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완전판) - 비뚤어진 집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 가족은 어쩌면 정신적으로는 언제나 함께 살고 있는건지도 몰라요. 할아버지의 시선과 보호 아래에서 말이에요. 할아버지는 여든 살이 넘으셨고 키는 1미터 50센티미터 정도시죠. 그런데도 옆에 서면 누구라도 작아 보이게 만드는 그런 분이세요."

 

외교관 활동을 하다 만난 소피아,찰스은 그녀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집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다름아닌 여든의 할아버지가 죽어서 가족이 모두 집에 갇힌 것이다. 여든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자연사라고 생각할텐데 할아버지는 건강하셨고 또 삼십대의 여자 브렌다와 재혼까지 하여 살고 계셨으며 자신이 사용하던 안약중독으로 죽었기 때문에 집안에 누군가 범인이 있을 것이란 것 때문에 소피아는 찰스를 만나러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그녀는 창문을 통해 집으로 부터 탈출을 하여 그에게 자신의 집과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찰스는 런던 경시청에 있는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여 살인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소피아의 말처럼 그녀의 할아버지 레오니데스는 체구는 작지만 모두 가진 남자처럼 돈과 자식 그리고 젊은 부인까지 모두 비뚤어진 집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원했고 함께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던 그가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그렇다면 가족중에 누군가 범인이라는 것인데 왜 자신들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주는 그를 죽이게 된 것일까. 부족함이 없이 돈을 주었고 행복을 누리게 해 주었는데 왜일까.사람들은 모두 레오니데스의 젊은 부인 브렌다가 가정교사와의 스캔들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찰스가 첩자처럼 그집에 들락거리며 가족 개개인의 내면을 파헤쳐 나가다보니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개개인 모두 불만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결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닌 비뚤어진 집처럼 가족들 비뜰어진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어린 손주들까지 학교가 아닌 가정교사를 불러 집에서의 교육으로 인해 사회성을 익히지 못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레오니데스,가정을 이룬 다 큰 자식들까지 한집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자신에게는 행복이지만 그들에겐 감옥과 같은 생활이라는 것을 그는 몰랐던 것이다. 그들은 그 비뚤어진 집을 벗어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헤아렸다면 살인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이 소설에는 푸아로도 마플 양도 등장하지 않고 찰스가 이야기를 풀어나가 듯 한다.이 소설 또한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살인사건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중점을 두어 그들이 모두 살인동기를 가지고 있는 악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그것이 나이를 불문하여 어른 뿐만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까지도 한집에 갇혀 지내다보면 비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크리스티 여사는 이 소설을 "내가 시간이 많고 ,내 자신이 즐기고 싶은 순간에 이 작품을 시작할 거야." 라고 다짐하셨다는데 레오디데스는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자신이 일구어놓은 결실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을 보면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

 

비뚤어진 집에서 비뚤어진 인성을 키웠던 레오니데스,그가 죽음으로 인해 가족들은 비로소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집이 아닌 사회로 나가 사회성을 키우게 된 소설인데 결말을 알고 소설의 앞부분을 생각하면 참 끔찍하다.자신이 저질로 놓은 살인사건을 즐겼던 인물,현재에도 가끔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그런 인간의 본성을 꽤뚫어 본 크리스티 여사의 통찰력에 재밌게 읽은 소설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소설이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자식들에게 할 수 있는 범위란? 나 또한 늘 고민인 이 문제.어디까지 언제까지 뒷바라지를 해 주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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