는 그런 소현이 좋았다

하지만 소현은 나를 볼 수 없다

 

다릴 것이다

소현이 나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바람

 

 

높은 건물이 서 있는 곳으로

바람은 지나갈 수 없어요

 

그곳에서는 바람도 길을 잃어버려요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바람은 자유로워요

 

그곳에서 바람은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저기 보세요,

나무들도 바람한테 손 흔들어주며 웃고 있네요

 

 

 

 

 

 

 

너는, 내가

 

 

너는 언제나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너는 언제나 내가 읽고 싶은 책

 

 

 

희선

 

 

 

 

(이 책을 보고는 시를 좀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밖에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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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3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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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4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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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한무릎읽기
김애란 지음, 방현일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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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기도 하고, 평소에 볼 수 없는 사람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책을 읽는 것은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다고 하던데) 그래도 가끔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비슷한 사람보다는 많이 다른 사람을 볼 때가 더 많다. 얼마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책을 보고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좋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세상은 뭐랄까 언제나 좋은 것, 예쁜 것, 잘난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한쪽만 보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이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말한 이런 사람은 장애인이다. 이 세상에는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살아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게 아니다. 일반 학교에도 장애인이 다닐 수 있어야 우리가 어릴 때부터 장애인에 익숙해질 텐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까.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살아가기 어려운 곳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여자아이 유쾌한은 일요일이면 엄마가 교회에 갔다올 동안 슈퍼를 봐야 했다. 이름이 유쾌한이어서 처음에는 남자아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이런 이른 가진 사람 있을까. 쾌한이는 일요일이면 풍선껌을 사러오는 갈래머리 여자아이 오빠한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아이가 다녀가고 나면 과자 한봉지가 없어졌다. 쾌한이 엄마는 그런 것을 잘 알았다. 그런 것을 다 확인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한번은 쾌한이가 갈래머리 여자아이와 그 아이 오빠 뒤를 쫓아갔다. 교회 안에 있던 남자아이는 점자책을 보고 있었다. 쾌한이는 그 모습에 조금 놀랐다. 다음에 쾌한이는 갈래머리 여자아이가 과자를 훔치려는 모습을 보고 막았다. 갈래머리 여자아이가 울 듯한 얼굴로 뛰어가서 쾌한이는 과자를 가지고 전에 따라갔던 교회에 갔다. 갈래머리 여자아이 이름은 강소리였고, 남자아이는 강미르였다. 미르는 갑자기 날아온 축구공에 눈을 맞은 뒤부터 점점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교회 안에서 나온 미르한테 쾌한이는 하모니카를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다. 쾌한이는 하모니카를 잘 불고 그것을 미르가 들은 적이 있다.

 

쓰다보니 앞부분은 조금 길게 썼는데, 남은 것은 짧게 써야겠다. 마음은 늘 그런데 정리를 짧게 못한다. 쾌한이는 미르한테 하모니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책도 읽어주었다. 미르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친구를 위해서 쾌한이가 착한 일을 하는구나,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도움을 받는 쪽은 꼭 미르뿐일까. 그렇지 않다. 미르는 할머니와 여동생하고만 살았다. 쾌한이한테는 부모님이 모두 있지만 일하느라고 쾌한이와 함께 밥을 먹지 못했다. 그런 것 때문에 쾌한이는 쓸쓸해했다. 쾌한이는 혼자 밥 먹을 때 엄마 아빠와 함께 먹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르를 알게 되고, 미르한테 하모니카를 가르쳐주고 책을 읽어주다보니 쾌한이 마음에서 외로움이 사라졌다. 미르가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지만, 그 마음을 그대로 갖고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장애인도 늘 걱정하는데, 미르는 더할 것이다. 미르가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게 힘을 준 것은 바로 쾌한이다. 서로가 서로한테 도움을 주었다. 세상은 서로서로 도와가며 사는 것이기는 하다.

 

쾌한이는 미르를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돕기 위해서 하루 동안 눈을 감고 지내기도 했다. 그때 쾌한이는 미르가 얼마나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눈을 감고 있는 쾌한이를 놀리는 아이도 있었고, 도와주는 아이도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놀리기보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는 장애인한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지만 나는 잘 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여기에 나온 어른 그러니까 쾌한이 엄마 아빠도 좋은 사람이었다. 엄마는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기도 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따듯했다. 쾌한이가 미르와 친하게 지내도 막지 않았다. 상처 입을까봐 걱정은 했지만. 아빠도 공부보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쾌한이 엄마 아빠는 미르를 다르게 보고 있지 않지만, 현실에는 그런 부모가 많지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가 이런 말 썼을지도 모르는데, 비장애인은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미르는 시각장애인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고 했다. 가까운 곳에 그런 학교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미르가 앞으로는 쾌한이와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쾌한이가 지원해주는 힘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쾌한이도 눈이 보이지 않는 미르를 알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지금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희선

 

 

 

 

☆―

 

“준비하는 시간. 준비를 해야 되잖아. 눈멀어도 꿈꾸는 사람으로 살아야 하잖아. 눈이 먼다고 사람이 아니야? 강미르가 아니냐고?”  (111쪽)

 

 

나는 이제 외롭지 않다. 내가 설령 기대했던 아이가 아니라 해도 태어나길 잘했다. 아니, 이제와서 확신하건데 엄마 아빠는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유쾌한을 원했고, 마침내 운 좋게 뜻을 이루었다.  (135쪽)

 

 

‘그래, 미르야.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지원사격해 줄게.’

 

미르가 내 맘을 읽었는지 다부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날 거야. 일어나 달려 나갈 거야.’  (174쪽)

 

 

 

 

*작가 이름은 같지만 소설 쓰는 김애란하고는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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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04-12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설가 김애란이랑 다른 사람이군요. 저는 그 김애란이 이런 소설도 썼구나, 하고 신기하게 생각하였는데, 풋. 이건 그냥 여담이지만 동화책 처럼 어린이 관련 서적을 종종 읽으시나봐요. 저는 이제 너무..까지는 아니겠지만 나이를 먹어서 어린이 열람실을 들어갈 수가 없어요, 풋.

희선 2013-04-13 01:04   좋아요 0 | URL
사실 어렸을 때는 동화뿐 아니라 다른 책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책을 잘 몰랐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본래 동화도 좋아합니다
동화를 보면서 어렸을 때 나는 어땠더라 하는 것을 떠올려 보기도 하죠
하지만 생각나는 것은 별로 없어요^^
책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린이 책도 어린이만 보라는 법은 없죠 어른이 더 많이 쓰기도 하고...
쑥스러워서 못 가는 거군요 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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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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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을 다 보고 한번에 썼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1권을 보고 먼저 썼으니 말이다. 그것을 쓸 때도 별로 안 좋았는데 지금은 더 안 좋다. 책하고는 상관없다. 여기에 이런 말을 쓰다니. 그냥 책이야기를 써야겠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이야기를 쓰기로 하고, 아이빌린과 미니의 말을 들었다. 이야기를 해줄 가정부가 더 있어야 했는데 선뜻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힐리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율 메이가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율 메이는 쌍둥이를 모두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일해서 번 돈을 모았는데, 돈이 아주 조금 모자랐다. 율 메이는 힐리한테 돈을 빌려주면 일해서 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힐리는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좋지 않은 말도 했다. 율 메이는 힐리의 반지를 훔쳤다. 그것은 비싼 보석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율 메이는 교도소에 가고 벌금까지 내야 했다. 아이들은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 일 때문에 가정부들은 화를 내고, 스키터한테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씁쓸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따듯한 이야기도 있었다.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가정부 이야기는 책으로 나왔을까. 책으로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지만 책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 스키터를 키워준 콘스탄틴 이야기도 들어갔다. 혹시라도 다른 가정부한테 해가 갈까 싶어 미니가 힐리한테 한 일도 넣었다. 힐리가 그 책을 보고 책속에 나오는 곳이 잭슨이 아니다고 말하기를 바란 것이다. 힐리가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그 안에 있는 가정부를 모두 밝혀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을 보고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게 자신이라고 밝히는 꼴이 될 테니까. 그래도 힐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아이빌린과 미니한테 나쁜 일을 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가정부를 해고하라고 하기도 했다. 어디에든 안 좋은 일을 이끄는 사람이 있다. 그게 오래 갈까. 어쩐지 힐리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일을 이끄는 사람 같다. 힐리 때문에 따돌림 당한 사람은 스키터와 셀리아다.

 

‘가정부’라는 책이 나왔을 때, 아이빌린과 미니와 스키터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세사람뿐 아니라 다른 가정부도 그랬다. 다행하게도 아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빌린이 엘리자베스 리폴터 집에서 일을 그만둬야 했지만. 엘리자베스 리폴터는 힐리 말을 그대로 따랐다. 미니는 술을 마시면 자신을 때리는 남편을 떠날 결심을 했다. 책이 모두에게 자존감을 갖게 해준 것은 아닐까. 아이빌린은 힐리와 엘리자베스 리폴터보다 자신이 더 자유롭다고 느꼈다. 파이를 먹은 게 자신이 아니다고 말해야 하는 힐리, 자기 이야기를 읽고도 깨닫지 못하는 리폴터. 힐리처럼 유색인과 자신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색인이나 백인이나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니도 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셀리아가 선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을 때 아주 이상하게 여긴 거였다. 1권 보면서 셀리아가 스키터와 친하게 지내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2권에서 미니는 셀리아한테 힐리보다는 스키터와 잘 지내보라고 했다.

 

정리를 잘 해서 썼다면 좋았을 텐데. 책을 보고, 그것에 대해 쓰고 나면 늘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한다. 미국에만 인종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이나 백인이 많은 곳에 가면 인종차별을 당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동남아시아 사람을 차별한다.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피부색하고 상관없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전쟁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희선

 

 

 

 

☆―

 

“스키터, 루브니아는 누구보다 용감해. 자기 문제도 힘들 텐데 앉아서 내게 말을 걸어주거든. 하루하루 버티게 도와줘. 루브니아가 나에 대해 쓴 것을 읽으면서. 자기 손자를 도와준 부분 말이야, 내 평생에 그렇게 고마운 적이 없었어. 몇 달 동안 그렇게 기분 좋은 적이 없었어.”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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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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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없어졌다고는 해도 인종차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때는 1960대고,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미시시피 주의 잭슨이다. 미시시피 하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허클베리 핀이 살았던 시대가 더 옛날이었겠구나. 1960년에 유색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여기에서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다. 그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이빌린과 미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백인 여성 스키터다. 아이빌린, 미니 그리고 스키터 세 사람이 번갈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나한테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사람이 많이 나오면 어떤 사람이 중요한지 처음에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세 사람 이름만 기억하기에도 조금 바빠서 말이다. 이 사람 이름 외워야 할까 한 사람은 힐리다. 힐리는 미니가 다른 백인집에서 가정부를 못하게 하고, 처음에 친구들과 리폴트 집에 모였을 때 가정부가 쓸 화장실을 따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 이 잭슨에서 인종차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힐리다. 이때 백인들은 유색인에서 안 좋은 병이 옮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화장실을 따로 썼다. 잘못해서 유색인이 백인이 쓰는 화장실을 쓰면 죽을 정도로 때렸다. 리폴트 집에는 가정부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힐리 때문에 바깥에 만들게 되었다. 아이빌린은 리폴트 집에서 아기(메이 모블리) 돌보기와 요리, 청소를 했다. 화장실을 다 지었을 때 힐리가 생색을 냈다. 혼자 화장실을 써서 좋지 않느냐고.

 

여자들 모임 안에 스키터가 있었다. 스키터는 아이빌린한테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느냐는 말을 했다. 그리고 스키터를 키운 것은 유색인 가정부 콘스탄틴이었다고 말했다. 스키터가 콘스탄틴 주소를 아이빌린한테 가르쳐달라고 했지만, 아이빌린은 모른다고 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자신을 길러준 때를 떠올렸다. 스키터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콘스탄틴과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스키터가 졸업하기 얼마전에 콘스탄틴은 일을 그만두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스스로 일을 그만두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일에 대해서는 아이빌린이 알고 있었는데 스키터한테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니, 어쩌면 다음 권에서 말할지도 모르겠다. 스키터는 지역 신문에 글을 쓰게 되면서 살림에 대한 일을 아이빌린한테 도움받았다. 얼마 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여성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쓰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키터는 가장 먼저 아이빌린한테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했다. 처음에 아이빌린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아들 친구가 실수로 백인 화장실을 쓴 일로 눈이 멀게 된 일도 있었다. 얼마 뒤 아이빌린은 말하겠다고 했다. 힐리 때문에. 아이빌린이 쓴 글을 스키터한테 읽어주었는데, 스키터도 유색인에 대해 조금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색인은 글을 잘 쓰지 못할 것이다는. 아이빌린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선생님은 아이빌린한테 총명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읽고 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빌린은 기도를 글로 썼다.

 

가정부는 백인한테 말대답을 해서는 안 되었는데, 미니는 입바른 소리를 잘했다. 그래서 가정부 일을 그만두어야 했을 때가 많았다. 힐리한테는 무엇인가를 넣은 파이를 주었다는데, 이 일도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미니는 다시 가정부로 일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잭슨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으로 힐리가 따돌렸다.(그러고 보니 셀리아는 따돌림 당한 것이구나) 셀리아는 다른 백인 주인하고는 다르게 미니를 대했다. 백인 주인에 대해 그리 좋게 여기지 않던 미니는 셀리아의 태도도 좋게 여기지 않았다. 셀리아는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었다. 한번은 셀리아가 미니를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자신에 대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셀리아는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니가 셀리아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좀 웃겼다. 하지만 미니한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그것은 셀리아가 남편한테 가정부 쓰는 일을 숨겨서 미니가 일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온 것을 셀리아 남편으로 알고 손님 욕실에 숨어야 했던 일이다. 미니는 남편과 다섯아이가 있었다. 남편이 번 돈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웠다.

 

스키터는 인터뷰할 가정부를 아이빌린한테 알아봐달라고 했다. 미니도 하게 되고, 힐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율 메이도 관심을 가졌다. 백인인 스키터가 아이빌린이나 다른 유색인 가정부를 만나고, 글을 쓰는 일은 꽤 위험했다. 그리고 미국유색인지휘향상협의회에서 지부장으로 일해온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다. 그 일은 KKK단이 한 일이라고. 스키터는 한번 잘못해서 가방을 힐리가 열어보게 했다. 그 안에는 아이빌린과 미니를 만나서 쓴 글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힐리가 그 글은 읽지 않았던가보다. 스키터는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아이빌린한테 이제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빌린은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는 다음 권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있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1960년부터 인종차별에 관심을 갖게 된 미국 젊은이가 많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책을 볼 때 그랬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봐야겠다.

 

 

 

희선

 

 

 

 

☆―

 

나는 잠시 묵묵히, 힐리가 조잘거린 화장실 계획과 가정부에게 물건을 훔쳤다고 뒤집어씌운 사실과 질병 운운하던 것을 떠올린다. 그 이름이 못쓰게 된 피칸 열매처럼 밍밍하고 씁쓸하다.  (210쪽)

 

 

우리를 갈라놓는 법이 얼마나 많은지 아연해져서 나는 총 스물다섯 쪽 가운데 네 쪽을 내리 읽는다. 흑인과 백인은 분수도, 영화관도 공중 화장실도, 야구장도, 전화박스도, 서커스도 공유할 수 없다. 흑인은 나와 같은 약국에 가지 못하고 같은 창구에서 우표도 사지 못한다. 예전에 우리 식구가 콘스탄틴을 데리고 멤피스로 놀러 가는 길에 고속도로가 거의 빗물에 잠겼는데도 호텔에서 콘스탄틴을 들이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우리는 쉬지 않고 곧장 차를 몰아야 했다.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이런 법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곳에서 살아가지만, 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것을 활자로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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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나누미 요정 생각하는 책이 좋아 3
로이스 로리 지음, 공경희 옮김, 아이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꿈은 고사머가 주고,

나쁜 꿈은 맥이 먹어줄거야

잘 자

 

 

꿈을 꾸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꿈이 생각날 때보다 생각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이 책을 읽고 자고 일어나서 꿈에 대해 쓰려고 했다. 꿈을 꾸기는 했지만, 별로 안 좋았고 확실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꿈은 밤에 잘 때만 꾸지는 않는다. 가끔 꾸는 안 좋은 꿈이 있다. 어떤 것이냐 하면 내가 학교 교실에 있는 꿈이다.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꿈속에서 시험을 본 적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문제를 잘 푸는데 나는 첫장만 보고 있고, 다음 장에 문제가 없을 때도 있었다. 이러니 안 좋아할 수밖에. 그런데 꿈은 어떻게 꾸는 것일까. 자기 마음대로 꿈을 꾸는 사람도 정말 있을까. 이 책속에서는 꿈 나누미 고사머가 사람들한테 꿈을 준다고 나온다. 고사머는 ‘여리고 섬세한 것’이라는 뜻이다. 본래 책 제목이 고사머(Gossamer)다. 꿈을 어떻게 사람들한테 주느냐 하면, 사람이 모두 잠든 밤 고사머는 사람 집에 와서 물건을 만진다. 아주 살짝만 대야 한다. 여러가지 물건에 담겨 있는 추억을 모으고 섞어서 사람한테 꿈을 주는 것이다.

 

꿈 나누미 일을 시작하게 된 꼬맹이는 장난끼 많고 이런저런 것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했다. 처음에 꼬맹이를 가르치던 깐깐이는 그런 꼬맹이를 싫어했다. 그래서 최고령자는 다른 꿈 나누미한테 꼬맹이를 맡겼다. 그 일을 맡은 것은 비쩍 노인이다. 꼬맹이와 비쩍 노인이 꿈을 주러 간 곳에는 노부인과 개가 살고 있었다. 꼬맹이는 고사머답게 물건을 아주 살짝 만졌다. 꿈을 주는 일도 잘 배웠다. 얼마 뒤 노부인 집에 남자아이 존이 오게 된다. 잠시 노부인이 존을 맡게 된 것이다. 존한테 부모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존을 때렸고, 엄마는 아직 존과 함께 살 수 없었다. 존 마음에는 상처가 있었다. 꼬맹이는 존이 좋은 꿈을 꾸게 해주려고 했다. 꿈 나누미가 나오지 않고, 노부인과 존이 함께 살면서 상처를 치료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그것대로 좋기는 하다.

 

존 엄마도 조금 나왔다. 어떤 모습이냐 하면, 존과 함께 살기 위해 일을 찾고, 집 안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담배도 바깥에서 피웠다. 존 엄마한테도 꿈 나누미가 찾아왔다. 훤출이인데, 존 엄마한테 존의 꿈을 꾸게 해주었다. 꿈 나누미가 잘못하면 악마가 된다. 꿈 나누미는 사람한테 좋은 꿈을 주지만, 악마는 힘 없는 사람한테 무섭고 나쁜 꿈을 주어서 괴롭혔다. 악마는 존 마음에 힘이 없는 것을 알고 찾아왔다. 꼬맹이는 존을 도와주려고 했다. 살아있는 것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고 개를 만졌다. 그렇게 해서 꼬맹이는 존 마음에 힘을 주었는데, 악마가 떼를 지어 몰려왔다. 꼬맹이와 비쩍 노인은 존뿐 아니라 노부인한테까지 힘을 주는 꿈을 주었다. 존과 노부인은 나쁘고 무서운 꿈을 이겨냈다. 존한테 꿈을 주던 꼬맹이는 몸이 조금 단단해지고 덜 투명해졌다. 그리고 꼬맹이는 새 꼬맹이를 만났다. 존과 헤어지게 된 것을 아쉬워했지만, 앞으로 꼬맹이는 새 꼬맹이한테 꿈 나누미 일을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정말 꿈 나누미가 꿈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꿈 나누미를 볼 수는 없다. 꿈 나누미 고사머는 조심성이 많아서 사람 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 고사머가 나오는 꿈을 꾸면 될까.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좋은 게 아닌가 싶다.

 

 

 

꿈나라로 가는 일은 아주 쉬워

그냥 누운 다음 눈을 감으면 되거든

하지만 꿈나라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돼

네가 살아가야 할 곳은 바로 여기야

그래도 늘 좋은 꿈꿔

 

 

 

희선

 

 

 

 

☆―

 

“개를 건드려야 해요. 물론 가볍게요. 고사머답게. 그러면 아이한테 사랑의 감정을 줄 수 있어요. 상냥한 번데기의 감정이랑, 따듯한 행복이 깃든 조가비의 감정도요. 사진 속의 좋은 감정들도요. 꿈에 개에 대한 감정을 더하면 훨씬 좋아질 거예요. 확실해요. 아이가 무서운 꿈에 맞설 수 있도록 훨씬 더 힘이 세지게 만들어야죠.”  (97쪽)

 

 

“알고 계신가요, 비쩍 노인 할아버지? 슬픈 부분도 중요해요. 제가 어린 꿈 나누미를 훈련시키게 된다면, 바로 그런 점을 가르쳐 줄 거예요. 슬픈 부분들도 꿈에 넣어야 한다고 가르쳐 줄래요. 슬픔도 이야기의 한부분이니까. 꿈의 한부분이 되어야 하니까요.”  (114쪽)

 

 

“그 아이를 떠올리고 제 몸이 차는 것을 생각하니 무척 슬퍼요.”

 

“그럴 게다. 변화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두고 가는 것이니 슬프게 마련이지.(줄임)”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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