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3
수잔 거베이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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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인하여 후천적 상흔을 간직하고 그 아픔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았다면 그 깊이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외부적인 아픔도 있겠지만 마음 깊이 박힌 무엇으로도 치유가 되지 않는 고통이라면,더불어 상흔을 입은 피해자 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고통이라면 어떨까? 옆에서 도움은 주지 못하지만 손가락질이나 격한 말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내가 겪는 것이라면 어떨까? 늘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행동이나 말한마디에도 조심을 해야할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피해자에게는 큰 고통을 안겨줄지도 모른다.아니 평생 지우지 못하는 아픔이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 보라. 드라큘라잖아."...... "야,넌 어떻게든 한 입이라도 맛 좀 보게 해달라고 사랑을 구걸하려면 종이봉지로 얼굴을 가려야겠다." 마크가 깔깔대며 한 말에 3도 화상의 상흔이 남은 그리고 그 아픔으로 아직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캐서린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그녀는 세살에 언니와 놀다가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하는 곳에 빠져서 온 몸에 3도 화상을 입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수술을 거쳤지만 아직도 여기저기 그때의 사고 흔적들은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그 사고로 인해 그녀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때에 아빠는 그들의 곁을 떠나서 지금까지 그들을 책임진 것은 그녀 엄마 혼자의 몫이었고 무척이나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녀 나이 열 일곱 살,이제 한참 꾸미고 이성을 알아가는 사춘기 꿈 많은 소녀다.그런 그녀가 친구에게서 상처가 있는 얼굴을 봉지로 가려야겠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무척 큰 고통을 느낀다.그러지 않아도 여러번 수술에도 여기저기 사고의 흔적은 남아 있고 이식수술을 했다고 해도 화상을 입은 상처는 아직도 울퉁불퉁 자신의 몸 같지 않다.그녀에겐 흉터가 그녀의 일부라고 하지만 타인에게는 이상하고 낯선 괴물처럼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이 상처를 언제까지 감추고 가려야 할까? 당당해지고 싶고 이뻐지고 싶다.남들과 똑같이 자유를 느끼며 살고 싶다.

 

그녀가 화상을 당한 이후로 엄마와 그외 식구들의 관심사는 온통 캐서린 그녀에게 쏟아졌다.언니인 레이첼은 공부를 하기 보다는 치과일을 선택했고 기공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지금까지 엄마 혼자서 캐서린을 감당하고 일을 하면서 돌보았지만 캐서린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엄마가 더 힘들어지는 것도 싫기도 하지만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열 여덟살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감당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어릴 때처럼 엄마가 함께 해주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런가하면 레이첼은 늘 어른처럼 취급당하기도 하고 그녀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듯 집안일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늘 그런 레이첼과 캐서린은 투닥투닥거리며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레이첼이 이젠 엄마처럼 그녀의 낡은 차로 캐서린을 수영장에도 데려다 주기도 하고 그녀가 필요로 하는 곳에 늘 나타나준다. 머리카락이 없을 때에는 머리카락이 있었으면 하고 바랬는데 머리카락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젠 남들처럼 올려서 묶고 싶기도 하고 더이상 상처를 가리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선 힘들지만 수술을 해야 하기도 하고 수술을 하자면 수업에 빠져야만 한다. 그녀의 꿈은 의사인데 화상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그런가하면 남들처럼 사춘기의 소녀들처럼 이성의 관심을 받고 싶기도 하다. 왜 자신은 화상을 입어 아빠도 떠나게 되고 남들처럼 자유롭게 살지를 못하는 것일까.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 연약한 나비지만 자신은 열심히 날개짓을 하여 대양을 건너 꿈을 이루고 싶다.화려한 나비로 거듭나고 싶다.

 

'네 자신을 믿어야 해.네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되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아무도 원망하지 마.'

 

소설은 캐서린의 어린시절과 악몽,그리고 현재의 내용으로 나뉘면서 그녀가 힘든 상황에서도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잘 헤쳐 나가며 친구 관계도 원만하게 잘 이어 나가고 수술 때문에 학교 수업을 빠지면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열심히 하여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사춘기 소녀의 눈에 맞게 그려나간다.그런가 하면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그들의 곁을 떠난 아빠와의 관계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 그녀의 아빠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가 되었고 어린 캐서린이 화상 사고를 당하게 됨에 따라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된다. 화해나 용서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로 캐서린의 마음만 정리한 채로 끝난다는 것이다. 언니 레이첼이나 엄마와의 관계,그들 가족의 관계가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집안에 아픈 환자가 한 명 있으면 환자 뿐만이 아니라 그 고통은 모두가 다 짊어지게 되어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듯이 이런 끔찍한 사고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일이라면 더군다나 캐서린은 이제 사춘기,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하고 있다.그녀의 아픔도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 고통을 지금까지 모두가 잘 헤쳐 왔고 캐서린은 누구보다 더 용감하게 맞썰 준비가 되어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자신의 흉터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 들이고 당당하게 나가려고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험한 말을 했던 마크 또한 그녀에게 사과를 했고 그녀의 흉터를 보고 복잡하다고 했던 윌리엄 또한 그녀의 흉터가 아닌 캐서린이란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사람은 겉모습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캐서린이 당한 사고로 인해 가족은 모두가 오랜 시간동안 고생을 했고 지금까지 그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모두가 날개를 힘차게 펼치고 날아 오를 날만 남았다.더이상 이 가족에게 고통이란 허용되지 않는다.캐서린 때문에 그동안 힘든 것을 아무도 몰라 주었던 언니 레이첼의 마음을 할머니가 위안을 해주었고 언니에게도 남자친구가 생겼으니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듯이 엄마도 캐서린의 고통에 더 얽매여 힘들게 살지 않기를,캐서린 스스로 고치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모두에게 행복할 일만 남았다. 나비의 희망을 향한 힘찬 날개짓만 남은 듯 하여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캐서린 그녀의 상처가 모두 깨끗하게 없어지는 날은 오지 않겠지만 예전처럼 두렵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괴물이 아니라 캐서린 그 자체로 빛날 수 있음을 알게 된 오랜 고통의 시간이 우리에게도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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