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 (3) 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行田尙希 / KADOKAWA/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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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3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르게 바뀌기도 한다. 나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아니 다시 생각하니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실제 만난 건 아니고 글을 보고 나도 잘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어느새 두해가 지났다. 생각하고 잘 써 보려고 했지만 아주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 글을 보게 된 것도 그쯤 지났구나. 그전에 아주 안 본 건 아니지만 집중해서 끝까지 본 적은 별로 없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많이 보는 건 아니다. 두해쯤 전에 내가 다른 사람 글을 안 봤다면 그 뒤로 책은 많이 봤을 테지만, 쓰는 건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줄거리를 더 길게 썼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이것을 빼고 쓸 때는 거의 없다. 한두번 안 쓴 적도 있지만(만화는 줄거리를 더 많이 쓰는구나. 그것도 좀 바꿔야 할 텐데). 두해쯤 그전보다 책을 많이 못 보았다. 책을 천천히 보고 내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잘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늘 잘 쓰고 싶지만 정말 떠오르는 게 없을 때는 줄거리 정리를 한다. 그거라도 하면 다행이다 생각한다. 그러면 별로 늘지 않을 텐데. 이런 거 잘 써서 뭐할 건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못 쓰는 것보다 잘 쓰는 게 기분 좋지 않은가.

 

내가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보는 게 이걸로 몇번째일까, 열번째다. 지난해에 한달에 한권씩 못 보아서 이제야 열권째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시리즈보다 한권으로 끝나는 것을 보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시리즈를 또 보게 생겼다. 내가 그런 것을 보든 말든 관심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누군가한테 말하면 그것을 지키려고 애쓰지 않는가. 어쩌면 나도 그런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그 책을 재미있게 올해 안에 다 보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말하는 듯하다. 그 이상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목숨 걸고 지금 할 일을 한다’고. 그것을 보고 나는 목숨 걸고 무엇을 해 본 적 한번도 없구나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정말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그것보다 생각이 안 나서 못한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니.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꿈을 말한다. 그러니 아주 관계없는 건 아니다. 2권을 보고 마지막에 다음에는 어떤 요괴가 나올까 했는데 새로 나온 요괴는 둘이다. 누에(鵺 전설에 나오는 괴물)와 아마노자쿠(天邪鬼 심술꾸러기)다. 누에는 들어본 적 있지만 어떤 요괸지 잘 모르고 아마노자쿠는 나도 처음 들었다. 뽕잎을 먹는 그 누에는 아니다. 전설의 괴물로 여러가지 동물이 섞여있는가보다. 누에는 기분 나쁜 목소리로 사람을 겁주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소리가 나오니 조금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누에 카나데(奏 이 말은 연주하다다)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게 얼마나 되었느냐 하면 벌써 50년이다. 고등학교를 그렇게 여러번 다니다니,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공부는 거의 안 해서 그런가. 카나데는 학교에서 밴드를 했다. 문화제 때 공연한다면서 가노 표구점에 와서 그곳에 모인 요괴들한테 보러 오라고 한다. 이츠키와 아게하는 가기 싫어했는데, 카나데가 다마키한테 자기 반에서 햄버거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표를 주어서 가기로 한다. 앞에서 카나데가 공부를 거의 안 한다고 했는데, 그 학교에는 카나데한테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문화제 때도 학년주임 마사키는 카나데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 일 때문에 학년주임 마사키와 코노스케, 다마키들이 만났다. 마사키한테는 걱정거리가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카나데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할아버지가 남겨준 그림첩이 문제였다. 카나데가 일을 부탁하는 게 아니고 우연히 일이 찾아왔다. 그림첩 그림이 밤마다 움직여서 마사키는 잠을 못 자고 걱정했는데 다마키가 그림첩을 고치면 괜찮다고 했다. 카나데한테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 것도 해결됐다. 마사키가 카나데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조건으로 카나데는 앞으로 학교가 끝나면 공부하기로 약속했다. 갑자기 선생님이 기타를 치는 게 되는 거지 하겠다. 마사키는 음악하는 게 꿈이었지만 그게 어렵다는 걸 알고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서 기타는 쳤다. 카나데를 보면 자신이 생각나서 공부하기를 바란 거겠지. 카나데는 아쉽게도 음치다. 노래를 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도 코노스케는 카나데가 노래하고 마사키가 기타 치는 모습을 부럽게 바라보았다. 꿈을 가진 모습이 빛나 보여서. 마사키 할아버지가 남겨준 그림첩 속 그림도 화가가 꿈인 사람들이 그린 거다. 지금은 이름이 잘 알려진 화가가 되었다.

 

아마노자쿠는 심술꾸러기로 사람 마음을 잘 알지만 그것을 반대로 말해서 놀린다고 한다. 그런 아마노자쿠 와카쓰키 나기사는 변호사다. 사람과 함께 사니 사람처럼 공부해서 자격도 갖추었다. 변호사가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나기사는 다마키한테 다도 교실 선생님 병풍을 고쳐달라고 했다. 그곳에는 코노스케도 함께 갔다. 표구와 차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한다. 나기사는 코노스케한테 표구를 배우니 다도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코노스케는 앞으로 표구사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게 말했지만 코노스케는 표구를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도 교실 선생님 병풍 고치는 것은 문제 없었는데 거기에 다니는 학생이 족자 표구를 새로 하고 싶다고 해서 그 일을 맡았다. 그 사람은 보는 눈이 없었다. 잘된 표구를 잘못했다고 하면서 자기 마음에 들게 바꿔달라고 했다. 그것도 한주 안에. 코노스케는 표구는 그렇게 빨리 하는 게 아니다 했는데, 다마키는 그 일을 한다. 화나서 그 사람이 안 좋은 일을 겪게 하려고. 사나에는 나름대로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안 좋게 본 사람도 있었던가보다. 그것 때문에 자신이 변호사를 하기로 한 게 잘못한 건가 했는데 다시 생각했다. 제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다음은 눈여자(雪女) 렌게 이야기다. 렌게는 눈여자여서 차갑다. 손을 오래 잡고 있으면 얼어버린다고. 이것 때문에 사람 모습이어도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자신을 알면 떠나갈까봐. 그런 렌게가 십년 전에 먼저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렌게를 찾았다. 이 이야기를 보니 예전에 <나츠메 우인장>에서 본 게 하나 생각났다. 그때는 목소리를 흉내내서 요괴가 여자가 만나던 사람인 척하고 만났는데. 실제 만난 건 아니고 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만 나누었다. 시간이 흐르고 요괴는 자신이 누군지 말하고 그곳을 떠났다. 여자가 자신을 싫어할까봐. 렌게도 사람이 자신이 사람이 아닌 것을 알면 싫어할까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요괴와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면 어쩌나 해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마음 알겠다. 있는 그대로여도 괜찮다 생각하면서도 나도 뭔가 잘 해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좀 덜 생각하고 싶은데. 렌게는 십년 전에 만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한다. 이렇게 요괴를 알게 되는 사람도 있구나. 그런 사람은 아주 적겠지만.

 

이제야 맨 앞에서 하던 말을 이어서 할 수 있겠다. 코노스케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다. 코노스케는 아버지 없이 엄마하고만 살아서 빨리 돈을 벌어서 엄마를 편하게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들어가서 적당한 회사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코노스케는 아버지 그림 때문에 전설의 표구사 다마키를 만나서 표구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누군가 표구사 할 거지, 하면 그건 아니다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표구를 더 알고 싶어한다. 이것을 엄마가 눈치챈 듯했다. 모든 부모가 다 그런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부모는 자식이 좋아하는 일 하기를 바라지 않을까. 엄마는 코노스케가 말해주기를 바랐지만, 코노스케가 마음을 정하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바로 표구사가 된다고 한 건 아니다. 코노스케가 배우는 것은 미술 보존과학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오래된 그림을 고치는 것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코노스케는 그것을 안 지 얼마 안 되었다. 다마키가 깨끗하게 고칠 수 없는 족자가 있다고 하자 코노스케는 놀랐다. 다마키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해서. 코노스케는 다마키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노스케가 다른 일 하면서 다마키와 요괴를 만나고 취미로 표구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거기에 깊이 들어가는 것은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표구를 생각하는 코노스케 모습은 즐거워 보인다. 여기에서 누구보다 삶이 많이 바뀐 사람은 코노스케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위해 공부하기로 했으니까.

 

 

 

희선

 

 

 

 

☆―

 

내 앞에 뻗어 있는 레일. 내가 나아가려고 한 거기에는 갈림길 같은 건 없고 오로지 쭉 곧은 외길뿐이었다. 하지만 그 레일에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는 새로운 레일이 나타났다. 새로운 레일은 쭉 곧은 길인지, 굽은 길이 이어졌는지, 산과 골짜기가 있는지, 순조로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앞에 있는 세계가 보고 싶다.  (269~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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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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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은 우리한테 크게 바라는 것이 없었다. 모임은 한달에 한번이고, 꼭 참석해야 한다는 것, 꼭,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책을 읽어오라는 것.  (15쪽)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 넷은 한해동안 수요 북클럽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했다. 그것을 ‘수북형’이라고 하다니. 학교를 쉬라거나 봉사활동이 아닌 책 읽기 모임에 다니라고 하는 건 아주 좋은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하자고 한 사람은 누굴까. 책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겨우 넷밖에 없을까 하는. 아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를 생각하니 학교 틀에서 빠져 나가려고 한 아이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어쩐지 넷은 적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대표라고 생각하자. 정영주는 1학년이 끝나갈 때쯤 2학년과 싸우고 다쳤다. 1학년에서는 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학년한테 지고 나서 자존심이 많이 상한 듯하다. 정영주는 왜 짱이 된 걸까. 김의영은 화가 나서 식판을 엎었다고 한다.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한테. 김의영은 자신이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잘 보이려고 꾸미고 다녔다. 예쁜 언니들 때문에 그런 콤플렉스가 생긴 건 아닐까. 전교 2등인 윤정환은 스트레스 때문에 2학기 기말시험 답안지에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축구 천재였던 박민석은 다치고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어 지금 학교로 옮겼는데, 그런 것을 비웃는 듯한 아이 배로 축구공을 날렸다.

 

넷 가운데서 가장 큰일은 싸움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모두 1학년이 끝날 때쯤 문제를 일으켜서 2학년이 되고도 그대로 학교에 다니는 조건으로 수요 책 읽기 모임 나가야 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것은 좋은 벌이 아닌가 싶다. 벌도 아니구나. 하지만 아이들 처지에서 생각하면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책 별로 읽지도 않았는데 책을 읽어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 해도 책은 한달에 한권 읽고 감상문 같은 건 쓰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고 해야 하는 건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 쳐 오기다. 이 말을 그냥 썼는데, 나는 책에 밑줄 치는 거 안 좋아한다(교과서에 밑줄 치는 건 괜찮다). 카페 숨ː 주인장은 책에 밑줄 치는 거 좋아하는가보다. 네 아이 가운데는 책에 밑줄 치기 싫어하는 사람 없었다. 내가 그 안에 있었다면, 마음에 드는 구절 따로 쓰거나 쪽수를 썼겠다. 책을 어떻게 보건 다 자기 마음 아닌가. 책에 밑줄 치고 이것저것 적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깨끗하게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정영주는 카페 숨ː을 창고 같다고 했다. 카페는 크지 않고 한쪽 벽에는 책이 가득했다. 주인은 짧은 머리에 안경 낀 여자였다. 아이들 이름은 나오지만 주인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건가. 아이들이 주체기 때문이겠지. 거의 끝날 때쯤에야 주인 이야기가 조금 나온다. 자신이 가진 상처를 아이들한테 조금 보여준다. 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 마음은 알기 어려울 거다. 이제는 영영 알 수 없는 사람 마음 때문에 주인은 책을 보았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알 수 없을 텐데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을지도.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없는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그저 사는 게 힘들었던가보다 생각하는 것밖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일을 막을 수 있기를, 곁에 있을 때 서로 마음쓰기, 이것밖에 없다. 지나간 일을 잊어야 하는 건 아니다. 생각할 만큼 생각하고 슬퍼할 만큼 슬퍼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 마음에서 놔주기. 상대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어떤 큰일을 겪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듯하다. 그때는 멈추어 있어야겠지.

 

책을 보는 건 자신을 보기 위해서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보기 위해서기도 한 듯하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겠다. 아이들은 책을 보고 나서 카페 숨ː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고 자기가 느낀 것을 말한다. 함께 책을 보는 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 한권은 그 책을 본 사람 수만큼 다른 이야기가 생겨난다고 한다. 네 아이는 서로 달라서 학교에서 만나도 친구가 될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카페 숨ː에서 만나서 친구가 되었다. 처음부터 마음이 맞고 이야기를 잘 한 건 아니다. 본래 그렇기는 하구나. 사람은 여러번 만나다보면 서로를 알게 되고 마음을 조금 알게 된다. 아니 모든 만남이 그런 건 아니다.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건 왜일까. 이상하게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어색한 사람 있지 않은가. 그건 자신 때문일까. 아니 어느 한쪽 때문은 아닌 듯하다. 네 아이는 처음에는 서로를 잘 몰랐지만 한달 한달 지나고 서로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저 아이한테 저런 면이 있구나 한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좋은 점을 잘 못 볼 때가 있는데, 그때는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고 말해주기도 한다. 그래, 아이들은 서로가 가진 좋은 점을 솔직하게 말한다.

 

책을 읽고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다고 무엇인가 많이 바뀌는 건 아니다. 겉은 바뀌지 않아도 마음이 바뀐다. 정영주는 싸움에서 늘 이기려고 하지 않고, 김의영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윤정환은 공부만 생각하지 않고, 박민석은 축구가 아닌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한다. 정리하고 나니 이렇게 짧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네 아이는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 넷 다 친구가 없었는데 이제는 친구가 생겼다. 책 모임은 한해만 하면 되는데 아이들은 앞으로도 만나기로 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 해도 한달에 책 한권 보기 어렵지 않겠지. 현실에도 네 아이처럼 함께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가 많으면 좋을 텐데. 아주 없는 건 아닐 거다. 나도 그런 거 해 본 적 없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책 별로 못 봤다. 어쩌면 예전에도 책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말 들은 기억이 없다(국어 시간에 들은 건 봐야 하는 소설, 그런 거였다). 그때 내가 텔레비전을 못 봐서 그런가(지금은 아예 안 본다). 예전보다 지금 더 책을 보라고 하는 듯하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이야기할 때 주인은 별 말 안 한다. 나중에 아이들한테 메일을 보낸다. 전체 정리를 해주는 듯하다. 그것을 보면서 책을 보고 그런 식으로 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했다. 나는 그런 거나 생각하다니. 아이들은 읽은 책 가운데서 내가 만난 것은 얼마 안 된다. 나는 책을 보고 이 사람도 나와 비슷하구나, 하고 느낀 적 별로 없다. 아주 조금 비슷한 것은 있지만 똑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이것은 내가 몸소 느낀 게 얼마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책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알게 해주기도 하니 그것을 잘 느껴야겠다. 친구와 함께 같은 책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으니 책을 친구로 만나야겠다.

 

 

 

희선

 

 

 

 

☆―

 

책이 진짜 완성되는 순간은 어쩌면 누군가 그 책을 읽을 때가 아닐까,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낱말과 문장은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어쩌면 이야기도 서로 다르게 다가가겠지. 나와 박민석 책 읽기가 서로 다른 것처럼. 그러니까 책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몇천몇만 가지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고, 그때마다 새롭게 완성되는 것 아닐까. 우리는 읽음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저마다 세계속에 만들어가는 것이다.  (153쪽)

 

 

책 읽기의 즐거움은 그것이 별 쓸모가 없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그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 책을 읽는 게 진짜 매력입니다.  (158쪽)

 

 

우리는 모두 외롭다. 어떤 이는 외로움을 외면할 것이고, 어떤 이는 외로움을 다른 방식으로 이겨낼 것이다. 주인장은 우리한테 외로움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방법 하나를 가르쳐주었다. 책은 늘 우리 곁에 있고, 우리를 늘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줄 테니까. 그게 우리한테 먹혔던 것은 주인장도 사무친 외로움을 책으로 달래고 다시 일어선 사람이기 때문이다.  (297쪽)

 

 

우리는 우리를 패배시킨 적이 누군지 이야기 나누었다. 사연은 달라도, 결국 우린 서로 비슷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매우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기지 못하면 지는 것이라 생각했던 정영주도, 공부를 못하면 끝장이라 믿었던 윤정환도, 뚱뚱하고 못생겼기 때문에 아무도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고 겁을 먹었던 김의영도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우리를 망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서로에게 진심을 담아 말해주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놈이라고.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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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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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국민 작가다. 이 말은 몇 해 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 그 뒤 나쓰메 소세키 책을 많이 읽었느냐 하면 그러지 않았다. 일본 국민 작가라는 말 듣기 전에 책을 몇권 보았는데 제대로 못 보고 본 지 오래되어서 거의 잊어버렸다. 좀 더 관심을 가졌다면 좋았을까. 국민 작가라고 할 정도라면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게 있다는 거니까. 나는 아직 그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 더 보면 알 수 있을까. 예전에 이 《산시로》가 교양 소설이라고 한 말을 보았다. 이런저런 책을 말하는 것을 보고 그것 때문인가 했다. 아니 책 여러 권을 늘어놓은 건 교양과 상관없겠다. 1900년대 일본 대학교육, 문학이 하는 일을 말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이런 말이 길게 나오는 건 아니다. 대학에서 외국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꼭 외국 사람이어야 하는가 하고, “문학의 새로운 기운은 일본 사회 활동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안 되지. 또한 실제로 미치고 있네. 그들이 낮잠을 자고 꿈을 꾸는 동안 어느새 영향을 미치고 있지.” (162쪽)한다. 내가 이것을 쓰고 이 글에서 말하는 ‘그들’은 대체 누구지 했다. 문단 사람인 듯하다. 잘 모르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게 나을 텐데. 저 말은 산시로가 도쿄로 와서 만난 친구 사사키 요지로가 했다. 사사키 요지로는 십년 넘게 고등학교 선생인 히로타를 대학 교수가 되게 하려고 애쓰지만 잘 안 된다. 그때는 대학 교수를 어떻게 뽑았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대학 교수가 되고 싶어해야 하지 둘레에서 무언가 한다고 해서 될 것 같지 않다.

 

산시로는 스물셋이다. 구마모토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도쿄제국대학에 다니게 되어서 도쿄로 온다. 신슈에서 도쿄 대학에 다니게 된 사람 이야기가 하나 생각났다. 요시다 슈이치 소설 《요노스케 이야기》다. ‘요노스케 이야기’를 볼 때 ‘산시로’를 떠올려야 했는데 나는 반대구나.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면 기대가 클거다. 아쉽게도 나는 그런 경험은 못해봤다. 산시로는 도쿄로 가는 기차에서 어떤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남편도 아이도 있다. 여자는 무슨 마음으로 산시로한테 나고야에서 잘 곳을 안내해달라고 한 걸까. 한 방에서 아무 일 없이 밤을 보낸 다음 날 여자는 산시로한테 ‘당신은 배짱이 없는 사람이군요.’ 한다. 그 말에 산시로는 충격을 받고 기차에서 책을 펴들고 생각한다. 자신은 어떻게 해야 했나 하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산시로는 대학에 다니면 학자를 만나고 취미와 품성을 갖춘 학생들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그 여자가 이상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것을 여기에서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나는 그런 마음 잘 모르겠다. 산시로는 기차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은 고등학교 선생인 히로타다. 기차에서 만났을 때는 산시로가 히로타를 중학교 선생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쩐지 좀 낮잡아 본 듯하다.

 

사람은 우연히 사람을 만나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우연이 여러 번 일어난다. 산시로가 히로타를 만난 일도 그렇고, 산시로가 관심을 가진 사토미 미네코와도 우연히 만난다. 노노미야 소하치를 만난 날 산시로는 대학 연못가에서 미네코를 처음 본다. 노노미야 여동생이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듣고 산시로는 노노미야 여동생이 연못가에서 본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다음 날 산시로는 노노미야 여동생 요시코를 만나고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연못가에서 본 미네코를 만난다. 미네코는 요시코 병문안을 왔다. 산시로는 미네코 머리에서 노노미야가 산 리본을 본다. 산시로가 미네코 이름을 아는 건 히로타가 이사하는 집에서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어보기 어렵겠다. 미네코가 노노미야나 히로타와 아는 사람이어서 이름을 물어볼 기회가 생긴 거구나. 우연히 한번 본 사람을 이렇게 여러 번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일 일어나기 어려운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산시로가 만난 사람이 다 아는 사이라는 건 소설이니까 그렇다고 봐야겠다. 이런 일도 아주 없는 건 아니겠다. 어떤 세계에 한 사람이 들어간 것이니까.

 

산시로가 미네코만 생각한 건 아니다. 산시로는 성실하게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강의를 한 주에 마흔 시간이나 들었다. 사사키 요지로를 만나고 도서관에 다니게 된다. 산시로가 빌린 책에는 누군가 한번 훑어본 흔적이 있었다. 도서관 책에 밑줄이 있거나 뭔가 쓰여 있으면 안 좋을 텐데 산시로는 괜찮았나보다. 산시로는 도서관 책을 누군가 거의 본 것을 놀라워했다. 그것은 히로타였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히로타 같은 인물 자주 나오는 듯하다. 많이 알아도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 사람 말이다. 사사키 요지로는 그런 사람이 대학 교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겠지. 사사키 요지로가 쓴 논문 때문에 히로타는 안 좋은 말을 듣고, 그것을 쓴 사람이 산시로라고 알려진다. 요지로가 나서서 뭔가 해도 결과는 별로 좋지 않은 듯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을지 모르겠지만 늘 끝이 안 좋으면 그것도 안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요지로가 우울하게 생각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요지로는 허풍이 좀 센 편이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도 있는 거지.

 

마음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사람은 미네코다. 미네코는 노노미야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산시로한테 마음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어쩌면 미네코 마음을 노노미야가 잘 알아주지 않아서 산시로한테 잠시 기댄 건지도. 혹시 미네코도 자기 마음을 잘 몰랐던 걸까. 길 잃은 양은 그런 미네코 마음을 나타낸 거였을까. 미네코는 산시로를 결혼 상대로 생각도 안 했다. 결국 노노미야도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그렇게 갑자기 결혼을 하다니. 산시로가 슬퍼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조금 있었겠지. 감기에 걸리고 미네코가 결혼한다는 걸 알지만, 먼저 안 좋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된 건지도. 어쩐지 뜸 들이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뒤 미네코는 잘 살았을까. 산시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괜찮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요지로가 한 말 때문일지도. 산시로와 자신은 몇 해 지나면 지금보다 좋게 보일 거다, 한 말. 미네코는 자기 마음이 가는대로보다 안정을 고른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산시로뿐 아니라 노노미야도 미네코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없었을지도. 미네코는 다른 사람하고 결혼할 수밖에 없었겠다. 미네코 마음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바로 결혼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다른 것보다 산시로와 미네코 이야기를 많이 했구나. 내가 나쓰메 소세키를 잘 알면 다른 것도 말했을 텐데 잘 모른다. 나쓰메 소세키는 똑똑한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하나 하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여자도 공부하고 이것저것 많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 것일지도. 산시로는 도쿄로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마음이 조금 자랐다. 바로 보이는 건 아니지만. 배짱은 있어야 할 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꼭 큰 아픔을 겪어야 자라는 건 아니다. 그럴 때 더 많이 자라겠구나. 산시로한테는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도 이 책 보기에 괜찮다. 청춘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좋아 보이겠다.

 

 

 

희선

 

 

 

 

☆―

 

“입센의 인물과 닮았다는 것은 미네코 씨만이 아니네. 지금 일반 여성들은 모두 닮았지. 여성만이 아니네. 적어도 새로운 공기를 쐰 남자는 모두 입센의 인물과 닮은 구석이 있지. 다만 남자도 여자도 모두 입센처럼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않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거의 모두 물들어 있네.”

 

“나는 별로 물들지 않았네.”

 

“물들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거겠지. ……어떤 사회든 잘못되고 모자라는 점이 없는 사회는 없을 걸세.”

 

“그야 그렇겠지.”

 

“없다고 하면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동물은 어딘가 모자람을 느끼는 거지. 입센의 인물은 지금 사회제도의 잘못되고 모자라는 점을 가장 분명하게 느낀 사람이네. 우리도 점점 그렇게 되겠지.”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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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1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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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9 0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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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0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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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1 0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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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 (2) 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行田尙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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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2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이야기가 이어지면서도 단편으로 끝나는 시리즈는 틀이 비슷하기도 하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지난번에 마지막에 말한 것처럼 이 책 《뒷골목 요괴들》은 두 권이 더 나와서 이번에는 두번째 책을 만났다. 작가가 첫번째를 쓰고 바로 다음을 썼을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상을 받아서 뒷이야기를 더 쓰면 어떻겠느냐고 편집자가 말했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보다보면 여전히 요괴가 나오는 만화 《나츠메 우인장》이 떠오른다. 요괴가 살아가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에도 말했지만 ‘뒷골목 요괴들’은 사람 속에 섞여서 살아간다. 모든 요괴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어쩐지 요괴는 사람과 더 잘 어울려서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서 살아가기 어렵기도 한데. 요괴는 사람과는 다른 시간을 살아서 그럴까. 정말 요괴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까. 요괴는 일본에만 있을까, 어디에나 있을까. 중국,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내가 잘 모르는구나. 카(가)마이타치, 자시키와라시, 누라리횬 같은 요괴.

 

카마이타치는 사람을 베는 요괴다. 죽을 정도는 아니고 살짝 베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다니. 자세한 것을 찾아봐야지 생각만 했다(이런 말을 하다니). 코노스케가 가노 표구점에서 표구를 배운 지 한해가 다 되어간다. 코노스케가 언젠가 벚꽃놀이를 가자고 했는데 벚꽃이 피어 꽃놀이를 간다. 거기에서 코노스케는 자리를 맡아야 했다. 꽃놀이 하는 자리에 나타난 요괴가 카마이타치 안즈다. 사람을 베니까 무서울 것 같은데 안즈는 사람 낯을 엄청 가리는 여자아이 모습이었다. 사람 헤이스케, 너구리 이츠키, 텐구 오타는 안즈와 눈을 맞추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말한다. 코노스케는 얼마나 걸릴까. 일본 만화에 가끔 나오는 캐릭터다. 이것은 만화가 아닌 소설이지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오는 시오리코와 비슷하다 생각하면 되겠다. 안즈는 다마키(오백년 넘게 산 여우로 전설의 표구사다)한테 오노데라 공장 사장 집에서 족자를 훔쳐달라고 한다. 오노데라 공장을 세운 사장과 안즈는 친구였다. 지금은 손자가 이어서 하는데 손자가 아파서 병원에 있었다. 그 기회를 틈타 손자 아내(이렇게 말했지만 나이는 많다)는 골동품을 팔려고 했다. 공장 일이 잘 안 돼서 그런 걸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는 거다. 안즈는 오노데라하고 추억이 담긴 족자가 팔리는 걸 걱정해서 다마키한테 훔쳐달라고 했다.

 

아무리 부탁이라 해도 다마키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안즈가 소중하게 여긴 족자는 팔리지 않았다. 오노데라 손자 부인이 쓰레기장에 버린 걸 다마키가 찾아서 오노데라 손자가 있는 병원에 갔다. 오노데라 손자가 아프고 공장이 잘 안 된 건 그 족자 때문이기도 했다. 거기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와서. 나쁜 마음은 아니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오노데라 마음이다. 족자가 오래되고 더러워지면 거기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온다. 다마키는 족자(그림)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는 일을 한다. 안즈가 족자를 소중하게 여긴 것은 오노데라와 자신이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였기 때문이다. 안즈는 오노데라를 친구로 생각했지만 오노데라는 어땠는지 잘 몰랐다. 오노데라도 안즈를 친구로 여겼다는 것을 오노데라 손자가 말했다. 안즈가 어린 여자아이 모습이어도 요괴여서 오래 산다. 안즈는 요괴와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오노데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이 잘 맞았다. 요괴는 추억으로 살아가는가 싶기도 하다. 그것도 있고 안즈가 오노데라를 만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자시키와라시는 우리나라 사람도 많이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떨까. 자시키와라시는 집안 사람한테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여자아이 모습일 것 같은데 하야세 집안에 사는 자시키와라시는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모습으로 이름은 후타바다. 후타바라는 이름도 여자아이한테 더 잘 붙이던데, 코노스케는 카마이타치 안즈가 자시키와라시 같다고 생각했다. 후타바는 다마키와 요괴한테 하야세 집안 장지문 종이를 갈아달라 하고 맹장지를 갈아달라고 했다. 일을 한번이 아닌 여러번 하게 했다. 그 집에 혼자 사는 할머니 때문이다. 아들이 있지만 아들은 할머니 집에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그것도 까닭이 있었다. 전에 그 집에 살던 화가가 그린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에 흠집이 생겨서 화가가 식구를 그리는 마음이 반대로 움직였다. 후타바가 다마키한테 바로 그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건 할머니 아들이 그림 때문에 집에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다 생가하고 싶어서였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림 때문에 아들이 집에 찾아온 것이니까. 그 그림이 조금 영향을 미친 것 같기는 하다. 혼자 사는 할머니니까 후타바가 이야기하고 그러면 좋은데 방안에서 게임만 했다. 후타바가 그러지 못한 건 할머니한테 자신은 진짜 식구가 아니어서였다. 사람을 생각하지만 자신을 진짜 받아들여준 걸까 하는 마음이었다. 후타바가 겉으로는 건방져 보이지만 실제는 속이 깊고 마음이 따듯했다. 본래 자시키와라시는 사람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데 하야세 집안에 왔을 때는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가 자시키와라시를 믿은 게 더 신기한가.

 

누라리횬은 괴물고양이 아게하가 말한 것처럼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와서 편하게 차를 마시는 요괴일까. 하나 더, 장난도 친다. 예전에 ‘누라리횬의 손자’라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에서는 요괴들이 누라리횬을 따랐다. 여기 나온 누라리횬은 신(이름)으로 사십대 남자 모습이다. 무역회사 일을 하는데 다른 사람 연애에 마음을 쓰기도 한다. 신은 에도시대 때 만난 여자 오리요를 잊지 못했다. 좋아해서기도 하지만 자기 때문에 오리요가 힘들었다고 생각해서다. 요괴와 사람은 맺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 신은 오리요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그전에 오리요가 먼저 신과 함께 죽기를 바랐다. 두 사람 처지를 생각해서. 그때 두 사람이 함께 죽는 게 널리 퍼져 있기도 했다). 오리요가 신을 만난 건 힘들 때였다. 신을 만나고 오리요는 많이 웃고 바라보는 세상이 넓어졌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오리요가 갑자기 신을 만나지 못하게 됐을 때는 슬펐겠지만 신을 만난 일을 기쁘게 생각했을 거다. 어쩌면 신은 오리요한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아쉬운 건지도. 곁에 있을 때 잘하기, 그게 가장 좋은 거겠지. 신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은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사람 연애를 도와주는 건지도.

 

헤이스케 집안은 대대로 다마키를 스승으로 모시고 표구를 배웠다. 헤이스케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다마키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은 사람이 표구를 하지 않게 되면 다마키는 산으로 돌아가서 살겠다고 한 거다. 헤이스케는 스승이 산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그때 생각한 게 창작표구다. 표구를 옛날 그대로 하지 않고 서양식 집에 걸 수 있게 하는 거다. 재미있는 거 하나 더 있다. 헤이스케 집안 사람은 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여자와 결혼했다. 다마키와 어딘가 비슷한. 헤이스케는 약혼을 했는데도 다마키와 다른 요괴한테 바로 말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서야 말한 건 어렸을 때 안 좋은 일이 있어서다. 헤이스케와 결혼할 사람은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이름은 모치즈키 마리다. 모치즈키는 다마키와 다른 요괴를 만나고 바로 친해졌다. 이때는 박물관에 보관한 그림이 이상한 일을 일으켜서 다마키가 그 그림을 찾아낸다. 찾은 건 코노스케라고 해야 하겠다. 코노스케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앞으로 일.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 코노스케는 앞으로도 다마키와 다른 요괴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노스케가 죽 요괴를 만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표구를 깊게 배워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지.

 

겉으로는 요괴와 사람으로 썼지만 그냥 사람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 친구보다 좀더 가까운 관계 식구와 비슷한. 가노 표구점에 모이는 요괴는 그렇다. 다음에는 어떤 요괴가 나오고 코노스케가 어떤 생각을 할까. 책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제대로 못 썼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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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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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일본에는 요괴(신) 이야기가 많다. 내가 아는 건 얼마 없지만 아마 많을 거다(만화, 소설). 일본이 섬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게 많은 게 아닌가 했다. 우리나라 제주에도 신이 많았다는 걸 알고 그 생각이 아주 틀린 건 아니구나 했다. 요괴와 신이 같은가 할지도 모르겠는데, 요괴가 신에 들어갈 때도 있다고 해야 할까 신이 요괴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해야 할까. 그냥 요괴도 있지만 사람이 신으로 모시는 요괴도 있다(일본은 사람을 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요괴가 신이 되기도 한다고 해야겠다. 재미있게 본 것은 만화 《나츠메 우인장》이다. 만화니까 요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만화 속 사람은 몇 사람 빼고는 그 요괴를 못 봐서 아쉽겠다. 아니 그 안에서 연기를 한다 생각하면 안 보이는 척하는 건지도. 좀 쓸데없는 생각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미카미 엔) 때문이다. 그 책 속에서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광고를 보았다. 어떤 책은 조금 관심을 가졌는데 우리나라에서 나오기도 했다(《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야마구치 코자부로, 이 책은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다)이런 책 광고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 보면 책이 보고 싶어지니까. 이 책은 보기로 했지만. 그러고 보니 거기에서 본 거 이거 하나만 보기로 했구나. 이 소설은 제1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웍스 문고상’을 받았다. 이런 것을 잘 아는 건 아니고 그런 말이 쓰여 있어서 말한 것뿐이다.

 

여기에는 어떤 요괴가 나올까. 오백년 넘게 산 여우 요괴 다마키, 괴물고양이 아게하, 둔갑하는 너구리 이츠키, 언젠가 텐구 왕이 될 텐구 왕자 오타, 눈여자(설녀) 렌게, 미용사로 사는 갓파 와시야 조지. 요괴만 나오는 건 아니다. 사람도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 오바타 코노스케다. 이렇게 말하니까 다음에 이을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먼저 코노스케가 어떻게 요괴를 만나는지 말해야겠다. 너구리 이츠키 앞에만 ‘둔갑하는’을 붙였는데 모두 사람과 같은 모습이다. 요괴라는 말을 안 하면 그냥 사람으로 볼 거다. 사람은 하나 더 나온다. 표구를 하는 사람으로 다마키한테 일을 가져다주는 사에키 헤이스케다. 다마키 겉모습은 젊은 여성으로 언제나 기모노를 입는다. 다른 요괴도 나이 들어보이지 않는다. 오타는 초등학생, 아게하와 렌게는 고등학생처럼 꾸몄다. 이츠키는 이십대 남성이고 조지는 삼십대로 보인다. 오래 살아도 모습에 따라 마음은 다른 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어떨지. 다마키가 가장 오래 살았고 다른 요괴도 고등학생인 코노스케보다 오래 산 듯하다. 초등학생 모습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오타는 어떤지 모르겠다.

 

책 제목은 《뒷골목 요괴들》이고 제목 사이에 작게 쓰여 있는 것은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이다. 앞에서 코노스케가 어떻게 요괴를 만나는지 말한다고 했는데 다른 말만 했다. 코노스케 아버지가 죽은 뒤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코노스케 아버지는 화가로 아버지가 죽기 전에 그린 그림 몇 점이 이상한 일을 일으켰다. 늦은 밤에 소리가 났다. 코노스케는 그것을 친구 모리시마한테 말한 적이 있는데, 모리시마가 다마유라길 아야쿠시요코초에 사는 힘센 요괴한테 부탁하면 이상한 일을 해결해준다고 했다. 그 말을 다 믿은 건 아니지만 혹시나 하고 코노스케는 새벽에 그곳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코노스케는 기모노를 입고 술을 마시는 동물을 보고 다마키와 이츠키를 만난다. 골목을 안내해준 건 고양이로 나타난 아게하였다. 다마키는 오늘은 늦었으니 다음날 낮게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코노스케는 다음날 아야쿠시요코초에 간다. 아버지가 남긴 그림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코노스케 아버지는 코노스케가 태어나고 잠시만 같이 살다가 집을 나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온 것은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다. 코노스케는 아버지를 그렇게 원망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버지하고 결혼할 때 약속한 거였다고 했다. 별나기도 하다. 아버지는 오바타 코센으로 이름이 알려진 화가였다. 집에 돌아오고는 병원 갈 때만 빼고 방에 틀어박혀서 그림을 그렸다. 다른 그림은 다 팔렸지만 다섯장이 남았다. 그 그림이 움직이고 소리를 냈다.

 

다마키는 표구사다. 그림에 남은 마음을 줄이거나 바깥에 흘러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도 한다. 표구를 하면 그렇게 되는가보다. 어떤 그림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그린 것으로 꽤 오래되었다. 거기에는 더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있었다. 다마키가 그림을 매만지고 그림으로 앞으로 백년 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 그림이 조용해졌다(그것은 표구를 새로 하는 것이라고 해야겠다). 코노스케는 혹시 아버지가 남긴 마음도 그런 게 아닐까 했다. 함께 살지 않은 시간이 길었으니 아버지는 아들한테 말로 하기 어려웠을지도. 그림 다섯장 가운데서 제비 그림을 다마키가 표구했다. 그림만 볼 때는 제비 두 마리와 한 마리 사이가 멀었는데, 표구를 하고 나니 세 마리가 같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였다. 표구, 잘 모른다(인터넷에서 찾아봤지만 나온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잘 못 찾은 건지도). 족자나 병풍을 만드는 것인 듯. 아는 건 이 정도다. 남은 네 장은 코노스케가 표구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다마키한테 배우기로 한다. 다마키가 받는 건 새로 나오는 햄버거다(다마키는 햄버거를 아주 좋아한다). 코노스케는 다마키가 오백년 넘게 산 여우라는 것을 표구를 배우기로 했을 때 안다. 아야쿠시요코초를 아야카시요코초가 아닌가 한다. 이 말 재미있기는 하다. 아야카시는 요괴를 나타내는 말로 아야쿠시와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한 거다.

 

코노스케가 다마키한테 표구를 배우는 것과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그게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고 해결하는 그런 이야기다. 텐구, 괴물고양이(네코마타), 너구리, 여우. 뜬금없이 이 말을 하다니. 일은 거의 그림과 관계있다. 다마키가 표구를 하기 때문이겠지.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림을 그냥 보는 것하고 표구하거나 액자에 넣었을 때 그림이 아주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서 쓸쓸한 그림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랐다. 상대한테 마음을 전할 수 없지만 조금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병풍그림 속 공작이 짝과 떨어지게 되어 슬퍼했다. 너구리 이츠키가 일은 조금 웃겼다. 이츠키가 하는 일은 별로 좋지 않은 사기꾼(결혼사기)인데 이츠키는 그것을 잘 못했다. 사귀는 여자가 늘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 이츠키 마음이 아주 나쁘지 않아서겠지.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과 표구가 이어져서 표구가 어떤 건지 조금 알았다. 예술품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고 하지 않는가. 표구도 백년 뒤를 생각하고 한다고 한다. 앞도 중요하지만 뒤는 더 중요하다고. 이런 알 수 없는 말을. 솔직히 말하면 잘 못 알아들었다. 종이를 여러 번 붙이고 풀은 진함과 묽음이 다 다르다는 말만 알았다. 종이에 따라 바르는 풀도 다른 게 아닐까.

 

코노스케는 다마키와 가노 표구점에서 만나는 요괴들을 한달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다. 어디에 잠깐 다녀온다고 하고는 연락이 없었다. 코노스케는 모두를 만난 게 꿈이었나 했다. 얼마 뒤 다마키와 다른 요괴들은 돌아왔다. 누군가를 만나면 갑자기 헤어지기보다 제대로 헤어져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한테는 그런 일 없겠지만. 이 소설은 두 권 더 나왔다. 다음에는 좀더 잘 보고 잘 쓰면 좋겠다.

 

 

 

희선

 

 

 

 

☆―

 

“여섯달밖에 그림을 못 그린다는 것은 너희 식구한테 남길 수 있는 그림을 앞으로 여섯달밖에 그리지 못한다는 거야. 남은 삶이 여섯달이라고 선고 받아서 네 아버지 머리에 먼저 떠오른 것은 식구였겠지. 식구를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그것을 생각했어. 역시 네 아버지는 화가여서 그림 그리는 것밖에 할 수 없어. 그래서 목숨이 다하는 그때까지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했을 거야.”

 

나는 죽음이 다가오는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자 가장 많이 마음을 차지한 것은 아들이었어. 그때 생각난 것은 단오 그림 주제였겠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단단한 아이가 되기를,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람을 담아서 그렸어. 그 마음이 이 그림에 스며든 거야.”  (62~63쪽)

 

 

백년 뒤를 제대로 보는 일. 지금 그림을 백년 뒤에 전하는 일. 그리고 더 앞날로 이어간다. 그 안에 발끝만이라도 들인 게 기쁘고 조금 자랑스럽다.  (184쪽)

 

++이 말을 보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나온 남자아이가 그림을 보기 위해 그 시대에 왔다고 한 게 생각난다(내 기억이 맞을지). 자신이 사는 시대에서는 그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했던 것 같다. 백년, 그것보다 더 뒤를 생각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만났다). 지금 사람은 지금뿐 아니고 오래전 그림을 더 오래 가도록 생각하고 무언가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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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로이 2014-12-29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본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애니메이션 요괴 워치에 나오는 요괴 워치 시계 장난감을 구하느라 야단이더군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섬나라라는 환경상 애니미즘이 될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요괴도 꽤나 인기를 얻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츠메 우인장이나 유정천 가족이 그러하듯이^ ^ 저도 요괴물을 좋아하는 지라 이 책도 절로 눈이 반짝여지네요. 번역되어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희선 2014-12-30 01:48   좋아요 0 | URL
역시 제가 모르는 요괴 이야기 있군요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아는 건 별로 없군요 그걸로 좀 아는 척하는군요 요괴워치를 찾아보니 만화네요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었군요 그림을 보니 포켓몬스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포켓몬스터는 알기만 하고 본 적 없어요 어린이가 좋아할 만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 만화 했군요 만화에 나오는 걸 실제 만들면 아이들이 그것을 가지고 싶어하겠습니다 일본은 그런 걸 많이 만들죠 <유정천 가족>도 못 봤습니다 이 작가 책은 한권 보기는 했는데... 나올지, 안 나올지... 우리나라에 나오면 잘 팔릴까요 그런 것을 생각하고 결정할 것 같군요


희선

라로 2014-12-2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요괴중 젤 좋아하는 요괴는 베로입니다. 표구점에서 만나는 요괴들은 좀 착할 것 같아요~~~^^;;;

희선 2014-12-30 02:00   좋아요 0 | URL
베로, 모르는 요괴군요 찾아보니 베로는 요괴인간 벰(妖怪人間ベム)에 나오더군요 1968년에서 1969년까지 모두 26화가 방송되었네요 꽤 오래된 만화영화군요 드라마로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베로는 사람이 되었을지 모르겠군요 대충 읽어봤는데 실험으로 만들어진 요괴인간이군요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괴여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행동은 안 합니다 사람과 어울려서 살아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