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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요한묵시록에 '창백한 말은 그 등에 죽음을 태우고 다닌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창백한 말'은 옛날 여관을 리모델링 하여 주술사들이 거처하고 있는 곳의 이름이다.창백한 말과 죽음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역사학자인 마크는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카페를 찾았다가 우연찮게 두사람의 싸움을 목격하게 된다. 거기에서 머리가 뭉턱 빠지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싸움의 발단에 있던 사람이 며칠 후에 부고란에 실린다. 분명히 그당시에는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 젊은 나이에 죽었다니.그리곤 한 신부의 죽음이 연달아 일어나게 되는데 죽음을 앞둔 여인이 신부를 찾아 부름을 받고 급하게 달려간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무언가 신부만이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을 건네고 죽은 여자와 그녀의 고해성사를 받아 적듯 쪽지에 이름을 나열해 놓은 것을 옷깃에 넣으려다가 신발속에 감추었던 신부가 길을 가다가 갑자기 누군가에게 머리를 가격당해 죽고 만다. 이런 일이 창백한 말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죽은 신부가 남긴 쪽지에 적혀 있던 이름들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찾아 나서다 얼마전에 죽은,카페에서 싸우던 사람들 중에 한명임과 가까운 이가 알고 있는 사람인데 그 또한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열되어 있는 이름들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며 찾다가 '창백한 말'이라는 곳에 이르게 된다. 죽이도록 미운 이의 이름이나 형상을 본떠서 만든 인형에 흑마술을 부리면 정말 그사람이 죽을까.먼거리에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흑마술이 전해지는지 그 원리를 파헤쳐나가다가 어쩌면 거대한 조직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신부가 죽던 날 그의 뒤를 쫓던 인물의 정체를 약국주인이 보게 되고 그가 범인일 것이라 지목이 되지만 그는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다.그렇다면 누군가 살인을 움직이는 인물이 있다는 것일까.
마크는 자신이 직접 창백한 말과 부딪혀 보기로 하고는 그도 의례를 하게 된다.정말 흑마술로 인하여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의심을 하고 미끼를 던져 보지만 흑마술은 연막작전이나 마찬가지였고 지금까지 일어난 살인사건은 '탈륨중독'이라는 약물중독에 의한 살인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 역시나 크리스티 여사의 약물에 해박한 지식에 의한 것임을 알게 해준다.설문조사원과 탈륨중독 정말 멋지게 그려낸 한편의 소설이다.정확하게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인물은 범인이 아니다 크리스티 여사의 소설에서는 말이다. 범인이라고 정확하게 내세우는 인물은 연막이고 그 뒤에 숨겨진 인물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약물에 능통한 사람이 누굴까.그는 왜 살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한 것이며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한 것일까.돈에 욕심을 내고 자신을 너무 과하게 드러내는 사람,그가 살인을 멈추지 않게 내버려 두었다면 그 끝은 정말 무섭다.
연결고리처럼 이어지던 살인사건,누군가는 자연사처럼 정말 드러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여 타살이라고 하기 어려웠지만 죽음의 내막을 파헤쳐보면 한가닥으로 연결되어 있음이 정말 무섭고 섬짓하다.크리스티 여사의 소설을 보면 이렇게 독살사건같지 않은 듯 하면서 비소나 청산가리 등 독살사건이 나오는데 약품에 해박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누구보다 깊게 들여다 보고 있던 여사의 능력이 드러나면서 살인자가 다른이도 아닌 이웃이라는 것,평범해서 누구의 눈에도 띄이지 않는 그저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이 더 무섭다. 어쩌면 누군가는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밖으로 내뱉은 인간의 '말'에서 살인은 시작되었으니 그 말이 무섭지만 평범한 이웃이 가공할만한 연쇄살인범이나 마찬가지라면.소설을 통해 상식 하나 얻는다 탈륨중독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