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죽을 먹으러 나가던 길에 만난 풍경

 

 

더위 때문일까 요즘 책도 잘 들어오지 않고 집안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무기력증에 빠져 더위탓

만 하고 있으니 옆지기가 어죽을 사주겠다고 한다.그래서 함께 저녁 산책겸 그가 퇴근 하고 집에

서 조금 멀다 싶었지만 걸어가기로 했다. 대로변 하나 사이로 도시와 시골로 나뉜 것처럼 너무도

틀린 풍경,걸어 가느라 덥기는 했지만 저녁놀을 구경하고 시골스런 풍경을 감상하며 가다보니

이 또한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다. 예전에는 가끔 이곳에 산책겸 나오던 길인데...여시와 말이다.

 

 

 

 

 

이곳은 한참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국제비즈니스파크로 거듭나려 했는데 그 계획이 무산되면

서 시공사와 시가 한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아파트 대단지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

서 아직은 잡초가 무성하다.주인 없는 땅에 귀화식물인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꼭 메밀밭처럼

햐얗게 핀 개망초가 왠지 쓸쓸하면서도 이쁘다.

 

 

 

 

 

능소화

 

어느 집 담장에 능소화가 이쁘게 피었다.아니 한참 지고 있었지만 그 풍경도 이쁘다.

양반가에서만 심었다는 꽃 능소화,칠월의 시골집 담장에 흐드러지게 피어 주인이 없는 집을

지켜 주고 있는 꽃.화려한 색상 만큼이나 이쁜 꽃이 꽃에 독성이 있다고 해서 조금 기피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참 이쁘다. 꽃이 있는 것을 알고 벌들이 윙윙~ 얼마나 많은지 가까이 다가가면

저희들 꿀을 빼앗기라도 하는 줄 알고 왔다갔다...더욱더 윙윙 거리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풍경이 이뻐서 한참을 서성서성...

 

 

유치원 담장에 핀 해바라기..

요즘은 철이 없는 듯 꽃이 핀다.코스모스도 벌써 다 펴서 한들한들 하던데

노란 해바라기도 이쁘게 피어 반갑게 맞아 주고 있다. 

 

 

 

이곳은 저수지라 평소에는 물이 가득 차 있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는 마른 장마...장마철이라고 해도 비가 오지 않는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가 습지로 변해 있다.가운데 조금 있는 물에 새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 있는지..

물을 찾아 든 새들이 한가로이 날고 있어 더 운치를 더해주어 좋았는데

가뭄이라 맘이 편하지 않다는..

 

 

해가 지고 있다. 집에서부터 한참을 시골길을 걸어 왔더니 모기란 놈이 그새 친구하자며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갔다. 어죽을 먹는 것도 좋았지만 가는 과정이 좋았던 시간.

차를 타고 간다면 이런 풍경을 그냥 지나치게 되는데 걷다 보면 시간적으로 보여지는 풍경이나

세세히 봐야만 하는 것들이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주어 기분 좋다. 차를 타기 보다는 걷는 여행

이나 산책인 아날로그적 시간이 참 좋다.

 

 

어죽을 먹고 나오니 밖은 벌써 어둠이다.

그래도 옆에 옆지기가 있으니 괜찮다.풍경 구경을 하며 오던 길을

손잡고 천천히 걸어서 오니 그 기분도 괜찮다.

가끔은 이런 여유로운 시간도 필요하다.

 

2014.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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