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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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이 소설은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과는 배경이 다르다.기원전 2000년경 이집트 테베의 나일 강 서쪽 강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내세를 중요시 했던 그 시대에는 묘지기에게 재산을 기증했던 모양이다.묘지기는 부를 누리며 주변을 다스리고 가족을 이루며 누구보다 더 큰 영향력을 과시하며 산 듯 하다.소설은 글랜빌 교수의 제안으로 크리스티 여사가 소설을 쓰게 된 듯 한데 추리소설을 읽는 맛도 있지만 풍부한 지식으로 인해 그 시대의 이집트의 이야기를 접하는 맛도 쏠쏠하다.현재와는 다른 달력을 사용하고 장례문화가 발달한 그 시대,파라오의 저주처럼 죽은 자의 저주와 함께 살인사건이 전개되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레니센브는 남편을 사별하고 딸과 함께 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고향집에는 할머니와 묘지기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 셋과 며느리 그리고 어린 손주들까지 대가족이 살고 있고 그들과 함께 필경사와 경리를 담당하는 이와 집안일을 돌봐는 헤네트가 살고 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무언가 예전과 다르다. 그리고 오랜동안 떨어져 있던 묘지기 아버지 임흐테프는 레니센브보다도 더 어린 듯한 노프레트라는 아름다운 첩을 데리고 온다. 노프레트의 등장으로 인해 조용하던 집안은 벌에 쏘이기라도 한 듯 어수선하고 무언가 일을 금방이라도 터질것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북부에 일이 있어 집을 비우는 임흐테프를 따라 노프레트가 함께 갔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녀는 집에 남겠다고 한다 누구 한사람 좋아하는 이도 없는데 말이다. 그렇게 하여 일은 시작되고 작은 마찰이 빚어진것을 노프레트는 임흐테프에게 편지로 고하게 되면서 일이 점점 커지게 된다.아버지는 자식들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첩의 말에 휘둘리고 있었던 것이다.그에 불만을 토로하는 자식들,그리고 그들의 분노의 목표물이 되었던 노프레트가 갑자기 시체로 발견되면서 임흐테프의 집은 서로를 두려워 하면서 공포의 분위기로 변하고 만다.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불안에 떨면서 다음에는 누가 죽게 될지. 그리고 연이어 벌어지는 죽음.첩에게 자신의 유산까지 모두 물려주려 했던 임흐테프의 돌변한 태도를 보며 역시 죽음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형제들,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와 연이은 형제들의 죽음.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왜 이 집안에서 계속적으로 살인이 일어나야 하는지.

 

"노프레트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하지만 이 말을 명심하거라. '사내는 계집의 눈부신 팔다리에 눈이 멀지만, 보라, 잠시 후면 변색된 홍옥수가 되노니......"......"조금씩,조금씩,꿈처럼.그리고 마지막에는 죽음이 찾아오도다......"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 하면서 계속되는 죽음에 레니센브는 무언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노프레트의 등장으로 인해 가족들의 악의 감정이 잠들어 있다가 서서히 깨어났다고 생각하게 되고 무언가 눈치를 챈 할머니 에사의 죽음으로 누군가는 범인을 알아 차리게 된다.왜 그는 계속적으로 살인을 저질러야만 했을까.늘 조용하고 명령에 복종하던 이였는데.하지만 어린시절부터 그의 악은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을 복선으로 암시하며 그의 악행을 보여주는데 이 소설 또한 읽다보니 오래전 영화로 만난 듯한 생각에 범인을 미리 눈치를 챘다.그런데 문제는 크리스티 여사가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인다는 것,이 소설에서 말이다. 레니센브도 혹시나 했는데 끝에는 그녀 특유의 로맨스를 살짝 깔아 두신다.살인사건과 로맨스가 꼭 함께 평행선처럼 병행하게 만드는 아이러니.삶은 그렇게 계속 되어진다는 것일까.죽음이 있으면 사랑도 있고 헤어짐도 있다고.

 

노프레트는 어린 첩이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임흐테프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을 쥐락펴락 하려 했다.자신의 힘을 너무 과시했다.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불행하게 가리란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했다.그런가 하면 헤네트는 무거운 듯 하면서도 가벼이 말과 행동을 하여 자신의 연륜을 너무 가볍게 다루었다.좀더 무게감 있게 했더라면 그녀에게 마지막에 죽음이 찾아 왔을까.내세를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것이지만 그 시대는 내세를 더 중시하 듯 했지만 결국에는 죽음이다. 그렇다고 고대라고 현재와 악이 다른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배경만 다를 뿐 현재와 같은 악의 감정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꿰뚦어 보는 크리스티 여사의 개개인의 묘사는 살짝 범인을 찾는데 흔들리게 만든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가 없는 그 인물,하지만 그 모습은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재밌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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