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봄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4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하는 <두번째 봄>은 그녀가 왜 실종사건을 일으켜야 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 소설에서 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을 독자에게 선물해 준 듯 하다. 그녀가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들을 읽다보면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 아래 노출되지 않았던 자신의 인생을 소설속에 그녀만의 방법으로 맛깔스럽게 녹여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자신의 내면을 좀더 깊숙히 들여다 보면서 여자로 엄마로 작가로의 삶에 대한 물음표를 독자들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소설은 화가의 손을 빌려 글로 그녀의 삶을 그림을 그리듯 풀어내고 있다.죽음을 선택하려 했던 여인이 죽음 앞에서 자신이 지금이 순간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탈탈 털어내듯 풀어 내고는 다시금 자신의 봄날을 찾아 떠난다.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게 된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게 된 소녀 셀리아,그녀의 엄마는 그녀와 몹시도 마음이 잘 통하기도 하지만 그녀를 자신이 집에서 교육을 시키 듯 한다.남편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하녀들이 수상한 낌새가 보이기만 하면 가차없이 교체시킨다. 문제거리를 만들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을 한다는 것을 딸인 셀리아에게 인식시키며 그녀 또한 나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몰랐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 미리엄과 할머니만 남게 되었을 때 그녀들에게 남겨진 것은 그리 많은 재산이 아닌 집 밖에 없다 할 수 있어 미리엄은 셀리아를 일찍 사교계에 발을 들이게 하여 멋진 남자를 만나게 해주려 한다.자신의 인생 또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을 하고 셀리아를 자신이 맘에 드는 남자에게 결혼을 시키려고 생각을 하지만 엄마의 맘처럼 세상의 모든 딸들이 엄마의 말을 잘 들을까.셀리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더멋이라는 군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가진 것은 없지만 도전적인 그의 행동이 맘에 들었던 셀리아,그런대로 그들의 삶은 잘 굴러가는가 싶었다.딸 주디도 태어나고 더멋 또한 새로운 직업을 얻어 보다 삶은 윤택해지고 미리엄 또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이었다는 생각하며 딸이 잘 살기를 바란다.그러나 늘 더멋은 자신이 감내해야할 고통이나 큰 일에서는 뒤로 물러난다.그런 일이 닥칠 때마다 셀리아는 그에게 청혼을 했던 다른 사람을 생각해보며 그와 결혼을 했다면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다.하지만 현재의 삶은 더멋과 딸 주디와의 삶이다.아빠를 꼭 빼닮은 딸 주디는 자신과 미리엄과의 그런 애착이 가는 사이가 아니다.냉담하고 냉철하고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자신에게만 합리화시키는 아빠처럼 딸 또한 그런 아이라 자신안에 내재된 화를 표현해내지 못하고 독처럼 쌓이게 놓아둔다.

 

그리고 이어진 엄마 미리엄의 죽음과 부재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칠 때 더멋은 셀리아의 고통을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그리곤 그 불륜을 자신에게 합리화 시키며 자유를 부르짖으며 이혼을 요구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믿고 사랑한 사람이 며칠간의 부재로 다른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그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니.셀리아의 삶을 들여다보면 동화속 주인공처럼 동화같은 삶을 살았다.그녀가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집이며 함께 여행디니며 누린 삶이나 고통이나 아픔과는 거리가 먼 그런 삶을 살았다면 아버지의 죽음과 엄마 미리엄의 죽음과 남편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으로 이어지며 남편이 자신의 바보 취급을 해도 딸 주디를 생각하며 참고 살 수 있었고 남편이 인정하지 않았지만 타인은 인정하여 자신의 글까지 책으로 출판하는 기회까지 만들어 작가로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그런데 왜 남편은 자신에게 아름다움을 잃지 말라고 해 놓고는 다른 여자를 사랑한 것일까.사랑이라는 믿음을 한순간에 깨놓고는 왜 자신은 고통의 늪에서 발을 빼버린 것인지.

 

셀리아 그녀가 죽음을 생각하게 된 것은 믿음이 깨져버렸기 때문에 그 상처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엄마를 찾았지만 그녀의 엄마 미리엄은 오래전 죽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병은 더욱 악화 되었을 것이다.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그녀의 이런 마음을 모두 털어 놓고 해결 방법을 찾았을 터인데 엄마의 부재는 고통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딸 주디가 자신의 엄마와 자신과 같은 그런 모녀사이와 같았다면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면을 볼 수 있는 거울이 되었을터인데 딸은 치유의 거울이 되어주지 못하니 방황증에 시달리는 셀리아,그녀를 통하여 저자가 자신의 지난날을 치유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세상에.글로 써놓으니 정말 이상하다!' 그랬다.그녀의 지난날을 화가가 그림으로 그렸다면 완성도 있었을텐데 글로 썼으니 이상할 수 밖에.자신의 직종이 아닌 글을 써야 하니 이상하다 해 놓고 자신의 지난날을 화가에게 고해성사를 하 듯 풀어내며 글로 써내려가게 만들면서 자신 또한 치유의 시간은 아니었을까.그렇게 두번째 봄을 맞이하며 새로운 사랑도 새로운 출발도 멋지게 하지 않았을까 본다.다른 소설에 비해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라 조금은 나른하다고 볼 수 있는데 여자의 삶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다.엄마와 딸의 이야기며 자신의 딸에 바라는 마음도 그렇고 남편의 불륜을 받아 들이면서도 자식에게는 감추고 싶은,자신의 가정을 지키려고 안간힘으로 버티어 보려는 모성이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킨다.그렇다고 꼭 새장안에 갇힌 새처럼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낀 셀리아,그녀가 두번째 봄을 찾아 출발을 했으니 인생은 늘 불행만 있는 것도 그렇다고 행복만 있는 것도 아니란 것을.누구의 말처럼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인생,불행과 행복 또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두려움'이라 생각했지만 이젠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출발하는 그녀에게 응원을 보내게 되는,성장에 응원을 보내며 <인생의 양식>을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